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30] 달모임

 


  반가운 사람은 날마다 만나도 반갑습니다. 즐거운 사람은 날마다 만나도 즐겁습니다. 아니, 어여쁜 사람은 날마다 만나며 어여쁘고, 아름다운 사람은 날마다 만나면서 새롭게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좋다 여기는 사람이라면 날마다 만날 적에 좋구나 하는 느낌이 새삼스레 일어나겠지요. 서로서로 만납니다. 어깨동무하듯 사귑니다.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그런데, 저마다 여러 가지 일이 바쁘거나, 삶자리가 조금 멀리 떨어졌다면, 날마다 보고 싶어도 날마다 못 볼 수 있어요. 이레에 한 차례 만난다든지, 보름에 한 차례 만난다든지, 한 달에 한 차례 만날 수 있습니다. 날마다 만나면 ‘날마다모임’이 될 수 있고, ‘날모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레마다 만나면 ‘이레모임’이 되겠지요. 보름마다 만나면 ‘보름모임’이요, 달마다 만나면 ‘달모임’입니다. 한 해에 한 차례 만나는 ‘해모임’도 있으리라 생각해요. 반가운 이라면 날마다 보든 달마다 보든 해마다 보든, 때로는 열 해나 스무 해만에 보든, 환한 웃음 북돋우며 밤늦도록 이야기잔치 벌입니다. 4346.2.2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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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우프놀이

 


  훌라우프를 들고 이리 달리고 저리 구르다가, 허리에 꿰고 돌리기를 한다. 아직 잘 못하겠다구? 그러면 또 하고 자꾸 하고 새로 하면 되지. 하고 하고 또 하면 돼. 그래도 안 된다구? 그러면 새롭게 하고 새삼스레 하며 다시금 하면 돼. 4346.2.2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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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놀이 2

 


  세 살 먹는 작은아이가 드디어 세발자전거 발판에 발이 닿는다. 다만, 발은 닿되 발판 굴리기는 못한다. 네가 누나처럼 세발자전거 굴리자면 키가 조금 더 크고 다리힘도 조금 더 붙어야겠지. 많이 걷고 뛰어라. 그러면 세발자전거 머잖아 재미나게 탈 수 있어. 4346.2.2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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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206

 


즐겁게 먹고살기
―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
 요시나가 후미 글·그림,윤영의 옮김
 서울문화사 펴냄,2005.8.30./4500원

 


  요시나가 후미 님 만화책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서울문화사,2005)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책이름 그대로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하고 싶다면 이와 같이 할 수 있을 테지요. 그러나, ‘먹고살기’에 눈길을 맞춘 채 ‘내 삶에 사랑이 없다’면, 내 삶이란 어떠한 모습이 될까요.


- “너 말야, 그 요란한 차림새랑 평소의 폐인 모드 중간쯤을 항상 유지할 순 없는 거냐?” “거참, 시끄럽네. 니가 우리 엄마냐? 파스텔 컬러 앙상블이나 흰색 모헤어 스웨터 같은 걸 입으라 그러면 확 죽여버린다!” (7쪽)
- ‘그러니까, 자기가 만든 것도 아닌데 자기 솜씨인 양 뽐내지 말래두, Y나가.’ (60쪽)


  ‘사랑’이란 짝짓기가 아닙니다. 짝을 지어야 사랑이 되지 않습니다. 사랑이란 삶을 아끼고 즐기며 보살피는 고운 손길입니다. 사랑이란 푸른 숨결을 누리고 나누며 얼싸안는 착한 마음입니다. 사랑이란 너른 가슴입니다.


  그러니까,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다기보다는 ‘짝짓기(혼인)를 안 해도 먹고살 수 있’다고 해야 옳지 싶어요. ‘혼자서도 먹고살 수 있’다고 해야 맞지 싶고, ‘이성교제 없이도 먹고살 수 있’다고 해야 어울리겠다고 느낍니다.


  나무를 사랑하면서 즐겁게 먹고살 수 있어요. 하늘을 사랑하고, 흙을 사랑하며, 바다를 사랑하며, 얼마든지 신나게 먹고살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이웃과 벗을 사랑하면서 기쁘게 먹고살 수 있어요.


  새를 사랑합니다. 벌레를 사랑합니다. 풀을 사랑합니다. 구름을 사랑합니다. 빗물과 눈송이를 사랑합니다. 무지개와 별과 달을 사랑합니다. 봄을 사랑하고 가을을 사랑합니다. 조그마한 마을을 사랑하고, 어여쁜 골목을 사랑합니다. 마음 가득 사랑이 샘솟으며 아름답게 밥을 즐깁니다.


- “지금까지 별로 신경쓴 적 없어. 신경썼다면 그동안 말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데 일일이 화를 내다간 살 수가 없다구, 게이는.” (42쪽)
- “그러니까 F야마 씨, 이제 슬슬 나랑 결혼 안 할래요?” “농담이지?” “아뇨.” “농담이지?” “아뇨.” “……. 어어, 으음, Y나가 씨하고 결혼은 할 수 없지만, 여자한테서 프러포즈 받은 건 처음이라 조금 기쁜데.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녀도 될라나?” “돼요.” (102쪽)


  삶을 이루는 한 가지를 꼽자면 ‘즐거움’이지 싶어요. 사랑이란 즐거움입니다. 즐겁게 나누고 함께하는 사랑입니다. 밥먹기 또한 즐거움입니다. 즐겁게 차리고 즐겁게 먹습니다. 즐겁게 설거지하고 즐겁게 치웁니다. 즐겁게 씨앗을 뿌립니다. 즐겁게 새 씨앗(열매)을 갈무리합니다. 즐겁게 흙을 밟고, 즐겁게 흙을 만집니다. 즐겁게 노래하고, 즐겁게 이야기합니다.


  삶이 온통 즐거움입니다. 밥도 옷도 집도, 수다도 이야기꽃도, 책도 사진도 글도, 노래도 영화도 춤도, 모두 즐거움 하나로 누립니다.


  이제 책을 덮고 다시금 생각합니다.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다기보다 ‘사랑이 있어 먹고살 수 있’어요. 사랑이란 좁은 울타리에서 따지지 않아요. 사랑은 작은 굴레에 가둘 수 없어요. 예쁜 마음이 되고, 넉넉한 생각이 됩니다. 고운 빛이 되고, 맑은 눈길이 됩니다. 4346.2.2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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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그림

 


골짜기 사이로
무지개 드리웁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빛깔도 무늬도 모양도
아닌
환하게 빛나며
따숩게 감도는
몰랑몰랑 좋은 기운
보드랍게 그립니다.

 


4346.1.1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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