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폴짝 어린이

 


  여섯 살 사름벼리는 그냥 걷거나 달리지 않는다. 걷다가 폴짝 뛰고, 달리다가 펄쩍 뛴다. 여섯 살 사름벼리는 그냥 말하지 않는다. 노래하듯이 말하고, 춤을 추면서 말한다. 이 아이들이 이렇게 폴짝거리고 노래하며 살아갈 수 있으니 기쁘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폴짝펄쩍 뛰고 놀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하루를 빚어야겠다. 4346.10.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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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10-06 12:31   좋아요 0 | URL
정말 사름벼리는 폴짝 폴짝 잘 뒤어요.ㅎㅎ
벼가 누렇게 잘 익었네요.^^

파란놀 2013-10-06 12:36   좋아요 0 | URL
네, 사진으로는 이렇게만 보이게 찍었지만...
올해는 고흥과 남도에 비가 거의 안 와서
멸구로 많이 쓰러졌답니다.

아무튼, 잘 뛰는 아이예요~

hnine 2013-10-06 17:43   좋아요 0 | URL
문득 궁금해서 여쭤보아요. '폴짝'이라는 말이 '어린이'라는 말 앞에서 꾸미는 말로 쓰일수 있는지요. 폴짝 뛰다, 폴짝거리다, 등, 움직임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이른바 '동사'라고 하지요) 말 앞에서 꾸미거나 자세하게 하는 말로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파란놀 2013-10-06 17:17   좋아요 0 | URL
한국 말법에서는 그런 경계나 한계가 따로 없어요.
한국 말법에서는 주어나 서술어 없는 문장도 얼마든지 쓰지요.
그런데, 이는 다른 나라 말법에서도 똑같아요.

"폴짝 뛰는 어린이"에서 '뛰는'을 줄여도 얼마든지 말이 되니까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훌라우프 놀이 1

 


  마당에서 나무막대기로 놀던 아이들은 으레 훌라우프로도 논다. 큰아이는 한 달 두 달 나이를 더 먹으면서 허리에 훌라우프를 꿰고 돌리려 제법 용을 쓴다. 앞으로 일곱 살 여덟 살 되면 거뜬히 허리로도 돌릴 테지. 그러나, 두 아이는 허리에 꿰고 돌리기보다는 허리가 끼우고 마당을 달린다든지 서로 몸에 씌운다든지, 잡기놀이를 한다든지, 그저 커다랗게 동그란 훌라우프를 끼고 들며 달리는 놀이가 아직 더 즐겁고 재미나다. 4346.10.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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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10-06 12:32   좋아요 0 | URL
저도 훌라우프 잘 하는데 함께 놀고 싶네요.ㅎㅎ

파란놀 2013-10-06 12:37   좋아요 0 | URL
오... 후애 님한테 아이들이 배워야겠는걸요!
 

시골아이 21. 대문 앞에서 (2013.10.5.)

 


  자전거마실 나가기 앞서 대문을 연다. 대문을 열어야 샛자전거와 수레 붙인 긴 자전거를 밖으로 내놓을 수 있다. 대문을 열면 아이들이 먼저 대문 밖으로 나온다. 큰아이는 집부터 마당을 거쳐 대문 앞으로 나오기까지 춤을 춘다. 춤을 멈추지 않으면서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고, 작은아이는 누나 곁에서 누나가 하는 양을 따라하거나 꽁무니를 좇는다. 우리 집 앞 논은 아직 더 익어야 벨 수 있겠네. 가을바람 듬뿍 마시며 나들이를 가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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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302) 그동안의 1 : 그동안의 밀렸던 이야기

 

막걸리 몇 잔을 들고 취기가 돌기 시작하자, 그동안의 밀렸던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채규철-사명을 다하기까지는 죽지 않는다》(한터,1990) 95쪽

 

  “취기(醉氣)가 돌기 시작(始作)하자”는 “술기운이 돌자”로 손보고, “나오기 시작(始作)했다”는 ‘나왔다’로 손봅니다.

 

 그동안의 밀렸던 이야기
→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
→ 그동안 못 나눈 밀린 이야기
→ 그동안 못했던 밀린 이야기
 …

 

  오래도록 만나지 못한 사이라면, 나누고픈 이야기가 많이 쌓입니다. 이야기가 잔뜩 밀립니다. “못 나눴던 이야기”들, “밀리고 밀린 이야기”들,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나누고 싶습니다.

 

 그동안에 겪었던 일 (o)
 그동안의 겪었던 일 (x)

 

  어찌 지냈는지 궁금하기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니?” 하고 묻습니다. “그동안의 일은 어떠했니?” 하고 묻지 않습니다. 서로서로 “그동안 겪었던 일”이지, “그동안의 겪었던 일”은 아닙니다. 4341.4.9.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막걸리 몇 잔을 들고 술기운이 돌자,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이 나온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96) 그동안의 2 : 그동안의 거짓말

 

앗, 그동안의 거짓말을 다 알고 있었던 건가? 진심으로 무안했다
《레아·여유-따뜻해, 우리》(시공사,2012) 42쪽

 

  “알고 있었던 건가?”는 “알았던가?”나 “알았나?”로 손질합니다. ‘진심(眞心)으로’는 ‘참으로’나 ‘더없이’나 ‘몹시’나 ‘마음 깊이’로 다듬고, ‘무안(無顔)했다’는 ‘부끄러웠다’나 ‘낯뜨거웠다’나 ‘창피했다’로 다듬습니다.

 

 그동안의 거짓말을
→ 그동안 했던 거짓말을
→ 그동안 들려준 거짓말을
→ 그동안 한 거짓말을
 …

 

  한국말은 토씨 ‘-의’ 아닌 움직씨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동안의 거짓말”이 아닌 “그동안 했던 거짓말”이요, “그동안의 일”이 아닌 “그동안 겪은 일”이나 “그동안 한 일”입니다. “그동안의 그리움”이 아닌 “그동안 그리워 한 마음”이요, “그동안의 사연”이 아닌 “그동안 쌓인 이야기”나 “그동안 있던 이야기”예요. 4346.10.6.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앗, 그동안 했던 거짓말을 다 알았던가? 참으로 창피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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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23. 노을빛 2013.10.5.

 


  마을 뒤쪽에 멧자락 드리우니, 해가 멧봉우리 타고 넘어가는 모습만 볼 뿐, 해넘이를 보지는 못한다. 해가 뜰 적에도 마을 들판 저 앞자락에 있는 멧봉우리로 넘어오는 모습만 볼 뿐, 해돋이를 보지는 못한다. 태평양을 코앞에 낀 바닷마을이라면 바람이 모질게 부니까, 앞뒤로 멧자락에 포근히 감싸는 마을에 따사롭고 볕도 넉넉하달 수 있지만, 노을빛은 좀처럼 구경하지 못한다. 그러나 오늘은 가을날 노을빛 멀리멀리 퍼진다. 마을 뒤쪽 멧봉우리 너머로 아리땁게 퍼지는 발그스름한 기운이 우리 집 마당으로도 스민다. 나도 아이들도 노을빛 받으며 마당에서 깜깜해질 때까지 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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