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갓꽃 책읽기



  쑥갓이 쑥쑥 자라면서 꽃대가 뻗는다. 모든 풀과 나무는 꽃을 피우니, 쑥갓은 쑥갓꽃을 피운다. 쑥갓은 쑥갓다운 꽃을 피운다고 할 텐데, 샛노란 꽃이 피어나기도 하고, 하얀 빛이 감도는 꽃이 피어나기도 한다. 꽃잎이 다닥다닥 붙은 채 피어나기도 하고, 꽃잎이 성기게 벌어진 채 피어나기도 한다. 모두 쑥갓꽃이면서 다 다른 쑥갓꽃이다.


  그리 굵지도 크지도 않은 줄기에 꽃송이가 꽤 소담스럽다. 바람이 살랑 불기만 해도 커다란 꽃송이가 한들한들 춤을 춘다. 노란 꽃이 노랗게 춤을 춘다. 하얀 빛을 머금은 노란 꽃무더기가 다 같이 춤을 춘다.


  온통 짙푸른 밭자락에 쑥갓꽃은 맑은 빛을 베푼다. 햇볕이 후끈후끈 뜨거운 한여름에 쑥갓꽃은 더욱 눈부시게 빛난다. 온 여름을 가득 담아 꽃송이가 통통하고, 이 통통한 꽃송이에서 쑥갓씨가 토실토실 알뜰히 여물겠지. 4347.7.1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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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글쓰기



  글을 쓸 적에는 신나게 쓴다. 오직 글 한 가지만 생각하면서 신나게 쓴다. 둘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건 쳐다보지 않는다. 오직 글만 쳐다본다. 옆에서 누가 노래를 부르더라도 듣지 않는다. 오직 글에서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춥건 덥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추위나 더위를 느끼지 않으면서 글빛으로 감겨든다.


  아이를 마주할 적에는 아이만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이하고 웃는 길을 생각하고, 아이하고 노는 삶을 헤아리며, 아이하고 누리는 하루를 그린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아주 마땅히 어느 한 사람인 ‘누군가’만 생각하고 마음에 담으며 사랑한다. 달리 할 일이 있는가? 아니, 달리 해야 할 일이 있을까?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만 생각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하늘만 생각한다. 골짜기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골짜기만 생각한다. 밥을 지으면서 밥만 생각한다. 풀을 뜯으면서 풀만 생각한다. 나비를 바라보면서 나비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책만 생각한다. 글 한 줄을 쓰는 동안 나는 오롯이 글 한 줄이 되어 새롭게 태어난다. 신나게. 4347.7.12.흙.ㅎㄲㅅㄱ


(최종규.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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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48) 과거의 6 : 과거의 것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말을 과거의 것으로 돌리지 말고 그 내용을 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라 켄야/민병걸 옮김-디자인의 디자인》(안그라픽스,2007) 236쪽


 과거의 것으로

→ 옛 것으로

→ 옛날 것으로

→ 지나간 것으로

→ 철 지난 것으로

→ 해묵은 것으로

→ 고리타분한 것으로

→ 낡은 것으로

 …



  옛 것이 나쁘고 새 것이 좋지 않습니다. 거꾸로, 옛 것이 좋지 않고 새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옛 것은 옛 것입니다. 새 것은 새 것입니다. 나쁜 것을 찾자면 예전이든 요즈음이든 얼마든지 찾습니다. 좋은 대목을 느끼자면 예전이나 요즈음이나 얼마든지 느낍니다.


  보기글에서 말하는 ‘옛 것’이란, 말뜻 그대로 ‘옛’이나 ‘옛날’이나 ‘지나간’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는 한편, ‘철 지난’이나 ‘해묵은’을 가리키는구나 싶습니다. 더 나아간다면, ‘고리타분한’이나 ‘낡은’처럼 바라보는구나 싶습니다.


  느낌을 더 세게 나타내려 한다면 ‘낡아빠진’이나 ‘케케묵은’이나 ‘뒤떨어진’이나 ‘이제는 죽은’처럼 써 볼 수 있습니다. 4347.7.12.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말을 낡은 것으로 돌리지 말고 그 알맹이를 새롭게 살려야 한다


“그 내용(內容)을 진화(進化)시키는 것이 중요(重要)하다”는 “그 알맹이를 키워야 한다”나 “그 줄거리를 새롭게 살려야 한다”나 “그 속살을 북돋아야 한다”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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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그리고, 어른들은 사랑을 먹으면서 산다. 아이들은 사랑을 먹을 때에 무럭무럭 자란다. 그리고, 어른들은 사랑을 먹어야 새로운 하루에 새롭게 기운을 내면서 산다. 사랑이란 돈도 얼굴도 몸매도 부동산도 자가용도 아니다. 사랑은 언제나 사랑이다. 돈은 언제나 돈이다. 얼굴이나 몸매는 언제나 얼굴이나 몸매이다. 사랑을 먹고 자라고픈 아이들은 무엇을 바랄까. 아주 마땅하지. 사랑을 바란다. 사랑을 먹으며 살아가려는 어른들은 무엇을 바라야 할까. 아주 마땅하지. 돈이나 부동산이 아닌 사랑을 바라야 살 수 있지. 만화책 《미카코》 넷째 권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만화책에 나오는 아이들과 ‘만화책이 아닌 오늘 이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이루는 빛이란 예나 이제나 똑같이 사랑 한 가지이다. 마음을 따스하게 덥히고 생각을 밝게 이끄는 사랑이 있을 때에 아이들이 싱그럽다. 마음을 포근하게 어루만지고 생각을 넓게 북돋우는 사랑이 있을 때에 아이들이 웃는다. 짝짓기는 사랑이 아닌 짝짓기이다. 아이들을 억지로 짝을 지어 놓지 말자. 아이들은 스스로 마음으로 서로를 읽고 느끼며 만난다. 어른들이 할 일은 언제나 꼭 한 가지뿐이다. 아이들 마음이 맑으면서 밝게 트이도록 마을과 집과 숲을 가꾸면 된다. 4347.7.1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마지막 7권도 얼른 한국말로 나올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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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코 4
쿄우 마치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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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일곱 살로 나아가는 아이들 마음에는 어떤 빛깔이 스며들어 푸르게 물들까. 만화책 《미카코》 셋째 권을 읽는다. 학교와 집과 마을, 이렇게 세 곳을 날마다 오가면서 지내는 아이들은 하늘을 올려다볼 겨를이 적다. 바다를 마주할 틈이 없다. 그러나, 학과 공부를 살며시 내려놓고 교실 창밖을 내다보면 하늘이 나타난다. 하루쯤 학교로 가지 않고 바다로 가는 전철을 타면 바다를 껴안는다.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사랑을 가르쳐 주는가? 입시와 진학만 이야기할 뿐, 사랑이 무엇이고 사랑으로 가꾸는 삶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할 틈도 겨를도 마음도 없지 않은가? 사랑을 모르거나 잊은 채 열일곱 살이 되면, 또 스무 살이 되면, 또 서른 살이나 마흔 살이 되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이리 가도 서툴고 저리 가도 서툰 아이들 모습이 《미카코》에서 흐른다. 그러나, 이리 가도 사랑이고 저리 가도 사랑인 줄 아이들은 스스로 깨닫는다. 어른들은 보여주지도 가르치지도 않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푸르게 물들면서 스스로 자란다. 4347.7.1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6권이 얼른 번역되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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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코 3
쿄우 마치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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