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한테 노래 불러 주는 어린이

 


  고흥집에서는 마음껏 소리도 지르고 노래도 부르지만, 도시로 마실을 나오면 시외버스에서라든지 길에서라든지 마음껏 소리를 지르지 못하고 노래를 못 부른다. 일산집은 도시 바깥쪽 논밭 둘레에 있기에 그럭저럭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를 만하다. 그래도, 일산집 코앞 논 한복판에 우람한 송전탑 있고, 둘레에 찻길 있다. 참 힘들구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이 힘든 삶자락 한켠에 큰아이 예쁜 노래 울려퍼질 수 있으면 좋으리라 느낀다. 좋은 기운 퍼지라 하면 되지. 일산집 개 들으라고 노래를 부른다. 좋다. 좋아. 우리 어디에서나 노래를 부르자. 4346.5.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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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길

 


  아이들과 마실을 간 일산에서 건널목을 건넌다. 맞은편에서 젊은 어머니 한 분이 자전거 짐받이에 걸상을 붙여 작은아이를 태운다. 젊은 어머니 앞에는 새끼바퀴 붙인 두발자전거로 큰아이 스스로 달린다. 멋지구나. 아이들과 건널목 건너면서 물끄러미 지켜본다. 그런데, 세 사람 두 자전거가 건널목 지날 무렵, 건널목 끝자락 자전거길에 자동차 한 대 서서 부릉거린다. 사람과 자전거 지나가는 푸른불 들어왔으나, 이러거나 저러거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동차는 저 먼저 가고플 뿐이다.


  사진 한 장 찍는다. 자전거길에 함부로 바퀴 올려놓은 저 자동차와 일제강점기 제국주의자 군화발하고 똑같다. 자동차 먼저 갈 생각에 사람과 자전거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은 총칼 들고 정권 가로챈 독재자하고 똑같다. 서로 무엇이 다른가. 둘은 어떻게 다른가.


  슬기롭고 아름다우며 착하면 좋으나, 슬기롭지 않고 아름답지 않으며 착하지 않다면 하나도 안 좋다. 사람이 만든 자동차는 사람을 깔보고 짓밟는다. 사람이 만든 독재정권과 총칼은 사람을 얕보고 억누른다. 사람은 꽃보다 곱지 않다. 그렇다고 꽃이 사람보다 곱지 않다. 사람은 사람빛이고, 꽃은 꽃빛이다. 그런데, 사람들 가운데 스스로 사람빛인 줄 헤아리는 사람은 나날이 줄어든다. 사람들 가운데 스스로 사람빛 북돋우려고 마음과 힘과 슬기와 사랑을 기울이는 사람은 자꾸자꾸 사라진다. 자동차를 타거나 모는 사람들은 스스로 사람빛을 생각조차 안 하기 일쑤이다. 국민신문고에 올리려고 알아보니, 사람 목숨을 해코지하는 자동차한테 고작 벌금 5만 원 물린단다. 벌점은 따로 없단다. 그나마 2013년부터 벌금 4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랐단다. 4346.5.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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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빨래

 


  우리 집을 빙 둘러싸고 유채꽃 흐드러진다. 마당에 빨래를 널면, 빨래는 유채꽃내음 들이마신다. 마당에 서서 해바라기를 하면 내 몸에 유채꽃내음 스며든다.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 몸짓에 유채꽃내음 감돈다. 후박나무에도 유채꽃내음 젖어들고, 마당에 세운 자전거에도 유채꽃내음 번진다. 거꾸로, 후박나무 숨결이 유채꽃한테 젖어들고, 민들레와 쑥과 돗나물 기운이 유채꽃한테 번진다. 머잖아 꽃 지고 씨앗 맺히면서 유채꽃 떨어질 때에는 다른 꽃 돋으면서 우리 집 빨래에 새로운 풀내음 베풀어 주겠지. 4346.5.1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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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2013-05-13 18:06   좋아요 0 | URL
참 예쁘네요~~

파란놀 2013-05-13 20:45   좋아요 0 | URL
참 예쁜 노란 꽃망울 가운데
유채꽃은 조금
갓꽃이 훨씬 많기는 합니다 ^^;;;
 

유리 가가린이라는 분이 이녁 삶을 들려준 이야기책이 한국말로 나온 적 있는 줄 2013년 5월에 처음으로 알아본다. 그동안 널리 사랑받은 책이었을까. 앞으로는 얼마나 사랑받을 수 있는 책이 될까. 우주비행사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지구별을 사랑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로서 유리 가가린이라는 이름을 떠올리거나 헤아리도록 이끄는 살가운 산문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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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푸른빛이었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우주로 가는 길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 지음, 김장호.릴리아 바키로바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4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13년 05월 10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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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사람들이 제아무리 냇가·들·숲·멧골·뻘·바다 들을 엉터리로 망가뜨리거나 허물더라도, 풀과 나무는 천천히 되돌려 놓는다. 오래 걸리거나 더디 걸리기는 하지만, 풀과 나무는 찬찬히 뿌리를 내리며 푸른 숨결 뻗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천천히 풀과 나무가 퍼지는 줄 깨닫지 않고는, 자꾸자꾸 시멘트 들이부으면서 껍데기를 씌우고 거짓을 늘린다. 바보스러운 짓을 일삼고 어리석은 짓을 꾀한다.


  사람이 건드리니 냇물이 넘친다. 사람이 건드리니 들이 푸르지 않다. 사람이 건드리니 멧골이 엉망이 된다. 사람이 건드리니 뻘목숨이 죽는다. 사람이 건드리니 바다가 지저분하다.


  사람은 그저 누리면 된다. 냇물을 누리고 들판을 누리면 된다. 사람은 그예 나누면 된다. 멧골과 뻘과 바다를 서로 나누면 된다. 숲은 몇몇 사람이 혼자 차지할 수 없다. 숲은 몇몇 사람 밥그릇 채우는 장삿속이 될 수 없다. 수십 조 아닌 수천 조를 들여 보아라. 낙동강이나 섬진강이나 한강이 살아날 수 있는가. 돈이나 품을 들이더라도 냇물 한 줄기 살리지 못한다. 돈을 들이지 말 노릇이요, 사람들이 쓰레기 버리지 않을 노릇이다. 도시문명 사회에서 갖은 쓰레기와 배기가스를 내뿜는데, 냇물 한 줄기 살아날 턱이 없다.


  숲은 스스로 씨앗을 퍼뜨리는 풀과 나무가 살린다. 숲은 천천히 줄기를 올리고 잎을 틔워 꽃을 피우는 풀과 나무가 살찌운다. 사람은 풀과 나무를 사랑할 노릇이다. 사람은 풀과 나무하고 함께 살아갈 노릇이다. 4346.5.1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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