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놀이 5 ― 맨손 눈놀이

 


  큰아이가 맨발로 마당에 뛰쳐나온 뒤, 맨손으로 눈을 그러모으는 모습을 보다가 ‘이런, 손이 시리겠네. 장갑을 끼워야 할까.’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눈은 장갑 낀 손으로는 제대로 뭉치기 힘들다. 손에서 나오는 따스한 기운으로 살살 녹이면서 뭉쳐야 제대로 뭉친다. 놀다가 손이 많이 얼면 그때 집으로 들여 손을 녹이고 다시 놀게 하면 되겠지, 하고 다시 생각한다. 맨손으로 한참 놀다가 아이 스스로도 춥다고 여겨 잠옷을 벗고 새로 옷을 껴입고 나와서 다시 눈을 만진다. 4346.11.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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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놀이 4 ― 맨발 눈놀이

 


  아침에 일어난 아이들이 마당 한쪽 평상에 눈이 쌓인 모습을 보고는 맨발로 후다닥 뛰쳐나가더니 맨손으로 눈을 쓴다. 눈을 기다리느라 한 해가 걸렸지? 한 해에 한 번씩 구경하는 눈을 기다리느라 참말 눈이 빠지는 줄 알았지? 맨발로 뛰쳐나갈 만하다. 4346.11.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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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1-29 07:26   좋아요 0 | URL
와~~정말 좋아하는군요!
눈도 이쁘지만 아이들의 모습이 더 예쁩니다~
사진 보고 있으니 제 기분까지 막 좋아지네요~*^^*

파란놀 2013-11-29 07:40   좋아요 0 | URL
한 해를 꼬박 기다린 첫 눈이었으니
더 좋아했구나 싶기도 해요.

그런데 고흥에서 보는 눈이란
참말 이 사진에 나온
고작 저 한 줌밖에 안 됩니다 ^^;;;;

그 한 줌으로도 좋아서 뛰어놀아요~
 

빗방울

 


빗물 먹는 풀 나무
푸르게 크면서
풀밭 숨
이루어진다.

 

풀밭과 숲에서
푸르게 자란
푸성귀 열매
맛난 밥 된다.

 

풀은 빗물 들이켜고
나무는 빗물 마시고
우리는
빗물 숨결 깃든 밥
즐겁게 먹는다.

 

감잎에 뽕잎에
오이잎에 무잎에
동글동글 상큼상큼
빗방울 맺힌다.

 


4346.6.1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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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재우는 재미

 


  아이들을 재우기가 어렵다고들 말하지만, 이 땅 아이들은 먼먼 옛날부터 잘 먹고 잘 자면서 무럭무럭 컸다. 제대로 못 먹고 자란 아이도 있을 테고, 제대로 잠들지 못한 아이도 있으리라 본다. 제대로 사랑받지 못할 뿐 아니라, 제대로 꿈꾸지 못하며 시름시름 앓아야 하는 아이도 있으리라 느낀다. 그런데, 어느 어버이라 하더라도 모두 한마음이리라 본다. 내 아이가 되든 다른 집 아이가 되든, 모두 사랑스럽고 따사롭게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비는 한마음이리라 본다.


  어버이가 되고 어버이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아이들 재우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고 보람차며 아름다운가를 늘 새삼스레 깨달으리라 생각한다. 참 그렇다. 잠투정을 하며 안 자려 하는 아이도, 이부자리에 등만 대면 곧바로 곯아떨어지는 아이도, 하나같이 예쁘며 귀엽다. 모두들 사랑스럽고 착하다.


  아이들 재우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자장자장 노래 부르다가 나도 모르게 곯아떨어진다. 아이들이 늦게까지 안 자려 하면서 방을 온통 어지르면 괜히 씩씩거리며 골을 내다가 아이도 나도 나란히 곯아떨어진다. 자는 동안 아이들이 뒹굴며 아버지 몸을 발로 찬다. 자는 동안 아이들이 이불을 걷어차며 춥다. 아이들과 한 이불 덮고 자다 보니, 아이들이 이불을 차면 다 함께 춥다. 썰렁하다고 느껴 잠에서 깨어 아이들부터 이불을 여미고는 나도 목아지까지 이불을 끌어당긴다. 한 놈이든 두 놈이든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면, 자다가 쉬 마렵다는 뜻이다. 개구지게 놀았으니 몸이 고단하고, 그렇다고 쉬를 안 눌 수도 없고, 낑낑 끙끙 소리를 내며 뒤척인다. 부시시 일어나 아이를 안거나 걸려 쉬를 누인다.


  이렇게 하루를 누리는 재미란 무엇일까. 이렇게 하루를 보내는 삶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아이들 자라 열 살을 넘고 스무 살 되기까지는 아주 빠르리라 본다. 아이들 밤오줌 가리도록 돌보는 햇수란 고작 열 해쯤이지, 열 살 넘어가면 아이들은 스스로 부시시 일어나서 밤오줌을 누고는 혼자서 조용히 이부자리로 파고들리라. 아이들한테 하나하나 마음을 쓰고 손을 쓰며 몸을 써야 하는 나날은 아주 짧을 뿐 아니라, 즐겁고 재미난 이야기가 넘치는 삶이라고 느낀다. 밤에 할 일 있어서 셈틀을 안 끄고 아이들을 재우다가 그만 나도 깜빡 잠이 든다. 퍼뜩 놀라 잠에서 깬 뒤, 살그마니 이불을 들추어 몸만 빠져나가려 하는데, 큰아이가 불쑥 “아버지 어디 가요?” 하고 여쭌다. 옆에서 작은아이도 누나 목소리 흉내를 내며 “어디 가요?” 하고 여쭌다. 아이고, 얘들아, 너희는 잠 안 들고 아버지만 잠들었니? 이제는 그만 자야지. 4346.11.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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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34. 눈아, 반갑구나 (2013.11.28.)

 


  눈이 오락가락하는 날, 두 아이는 마당에 나가서 눈 맞고 뛰놀다가 집으로 들어오기를 되풀이한다. 눈이 떨어지면 마당으로 나가고, 눈이 그치면 집으로 들어온다. 눈이 떨어지면 서로 소리를 지르며 마당을 달린다. 눈이 그치면 잘 놀았다며 집으로 들어온다. 포근한 남녘땅에서는 눈발 날린다 한들 땅에 닿기 무섭게 녹지만, 이렇게 하늘하늘 흩뿌리는 조그마한 눈발로도 아이들은 신이 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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