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14. 동백마을 누나



우리 집 아이 사름벼리야,
우리 모두 사랑이란다.
밥 맛있게 먹고
동생과 예쁘게 놀며
씩씩하게 봄노래 부르는
아름다운 동백마을 누나로
오늘 하루 누리자.
어머니하고 볕바라기 즐기고
그림도 글도 책도 모두
곱게 아끼고 즐기렴.


2013.3.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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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삭줄꽃 책읽기



  마삭줄이 넝쿨을 이루어 잎이 돋을 때부터 ‘그래, 너는 마삭줄이네.’ 하고 알아본다. 마삭줄을 보면 참말 넌 마삭줄이네 하고 알아본다. 왜 그럴까. 왜 나는 마삭줄을 쉬 알아볼 수 있을까.


  바람개비와 같이 생긴 하얀 꽃이 피어나는 마삭줄이다. 마삭줄꽃이 피면 꽃내음이 확 퍼진다. 꽤 먼 데까지 맑은 꽃내음이 퍼져, 코를 큼큼거리면서 ‘어디에 이렇게 고운 내음 퍼뜨리는 꽃이 있을까?’ 하고 두리번거리며 살피기 일쑤이다.


  찔레꽃이 흐드러진 곳을 지나갈 적에는 찔레꽃내음이 짙고, 아까시꽃이 그득한 곳을 지나갈 적에는 아까시꽃내음이 짙다. 마삭줄꽃이 잔치를 이루는 데에 있으면 마삭줄꽃내음이 짙은데, 참말 꽃마다 내음이 다르다. 찔레꽃은 보드라운 결이라면, 아까시꽃은 달근한 결이고, 마삭줄꽃은 포근한 결이다.


  탱자나무와 찔레나무가 우거진 울타리에 마삭줄이 나란히 어우러지면 얼마나 고우면서 환한 꽃잔치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참말 옛날에는 집집마다 마을마다 봄부터 가을까지 쉬잖고 꽃내음과 풀내음이 넘실거리면서 모두 아름다운 넋과 숨결을 가꾸었으리라 느낀다. 4347.5.25.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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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5-26 03:40   좋아요 0 | URL
마삭줄꽃은 처음 봅니다~ 참으로 바람개비같은 꽃모양도
하얀 꽃빛도 애틋하니 좋습니다...
사진도 넘 좋구요~*^^*

파란놀 2014-05-26 08:55   좋아요 0 | URL
조그마한 바람개비꽃인데
꽃내음이 무척 짙고 깊어요.
시골마을에서 이 꽃넝쿨이 울타리에 있도록 할 만하구나
하고 늘 느끼곤 합니다~
 

꽃밥 먹자 76. 2014.5.24.



  감꽃을 주워서 밥에 얹는다. 그런데, 카레밥을 한 날 감꽃을 얹었네. 짜장밥을 해서 얹으면 꽃빛이 환하게 돋보일 텐데. 노란 밥을 하고는 노란 꽃을 얹다니. 이런 바보스러운 밥차림이 어디 있나. 그렇지만 아이들은 노란 밥에 얹은 노란 꽃을 곧장 알아챈다. 밥보다 감꽃을 먼저 살그마니 쥐어서 입에 넣고 씹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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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5-26 03:54   좋아요 0 | URL
노란 카레밥 위에 살포시 놓인 감꽃이 오히려 바탕이 노란색이라 그런지
왠지...작은 노란 장미꽃 봉오리 같게도 보이네요. ㅎㅎ
(모양은 장미가 아닌데도요..^^ )

파란놀 2014-05-26 08:56   좋아요 0 | URL
감꽃은 이토록 작은데
감알은 참 굵고 크게 맺히니
감이란 아주 대단해요
 

자전거쪽지 2014.5.24.

 : 씩씩한 이웃과 씩씩하게



- 네 식구가 람타학교 기초교육을 받으러 가기로 했는데, 배움삯을 마련하지 못한다. 작은아이 어금니가 많이 썩어서 크게 고쳐야 하는데, 아이 이를 고칠 돈도 마련하지 못한다. 이도 저도 못하면서 돈 나올 곳을 생각한다. 우리 시골집을 팔면 될까. 우리가 이 집에서 살려고 지붕을 새로 하고 천장을 고치고 전기와 부엌 시설을 고쳤으니, 시골에서 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이럭저럭 우리 집을 장만해서 지낼 만하리라 본다. 이렇게 하면 숨가쁜 우리 살림을 한동안 펼 만하다. 그러면, 우리 삶터는? 이 집을 팔면 우리가 새로 살 곳을 찾아야 한다. 이 집을 사겠소 할 사람이 곧장 나올는지 알 길이 없지만, 작은아이 이를 고치며 들일 목돈을 따지려니 뾰족한 수가 없다. 아무튼 치과를 여러 날 들락거려야 할 테니, 치과가 많은 일산으로 가려고 짐을 꾸린다. 곁님 식구가 살아가는 일산에 며칠 머물러야지 싶다. 그러나 일산으로 떠났다가 돌아올 찻삯 마련하는 일도 만만하지 못해 뭉그적거린다. 여러모로 마음이 무겁다. 집에 있을 바에는 바람을 쐬야겠구나 싶어,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워 마실을 해야겠다고 느낀다.


- 먼저 우리 도서관으로 간다. 두 통 가득 들딸기를 딴다. 아이들은 딸기밭에서 곧바로 따서 먹도록 한다. 면소재지로 간다. 면소재지에서 가게와 빵집에 들러 들딸기를 나누어 준다. 면소재지 가게 아주머니가 고맙다면서 아이들 먹으라고 얼음과자를 둘 선물로 주신다. 오월빛 머금은 빨간 열매를 함께 나누려는 생각이었는데, 뜻밖에 받는 선물이다.


- 작은아이는 수레에서 잠든다. 작은아이는 가게 아주머니가 준 얼음과자를 모른다. 다 녹겠네. 큰아이한테 하나를 주고, 내가 하나 먹기로 한다. 얼음과자를 손에 쥐고 자전거를 달린다. 집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자전거를 돌린다. 이웃 봉산마을 꼭대기에 빈집을 얻어 바지런히 고쳐서 지내는 분한테 찾아가기로 한다.


- 발포 바닷가에서 막공사를 한창 벌인다. 그곳으로 가는 커다란 짐차가 휭 지나간다. 먼지바람이 크게 날린다. 누렇게 익은 보리밭을 스친다. 푸른 물결이 가득한 멧자락을 바라보면서, 모내기를 앞둔 논 옆을 지나간다. 이윽고 봉산마을에 닿는다. 마을 꼭대기에서 지내는 이웃이니 꼭대기까지 자전거를 끈다. 자전거를 더 달릴 수 없어 내려서 걷는다. 땀이 줄줄 흐른다. 꼭대기집에 닿으니 작은아이가 잠에서 깬다. 잘 잤느냐.


- 마을 꼭대기에 있던 빈집을 고쳐서 지내는 이웃은 씩씩하다. 차근차근 하나씩 고친다. 서둘러야 할 일이 있겠는가. 즐겁게 지내고 싶은 집이니 즐겁게 손질하면서 지내면 넉넉하다. 풀냄새와 흙냄새를 느낀다. 두 아이는 이곳 마당과 부엌 사이를 오가면서 쉬잖고 뛰논다. 우리 집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참 잘 뛰어논다. 예쁘다.


- 오늘 큰아이는 혼자서 우리 집 대문을 열었다. 대문을 잠그는 빗장은 위와 아래에 하나씩 있다. 아래쪽 빗장은 쉽게 열지만, 위쪽 빗장은 높아서 아이들이 못 여는데, 받침대를 놓고 까치발을 해서 오늘 처음으로 연다. 큰아이가 제법 자랐구나. 대문을 연 아이들은 대문 언저리에 있는 공이나 자질구레한 것을 스스로 치운다. 이제 두 아이 모두 뭔가를 ‘치울’ 줄 조금 안다.


- 신나게 뛰논 아이들은 해가 지도록 놀이를 그치지 않는다. 그런데 말야, 아이들아, 우리는 집으로 가야 한단다.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잖니. 이웃집이잖니. 시골마을 꼭대기집에서 씩씩하게 지내는 이웃들과 인사를 한다. 우리도 씩씩하게 돌아가야지. 불빛 하나 없는 시골길을 다시 씩씩하게 달려야지. 이웃집 언니들이 입던 옷을 한 꾸러미 얻었다. 수레에 옷을 싣는다. 취나물도 한 꾸러미 얻었다. 취나물도 수레에 싣는다. 작은아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곯아떨어진다. 큰아이는 밤길이 무서울 만할 테지만, 함께 발판을 구르며 달린다. 불빛은 없어도 달빛과 별빛이 있다. 불빛은 없으나 우리는 이 자전거를 함께 밟는다.


- 집에 닿는다. 큰아이가 대문을 연다. 고맙게 자전거를 들인다. 작은아이를 안고 자리에 눕힌다. 옷을 갈아입힌다. 졸음이 넘친 작은아이는 잠을 안 깨고 그대로 뻗는다. 큰아이는 조금 더 놀다가 잔다. 나도 아이들 사이에 드러눕는다. 하루가 저문다. 개구리 노랫소리가 우렁차다. 나도 우렁찬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살아야겠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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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24. 대문을 드디어 열다 (2014.5.24.)



  수레를 붙인 자전거를 타려면 대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큰아이는 껑충 뛰어도 대문 위쪽 걸쇠를 열지 못한다. 손이 안 닿으니까. 대문을 타고 오르면서 손을 뻗어도 안 닿는다. 그런데 받침대를 놓고 올라가니 까치발을 해서 겨우 손이 닿는다. 얼마 앞서까지도 이렇게 했으나 손가락이 안 닿더니 이날 드디어 처음으로 대문을 연다. 누나가 대문 윗 걸쇠를 여니 작은아이는 아랫걸쇠를 열며 대문을 손으로 밀어 함께 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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