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놀이 8

 


  자전거를 타지 않고 끌면서 노는 작은아이는 으레 누나와 나란히 논다. 누나가 고무신을 신으면 저도 고무신을 신고, 누나가 맨발이면 저도 맨발이 된다. 누나가 고무신 말고 다른 신을 신을 적에, 저도 다른 신을 신는다. 가을과 겨울 지나 작은아이가 한 살 더 먹으면, 그때부터는 다리도 더 길어 세발자전거 씩씩하게 타면서 놀 수 있겠지. 4346.9.2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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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24 12:13   좋아요 0 | URL
정말 산들보라가 많이 컸어요~!
봄까지만 해도 애기티가 줄줄 났는데, 이젠
씩씩하고 늠름하네요~~*^^*

파란놀 2013-09-25 07:03   좋아요 0 | URL
아주 장난꾸러기가 다 되었는걸요~
 

고무신놀이 1

 


  고무신을 발가락 끝에 꿴다. 그러고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휙 올려찬다. 그러면 고무신은 포로롱 하늘을 날다가 톡 떨어진다. 나는 어릴 적이 실내화로 이런 놀이를 곧잘 즐겼다. 한발로 신 한 짝 멀리 던진 뒤에는 깨끔발로 그곳까지 달려간다. 동무끼리 누가 더 멀리 보낼 수 있나 내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교사한테 걸리면 죽도록 얻어맞는다. 나도 동무도 교사한테 걸리면 머리가 터져라 얻어맞지만, 이 놀이를 그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재미있으니 그랬겠지. 4346.9.2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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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93) 필사의 1 : 필사의 전쟁

 

작년 이맘때부터 한수와 내가 필사의 전쟁을 벌였던 풀, 그 단내 나게 한 주범 중 하나가 바로 쇠뜨기였다
《정화진-풍신난 도시농부, 흙을 꿈꾸다》(삶창,2013) 51쪽

 

  ‘작년(昨年)’은 ‘지난해’로 다듬고, “전쟁(戰爭)을 벌였던”은 “싸움을 벌였던”이나 “싸웠던”으로 다듬습니다. “주범(主犯) 중(中) 하나”는 “풀 가운데 하나”나 “녀석 가운데 하나”로 손볼 수 있습니다. 보기글 앞쪽에 ‘풀’이라 나오니, 뒤에서도 ‘풀’이라 하면 되고, 앞뒤를 다른 낱말로 가리키고 싶다면 ‘녀석’이라 할 수 있어요.


  ‘필사(必死)’는 “(1) 반드시 죽음 (2) 죽을힘을 다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곧, 이 말뜻 그대로 쓸 적에 가장 알맞습니다. 국어사전에는 “필사의 운명”이나 “필사의 각오”나 “필사의 노력으로 최선을 다했다”나 “김학우는 필사의 안간힘을 쓰면서” 같은 보기글이 나와요. 국어사전 보기글은 모조리 ‘-의’를 붙입니다. 이 보기글은 “반드시 죽을 목숨(운명)”으로 손질하고, “굳센 다짐”이나 “죽을힘을 쏟아 매우 애썼다”나 김학우는 젖먹던 힘까지 안간힘을 쓰면서”로 손질할 수 있어요. ‘죽을힘’이나 ‘온힘’이나 ‘젖먹던 힘’이나 ‘안간힘’을 알맞게 넣으면 됩니다.

 

 필사의 전쟁을 벌였던 풀
→ 죽을힘을 다해 싸웠던 풀
→ 용을 쓰며 싸웠던 풀
→ 죽기살기로 싸웠던 풀
→ 온힘 다해 싸웠던 풀
→ 젖먹던 힘을 다해 싸웠던 풀
 …

 

  ‘죽을힘’은 국어사전에 실리지만, ‘온힘’은 아직 국어사전에 안 실립니다. ‘젖먹이’는 국어사전에 실려도 ‘젖먹다(젖먹던 힘)’ 꼴 또한 아직 국어사전에 안 실립니다. 이들 낱말은 ‘온 힘’이나 ‘젖 먹던 힘’처럼 띄어서 써야 할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죽을힘’도 처음부터 국어사전에 오른 낱말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널리 쓰면서 시나브로 오른 낱말입니다. 띄어쓰기에 얽매이지 말고, 마음을 나타낼 가장 알맞다 싶은 말을 생각하고 찾으면서 쓰면 됩니다. 앞으로 언제가 될는지 모르지만 ‘젖먹이힘’처럼 새 낱말 태어날 수 있어요. 4346.9.2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지난해 이맘때부터 한수와 내가 죽기살기로 싸운 풀, 그 단내 나게 한 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쇠뜨기였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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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56] 글쓰기

 


  싸우듯이 빨래를 하지 않아요.
  싸우듯이 아이를 낳지 않아요.
  싸우듯이 글을 쓰지 않아요.

 


  어떤 사람은 귀찮음과 싸움을 하듯이 글을 쓴다고 해요. 어떤 사람은 돈이나 이름이나 힘을 얻으려고 글을 쓰는구나 싶기도 해요. 나도 글을 쓰면서 돈을 벌곤 하지만, 돈을 버니까 글을 쓴 적은 없어요.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내 삶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고 즐기고 살찌울 수 있는가 하고 생각해요. 오늘 주어진 삶을 즐기고, 오늘 누린 삶을 마무리지으며, 오늘과 같이 새로 찾아올 삶을 헤아리면서 글을 써요. 모든 삶은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요. 모든 이야기는 사랑으로 꿈틀거려요. 모든 사랑은 아름답게 노래가 되어요. 즐거움이 있을 때에 삶이 이루어져요. 4346.9.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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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손을 바라본다

 


  큰아이가 깍두기공책에 글씨 쓰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이 손에 눈길이 멎는다. 나날이 차츰 자라는 큰아이요 작은아이인 만큼, 몸도 손도 날마다 자란다. 그러나, 아직 어버이인 내 손하고 대면 두 아이 모두 아주 작다. 이 작고 가녀린 손으로 힘을 내고 심부름을 한다. 이 작은 손으로 숟가락 들어 밥을 먹는다. 이 작은 손으로 비질도 하고 걸레질을 거든다. 이 작은 손으로 물놀이를 하고 동생을 살살 쓰다듬는다. 이 작은 손을 뻗어 잠자리에서 아버지 손을 끌어당긴다. 참 손이 곱고 따스하며 부드럽구나. 4346.9.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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