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아끼는 어버이는 아이한테 아낌없이 뽀뽀를 퍼붓습니다. 아이를 아끼는 마음 그대로 언제나 아낌없이 안고 부비며 입을 맞춥니다. 아이는 혼자 뒹굴며 놀다가, 한창 신나게 그림을 그리다가, 마당을 달리다가, 밥을 먹다가, 난데없는 뽀뽀벼락을 맞습니다. 즐거우면서 좋은 마음이기에 볼에도 엉덩이에도 팔뚝에도 아낌없이 뽀뽀를 퍼붓습니다. 손가락에도 발가락에도 뽀뽀를 들이붓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들 어버이는 ‘뽀뽀쟁이’입니다. ‘뽀뽀꾼’이고 ‘뽀뽀사람’입니다. 맛난 밥을 차리고, 고운 옷을 입히며, 포근한 잠자리를 마련하면서 틈만 나면 뽀뽀를 하려고 달려드는 ‘뽀뽀 즐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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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뽀뽀괴물
김별지 지음, 정인현 그림 / 달과소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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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문하면 "2월 2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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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48. 2013.10.7.

 


  마루에서 책을 읽는다. 여름이 지나고 찾아온 가을에 마루에서 책을 읽기에 참 좋다. 마당 평상에서 책을 읽어도 좋다. 가을은 어디에서나 책을 읽기에 좋다. 날이 알맞게 따스하고 바람이 알맞게 시원하며 빛이 알맞게 싱그럽다. 나뭇바닥에 앉다가 누으며, 아이는 마음껏 책하고 사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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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사람들

 


  아침 열 시 반에 찾아온 ‘여수 문화방송’ 사람들하고 저녁 여섯 시까지 방송 하나를 찍는다. 나는 이분들이 어떤 풀그림에 나올 어떤 이야기를 찍는지 모른다. 아무 곳에서 아무렇게나 찾아온 사람들한테 찍힐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사람을 믿으며 방송에 찍히기로 했다. 옆지기가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 그동안 들어온 방송취재를 손사래치며 네 해를 지내다가 퍽 오랜만에 찍은 방송이다.


  방송을 찍는 동안 아이들이 잘 견디어 준다. 그래도 아이들은 방송 촬영기 때문에 제대로 못 뛰어놀다가 저녁나절부터 개구지게 뛰며 밤 열 시가 넘도록 잠들려 하지 않는다. 그래, 너희들이 가장 애썼지. 아버지는 그야말로 너희 곁에서 거들었을 뿐이야.


  방송국 일꾼은 고작 15분짜리 방송을 찍는다며 몇 시간을 보냈을까. 촬영기를 넉 대 놓고서 쓴 테이프(또는 디브이디)는 몇 개일까. 나는 한 번 찍히고 그만이지만, 늘 이렇게 찍으러 다니면서 얼마나 많은 말을 똑같이 되풀이하며 읊고, 얼마나 많은 말을 똑같이 되풀이하며 들을까.


  집으로 돌아와 씻으면서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힌다. 저녁빨래를 한다. 저녁밥 지을 기운이 없어 면소재지에서 사온 빵을 먹이며 끼니를 채워 준다. 방송국 일꾼은 이렇게 방송 하나 찍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며 어떤 밥을 먹을까. 기운이 남아 손수 밥을 지어서 먹을까. 가게에서 사다 먹을까. 술과 술안주로 저녁을 때우려나.


  나는 뒤꿈치와 어깨와 무릎이 쑤시다. 눈이 아프고 목이 따갑다. 코가 막히고 손목이 뻣뻣하다. 아이들한테 자장노래 한 가락조차 못 부른다. 코가 막히니 숨조차 못 쉬는 나머지, 졸립고 힘들지만 드러눕지 못한다. 다섯 살 적부터 내 몸에 들러붙었다는 코앓이가 서른다섯 해재 내 몸을 힘들게 한다. 등허리를 펴고 앉아 숨을 고른다. 숨을 느긋하게 쉴 수 있을 무렵 비로소 자리에 눕겠지. 오늘 쓰려 했으나 못 쓴 글은 이튿날 새벽에 쓸 수 있을까. 시큰거리는 무릎이 뜨겁다. 많이 아프다는 뜻이다. 내가 걸어온 지난날을 글로 쓰자면 한두 시간이면 넉넉했을 텐데, 입으로 말하자니 참 오래 걸린다. 나중에 나오는 방송은 이래저래 편집이 되기도 하겠지. 그래도 뭐, 서로서로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음을 덥힐 수 있었기를 빈다. 서로서로 다 다른 삶자리에서 하루를 빛내며 고이 잠들기를 빈다. 4346.10.1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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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10 23:34   좋아요 0 | URL
서로서로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음을 덥혔으리라 믿습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찍었을테니까요.^^
그리고 그 방송을 보실 분들께도 아름다운 삶빛을 나눠 주셨을테니까요~^^
오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즐겁게 보실 분들이 많으시겠지요~
그나저나 몸이 많이 아프시다니 걱정이 많이 듭니다...
푹 주무시고 내일 아침에는, 부디 편안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파란놀 2013-10-11 06:48   좋아요 0 | URL
네, 몸이 많이 무거워서 오늘은... 새벽 여섯 시에 겨우 일어났네요 ^^;;;;
아이들도 어제 많이 뛰놀았으니
오늘은 아이들이 여덟 시나 아홉 시쯤 느긋하게 일어나기를 빌어요.

이 방송은 전라남도에서만 나온다고 해요.
그나저나 텔레비전 없이 이 방송에서 어떻게 나오는가를 어떻게 알아볼까
저도 잘 모르겠네요 ^^;
 

어린 나무 두 그루

 


텃밭에서 돌나물 뜯다가
어린 초피나무 두 그루
살며시 쓰다듬는다.

 

큰 초피나무에서 떨군
짙붉은 껍데기에서 나온 새까만 알이
흙 품에 안겨 천천히 자라고
그야말로 천천히 크는
어린 초피나무 두 그루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린 초피나무를 나물로 잘못 알고
뿌리째 뽑아서 먹은 적 잦았다.
입에 넣어 살금살금 씹으며
무슨 풀인가 하고 가만히 생각하다가
확 오르는 싸아한 기운에
풀 아닌 나무였다고,
어린 초피나무였다고 뒤늦게 알아챘다.

 

언제쯤 옮겨 심어야 할까.
너희 어린 나무는 어미나무 곁에서
언제까지 이렇게 앙증맞게 지낼까.
어른 팔뚝만 하게 자라면
옮겨 심을 만할까.

 

가을볕 가을바람 가을비
모두 듬뿍 먹으렴.

 


4346.10.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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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날 서재도서관 (도서관일기 2013.10.9.)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오늘은 한글날이라고 한다. 오늘부터 한글날은 달력에서 붉은 빛 입는 기림날이 된다. 여러 신문과 방송에서는 다시 ‘빨간날’이 된 한글날을 놓고 여러 가지 기사를 내보내는 듯하다. 그런데 하나같이 ‘맞춤법 잘못 쓰는 사람’이라든지 ‘인터넷에 퍼지는 외계말’이라든지 ‘엉터리로 쓰는 공문서’를 들먹일 뿐이다. 생각해 보라. 이 나라 학교교육에서 한국말 올바르거나 슬기롭거나 사랑스럽게 가르친 적이 있던가? 오늘날은 영어가 미친바람이 불며 유치원에서조차 영어를 가르치는데, 지난날에는 한문이 미친바람이 불어 대여섯 살 아이들한테까지 한자를 쓰도록 등을 떠밀지 않았던가? 한글에 담을 말을 제대로 살핀 적이 없으며, 한글에 담는 한국말이 무엇인가를 옳게 가르치지 않는다. 게다가, 신문이나 방송은 스스로 올바르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 말로 엮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한다. 신문글과 방송말부터 엉터리인데 누구를 나무라거나 꾸짖겠는가.


  어제 하루 비가 옴팡 왔기에 아침 일찍 도서관으로 나온다. 어제 낮에 도서관에 벽을 타고 빗물 스미는 모습을 보고는 밀걸레로 받치고 나왔는데, 그럭저럭 잘 있겠지? 밀걸레를 받쳤기에 책꽂이까지 빗물이 스미지 않았다. 앞으로는 비 오는 날마다 이렇게 대야겠다.


  한쪽에 고인 빗물로 밀걸레를 적셔 골마루를 밀고 또 민다. 비가 오는 날에는 물청소를 하는 날이 된다.


  한참 물청소를 하고 허리를 펴며 도서관 끝교실 ‘내 발자취 묻은 살림살이’ 갈무리를 한다. 어느 짐상자를 풀다가 2002년에 어린이 국어사전 만들며 헌책방 다니다가 모은 헌책방 이름쪽 한 꾸러미가 나온다. 이제 문을 닫은 헌책방 이름이 새롭고, 오늘도 씩씩하게 헌책방 책살림 일구는 이름이 남다르다. 모두 애틋하구나.


  2004년에 부산 보수동에서 ‘헌책방 사진 잔치’를 열면서 만든 알림종이가 석 장 나온다. 옳거니, 잘 되었다. 올 2013년 10월 보수동 헌책방골목 책잔치 10돌에 이 종이를 가져가야겠다. 두 장은 책꽂이 벽에 붙인다.


  인천 용화반점 나무젓가락이 나온다. 2007년부터 인천에서 다시 살 적에 틈틈이 찾아간 곳인데, 2010년에 인천을 떠나면서 거의 찾아가지 못했다. 2007년에 받은 나무젓가락, 그 다음해에 받은 나무젓가락, 그리고 2009년과 2010년에 받은 나무젓가락일 테지. 이 나무젓가락 감싼 종이와 무늬도 나중에 ‘인천을 말하는 역사’가 될 수 있을까.


  니스를 다 바르고 잘 말린 책꽂이를 사진책 있는 칸으로 하나 옮긴다. 사진책 있는 칸에서 《뿌리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 잡지 있는 책꽂이 책부터 들어낸다. 이 책들을 알뜰히 아끼고 싶으니, 이 칸에서는 이 책들부터 새로 니스 바른 책꽂이로 옮겨 꽂으려 한다. 책은 이듬날 다시 와서 꽂기로 하고, 오늘은 책꽂이 서던 자리 바닥을 닦는다.


  다른 짐상자를 끌른다. 이번에는 서울 성균관대 앞 인문사회과학책방 〈풀무질〉에서 쓰던 책싸개 하나 나온다. 오호라. 이런 것을 내가 예전에 장만한 적이 있었네. 인천에서 사진책도서관을 처음 열며 손으로 써서 만든 소식지 꾸러미 나온다. 요즈음 살림돈이 아주 바닥나는 바람에 도서관 소식지와 1인잡지를 여러 달째 못 찍는다. 그래, 1인잡지는 힘들면 어쩔 수 없이 좀 미루더라도, 도서관 소식지는 예전처럼 이렇게 손글씨로 만들 수 있겠네. 바로 오늘부터 어떤 이야기로 손글씨 소식지를 쓰면 좋을는지 생각하자.


  도서관 골마루 바닥을 말끔히 쓸고 닦았다. 작은아이가 졸린지 바닥에 드러눕기도 하고, 앉기도 한다. 그래, 너희들이 이렇게 뒹굴며 놀 수 있도록 나무바닥 있는 작은학교 자리를 찾았지. 그리고 이 나무바닥을 깨끗이 닦아 너희들이 뒹굴며 놀다가 책을 보며 삶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랐지.


  16대 대통령 뽑힌 노무현 님이 보내 준 편지가 나온다. 그때 이녁한테 표를 준 사람한테 모두 보낸 편지였을까.


  도서관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바깥 전깃줄 따라 참새가 잔뜩 앉는다. 얘들아, 이곳 도서관 풀밭은 너희들한테 즐거운 보금자리 되겠지. 우리 식구는 이곳에 책터를 닦고, 너희들은 이곳에 보금자리를 틀며 서로 사이좋게 놀고 어울리자.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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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1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루 바닥이 반짝반짝 하네요. ^^
저도 바닥에 편히 앉아 책 읽고 싶군요~
손글씨 소식지도, 또 색다른 기쁨을 줄 것 같구요~*^^*

파란놀 2013-10-10 19:46   좋아요 0 | URL
마루 반짝반짝 하도록
여러 날 신나게 걸레질 하면서
오늘도 등허리와 어깨가 결리네요 ^^;;;;; 이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