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두 아이



  인천 큰아버지 집에 가는 길에 시외버스에서 두 아이가 곯아떨어진다. 큰아이는 제법 커서 혼자 창틀에 기대어 잔다. 작은아이는 아직 작아 아버지 무릎에 드러누워 잔다. 한 시간 반 즈음 시외버스에서 두 아이를 재운다. 시외버스를 다섯 시간 가까이 탄 아이들은 세 시간 반을 놀고 한 시간 반을 잔다. 큰아이 일곱 살 작은아이 네 살이 되면서 두 아이를 데리고 마실을 하며 퍽 수월하다. 아이들이 한 살을 더 먹으면 두 아이 마실이 더 수월할 테고, 곧 두 살을 더 먹으면 두 아이 마실은 훨씬 수월하겠지. 아이들은 스스로 자라고 스스로 큰다. 스스로 씩씩하며 스스로 즐겁다. 스스로 웃고 스스로 노래한다. 4347.3.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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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탈핵 이야기 (최열, 김익중, 이원영, 한홍구, 우석균, 강양구, 소복이) 철수와영희 펴냄, 2014.3.11.



  어린이가 자라 푸름이가 된다. 푸름이가 자라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된 어린이와 푸름이는 아이를 낳는다. 새로 태어난 아이는 어린이로 자라고 푸름이로 자라며, 새삼스레 다시 어른이 된다. 어린이와 푸름이는 어른이 만든 삶터에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어린이와 푸름이는 곧 어른이 되어 삶터를 새롭게 가꾼다. 그러니, 어른은 어린이와 푸름이한테 앞으로 이 삶터를 어떻게 다시 만들고 새롭게 가꾸어야 아름다울는지 가르치거나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10대와 통하는 탈핵 이야기》는 앞으로 이 땅에서 살아갈 어린이와 푸름이가 자원과 에너지와 전기와 문명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를 찬찬히 들려준다. ‘반핵’이나 ‘찬핵’이 아닌 ‘탈핵’, 곧 핵발전과 핵무기 모두 털어내면서 새 빛을 찾자고 이야기한다. 4347.3.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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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컸어요! 웅진 세계그림책 115
루스 크라우스 지음, 헬린 옥슨버리 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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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55



봄을 먹는 아이들

― 이만큼 컸어요

 루스 크라우스 글

 헬린 옥슨버리 그림

 공경희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2007.6.29.



  봄이 되어 풀이 돋습니다. 풀이 돋아 잎이 벌어지고 줄기가 오르면서 꽃이 피어납니다. 꽃이 지면서 열매가 익고 씨앗이 맺습니다. 아이들은 들과 숲을 쏘다니며 들딸기를 찾습니다. 들딸기 곁에서 찔레싹을 꺾어 먹습니다. 찔레꽃 하얀 잎사귀도 들딸기와 함께 훑어서 먹습니다.


  들딸기와 찔레를 먹는 아이들은 들과 숲에서 자라는 풀잎과 풀줄기를 뜯거나 꺾거나 캐어 먹습니다. 풀열매는 아이들 몸으로 빨갛게 스며들고, 풀잎과 풀줄기는 아이들 몸마다 푸르게 젖어듭니다.



.. 곧 여름이에요. 나무에 새싹이 돋고, 땅에 풀도 자라기 시작했어요. 헛간 옆에는 꽃이 피었어요. 아이가 엄마에게 말했어요. “엄마, 모두모두 크고 있어요. 풀도 크고, 꽃도 크고 나무도 크고 있어요.” ..  (4쪽)

 

 



  어버이는 아이한테 밥을 차려 줍니다. 가장 맛있게 먹을 밥을 차립니다. 손수 흙을 일구어 나락을 거두면, 키를 까부르고 방아를 찧으며 돌을 일어서 솥에 안칩니다. 장작을 때어 아궁이에서 불을 지피고, 보글보글 밥 익는 내음이 퍼지는 사이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마련합니다. 아이들은 밥내음과 국내음을 맡으며 꼬르륵 노래를 부릅니다. 침을 꼴깍 삼키고 한결 배고픕니다. 그러나 즐겁게 기다리면서 마당에서 놀고 고샅을 달립니다.


  이윽고 밥을 다 차리면 어버이가 부르는 소리가 마을에 퍼집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네 네 소리를 치면서 집으로 달려갑니다. 신을 휙휙 발에서 털고는 섬돌을 콩콩콩 뛰어서 집으로 들어갑니다. 밥상맡에 앉아서 잘 먹겠습니다 외치면서 밥술을 듭니다. 입으로 밥을 퍼넣느라 바빠 조잘조잘 재잘재잘 떠들지 않습니다. 입안 가득 밥을 우물거리면서 꿀꺽 삼키고 나서, 이야 맛있네 하면서 비로소 조잘조잘 재잘재잘 노래를 합니다.



.. 옥수수가 자랐어요, 과수원 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어요. 병아리들도 꽤 자랐어요. 강아지도 많이 자랐지요. 아이가 말했어요. “너희들 많이 컸구나.” ..  (12쪽)

 

 



  봄입니다. 골골샅샅 푸른 빛이 퍼지는 봄입니다. 봄은 들과 숲을 푸르게 물들입니다. 푸르게 물든 들과 숲에는 아름다운 노래가 퍼집니다. 나비가 노래하고 벌이 노래합니다. 개미가 노래하고 딱정벌레가 노래합니다. 개구리와 뱀이 노래하고 멧새와 들새가 노래합니다.


  누군가는 들노래를 들으며 들일을 합니다. 누군가는 숲노래를 들으며 숲마실을 합니다. 누군가는 풀노래를 들으며 풀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놀이를 물려받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아이한테 놀이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언제나 새삼스레 새 놀이를 빚습니다. 어른한테서 연 만들기를 배운다거나 제기나 썰매 만들기를 배우기도 하지만, 돌치기이든 구슬치기이든 자치기이든 금놀이이든, 늘 새 놀이를 재미나게 만들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치지 않고 놉니다.


  노는 아이들은 밥을 먹으면서 기운을 냅니다. 노는 아이들은 구슬땀을 흘리면서 서로 아끼고 돌보는 동안 사랑을 느낍니다. 노는 아이들은 날마다 무럭무럭 자랍니다. 노는 아이들은 언제나 씩씩하게 두 다리로 이 땅을 버티고 섭니다.



.. 덩굴에 꽃이 피었어요. 장미도 활짝 피었어요. 옥수수는 어른 키만 해졌어요. 배도 탐스럽게 익었어요. 병아리들도 더 쑥쑥 자랐어요. 강아지도 더 무럭무럭 자랐지요. 아이는 혼자 나가 헛간 옆에 앉았어요. 풀과 꽃을 보았어요 ..  (16쪽)

 

 



  루스 크라우스 님 글에 헬린 옥슨버리 님 그림을 더한 그림책 《이만큼 컸어요》(웅진주니어,2007)를 읽습니다. 날마다 새롭게 자라는 아이들 이야기를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시골에서 시골일을 거들고 시골놀이를 즐기는 아이가 날마다 새롭게 이웃과 동무를 느끼면서 스스로 자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는 풀이 자라는 결을 헤아리며 저 또한 자라는 줄 알아차립니다. 아이는 병아리가 자라고 옥수수가 크는 무늬를 바라보며 저 또한 크는 줄 깨닫습니다. 아이는 강아지와 함께 자랍니다. 아이는 배나무 열매와 함께 큽니다. 아이는 하늘숨을 마십니다. 아이는 하늘노래를 부릅니다. 아이는 하늘빛을 먹습니다. 아이는 하늘꿈을 품습니다.


  줄로 키를 재야 아이가 자라는 줄 알지 않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학년이 올라야 아이가 자라는 줄 알아차리지 않습니다. 봄이 찾아오고 여름이 무르익으며 가을이 빛나는 하루를 누리면서 자랍니다. 봄이 피어나고 여름이 환하며 가을이 고운 삶을 누리면서 큽니다. 봄과 함께 봄밥을 먹습니다. 여름과 함께 여름숨을 마십니다. 가을과 함께 가을노래를 부릅니다. 겨울에 겨울놀이를 즐기면서 빙그레 웃습니다.


  아이들은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철철이 즐기는 동안 사랑을 배웁니다. 아이들은 철마다 다른 빛을 느끼면서 철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익힙니다.


  봄을 먹는 아이들입니다. 봄을 노래하는 아이들입니다. 봄을 꿈꾸고 봄을 기다리며 봄을 부르는 아이들입니다. 4347.3.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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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길 빨래기계



  아이들과 마실을 나온 지 이틀째 된다. 첫날은 인천 큰아버지네에서 묵으며 손빨래를 한다. 저녁에 빨래한 옷은 이튿날 아침에 바짝바짝 마른다. 둘째 날은 일산 이모네에서 묵으며 빨래기계한테 맡긴다. 아이들을 씻기고 나도 씻은 뒤 빨래기계가 다 돌 때까지 기다린다. 아이들 씻기며 흐르는 물로 비빔질을 하고, 내 몸을 씻으며 나오는 말로 헹굼질을 하곤 하던 빨래인데, 따로 빨래기계를 쓰니 손품은 덜지만, 물은 많이 드는구나 싶다. 빨래가 다 될 때까지 한참 기다린다.


  마실길에는 아이들 옷가지를 여러 벌 챙기지 않는다. 두 벌씩 챙기더라도 가방 한 짐 된다. 저녁마다 아이들 옷을 벗겨서 빨래를 한다. 아이들은 새 옷을 입고 하루를 누린다. 아침마다 옷가지를 털고 갠다. 일산 이모네 집에서 빨랫대에 옷가지를 너는 동안 두 아이가 이부자리로 기어든다. 아침부터 낮 두 시 반까지 쉬잖고 놀던 두 아이가 비로소 졸음이 몰린 듯하다. 제법 나이를 먹은 아이들은 몸이 퍽 고단하면 스스로 이부자리로 기어든다. 척 보기로도 고단해 보여 제발 조금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서 놀라 하더라도 눕지 않는 아이들이지만, 스스로 더 견딜 수 없을 때에 스스로 드러눕는다.


  옷가지를 다 넌다. 아이들 목소리가 잦아든다. 어느새 두 아이 모두 눈을 감고 꿈나라로 갔다. 이마를 쓸어넘기고 이불깃을 여민다. 조용하다. 일산 대화역 둘레에 있는 이모네 집 창밖으로 자동차 소리와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어온다. 고흥집에서는 멧새와 나뭇잎 노래하는 소리를 듣고, 이곳에서는 복닥복닥 소리를 듣는다. 4347.3.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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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그림책 《꼬마 곡예사》를 또 한 권 장만한다. 책방마실을 할 적에 《꼬마 곡예사》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언제나 이 그림책 앞에 서서 한참 들여다보고 찬찬히 넘긴다. ‘꼬마 곡예사’ 이야기는 여러 사람이 글이나 그림이나 만화로 다루었다. ‘성모의 곡예사’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여러 사람들이 쓴 글이나 그림이나 만화를 읽을 적에도 즐겁고 아름답다 느끼지만, 나는 어느 책보다도 바바라 쿠니 님 그림책이 가장 마음에 든다. 보고 또 보고 다시 보고 새로 보면서 늘 새삼스레 눈시울이 젖는다. 가슴 가득 사랑을 길어올려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는 작은 아이 바나비가 얼마나 애틋하며 살가운가 하고 돌아본다. 바바라 쿠니 님이 이녁 아들을 낳으며 바나비라고 이름을 붙인 까닭을 알 만하다. 참말, 바바라 쿠니 님은 온 사랑으로 ‘꼬마 곡예사’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새로 빚었고, 이녁 아이와 함께 오래오래 아끼고 누린다. 4347.3.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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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곡예사
바바라 쿠니 / 분도출판사 / 198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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