좋아하는 책들을

 


 좋아하는 책들을 가까이 두고 자주 바라볼 수 있고, 언제나 꺼내어 펼칠 수 있는 일은 즐겁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집에서 날마다 얼굴을 마주 바라보며 지낼 수 있는 삶은 즐겁습니다. 좋아하는 밥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날마다 먹은 다음, 좋아하는 숲 곁에 마련한 좋은 보금자리에 모로 누워서 좋아하는 책을 펼치며 한숨 쉬고는,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봄햇살 맞아들일 수 있는 하루는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습니다. (4345.3.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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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단골가게 - 서울의 열여섯 동네, 그곳에서 찾은 보물 같은 가게 이야기
박진주 글 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참 좋고 매우 기뻐 찍는 사진인가요
 [찾아 읽는 사진책 83] 박진주, 《서울, 단골 가게》(부즈펌,2011)

 


  서울 곳곳에 깃든 예쁘며 사랑스레 여길 만하다는 가게를 찾아다닌 이야기를 간추려 그러모은 《서울, 단골 가게》(부즈펌,2011)를 읽습니다. 《서울, 단골 가게》를 내놓은 박진주 님은 여행작가라 합니다. 서울이 좋고 서울 가운데 홍대가 좋아 홍대 언저리에 살림집을 얻어 지낸다고 합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일상처럼 누릴 수 있는 홍대 주민이 되고픈 마음에 이사까지 감행했으며, 모든 만남의 장소를 무조건 홍대로 정했다(10쪽).” 하는 말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참말, 누구나, 스스로 가장 좋아할 수 있는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며 살아가야 즐겁습니다. 스스로 가장 좋아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면 살기 힘들어요. 살아가는 재미를 맛보지 못해요.


  나는 1995년 봄부터 2003년 가을까지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서울에서 살림집 마련해서 살아갈 때에 내가 생각한 대목은 ‘서울 곳곳에 아름다이 뿌리내린 헌책방을 두 다리로 걸어서 가뿐히 오갈 만한 한복판이 어디인가’였습니다. 날마다 슬슬 걸어서 찾아갈 만한 헌책방이 몇 군데쯤 있는데다가 헌책방이 많이 몰린 신촌이나 청계천까지 걸어갈 만한 데라면, 때때로 홍제동이나 불광동이나 연신내까지, 용산이나 노량진이나 숙대앞이나 성북구청이나 길음동까지 걸어서 오갈 만한 데는 어디인가 하고 헤아릴 때에 ‘헌책방 마실 좋아하는 사람이 살기에 좋은 데’는 종로구 평동이나 서대문구 냉천동 또는 현저동’이었습니다. 이리하여, 이 세 군데를 두 발바닥 닳도록 걸어서 돌아다니며 빈집이나 빈방을 알아보았고, 이 가운데 종로구 평동에 살림집을 얻었어요. 내 마음으로는 멧비탈에 자리해 서울 시내 두루 돌아볼 수 있던 서대문구 냉천동 달동네 집이 더 좋았지만, 내 살림 모두를 차지하는 꽤나 많은 책을 실은 짐차가 달동네 집으로 올라갈 수 없더군요. 비알이 대단해 걸어서 올라가기에도 숨이 찼습니다. 그런데 종로구 평동 적산가옥 집으로도 짐차는 들어가지 못해 골목 바깥에 짐차를 부리고는 등짐으로 골목을 지나 2층까지 지고 날랐어요. 무거운 책꽂이도 혼자서 낑낑거리며 나무계단을 밟고 올라가며 올렸습니다.

 


  박진주 님은 “실제로 여행작가가 된 후 그 로망을 비로소 실현했지만, 막상 현실 속의 그것은 생각했던 것처럼 멋있는 일이 아니었고, 오히려 마감에 쫓기고 적절한 글이 떠오르지 않아 오만상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었다(80쪽).” 하고 말합니다. 글쎄, 꿈이 얼마나 멋스러웠는지 모를 노릇이나, 꿈을 이루는 일이란 ‘한 번 하고 그치’지 않아요. 꿈을 이루었다 할 때에는 이제부터 날마다 누립니다. 곧, 날마다 누리며 날마다 스스로 멋진 삶이 돼요. 박진주 님은 틀림없이 멋진 꿈을 이루었다 할 테지만, 꿈과 달리 삶은 ‘하루하루 쫓기는 모양새’였기에 멋진 이야기를 스스로 빚으면서도 얼마나 멋진가를 더 살 속 깊이 받아들이지 못했구나 싶습니다.


  이 아쉬운 대목은 박진주 님 사진 곳곳에 시나브로 드러납니다. 박진주 님은 스스로 좋아하며 즐겨 찾아다녔다 하는 서울 시내 온갖 예쁘장하다는 가게를 골고루 보여주지만, 이 가게들마다 어떠한 모습과 어떠한 느낌이 더없이 사랑스럽다고 느꼈는가 하는 대목을 사진으로 알뜰히 보여주지 못합니다. 가게 간판을 보여주거나 실내장식을 보여주는 사진이 너무 많습니다.


  간판만 예쁘게 보인대서 이 가게에 들어가지는 않잖아요. 이름만 예쁘장하다거나 실내장식만 예쁘장하대서 이 가게를 사랑스레 여기지는 않아요. 가게마다 다 다른 빛깔이란 무엇일까요. 가게마다 다 달리 즐길 아름다운 꿈과 사랑과 이야기란 무엇인가요. 사진으로 보여주고 글로 풀어낼 때에는 바로 이 대목을 짚을 수 있어야 한다고 느껴요.

 

 


  “파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진열장 앞에 서면 오늘은 어떤 걸 먹어야 할지 행복한 망설임에 한참을 서성이게 된다(165쪽).”는 말처럼, 박진주 님이 찾아다닌 가게들마다 ‘다 달리 겪고 다 달리 느꼈으며 다 달리 받아들인 이야기’를 풀어내야 《서울, 단골 가게》를 즐거이 읽을 만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이 가게는 나도 알아’라 말한다든지 ‘이 가게는 모르던 곳이네’ 하고 지나치면 끝입니다. 이 책에 실린 가게가 앞으로 사라진다면, 또는 어디로 옮긴다면, 그때에 이 책 값어치는 어떻게 될까요. 이 책에 실린 가게가 사라지든 오래오래 이어지든, 가게마다 느낀 내 좋은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에 비로소 ‘여느 가게’ 아닌 ‘단골 가게’라는 이름을 붙일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서울, 단골 가게》 꾸밈새로 볼 때에는, 아무래도 ‘단골’이라는 이름은 걸맞지 않고 ‘들른 적 있는’밖에 안 되는구나 싶어요.


  “서울에서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가장 예쁜 가을을 볼 수 있는 곳이라 믿을 만큼 단풍이 든 삼청동은 정말 아름답다. 빨갛고 노란 단풍, 그리고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과 돌담이 어우러져 어느 곳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엽서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다(180쪽).”는 대목에 밑줄을 긋고 생각합니다. 참말 아름답다고 말할 만한 모습이란, 사진기를 들이대며 어떤 모습을 담더라도 아름답다고 느낄 만한 모습이란, 사람들이 가게를 꾸미거나 짓거나 다듬는 모습이 아닙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찬찬히 흐르는 자연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할 만한 모습입니다. 새싹이 돋고 푸른 빛깔 잎사귀가 빛나며 사르르 물들다가는 앙상하게 잎이 진 모습이 오래오래 바라보며 두고두고 사귈 모습입니다.

 


  숱하디숱한 가게들 또한 바로 이 자연을 한껏 받아들일 때에 더욱 빛납니다. 은행잎이 가게 앞에 점점이 박힐 때에, 단풍잎이 바람에 나부끼는 가게 앞을 거닐 때에, 흰눈 소복소복 내린 깊은 밤 가게에서 창밖을 내다볼 때에, 사뭇 다른 이야기 사뭇 다른 사랑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효자동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만약 이 동네에 산다면 내가 원하는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을 동네 안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232쪽).” 하는 말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그래요. 우리한테 좋은 삶이란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는 삶일 테지요. “언제나 누리는 가장 작은 일”이 즐겁겠지요. 늘 하는 작디작은 일이 아름답고, 날마다 부대끼는 밥하기·설거지·청소·빨래야말로 내 삶을 북돋우는 가장 좋은 일이 될 테지요. 단골로 삼으려는 가게마다 느끼거나 받아들이는 즐거움이란 대단하거나 커다란 데에 있지 않아요. 작은 한 가지 때문에 즐거워요. 작은 한 가지가 있어 즐거워요. 작은 한 가지를 찾아 밥집이든 찻집이든 옷집이든 술집이든 책집이든 찾아갑니다. 작은 한 가지를 함께 누리는 좋은 짝꿍이거나 동무이거나 옆지기입니다. 작은 한 가지를 놓고 오래도록 이야기꽃 피우는 내 동무들이요 이웃들입니다. 작은 한 가지를 선물하고, 작은 한 가지를 선물받습니다. 글이란, 작은 한 가지를 적바림하는 글입니다. 사진이란, 작은 한 가지를 아로새기는 사진입니다.


  박진주 님은 “집에서 독립하게 되었을 때 가장 기뻤던 것 중 하나가 이제 나만의 찬장에 예쁜 그릇을 모아 놓고 원없이 쓸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339쪽).” 하고 말합니다. 가장 기쁜 일, 가장 즐기는 일, 가장 사랑스러운 일, 가장 좋아하는 일, 가장 무엇무엇하는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란, 참말 작고 또 작다고 느낍니다. 가장 바라며 가장 기다리고 가장 손꼽는 일이란, 더없이 작고 그지없이 작구나 싶습니다.

 

 


  그러면, 어떤 글을 쓰고 어떤 사진을 찍을 때에 기쁠까요. 우리들이 저마다 참 좋아할 만하고 매우 기뻐할 만한 글이나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참 좋고 매우 기쁠 때에는 어떤 글을 쓰고 어떤 사진을 찍나요. 오늘 찍은 사진은 참 좋고 매우 기뻐 찍은 사진인가요. 오늘 쓴 글은 참 좋고 매우 기뻐 쓴 글인가요.


  부디, 마감이나 돈이나 무엇무엇에 쫓기며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지 않기를 바랍니다. 부디, 참 좋아할 때에 글을 쓰고 매우 기쁠 때에 사진을 찍기를 바랍니다.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쓰는 글이란 슬픕니다. 누구한테 자랑하려고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란 없다고 느낍니다. 스스로 좋고 스스로 즐거웁자고 여행을 다닙니다. 스스로 좋고 스스로 즐거웁자며 밥을 하고 빨래를 하며 살림을 합니다. 스스로 좋고 스스로 즐거웁자며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사랑을 꽃피웁니다. (4345.3.15.나무.ㅎㄲㅅㄱ)


― 서울, 단골 가게 (박진주 글·사진,부즈펌 펴냄,2011.7.11./1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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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빔 : 남자아이 멋진 옷 우리 문화 그림책 8
배현주 글.그림 / 사계절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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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옷 입고 노는 아이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148] 배현주, 《설빔, 남자아이 멋진 옷》(사계절,2007)

 


  우리 집 다섯 살 아이가 그림책 《설빔, 남자아이 멋진 옷》(사계절,2007)을 보더니 저도 이 그림책에 나오는 예쁜 옷을 입고 싶다 이야기합니다. 그예 저도 예쁜 치마저고리를 입고 싶다 노래합니다. 명절이 되면 잠자리에 들 때마저 안 벗으려 하는 치마저고리를 꺼내 달라 끝없이 말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 주신 색동저고리는 곱습니다. 다만, 이 색동저고리는 치마가 끌리고 소매가 불룩합니다. 걸어다니거나 뛰어놀기에 알맞지 않고, 밥을 먹을 때에도 썩 좋지 않습니다. 틀림없이 예쁘게 지은 옷이지만, 여느 자리에서 여느 삶을 꾸릴 때에 입기에는 그리 걸맞지 않은 옷이 아닌가 싶곤 합니다.


  아이가 예쁜 옷이라 여긴다면 얼마든지 입을 만합니다. 아이 스스로 이 예쁜 옷을 입고 뛰고 달리고 구르고 한다면 괜찮다 할 만합니다. 아이는 이 옷을 입으면 아이 스스로 달리거나 구르거나 뛰거나 하면서 거추장스러운 줄 느끼지 싶어요. 그런데, 이렇게 느끼면서도 벗지 않아요. 밥먹는 자리에서 옷소매가 하도 끌리니 어쩔 수 없이 저고리만 벗고는 밥을 먹어요.

 

 


.. 의걸이장 문을 열고 설빔을 꺼내어요. 엄마가 지어 주신 새 옷이에요. 버선, 바지, 저고리, 배자, 까치두루마기, 전복. 흠흠! 옷에서 엄마 냄새가 나요 ..  (8쪽)


  마당에서 뒹굴고 집에서 놀며 예쁜 옷을 굳이 입어야 할까 싶지만, 무얼 하며 놀더라도 예쁜 옷을 입으며 놀 만하겠다고 생각을 고칩니다. 내가 어른이 되어 예쁜 옷을 딱히 안 찾는달 수 있고, 나는 어린 나날부터 예쁜 옷을 그닥 안 찾았는지 모릅니다. 더욱이, 이런저런 집일을 하루 내내 하자면 예쁜 옷이고 미운 옷이고 따로 없어요. 일하며 거추장스럽지 않은 옷을 입을 뿐이고, 아이를 자전거수레에 태어고 면에 다녀올 때에 무겁지 않은 옷을 걸칠 뿐입니다.


  그러나 아이한테 아버지 생각을 집어넣을 수 없습니다. 아이는 한 해 내내 예쁜 옷만 입으며 놀 수 있어요. 꼭 명절이 아니어도 색동저고리 색동치마를 입을 만해요. 빛깔 고운 한복이라 한다면 애써 명절에만 입을 노릇이 아니라, 여느 때 여느 자리 여느 나들이에도 기쁘게 입을 노릇일 테니까요.


.. “누구야 누구? 이렇게 혼자서도 바지 잘 입는 사람이!” ..  (12쪽)

 


  아이는 이 치마를 입고 이 저고리를 입고 신나게 놀다가 어느새 이 옷들을 홀랑 벗고는 다른 예쁜 옷을 찾아 입습니다. 이러다가 이 옷들을 또 홀랑 벗고는 다시 다른 예쁜 옷을 찾아 입습니다.


  방바닥에 아이가 벗어 아무렇게나 널브러뜨린 옷이 잔뜩 있습니다. 아이는 제 손이 안 닿는 곳에 올려놓은 다른 예쁜 치마를 꺼내 달라 노래합니다. 아버지는 그 치마를 꺼내 줄 생각이 없습니다. 입고 벗은 옷을 개지 않고 아무렇게나 내팽개치는데, 더욱이 한 번 입고 또 다른 옷을 입으면, 이렇게 벗은 옷을 빨 수도 없고 치울 수도 없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옷을 잘 입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옷을 잘 벗습니다. 이리하여, 스스로 온갖 옷을 입었다가 벗습니다. 온갖 양말을 신었다가 벗습니다. 온갖 신을 꿰었다가 벗습니다. 곁에서 이 꼴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이 꼴을 예쁜 짓이라고 여겨야 할는지 미운 짓이라고 삼아야 할는지 알쏭달쏭합니다.


  배현주 님 그림책 《설빔, 남자아이 멋진 옷》을 곰곰이 읽다가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이렇게 온갖 옷을 입다 벗다 되풀이하는 사이 옷을 어떻게 입는가를 시나브로 익히는 셈인가 싶기도 합니다. 우리 집 첫째는 돌을 지날 무렵 단추를 아주 잘 꿸 수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 하겠다며 어머니랑 아버지가 입히는 손길을 손사래쳤습니다. 옷을 얼른 입고 마실을 나가야 할 때마다 어김없이 질질 끌었어요. 이런 버릇은 요즈음도 다르지 않아요. 입어야 할 옷을 제대로 안 입다가는 ‘너 이렇게 안 입으면 혼자 집 지켜.’ 하고 몇 번씩 말하고 가방 메고 일어서야 부리나케 ‘온 방바닥에 널브러뜨린 옷을 찾느’라 바쁩니다.

 

 


.. 옷도 입고 신도 신고 호건도 쓰고……. 나 혼자 다 했어요. 어때요, 이 만하면 다 컸지요? ..  (32쪽)


  그림책 《설빔, 남자아이 멋진 옷》은 참 곱게 여민 그림책이라고 느낍니다. 우리 겨레 옷차림을 곱게 빚은 그림책이 매우 드문 모습을 떠올리더라도 참 곱게 여민 그림책이요, 우리 빛깔을 담으려 하는 그림책이 몹시 적은 일을 헤아리더라도 참 곱게 여민 그림책입니다. 사내아이가 제 예쁜 옷을 찾아 입는 모습을 앙증맞게 잘 그렸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차근차근 옷을 예쁘게 꿰는 모습을 알뜰살뜰 보여줍니다. 아이다운 몸짓과 아이다운 낯빛이 해맑습니다. 조금 더 바란다면, 책끝에 온식구 모습만 한 차례 담기 앞서, 이 아이가 마을 동무들하고 얼크러지며 한바탕 뛰노는 그림을 담을 수 있었으면, 집집마다 다 다른 빛깔로 다 다르게 빛나며 한결 곱게 어우러지는 한겨레 빛깔을 보여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느 때에는 여느 옷을 입고 놀 아이들이, 설이나 한가위를 맞이해서는 저마다 예쁜 빔을 차린 채 개구지게 뛰노는 모습을 그림 한 장쯤, 또는 두 장쯤 실으면, 예쁜 옷 예쁜 꿈 예쁜 삶 예쁜 이야기를 더 흐드러지게 나눌 수 있겠지요. (4345.3.15.나무.ㅎㄲㅅㄱ)


― 설빔, 남자아이 멋진 옷 (배현주 글·그림,사계절 펴냄,2007.1.2./10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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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3-15 09:25   좋아요 0 | URL
아~ 설빔은 내가 최고로 치는 고운 우리 그림책입니다.
여자아이 설빔도 정말 고와요~ ^^

파란놀 2012-03-15 13:28   좋아요 0 | URL
두 가지 모두 예쁘게 빚은 그림책이라고 느껴요.
이런 그림책들이 골고루 나온다면 참 좋겠어요~
 


 동생 태운 수레 미는 어린이

 


 둘째를 자전거수레에 태우고 마당을 슬슬 걸어 본다. 얌전히 앉아 아무 말이 없다. 첫째를 태울 자전거를 마당으로 내놓는다. 이동안 첫째는 둘째 태운 자전거수레를 마당에서 이리저리 끌며 논다. 첫째한테 이만 한 자전거수레는 하나도 안 무겁겠지. 둘째가 수레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잘 밀며 논다. (4345.3.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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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3-16 09:55   좋아요 0 | URL
ㅎㅎ 남매가 넘 귀엽네용^^

파란놀 2012-03-17 06:06   좋아요 0 | URL
아주 귀여운 아이들입니다
 


 산들보라 첫 자전거수레 타기

 


  둘째 산들보라가 처음으로 자전거수레에 탔다. 멀리까지 빙 돌아다니지는 않았고, 첫째 사름벼리를 태우고 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아이 어머니랑 둘째가 마중나왔는데, 첫째는 두 다리로 신나게 달리느라 빈 수레에 둘째를 태워 보았다.


  이게 뭔가, 하고 놀라는 낯빛이면서도 꽤 즐기는 모습이라고 느낀다. 이제 네가 혼자 앉을 줄 알고, 손으로 어딘가 짚으며 일어설 줄 알며, 너를 안고 놀 때에 목을 잘 가누니까, 이렇게 수레에 앉힐 수 있단다. 앞으로 너하고 누나 둘을 태우고 함께 마실을 다닐 날을 맞이하겠구나. (4345.3.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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