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밥그릇과

 


  산들보라 밥을 먹는다. 그러나, 혼자 먹으라 밥그릇 내밀면 꼴딱꿀꺽 삼키기만 한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씹어서 주어야 비로소 뱃속에서 잘 삭힐 수 있다. 그래도 가끔, 아이더러 수저질 해 보라며 그냥 밥그릇 내밀어 본다. 어금니 아직 다 안 났으니 씹기 힘들어 그냥 삼키겠지. 꼴랑꿀떡 삼키는 모습을 보고는 냠냠 씹어서 숟가락을 내민다. 잘 먹으며 무럭무럭 커라. 그러면 이제 어머니나 아버지도 안 씹어 주면 되고, 너도 누나처럼 젓가락질 숟가락질 예쁘게 하면서 너 먹고픈 대로 다 먹을 수 있어. 4346.3.2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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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밥

 


  옆지기가 동백꽃송이를 하나 딴다. 함초롬히 피어난 동백꽃송이는 동백나무에서 흐드러지게 붉게 탈 적에도 어여쁘고, 다른 풀과 함께 어우러져도 어여쁘다. 잘 헹구어 물기를 뺀 다음, 밥을 지으면서 꽃잎을 톡톡 따서 넣는다. 새로 짓는 밥은 동백꽃잎으로 물들면서, 꽃밥이 된다. 동백꽃밥이다. 꽃내음과 꽃맛이 감도는 꽃밥을 먹는다. 아이들도 먹고 어른들도 먹는다. 마당에서는 동백내음 감돌고, 밥그릇에는 동백맛 어린다. 4346.3.2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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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24 08:39   좋아요 0 | URL
세상에..동백꽃밥도 있군요.
동백꽃잎으로 물들면서 꽃내음과 꽃맛이 나는 동백꽃밥.
'마당에서는 동백내음 감돌고 밥그릇에는 동백맛 어린다'
정말 정말 부럽고 아름답습니다.~*^^*

파란놀 2013-03-24 08:54   좋아요 0 | URL
애기똥풀꽃이나 감자꽃 빼고는... 웬만하면 다 할 수 있어요.
매화꽃으로는 매화꽃밥 되고,
모과꽃으로는 모과꽃밥 된답니다~~
 

꽃가지 쥔 어린이

 


  꽃망울 달린 가지를 꺾으며 놀고 싶단다. 꽃가지를 잡아당긴다. 그러나 꽃가지는 선뜻 꺾이지 않는다. 아이야, 꼭 가지를 꺾어야겠니. 나무가 아프다고 하는데. 꽃송이는 바람 불면 여럿 떨어지곤 하니, 몇 송이는 솎아도 돼. 꽃송이를 몇 따서 놀자. 꽃가지 꺾으면 꽃놀이 할 때에만 예쁠 테지만, 이듬해와 다음해에는 이제 꽃을 더 볼 수 없단다. 4346.3.2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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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66) -의 열광 1 : 청중의 열광

 

청중의 열광은 점점 더해만 가서, 처음에는 다들 연주가 너무 좋다며 수런대다가 나중엔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브뤼노 몽생종/임희근 옮김-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포노,2013) 152쪽

 

  ‘청중(聽衆)’은 “듣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그래서 말뜻 그대로 “듣는 사람들”로 적으면 되고, ‘사람들’이라고만 적어도 됩니다. ‘점점(漸漸)’은 ‘조금씩’이나 ‘차츰’이나 ‘자꾸’로 다듬습니다. “너무 좋다며”에서 ‘너무’는 잘못 넣었습니다. 좋다거나 기쁘다거나 할 적에는 ‘너무’를 쓸 수 없어요. “참 좋다며”나 “매우 좋다며”나 “몹시 좋다며”로 손질합니다. ‘경악(驚愕)’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뜻풀이가 “소스라치게 깜짝 놀람. ‘놀라움’으로 순화”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경악을 금(禁)치 못했어요”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나 “놀랄밖에 없었어요”나 “깜짝 놀랐어요”로 바로잡습니다.

 

 청중의 열광은 점점 더해만 가서
→ 청중은 더 열광하다가
→ 청중은 차츰 더 열광하더니
→ 사람들은 차츰차츰 달아오르더니
→ 사람들은 조금씩 달아오르다가
 …

 

  ‘(무엇)의 (무엇)’과 같은 말투는 일본 말투요, ‘무엇’에 들어가는 한자말 또한 으레 일본 한자말이기 일쑤인데, “청중의 열광”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말투와 낱말은 한국사람이라면 안 써야 마땅하지만, 자꾸 퍼지고 차츰 뿌리내립니다.


  국어사전을 뒤적여 ‘열광(熱狂)’ 말뜻을 찾아봅니다. “너무 기쁘거나 흥분하여 미친 듯이 날뜀”을 뜻한다 합니다. ‘흥분(興奮)’도 찾아봅니다. “어떤 자극을 받아 감정이 북받쳐 일어남”을 뜻한다 합니다. 그러니까, ‘열광’이란 “너무 기쁘거나 마음이 북받쳐 일어남”을 가리키는 한자말이요, 한국말로는 ‘달아오르다’라는 소리입니다.


  한국말 ‘달아오르다’를 ‘(무엇)의 (무엇)’이라는 말투에 넣어 봅니다. “청중의 달아오름은 점점 더해만 가서”와 같은 말꼴이 될 텐데, 이러한 말마디는 말이 될는지 알쏭달쏭합니다. 이처럼 말할 사람이 있을까 궁금한데, 이렇게 적어서는 참으로 한국말이 되지 못합니다. “청중은 차츰 더 달아오르다가”처럼 손질해야 비로소 한국말답다 할 만해요. 한자말 ‘열광’을 그대로 쓰고 싶다면 “청중은 더 열광하다가”라든지 “청중은 차츰 더 열광하더니”쯤으로 손질해야 알맞아요.


  마음을 조금 더 기울일 수 있다면 ‘청중’이나 ‘열광’ 같은 낱말까지 쉽고 바르게 다듬어 줍니다. 4346.3.24.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사람들은 차츰 달아오르더니, 처음에는 다들 연주가 아주 좋다며 수런대다가, 나중엔 모두 깜짝 놀랐어요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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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개나리 피는 소리
진달래 알고

 

진달래 피는 소리
매화 알고

 

매화 피는 소리
앵두 알고

 

딸기꽃 피고
감꽃 피고
살구꽃 피고
능금꽃 피고
천천히
포도꽃 피며

 

포근하고
산뜻한
바람 조르르

 

나락이 익습니다.

 


4346.2.11.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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