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배고파요



  아침에 일어난 두 아이가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한다. “아버지, 배고파요.” 어느새 두 아이한테 아버지는 ‘밥돌이’가 된다. 그래, 너희는 아버지가 있어야 밥을 먹지. 어젯밤에 불린 누런쌀을 헹군 뒤 냄비에 불을 넣는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된장국을 끓이려 한다. 그런 뒤 무엇을 더 해 볼까.


  어제 월요일(7.7)에는 일산에 가야 했다. 어제 치과 진료 예약이 있었다. 일요일에 손님들이 돌아가고 난 뒤, 우리는 몸이 고단해 쉬느라 월요일 치과 진료 예약을 미루기로 했다. 금요일에 맞추어 간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일이 생기면서 수요일, 바로 이튿날에 고흥집에서 길을 나서야 할 듯하다. 나는 오늘 마감글을 여러 꼭지 바지런히 써야 하고, 우체국에 다녀와야 하며, 이것저것 챙기느라 바쁘다.


  아이들아, 우리 아침 맛있게 먹자. 그리고, 아버지가 바쁜 일을 추스르고 챙기느라 너희와 함께 못 놀 수 있지만, 배부른 몸으로 씩씩하고 재미나며 개구지게 뛰놀기를 빌어. 그러고 나서 하룻밤 기쁘게 잔 뒤, 일산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가자. 4347.7.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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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닦개(수건) 빨래



  비가 여러 날 그치지 않는다든지, 아이들 여럿과 함께 나들이를 온 손님이 있다든지, 이럴 적에는 손닦개가 갑자기 많이 든다. 그럴밖에 없다. 이때에 다른 어느 빨래보다 손닦개 빨래를 바지런히 한다. 비가 도무지 그칠 낌새가 없다면 이틀에 걸쳐 말리려는 마음이 되고, 아이들이 여럿 놀러오면 아이들을 씻기며 손닦개가 많이 드니까 해가 나기를 바라는데, 해마저도 안 들면서 손닦개를 많이 써야 하면, 하루에 예닐곱 장씩 빨곤 한다.


  여러 날에 걸쳐 고흥집에 머물던 손님이 모두 돌아가고 나서 빨래를 신나게 한다. 미리 빨래해서 널어 놓은 손닦개는 천천히 마르고 새로 빨래하는 손닦개는 오늘쯤 마를까. 그러나 비가 그쳐야 제대로 마르던가 하지. 우리 집에도 아이가 둘 있는 터라 손닦개를 열서너 장쯤 두는데, 손님이 올 때를 헤아리면 너덧 장은 더 두어야겠다고 느낀다. 4347.7.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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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7.7. 큰아이―딸기 따는 아버지


  사름벼리가 그림을 그린다. 딸기를 따서 머리에 인 바구니에 넣는 그림이다. 아래쪽에는 버섯도 있다. 얼마 앞서 골짝마실을 할 적에 큰아이가 큰갓버섯을 알아보아 하나 딴 적이 있고, 그 뒤 다시 골짝마실을 하면서 큰갓버섯을 둘 땄다. 여름이 되면서 들딸기는 모두 저물어 더는 딸 수 없지만, 아이들 마음속에는 언제까지나 ‘딸기 따먹던 오월’이 있구나 싶다. 얘야, 딸기를 다시 먹으려면 한 해를 다시 기다리면 돼. 이듬해 오월에 또 신나게 딸기잔치를 하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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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 골목에서 찍는 사진



  사진이론이나 사진기술을 말하는 사람들은 으레 ‘빛이 좋을 때’를 이야기한다. 아침과 저녁에 짤막하게 한 차례씩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때에 참말 빛이 좋을까? 한낮은 빛이 좋을 때가 될 수 없을까? 사진을 찍으면서 늘 생각한다. ‘빛이 좋을 때는 있는가?’ 하고.


  인천에서 살던 지난날, 골목마실을 하면서 사진을 찍을 적에 으레 한낮에 찍었다. 아침 낮 저녁 밤 새벽을 가리지 않았다. 찍고 싶을 적에 찍었다. 마음이 움직이면서 어떤 이야기가 샘솟는다고 느낄 때에 찍었다.


  빛이 밝을 때, 빛이 어두울 때, 빛이 부드러울 때, 빛이 눈부실 때 …… 날씨와 철에 따라서 빛이 늘 달라진다. 스스로 어떤 빛을 맞아들여 어떤 이야기를 담으려 하느냐에 따라 다른 빛을 쓴다.


  어릴 적에 한참 뛰놀던 신흥동과 율목동 갈림길 한쪽에 국수집이 있다. 국수를 말아서 파는 집은 아니고, 국수를 뽑아서 말린 뒤 알맞게 썰어서 파는 집이다. 이 집은 큰길 바로 안쪽 골목에 있는데, 언제나 햇볕과 바람에 국수를 말린다. 새벽과 아침과 낮과 저녁과 밤에 이 골목을 거닐며 생각하니, 한낮에 빛이 가장 눈부실 때에, 국수도 샛노랗게 빛나면서, 골목에 포근한 기운을 드리운다고 느꼈다.


  나로서는 눈부신 한낮 햇빛이 ‘좋아’서, 이 빛을 담고 싶었다. 다른 이들은 다른 이들대로 다른 빛을 ‘좋아’하면서 그 빛을 담으면 되겠지. 사진을 가장 잘 찍을 만한 때란 따로 없다고 본다.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샘솟을 때에 누구나 즐겁게 사진을 찍는다고 느낀다. 4347.7.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골목길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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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도 차를 타고 싶어



  손님이 나들이를 왔다. 그리고 손님은 이녁 집으로 돌아간다. 손님은 세 아이를 자동차에 태우고 앞자리에 앉아 몰아야 한다. 산들보라가 어머니 옷자락을 잡고 문득 말한다. “나도 차 타고 싶어.” 그래, 너도 타고 싶구나. 그런데 말이야, 이 차는 손님들이 집으로 돌아가며 타는 차야. 다음에 다른 차를 타도록 해 줄게. 4347.7.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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