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결에 물든 미국말

 (683) 홈메이드(home-made)


새삼 식사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 주었다. 뭐랄까, 홈메이드 행복감이랄까

《히구라시 키노코/최미정 옮김-먹고 자는 두 사람 함께 사는 두 사람 2》(대원씨아이,2014) 104쪽


 홈메이드 행복감이랄까

→ 집에서 만든 즐거움이랄까

→ 집에서 빚은 기쁨이랄까

→ 집에서 이룬 흐뭇함이랄까

→ 집에서 누리는 맛이랄까

 ……



  ‘홈메이드(home-made)’는 영어입니다. “집에서 만든”을 뜻합니다. ‘홈메이드 요리’라면 ‘집에서 만든 요리’요, ‘홈메이드 피자’는 ‘집에서 구운 피자’입니다. ‘홈메이드 옷’은 ‘집에서 지은 옷’이고, ‘홈메이드 스타일’은 ‘집에서 꾸미는 멋’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집에서 손수 짓는 일이 줄어듭니다. 이러다 보니, 집에서 먹는 밥을 따로 ‘집밥’이라 일컫곤 합니다. ‘집 학교’를 말할 수도 있을 텐데, 한국사람은 한국에서 살아가며 말을 나누는 만큼, 영어로 ‘홈’이나 ‘메이드’가 아닌 한국말을 알맞고 아름답게 쓸 수 있기를 빕니다. 4347.7.5.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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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밥 먹는 즐거움을 깨닫게 해 주었다. 뭐랄까, 집에서 만든 즐거움이랄까


한자말 ‘식사(食事)’는 ‘밥 먹음’을 뜻합니다. “식사의 즐거움”은 “밥 먹는 즐거움”으로 다듬습니다. ‘행복감(幸福感)’은 ‘즐거움’이나 ‘흐뭇함’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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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과 함께 글쓰기



  손님과 함께 있는 동안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밥을 차려서 함께 먹고, 면소재지나 읍내에서 먹을거리를 장만해서 나누어 먹는다. 엊저녁에는 아이 넷을 이끈 아주머니가 씩씩하게 찾아온다. 어제 낮과 그끄제에 찾아온 손님과 함께 자그마한 시골집 부엌과 방에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작고 작은 집이지만 한 사람 두 사람 열 사람 들락거린다. 그래, 이 작은 시골집에서 예전에 열 식구 넘게 살았다고 하니까.


  새벽부터 밤까지 북적거린다. 밤을 새워 이야기를 나눈 어른들은 아침이 밝을 무렵부터 드러눕는다. 아이들은 아침에 모두 깨어나 저희끼리 어울리면서 논다. 나는 드러누운 어른들과 뛰노는 아이들 사이에서 아침밥을 짓는다. 엊저녁 불린 쌀을 끓이고, 닭볶음을 끓이며, 된장국을 끓인다.


  아이들은 배고플까? 노느라 배고픔을 잊었을까? 그래도 밥을 먹자고 부르면 우르르 몰리려나? 밥을 차리는 사이사이 토막글을 쓴다. 밥을 다 끝내고 토막글을 마무리짓는다. 곧 풀을 뜯어서 풀버무리를 마련해야지. 4347.7.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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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07-05 12:04   좋아요 0 | URL
뭔가 좋은 일이 있었나봐요, 아니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는 건 일상인 건가요? 맛있는 된장 냄새와 밥 짓는 연기가 떠오르면서 따스한 풍경이 그려집니다. 마음 따뜻한 광경이에요~^^

파란놀 2014-07-05 22:10   좋아요 0 | URL
반가운 손님이 여러 날에 걸쳐 여러 분이 잇달아 찾아오셨어요 ^^

손님맞이를 하느라 온몸이 뻐근하고,
아이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쉬잖고 노는데,
몸은 고단하면서도
마음은 그예 넉넉하며 즐거운 요 며칠입니다~
 
지구를 다 먹어 버린 날 뜨인돌 그림책 25
알랭 세르 글, 실비아 보나니 그림, 박희원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06



지구별에 푸른 바람

― 지구를 다 먹어 버린 날

 알랭 세르 글

 실비아 보나니 그림

 박희원 옮김

 뜨인돌어린이 펴냄, 2011.4.29.



  자동차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자동차는 더 늘어나기만 합니다.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찻길을 더 늘리고, 주차장을 새로 마련합니다. 고속도로를 새로 더 닦는다 할 뿐, 고속도로를 줄이려고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자동차가 늘면서 아파트도 늘어납니다. 도시를 더 늘리거나 키우려고 합니다. 도시는 시골을 잡아먹으면서 늘어납니다. 온갖 건물은 들과 숲을 밀어내면서 늘어납니다. 도시를 키우면서 발전소를 새로 짓고, 발전소를 새로 지으면서 송전탑을 새로 박습니다. 전기를 쓰는 시설이나 기계는 끝없이 늘어납니다. 전기를 안 써도 될 삶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아니, 생각조차 하지 못합니다. 우리 스스로 생각을 하지 못하게끔, 교육과 정치와 경제가 꽁꽁 막힙니다.



.. 우리가 거대한 빙하를 마지막 조각까지 다 녹여 버리고 나면 ..  (3쪽)



  시골에서도 면소재지나 읍내에서는 자동차 소리를 듣습니다. 깊은 두멧자락이어야 비로소 자동차 소리에서 벗어납니다. 자동차 소리가 없는 곳에서는 멧새와 풀벌레와 개구리가 노래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자동차가 깃들지 않는 곳에서는 바람이 풀잎을 건드리는 소리와 나뭇가지를 간질이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스스로 노래를 부릅니다.


  자동차 소리를 듣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자동차 소리에 막히고, 자동차 움직임에 휩쓸립니다. 자동차 소리로 시끄럽기에 건물마다 창문이 두껍습니다. 풀밭이 사라지고 빈터가 없어집니다. 지난날에는 ‘아이들이 연을 날리며 뛰놀 만한 들’이 있어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오늘날에는 ‘아이들이 연을 날리며 뛰놀도록’ 마음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 우리에게 남는 건 돈. 하지만 돈을 먹을 순 없잖아요 ..  (17쪽)





  아이들이 학교를 다닙니다. 어느 나이가 되면 학교에 가야 한다고 합니다. 학교를 다녀야 하는 아이들은 교과서를 받습니다. 교과서에 적힌 지식은 아이들이 도시에서 ‘문화 교양인’으로 지내도록 이끕니다. 교과서는 아이들한테 스스로 밥과 옷과 집을 짓는 길을 밝히지 않습니다. 흙을 일구거나 나무를 심거나 숲을 돌보는 길을 보여주는 교과서는 없습니다. 이웃을 사랑하거나 동무와 어깨를 겯거나 어버이를 믿는 빛을 들려주는 교과서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빛일까요? 아이들은 어떤 빛일까요?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때에 사랑스러울까요? 아이들은 무엇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삶을 가꿀 때에 아름다울까요?


  알랭 세르 님이 쓴 글과 실비아 보나니 님이 빚은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 《지구를 다 먹어 버린 날》(뜨인돌어린이,2011)을 읽습니다. 사람들이 지구를 다 먹어치우고 나면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어른도 아이도 지구를 다 먹어치우려는 생각이 아니라, 지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길로 나아가도록 이끌고 싶은 넋을 보여주는 이야기책입니다.



..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지구를 소중히 생각하고 아껴 줄 어린이들뿐 ..  (20쪽)



  아이들이 빛이라면, 어른들도 처음에는 모두 빛이었습니다. 그런데, 빛이던 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빛이 아닌 목숨으로 바뀝니다. 빛이던 아이가 학교를 다니고 책을 읽으며 방송을 보는 동안 어느새 빛을 잃는 어른이 되고 맙니다. 회사를 다니고 도시에서 살며 자가용을 모는 사이 어느덧 빛과 동떨어진 어른으로 지냅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빛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언제나 고운 빛으로 살아갈 때에 환하게 웃습니다. 어른들도 늘 빛입니다. 그리고 어른들도 늘 맑은 빛으로 생각할 적에 신나게 노래합니다.


  경제개발이나 교육과정이 아닌 삶을 가꾸는 빛이 되기를 빕니다. 학력신장이나 문화예술이 아닌 사랑을 나누는 숨결이 되기를 빕니다. 사랑으로 만난 사람들이 사랑을 키우면서 지구별에 푸른 바람이 불도록 할 수 있기를 빕니다. 4347.7.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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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빙화
양립국 감독, 우한 외 출연 / 에이스필름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로빙화

魯氷花 The Dull-Ice Flower, 1989



  영화 〈로빙화〉는 대만 이야기를 보여준다. 대만 시골마을에서 씩씩하게 살아가려 하는 두 아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를 저어 가람을 가로질러야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시골마을 아이들이 마음속에 꽃빛을 담고 꿈을 꾸는 이야기를 밝힌다.


  아이들은 ‘화가’가 될 생각이 없다. 아이들은 ‘회사원’이나 ‘공무원’이나 ‘어떤 직업인’이 될 생각이 없다. 날마다 새롭게 맞이하는 하루를 즐겁게 노래하면서 꿈을 꾸고 싶다. 언제나 새롭게 찾아오는 하루를 기쁘게 사랑하면서 어깨동무하고 싶다.


  옆에서 가르쳐 주기에 그리는 그림이 아니다. 스스로 우러나오는 빛을 그릴 때에 그림이다. 책이나 지식으로 알려주기에 그리는 그림이 아니다. 스스로 길어올리는 빛을 담을 때에 그림이다.


  가난하다는 두 아이네 아버지는 ‘돈이 없어서 차밭에 농약을 못 뿌린다’고 걱정한다. 벌레를 잡으려면 농약이 있어야 한단다. 돈 많은 땅임자한테서 돈을 빌려 농약을 뿌릴 적에 환하게 웃는 사람이 바로 가난한 집 아버지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찻잎을 마시는데, 찻잎에 농약을 뿌리면 어찌 될까. 이런 잎사귀를 어떻게 먹겠는가.


  예나 이제나 차밭뿐 아니라 논밭에 농약을 뿌리는 지구별 농업이다. 농약이 아니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사회가 길들인다. 학교는 아이들이 농사꾼이 안 되도록 길들인다. 학교는 도시 아이는 도시에서 지내게 밀어붙이고, 시골 아이는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가도록 몰아세운다.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울까.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낄까.


  영화 〈로빙화〉에 나오는 작은아이 고아명은 삶빛을 누리기에 삶그림을 그린다. 누나와 아버지하고 지내는 삶을 고스란히 그림으로 담는다. 아마, 누나 고차매도 삶빛을 그림으로 담을 줄 알 테지. 다만, 시골마을 학교에서 이러한 그림을 알아보는 어른은 없다. 교사도 어버이도 이웃 어른도 안 알아본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갈 때에 아름다울까. 노래가 없는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울까. 노래를 담지 못하는 그림은 얼마나 빛이 날까. 노래가 드리우지 않는 학교요 마을이며 살림이라면, 우리한테 어떤 삶이 될까.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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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동생한테 찬찬하지



  물감으로 빛깔을 입히는 그림놀이책을 장만한 사름벼리는 동생을 옆에 앉히고 찬찬히 이야기한다. 이렇게 물을 묻히고 붓을 놀려 빛깔을 하나둘 입힌다고 알려준다. 천천히 그림이 이루어지고, 차근차근 새로운 숨결이 흐른다. 동생은 누나가 곁에서 새로 만드는 놀이를 지켜보면서 자라고, 사름벼리는 동생한테 새로운 놀이를 보여주면서 스스로 큰다. 4347.7.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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