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놀이터

 


  두 아이 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생각한다. 아이들 놀이터는 바로 어른들 일터요, 온 식구 삶터가 된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만한 데에서 어른들이 일거리를 찾아야 아름답고, 서로 놀고 일하며 얼크러지는 즐거운 곳에서 예쁜 살림집 즐겁게 꾸려 사랑스러운 보금자리를 이루어야 좋다고 느낀다. 아이들이 뛰놀지 못하는 데라면 어른들이라고 느긋하게 쉬거나 힘차게 일할 만할까.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추지 못할 만한 데라면 어른들이 서로 어우러지거나 이야기꽃 피울 만한 자리가 될까.


  오늘날 아이들 놀이터가 거의 사라진다. 아이들은 놀 데가 없다.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잊고 말 뿐 아니라, 동생한테 놀이를 물려주지 못한다. 이러는 동안 어른들이라고 하나도 나아지지 않는다. 어른들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가를 놓친다. 어른들은 스스로 어떤 일로 삶을 북돋우거나 살찌울 때에 즐거운가를 모른다. 어른들은 돈은 벌되 삶을 누리지 못하고, 아이들은 놀이를 잃되 학교와 학원에서 지식이랑 정보만 잔뜩 쌓는다. (4345.9.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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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따라하며 놀기

 


  작은아이 다리힘이 차츰 붙으며 큰아이가 작은아이를 데리고 노는 날이 잦다. 작은아이는 큰아이 가는 데마다 꽁무니를 좇는다. 큰아이는 작은아이 시늉을 낸다. 두 아이가 나란히 앉아 만화영화를 본다. 두 아이가 저마다 한손에 밀차를 들고는 마당 시멘트바닥에 굴린다. 두 아이가 함께 대문 열고 밖으로 나와서는 마을을 한 바퀴 빙 돈다. 서로 아끼고 서로 사랑하며 서로 돌보는 좋은 벗님이자 길동무로 잘 살아가기를 빈다. (4345.9.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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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에 돋는 냉이를 캐서 먹으면 냉이 내음이 온몸을 감돌며 냉이 냄새가 풍기는 똥 뽀직 나온다. 사월에 돋는 유채를 따서 먹으면 유채 내음이 온몸을 맴돌며 유채 냄새가 풍기는 똥 뿌직 나온다.


  살구를 먹은 날 살구빛 똥을 눈다. 오이를 먹은 날 오이빛 똥을 눈다. 부추를 먹은 날 부추빛 똥을 눈다.


  맑은 햇살을 바라보며 팔을 벌린다. 나는 햇살을 먹고 햇살을 눈다. 고운 바람을 느끼며 날갯짓을 한다. 나는 바람을 마시고 바람을 눈다.


  아이들이 웃는다. 어머니와 할머니하고 까르르 웃고 노는 아이들, 사랑을 먹은 날 사랑을 빛낸다. 꿈을 먹은 날 꿈을 빛낸다.


  밥을 차리는 손은, 식구들이 저마다 삶을 스스로 누리며 어떤 이야기를 짓도록 돕는다. 밥을 지어 내놓는 손은, 식구들이 서로서로 사랑을 빚으며 어떤 꿈을 이루도록 이끈다. (4345.9.3.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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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들보라 물놀이 허우적

 


  한손에는 바가지, 다른 한손에는 사진기 들고 고무통 물놀이를 하던 산들보라 그만 미끄러져 철부덩. 고무통 얕은 물이니 스스로 잘 일어나지만 으앙 하고 운다. 그러게 한손에 뭐 하나라도 놓아야지. 울면서도 이 손 저 손 아무것도 안 놓는구나. (4345.9.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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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다는 건 뭘까?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5
우치다 린타로 지음, 김지연 옮김, 나카무라 에쓰코 그림 / 책과콩나무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꿈과 사랑을 물려주는 어버이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193] 우치다 린타로·나카무라 에쓰코, 《엄마가 된다는 건 뭘까?》(책과콩나무,2010)

 


  가을바람이 불면서 저녁이 선선합니다. 이제 여름이 지나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여름이 지나갔으면 가을이요, 가을이면 감이 익고, 감이 익으면서 하늘이 한결 새파란 빛깔로 빛날 테며, 하늘처럼 구름은 해맑게 하얗고, 구름 따라 제비는 따스한 나라로 돌아가겠지요.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은 불볕이거나 땡볕이던 더위를 식힙니다. 가을에는 열매가 익고, 곡식이 여뭅니다. 가을에는 서늘한 바람이 겨울이 곧 다가오니까 집살림을 잘 건사하라는 이야기를 속삭입니다. 들새와 멧새 노랫소리는 한결 잦아드는 가을입니다. 새들은 가을을 누리면서 겨울나기를 헤아리느라 바쁘겠지요. 풀벌레는 가을에 한껏 목숨을 빛내면서 마지막 노래를 들려주겠지요.


  사람은 예부터 가을에 무얼 하며 살았을까 하고 되새깁니다.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일을 거들 만큼 바쁘다 하는데, 겨울과 봄에 먹을 밥을 미리 건사해야 하니까 바쁠밖에 없어요. 가을걷이를 하는 틈틈이 날마다 밥을 지어 그날그날 먹습니다. 아이들은 가을에도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빨래는 언제나처럼 날마다 새로 나오고, 이부자리도 찬찬히 살핍니다. 이제 여름이불은 말끔히 빨아서 옷장에 넣을 때요, 두꺼운 이불을 꺼내어 해바라기를 시킬 철입니다.


.. “오늘은 내가 모모의 엄마가 될 거야.” “엄마가 된다는 게 뭐야?” ..  (6∼7쪽)


  보름달이 둥그렇게 뜹니다. 차츰 이우는 달은 그믐을 맞이합니다. 다시 조금씩 살이 붙는 달은 초승달이 되고, 반달이 되다가는 보름달이 됩니다. 이제 가을날 한가위 보름달이 찾아옵니다. 우리 식구는 기차를 타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뵈러 나들이를 떠날 테고, 아이들은 기차에서도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도 거침없이 뛰고 구르고 날고 하면서 놀리라 생각해요.


  아이들은 저녁 느즈막한 때까지 개구지게 놉니다.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이마에 땀 송송 맺히도록 신나게 놉니다. 어쩌면 이렇게 잘 놀 수 있니, 하고 묻다가도, 나도 어린 날 너희들처럼 개구지게 놀고 신나게 놀았으니까, 이러한 기운이 아이들한테 고스란히 이어질 테지, 하고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이 씩씩하게 커서 저희 좋은 짝꿍을 만나 저희 아이들을 낳을 때에는, 이 아이들 또한 개구지게 놀고 신나게 놀겠지요. 아이들은 맑은 빛을 가슴에 품으면서 자라고, 이 맑은 빛을 저희 아이한테 물려주면서 날마다 즐겁게 꿈을 꾸리라 느껴요.

 


.. “아이와 손을 잡고 걷는 거야.” 셋은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걸었습니다. “그 다음엔?” 토토가 미미에게 물었습니다. “음, 그 다음에는 …….” ..  (12쪽)


  아이들이 나누는 말은 제 어버이한테서 들은 말입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몸짓은 제 어버이한테서 본 몸짓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삶을 짓고 사랑을 빚는 길은, 어버이들 스스로 삶을 짓고 사랑을 빚는 길입니다. 아이들에 앞서 어버이 스스로 삶을 짓고 사랑을 빚을 때에, 아이들 또한 삶을 슬기롭게 짓고 사랑을 환하게 빚어요. 어버이부터 스스로 삶과 사랑과 꿈을 노래하지 못할 적에는, 아이들이라고 남달리 삶을 짓거나 사랑을 빚기 힘듭니다.


  곧, 삶을 누리며 짓는 어버이가 아이들한테 삶을 누리며 짓는 길을 물려줍니다. 사랑을 나누며 빚는 어버이가 아이들한테 사랑을 나누며 빚는 꿈을 이어줍니다.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길을 물려줍니다. 넉넉하게 쓰다듬는 손길을 이어줍니다. 따사롭게 마주하는 눈길을 물려줍니다. 너그럽게 어루만지는 손길을 이어줍니다.


  어버이로서 할 몫이라면 아이들한테 학원이나 학교나 시설이나 단체에 들어가도록 등을 떠미는 일이 아니라고 느껴요. 아이들이 맑게 웃고 밝게 뛰놀며 환하게 꿈꾸는 삶과 사랑을 어버이부터 몸소 누리며 어깨동무해야지 싶어요.


  빗소리를 듣습니다. 풀벌레 노랫소리를 듣습니다. 바람소리를 듣습니다. 바람에 풀잎과 나뭇잎 흩날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들풀이 자라는 빛깔을 바라봅니다. 무르익는 곡식을 바라봅니다. 시나브로 익는 열매를 바라봅니다. 하늘을 날고 나뭇가지에 앉는 들새를 바라봅니다. 동이 트는 하늘을 함께 바라보고, 달이 뜨는 하늘을 서로 바라봅니다.

 


.. 그래도 열은 내려가지 않고 여전히 불덩어리처럼 뜨거웠습니다. 미미는 밤새도록 한숨도 자지 않고 모모를 보살폈습니다 ..  (18쪽)


  우치다 린타로 님 글이랑 나카무라 에쓰코 님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 《엄마가 된다는 건 뭘까?》(책과콩나무,2010)를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새끼 토끼들은 소꿉놀이를 하면서 스스로 ‘엄마가 됩’니다. 아이들은 사내이건 가시내이건 으레 소꿉놀이를 합니다. 그러니까, 집에서 늘 마주하고 바라보는 ‘어버이 구실’을 스스로 맡습니다. 집에서 늘 마주하는 어머니 모습을 흉내내고, 집에서 언제나 바라보는 아버지 몸짓을 시늉합니다.


  옳거나 그르거나 따지면서 흉내내지 않습니다. 맞거나 틀리거나 살피면서 시늉하지 않아요. 고스란히 마주하며 흉내를 냅니다. 낱낱이 바라보며 시늉을 합니다. 어머니가 누리는 삶이 아이들 소꿉놀이에 오롯이 드러납니다. 아버지가 즐기는 사랑이 아이들 소꿉놀이에 온통 나타납니다.


.. “엄마가 된다는 건.” 미미가 말했습니다. “걱정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꼭 껴안고 눈물을 흘리는 거야.” “그렇구나.” 토토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바로 그때, 미미와 토토를 부르는 엄마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24∼25쪽)


  아이들을 참답게 사랑하는 어버이라면, 아이들 또한 제 어버이나 이웃이나 동무를 참답게 사랑합니다. 아이들을 착하게 아끼는 어버이라면, 아이들 또한 제 어버이나 이웃이나 동무를 착하게 아낍니다. 아이들을 곱게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들 또한 제 어버이나 이웃이나 동무를 곱게 돌봐요.


  가는 말이 곱기에 오는 말이 곱습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티끌이 모여 커다란 봉우리를 이룹니다. 천 리 길을 한 걸음부터 걷습니다. 밥 한 숟갈을 나누어 밥 한 그릇을 이룹니다. 종이 한 장도 맞들면 낫습니다.


  나는 아이들 앞에서 어떠한 삶을 들려주는 어버이인가 생각합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어떠한 사랑을 꿈꾸는 어버이인가 생각합니다. 나는 어떤 말을 일구어 아이들하고 웃음으로 주고받는 어버이인가 생각합니다. (4345.9.8.흙.ㅎㄲㅅㄱ)

 


― 엄마가 된다는 건 뭘까? (우치다 린타로 글,나카무라 에쓰코 그림,김지연 옮김,책과콩나무 펴냄,2010.9.10./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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