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살며 시를 쓰는 분이 있다. 지난주에 내 책을 선물로 부쳤는데, 뜻밖에 그림책 두 권을 우리 아이들 선물로 부쳐 주셨다. 한 권은 진작에 사서 읽은 그림책이고, 한 권은 올해에 갓 나온 그림책이다. 어쩜, 이런 그림책이 나온 줄 몰랐네. 오빠하고 놀고 싶은 어린 동생이 오빠만 다니는 학교라는 데에 처음 나들이를 가며 겪은 이야기를 적은 《학교는 참 멋지다》이다. 학교가 멋질까? 학교가 삶터요 놀이터이며 노래터이고 이야기터라면 멋지겠지. 학교가 입시지옥이거나 따돌림터나 괴롭힘터 따위라면 안 멋지겠지. 스웨덴 시골마을에 깃든 조그마한 학교는 아이들이 시끌벅적하게 뒹굴면서 뛰노는 곳이다. 그러니, 이 학교는 어린 아이들 눈에 멋지며 사랑스럽고 즐겁게 보이리라.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나라에서도 학교가 어떤 모습이 되고 어떤 빛을 드리워야 멋지거나 아름답겠는가 하는 넋을 살포시 보여준다. 4347.3.2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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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참 멋지다
일론 비클란드 그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이명아 옮김 / 북뱅크 / 2014년 1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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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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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말은 ‘우동’이고 한국말은 ‘가락국수’인데, 이제는 이런 말을 따지면 괜히 골이 아프기만 하다. 깊이 생각하거나 살피는 사람이 없으니까. 아무튼, 일본 어느 대학교 구내식당에서 일하는 ‘우동여자’가 있고, 이 우동여자를 바라보는 ‘그림남자’가 있다. 그림남자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대학교에 왔고, 처음에는 주머니가 후줄근해서 가장 값싼 우동만 먹었으나, 차츰 우동여자한테 빠져든다. 우동여자는 말없이 일만 하다가 어느 날부터 그림남자를 자꾸자꾸 마주치면서 마음 한쪽에 둔다. 두 사람은 무엇을 좋아할까. 두 사람은 무엇을 좋아할 수 있을까. 사람이 만나는 이음고리는 아주 작은 데에 있다. 사람이 서로 다투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징검돌 또한 아주 작은 데에 있다. 우동 한 그릇으로 만나거나 헤어지거나 사랑하거나 웃을 수 있어도 즐거운 삶일 테지. 4347.3.2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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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여자
에스토 에무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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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06. 나락 말리는 가을에

 


  나락 말리는 가을에 시골길을 달리는 군내버스는 나락내음을 싣고 달린다. 마을마다 길바닥에 나락을 말리느라 부산하고, 군내버스는 이 마을과 저 마을을 돌면서, 다 다른 마을에서 다 다른 할매와 할배가 거둔 나락마다 곱게 풍기는 내음을 담아 고흥군을 한 바퀴 돈다. 왜 찻길에 나락을 말리느냐고 따질 수 있을 테지만, 나락을 말리는 할매와 할배가 군내버스를 타는 손님이다. 군내버스가 태울 할매와 할배는 나날이 줄어든다. 길바닥에 나락을 더 말리지 못한다면, 군내버스에 탈 할매와 할배도 사라지고 만다는 뜻이 될 테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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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05. 가을억새 버스

 


  겨울을 앞둔 늦가을 들길은 고즈넉하다. 들은 벼를 모두 베어 텅 빈다. 그러나 들이 비었다고 할 수 없다. 마늘을 심은 논이 있고 유채씨를 뿌려 이듬해 경관사업을 하는 논이 있다. 무엇보다, 벼를 베었어도 흙이 있으며 들풀이 살몃살몃 고개를 내미니까 ‘비었다’고 할 수 없다. 빗물에 흙이 쓸려 시멘트도랑에 흙바닥이 생기면 억새가 씨앗을 날려 자란다. 지난날에는 시멘트도랑 아닌 흙도랑이기만 했을 테니 가을억새 물결이 훨씬 곱고 커다랐으리라 생각한다. 고작 열 해 앞서만 하더라도 훨씬 출렁대는 가을빛 밝은 길을 시골버스가 달렸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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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04. 버스 냄새 나

 


  아이들이 버스만 지나가면 “아이, 버스 냄새.” 하고는 코를 싸쥔다. 자동차 지나가는 일이 아주 드문 두멧시골에서 살다 보니, 어쩌다 마주치는 버스가 있어도 ‘자동차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군내버스를 타도 택시를 타도 늘 ‘자동차 냄새’를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서 코를 싸쥐고는 웃는다. 좋구나. 그런데 무엇이 좋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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