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찾은 강화


  인천에 살 적에도 강화에 온 적이 없다. 어제 처음으로 강화에 들어온다. 다리를 건너며 다리 건너는구나 하는 느낌도 그리 들지 않는데, 김포와는 사뭇 다르다고 곧 알아챈다. 길도 자동차도 김포는 너무 어수선하다. 하기는, 도시가 되어 커지는 데는 모두 똑같이 생기고 메마르며 눈 둘 데가 없다.

  강화에는 곳곳에 군부대가 있다. 목 좋거나 숲 좋다 할 만하면 군부대가 차지한다. 군부대는 이곳에서 무슨 노릇을 할까. 목 좋고 숲 좋은 데에 군인으로 끌려온 젊고 앳된 머스마는 무엇을 느끼거나 배울까.

  읍내도 면내도 벗어난 두메로 들어선다. 나무와 하늘이 싱그러운 곳으로 간다. 그래, 강화라면 이런 데가 강화라 할 테지. 읍내도 면내도 아닌, 시골스러움을 보고 느끼는 데에서 강화를 보고 강화사람을 만나며 강화내음을 맡겠지. 4347.5.2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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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읽으며


  시집을 읽으며 생각한다. 이 시로 꾸러미 하나 일군 분은 어떤 넋일까. 이 시를 펴낸 출판사는 어떤 꿈을 품었을까. 아름다운 노래를 내놓을 수 있어 즐거웠을까. 이름난 작가 하나를 이녁 출판사 도서목록에 올리니 뿌듯했을까.

  나이도 이름도 자리도 높다는 어느 시인이 일군 구슬을 읽는다. 두 아이를 이끌고 마실햐는 시외버스에서 읽는다. 멀미를 견디며 읽는다. 시도, 시 끝에 붙은 ㅊ대 국문과 교수 서평도 골이 아프다. 싯말이나 평론 가운데 아이한테 들려주거나 노래로 부를 만한 대목을 하나도 못 찾는다.

  시는 어떤 글인가. 산문시도 있고, 시가 꼭 노래로 부를 만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난 궁금하다. 노래하지 못하거나 노래할 수 없어도 시인가.

  웃음도 노래하고, 눈물도 노래한다. 시골도 노래하고, 도시도 노래한다. 사랑도 노래하고, 아픔도 노래한다. 꿈도 노래하고, 고단함도 노래한다. 새벽이든 공장이든 모두 노래가 된다. 노래도 삭히며 서로 어깨동무하는 빛을 담기에 시 한 줄, 이야기 한 자락이 아닌가. 4347.5.2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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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빛과 책읽기



  아침에 일어날 적에 멧새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며 처마 밑 제이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아침부터 아파트 주차장에서 나오는 자동차 소리를 듣거나 승강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라디오나 텔레비전으로 아침을 맞을 수 있다.


  가장 좋은 노래나 소리는 없다. 어떤 노래나 소리이든 내 하루를 여는 바탕이 되고, 내 넋과 숨과 빛을 이룬다.


  자동차 소리만 듣더라도 삶을 꿰뚤어볼 가슴이면 삶을 꿰뚫어본다. 제비 노래를 듣더라도 귀와 마음을 닫으면 삶을 못 읽는다. 4347.5.2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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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나뭇잎을 쓰다듬으면

곱게 먹은 햇볕과

시원하게 마신 바람과

달콤히 머금은 빗물과

고소히 받아들인 흙내음이

손끝을 거쳐

물씬

터집니다.



4347.52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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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빛

 


두 눈으로 숲을 늘 보니
푸른 내음 퍼지는
말 한 마디

 

마음 깊이 사랑을 늘 가꿔
맑은 숨결 흐르는
노래 한 가락

 

손으로 밥을 짓고
발로 땅을 디디고
귀로 이야기를 듣고
입으로 사근사근 속삭이면서
얼굴에는 웃음을 띄워
따순 빛 밝히는
오늘 하루

 


4347.5.2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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