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36. 빈논에 서며 (2013.12.10.)

 


  아이들더러 빈논에 들어가서 달려 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이는 내 마음을 읽었을까. 아이들이 이 시골에서 흙과 풀과 나무와 꽃과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별과 해와 숲과 바다와 무지개와 미리내를 실컷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읽었을까. 굳이 아이들더러 이것 해라 저것 해라 말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놀 수 있는 조용하며 예쁜 보금자리 되도록 가꾸면 된다. 아이들은 스스로 시골빛 뽐내는 시골아이로 지낸다. 아이들은 저마다 시골숨 마시는 시골살이 즐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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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놀이 1

 


  우리 논이 있으면 겨울뿐 아니라 봄과 여름과 가을에도 논놀이를 할 테지만, 우리 논은 아직 없으니, 겨울철 빈논을 사뿐사뿐 달리며 논다. 겨울에는 어느 논이든 아이들이 마음껏 들어가서 달릴 만하고 논흙을 만질 수 있다. 가을까지는 어느 논이라도 농약 기운이 감도니까 섣불리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기도 하는데, 가을걷이 마치고 한참 지난 뒤에는 웬만한 농약 기운은 비와 바람과 햇볕이 씻어 주었겠지. 고운 흙내음 누리며 보송보송한 흙을 누리자. 4346.12.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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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장만하는 책

 


  꼭 마흔 살 먹은 그림책을 다시 장만한다. 일본에서 1973년에 처음 나오고 한국에서 2008년에 처음 옮긴 그림책인데, 몇 해 앞서 한 권 장만했는데, 도무지 어디에 두었는지 못 찾아서 다시 장만하기로 한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그림책 하나 다시 장만한 줄 모른다. 그동안 찾던 책이 짠 하고 나타나니 반가울 뿐이다.


  어디엔가 있는 책을 다시 산다면, 같은 책을 집에 두 권 건사하는 셈일 텐데,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 책이라면 두 권 아닌 세 권이나 네 권이 있어도 즐겁다고 느낀다. 아이들과 살아가며 새롭게 느낀다. 하나는 예쁘게 건사하는 책으로 삼아, 아이들이 자라 어른 되어 저희 아이를 낳을 적에 물려주거나 선물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닳고 낡도록 신나게 들여다보는 책으로 삼을 수 있다.


  예전에는 ‘같은 책 다시 살 돈’이 있으면 ‘새로운 다른 책을 하나 더 사자’고 여겼지만, 이제는 굳이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다른 책을 장만할 돈은 언제라도 새롭게 벌어서 누릴 수 있다고 깨닫는다. 스스로 돈이 없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책을 장만하지 못한다고 깨닫는다. 나한테는 내가 즐겁게 읽고픈 책을 모두 읽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살림이라고 생각할 때에 비로소 책을 장만할 만하다고 깨닫는다.


  왜냐하면, 한 달에 오백만 원이나 천만 원을 번다 하더라도 이것 하랴 저것 하랴 한 달에 책값 만 원조차 못 쓰는 사람이 있다. 한 달에 천만 원 벌면서 이웃돕기에 만 원을 못 쓰는 사람이 있다. 한달에 이십만 원이나 오십만 원 벌면서 이웃돕기에 만 원을 잘 쓰는 사람이 있고, 내 살림을 돌아보면 한 달에 십육만 원 벌던 신문배달부 적에도 다달이 구만 원을 적금으로 부으면서 남은 돈으로 책을 사서 읽곤 했다.


  돈이 아니라 마음에 걸린 일이 책읽기라고 할까. 마음이 있을 때에 책을 장만한다. 마음이 있을 때에 책을 펼쳐 읽는다. 마음이 있을 때에 책에 서린 넋을 즐겁게 받아안는다. 마음이 있을 때에 책 하나 읽으며 삶을 새롭게 가다듬어 스스로 거듭난다.


  마음이 없을 때에는 책을 장만하지 않는다. 마음이 없을 때에는 책을 펼칠 틈이 없다고 여긴다. 마음이 없을 때에는 애써 책을 읽어도 책에 서린 넋을 제대로 맛보거나 살피지 못한다. 마음이 없을 때에는 책 하나 읽으며 스스로 삶을 새롭게 가꾸지 못한다.


  내 둘레 이웃들 누구나 마음 느긋하고 넉넉하며 아름답게 하루를 누릴 수 있기를 빈다. 마음이 느긋하고 넉넉하며 아름다울 때에 비로소 책을 읽으며, 다른 이웃한테 사랑스레 손길을 건넬 수 있고, 이 지구별을 푸르게 가꾸는 빛을 베풀 테니까. 4346.12.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다시 장만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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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벌이 있기에 뭍사람이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줄 가르치는 교과서나 학교나 교사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 곳에선가 가르치는 손길과 목소리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주 작고 낮은 목소리일 테지만, 갯벌을 없애면 뭍목숨 모두 숨이 막힐밖에 없는 줄 또렷하게 깨달아 슬기롭게 가르치고 알려주며 삶을 가꾸는 이들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겨레가 이 조그마한 나라에서 아름답게 살아올 수 있는 밑힘이란 바로 갯벌이요 바다이며 들이고 숲이자 멧골이면서 냇물이다. 딸아이와 함께 갯벌을 돌아보며 사랑하는 마음씨가 《하늬와 함께 떠나는 갯벌여행》이라는 조그마한 책에 알뜰살뜰 묻어난다. 4346.12.13.쇠.ㅎㄲㅅㄱ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하늬와 함께 떠나는 갯벌여행- 환경을 사랑하는 어린이 교양 과학동화 1
백용해 글.사진 / 창조문화 / 2004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12월 13일에 저장
품절

나는 갯벌을 겪는다- 자연을 읽는 책들
백용해 지음 / 한림미디어 / 2004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12월 13일에 저장
절판
시원한 여행 갯벌 속으로- 인천.경기편, 테마가 있는 수도권 갯벌여행 2
백용해 지음 / 창조문화 / 2002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12월 13일에 저장
품절

시원한 여행 갯벌 속으로- 충청도편, 테마가 있는 수도권 갯벌여행 3
백용해 지음 / 창조문화 / 2002년 8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3년 12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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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을 전기로 켜서
길을 밝힙니다.
밤도 낮과 같아
훤합니다.

 

건물도 아파트도 층층 높아
낮에도 등불을 전기로 켜
일터와 집을 밝힙니다.
등불 없이는
낮도 밤과 같아
어둡습니다.

 

지구별은 우주에서 빛납니다.
해도 달도 우주에서 빛나요.
저 먼 별들도
우주에서 곱고 맑게 빛나지요.

 

지구에는 지구빛 있지만,
등불을 켜면서
사람들 마음에 있는
작은 빛 사그라듭니다.

 


4346.11.14.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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