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90] 아버지

 


  아이하고 지내면서 그림책도 읽히고 만화책도 읽힙니다. 만화영화도 보고 그냥 영화도 봅니다.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으니 할머니 할아버지 계신 집에 찾아갈 적에는 그곳에 있는 텔레비전도 함께 봅니다. 이렇게 보고 저렇게 볼 적마다 아이는 영화나 방송에서 ‘아빠’라는 말을 듣습니다. ‘엄마’라는 말을 듣습니다. 우리 집 큰아이는 2014년부터 일곱 살입니다. 이제 일곱 살이 된 만큼, 큰아이더러 ‘어머니와 아버지’를 부를 적에 ‘어머니와 아버지’로 부르도록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만화영화나 영화나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은 젊거나 어리거나 늙거나 하나같이 ‘엄마와 아빠’라고만 해요. 그래서 오늘도 큰아이는 아버지한테 한 마디 묻습니다. “아버지, 왜 책이랑 컴터에선 ‘아빠’라고 불러? ‘아버지’라고 부르면 좋겠다.” 그래, 우리 예쁜 아이야, 다른 어른들이 말넋과 말빛을 한결 사랑스레 깨달을 수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 4347.1.2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밥그릇과 책

 


  아이들은 밥그릇을 놓고 다투지 않는다. 다만, 예쁜 밥그릇이 있으면 서로 차지하고 싶다. 그러니, 아이가 둘을 넘으면 똑같은 밥그릇을 아이들 머릿수대로 갖춘다. 다만, 똑같은 빛깔로까지 맞추고 싶지 않아 붉은 빛과 파란 빛으로 갖춘다. 처음에는 큰아이가 파란 그릇을 갖겠다 하더니 어느 때부터인가 “그동안 파란 꽃그릇 했으니 이제 빨간 꽃그릇 할래.” 하고 말한다. 작은아이는 빨간 꽃그릇을 누나한테 내줄 마음이 없다. 그러다 마침, 어머니 몫 그릇은 밥그릇과 국그릇 빛깔을 다르게 쓰는 모습을 깨닫는다. 동생더러 “보라야, 난 국그릇이 파랑이니까 너는 국그릇을 빨강으로 해. 난 밥그릇을 빨강으로 하고, 넌 밥그릇을 파랑으로 해.” 이렇게 하니 동생이 얌전히 따른다. 때로는 누나가 빨강 밥그릇을 쓰고, 때로는 파랑 밥그릇을 쓴다. 그날그날 바꾸어 본다.


  사이좋게 나누어 쓰기도 하지만,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기도 하는 두 아이가 개구지게 놀면서, 작은아이는 어느새 낮잠을 거르는 날이 있다. 그렇지만 누나만큼 힘이 닿지 않으니 저녁이 되면 이내 지쳐서 곯아떨어진다.


  두 놈이 같이 자면 한결 수월할 테지만, 한 놈이 자고 한 놈이 깨면 아이들 밥을 차려 주기 마땅하지 않다. 그렇다고 큰놈을 굶길 수 없으니 작은 밥상에 큰놈 몫을 차려서 준다. 큰놈이 밥을 다 먹을 즈음 작은놈이 늦은 낮잠에서 깬다. 큰놈이 먹던 밥상에 작은놈 밥그릇과 국그릇을 놓는다. 밥을 다 먹은 큰놈은 밥상맡에서 만화책을 펼친다. 작은놈은 누나가 무얼 하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늦은 낮잠에서 깨어나 한창 배고프다. 아무것도 안 쳐다보고 오로지 밥상에 척 붙어서 밥그릇 비우기에 바쁘다.


  배고픈 사람은 밥을 먹는다. 마음이 고픈 사람은 책을 읽는다. 꿈이 고픈 사람은 꿈을 키우고, 사랑이 고픈 사람은 사랑을 키운다. 아이가 읽는 책에는 어떤 빛이 있을까. 아이가 읽도록 어른들이 만든 책에는 어떤 빛이 서릴까. 어른들은 저마다 어떤 빛을 누리고 살면서 아이한테 어떤 빛을 마음밥으로 내줄까. 4347.1.2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꽃밥 먹자 53. 2014.1.25.

 


  밥을 거의 다 먹은 산들보라가 문득 손을 뻗는다. 곤약 담긴 접시에 손을 척 대고는 누나가 못 집게 막는다. 왜 그래? 누나하고 사이좋게 먹어야지. 먹느냐 못 먹느니 다투다가 하나씩 집으면서 논다. 너 이제 배부르다고 누나 못 먹게 막으면서 노는구나. 요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그림 읽기
2014.1.25. 큰아이―꿈꾸는 네 사람

 


  큰아이가 네 식구를 그린다. 네 식가 나란히 누워서 이불을 덮고 자는 모습을 그린다. 자면서 저마다 무언가 하나씩 꿈을 꾼다. 무슨 꿈을 꿀까. 네 식구는 저마다 무슨 꿈을 꾼다고 생각하며 이 그림을 그렸을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을 읽는 사람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여행을 한다. 내가 있는 이곳에서 내가 없는 저곳으로 생각을 달린다. 책을 읽는 동안 오늘에서 어제로 여행을 한다. 내가 있는 오늘에서 내가 없는 어제로 마음을 움직인다. 새로 나온 책이라 하더라도 오늘을 말하지 못한다. 책은 오늘 나오지만, 책에 담을 이야기는 모두 어제 누린 삶이다. 오늘 살아가는 모습을 글로 담아도, 글을 쓰고 나면 모두 지나간 이야기가 된다. 지나간 이야기에서 무엇을 찾아볼 수 있기에 책을 펼치는가. 어제 이야기에서 어떤 기운을 받을 수 있기에 오늘을 살며 책을 넘기는가. 내가 살아가는 이곳이 아닌 이녁이 살아가는 저곳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에서 어떤 빛을 느끼기에 책을 손에 쥐는가. 삶을 여행하면서 삶을 읽고, 사랑을 여행하면서 사랑을 읽는다. 꿈을 여행하는 이는 꿈을 읽고, 평화를 여행하는 이는 평화를 읽는다. 4347.1.26.해.ㅎㄲㅅㄱ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책여행자- 히말라야 도서관에서 유럽 헌책방까지
김미라 지음 / 호미 / 2013년 12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01월 26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