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솟는 글쓰기

 


  글을 안 쓰면 글로 쓸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을 테지만, 글을 쓰면 글로 쓸 이야기가 자꾸자꾸 떠오른다. 말을 안 하면 말로 나눌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을 터이나, 말을 하면 말로 나눌 이야기가 한결같이 떠오른다.


  생각을 하는 사람한테는 생각문 스르르 열린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사랑씨앗 한 톨 두 톨 심는다. 꿈을 꾸는 사람은 꿈날개 시원스레 펼친다. 하기 때문에 할 수 있지, 안 하는데 할 수 없다.


  책을 읽는 사람은 꾸준하게 책을 읽는다. 책을 안 읽는 사람은 돈을 갖다 준다 하더라도 책을 못 읽는다. 스스로 즐기는 삶일 때에 즐겁게 이야기가 샘솟는다. 스스로 누리는 사랑일 때에 아름답게 이야기가 피어난다. 4346.5.2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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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05-28 17:03   좋아요 0 | URL
이와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을 찾을 수 있겠지요.
관성의 법칙이라든가, 시냅스의 증가라든가...
여기에선 한 편의 시가 되었네요. 감동입니다ㅜㅜ

블로그를 하기 되면서 그런 걸 느꼈거든요.
내가 이렇게 쓸 말이 많은 사람이었나???
글은 쓰기 시작하면 자동으로 써지더라구요ㅇ.ㅇ
앞으로는 글의 수준도 점차 올라갔으면 하네용~

파란놀 2013-05-28 19:20   좋아요 0 | URL
스스로 아름다운 글 생각하시면
언제나 아름다운 글 쓸 수 있어요.
생각이 그대로 글이 되니까요,
스스로 어떤 글을 바라는가 하고
곰곰이 마음을 기울이면
모두 이루어지리라 느껴요.

찬찬히 즐겁게 생각을 빚어 보셔요~
 

꽃밥 먹자 1. 2013.5.27.

 


  지난해부터 우리 꽃밭에 옮겨심은 돗나물이 씩씩하게 무럭무럭 잘 자란다. 보름쯤 앞서 꽃망울 맺히고, 이레쯤 앞서부터 꽃을 피운다. 노랗게 꽃송이 벌어진 돗나물 즐겁게 톡톡 끊어서 밥상에 올린다. 큰아이는 “꽃을 먹네.” 하고 말한다. “그래, 노란 꽃송이처럼 노랗게 예쁘라고 꽃을 먹지.” 하고 얘기하면서 하나씩 먹으라고 내민다. 큰아이는 “꽃이야, 꽃.” 하고 흔든다. 먹기도 하고 놀기도 한다. 손에 쥐어 흔들고 입에 앙 넣는다.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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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 내내 비가 퍼붓느라

월요일이었어도 우체국에 못 가느라

어제 애써 싼 책은 하나도 못 부쳤습니다.

 

어제 부친 책마다 적은 쪽글월 가운데

몇 가지를 사진으로 남겨 보았어요.

 

이 책들 받는 분들한테도 ^^

이 책들 안 받는 분들한테도 ^^;;;

좋은 이야기 한 자락

나누어 주는 쪽글월 되기를 빌어요.

 

1인잡지 '함께살기' 7호 <우리 말 살려쓰기, 하나> 받는 분들한테 쓴

쪽글월입니다.

 

..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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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빚기
― 날마다 샘솟는 사진

 


  집안일 하는 사내들 무척 적어, 집안일 하면서 사진을 찍는 사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예나 이제나 사내로 태어나 자라면, 으레 집안일 가시내한테 맡기고, 사내는 집밖으로 나가서 집밖일 찾아야 하는 줄 여긴다. 이리하여, 아이들 자라는 동안 가만히 지켜보면서 사진으로 담는 사내가 드물고, 아이들뿐 아니라 집살림 두루두루 사진으로 담는 넋 북돋우는 사내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사진감은 집밖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를테면, 전쟁과 평화라는 사진감을 찾을 수 있고, 보도사진이나 패션사진이나 다큐사진 얼마든지 집밖에서 찾을 만하다. 아름다운 멧자락이나 물줄기 찾아다니며 사진 찍을 수 있다. 봄꽃 여름꽃 가을꽃 겨울꽃 두루 살피며 사진 찍을 수 있다. 골목마실 하거나 온누리 여러 나라 찾아다니며 사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집밖에서 사진을 찍듯, 우리 집 마당이나 안뜰이나 텃밭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집살림을 요모조모 가꾸며 사진으로 담을 수 있고, 우리 집 책시렁을 사진으로 엮을 수 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 모습을 사진으로 담다가 문득 깨닫는다. 이 아이들하고 함께 지내는 동안 아이들 바라보며 찍는 사진이란 얼마나 넓고 깊은가 하고 깨닫는다. 꼭 바깥에서 다른 마을 다른 집 아이들 찍어야 하지 않다. 우리 아이들 소꿉놀이 사진 찍으면 되고, 우리 아이들 마을빨래터 물놀이 사진 찍으면 된다. 우리 아이들 맨발로 뛰어노는 모습 찍으면 되고, 우리 아이들 서로 책을 읽어 주고 읽는 사이좋은 모습 찍으면 된다. 한 가지 모습을 한 장으로만 담을 수 있으나, 날마다 꾸준히 담으면서 한 해치나 여러 해치 그러모으면 ‘새로운 사진 이야기’로 거듭난다.


  사진감은 날마다 샘솟는다. ‘책을 읽는 아이들’이란 이름을 붙여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줄 수 있다. ‘놀이하는 아이들’이란 이름을 달아 ‘아이가 크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줄 만하다. 그러니까, 아이를 낳아 돌보는 모든 어버이는 이녁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더라도 수십 수백 수천 가지 사진감을 날마다 얻을 수 있다. 꼭 으리으리한 전시장에 사진을 걸어야 사진잔치가 되지 않는다. 한 해 동안 ‘한 가지 이야기’로 찍은 사진을 백 장쯤 그러모아서, 해마다 한 차례씩 돌아오는 아이들 생일에 ‘우리 집 사진잔치’를 벌여도 즐겁다. ‘우리 집 사진잔치’를 벌이면서 아이더러 동무를 부르라 해서 집에서 생일잔치 마련하면, ‘우리 집 사진잔치이자 생일잔치’에 놀러온 아이들은 모두 입을 쩍 벌리며 놀라하면서 좋아하리라. 그리고, 부러워하겠지.


  아이들과 밥을 먹으며 찍는 사진으로도 한 해에 백 가지 이야기 길어올린다. 아이들과 마실 다니면서 들길 걷는 사진으로도 한 해에 백 가지 이야기 얻는다. 아이들과 자전거 타고 나들이하는 사진으로도 한 해에 백 가지 이야기 샘솟는다. 모든 삶이 사진이 되고, 모든 사진은 이야기 된다. 모든 이야기는 사랑이 되고, 모든 사랑은 고스란히 아름다운 삶이다. 4346.5.2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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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4. 2013.4.17.

 


  햇살과 바람이 좋아 평상에 앉아서 쉰다. 그림책 몇 권 들고 나와 눕는다. 큰아이가 아버지 곁에 앉아 그림책을 펼친다. 좋아, 오늘은 평상에서 놀아 볼까. 스텐그릇에 날라면을 뽀개어 담는다. 자, 옛다, 이것도 먹으면서 놀자. 무릎에 그림책 얹고 읽는 큰아이는 오른손에 라면쪼가리 쥐고, 왼손으로 책을 넘긴다.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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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5-28 12:59   좋아요 0 | URL
저도 날라면 뽀개어 먹은 적 있었지요. ^^
의외로 빠삭하니 맛있었어요. ^^

파란놀 2013-05-28 14:36   좋아요 0 | URL
저거는 우리말사리면이에요.
날라면으로는... 우리말사리면이 값이나 맛이나
가장 낫구나 싶어요.

그러고 보니 날라면 튀기거나 구워서 줄 수도 있는데
늘 그런 생각을 잊어버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