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9.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

 이민경 글, 봄알람, 2017.10.23.



간밤부터 비가 내린다. 밤새 즐겁게 빗소리를 듣는다. 아침에 배웅을 받으면서 부산으로 건너간다. 시외버스에서도 빗소리를 누리면서 몸을 쉬다가 노래를 여러 자락 쓴다. 빗길을 슈룹 없이 걷는다. 보수동 〈남해서점〉에 들르는데, 일문과 교수를 지낸 분이 젊은날 읽은 값진 일본책이 몇 더미 들어왔다고 한다. 마침 엊그제 잔뜩 들어왔다고 해서 얼른 살핀다. 저녁에 〈카프카의 밤〉에서 ‘숨은사람찾기’ 모임을 꾸려야 해서 아쉽게 일어선다. 오늘 ‘숨은사람’으로 ‘주시경’ 이야기를 편다. 우리는 ‘한힌샘’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붙인 그분이 ‘한글’이라는 이름을 짓고서 ‘우리말틀(국어문법)’을 비로소 가다듬고 세운 보람으로 오늘날 누구나 ‘우리말·우리글’을 누린다만, 막상 다들 주시경을 잊고 한글날이 왜 한글날인지마저 까맣게 모른다. 왜 조선총독부는 한힌샘 님을 1914년에 갑자기 죽였을는지 생각할 일이다.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를 돌아본다. “빼앗긴 돈(임금)”을 찾고 싶은 마음을 들려준다. ‘똑같은 일’을 해도 일삯이 다른 우리나라인데, ‘순이돌이’만 틈이 있지 않다. ‘나이’를 놓고도, ‘끈(학력)’을 놓고도 틈이 있다. ‘서울시골’에도 틈이 있다. ‘온길’을 잊고서 ‘돈길’에 매인 나라를 갈아엎으려면 ‘함께’ 오늘 이 길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 거머쥐는 놈은 언제나 ‘나라(권력자)’라는 대목을 눈여겨볼 수 있기를 빈다. 다만, 나라를 쥔 놈은 하나같이 못난 웃사내이니 그들을 끌어내려야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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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8.


《열다섯 살의 용기》

 필립 후즈 글/김민석 옮김, 돌베개, 2011.11.21.



새벽하늘을 보니 물방울구름이다. 구름이 짙어도 해가 가만가만 드는 하루이다. 아침에는 뒤꼍 풀을 신나게 벤다. 처음에는 가볍게 눕히려다가 이내 손맛이 들면서 낫을 못 놓는다. 낫을 놀리면서 여치를 만나고 무당벌레를 스친다. 풀섶에서 쉬던 매미를 마주친다. 이렁저렁 뒤꼍에서 낫질을 하고서 마을길 풀을 베다가 왼손가락을 콕 찍는다. 아차, 안 쉬면서 일했구나. 모싯잎으로 생채기를 감싼다. 석벌쯤 모싯잎을 갈아붙이니 피가 멎는다. 낮에는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나온다. ‘책·만화·영화·SF’를 놓고서 한참 수다꽃을 피운다. 큰아이는 “요즘 사람들은 이야기를 모르고 꿈이 없고 사랑을 안 배운다”고 말씀한다.


《열다섯 살의 용기》는 대단히 아리송하다. ‘클로뎃 콜빈’이 “숨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로자 파크스’를 깎아내리고 ‘마틴 루터 킹’을 깔보는 줄거리로 흐른다. 이 책은 첫줄부터 끝줄까지 “열다섯 살 클로뎃 콜빈”이 “1950년대 흑백차별 철폐운동 한복판”에 했던 “아이 있는 백인중년남성과 몰래 짝을 맺어서 아기를 밴 일”을 꽁꽁 숨긴다. “흑백차별은 옳다”고 밀어붙이던 “백인미국사회”는 “클로뎃 콜빈처럼 청소년 나이에 가정 있는 40대 백인남성과 짝을 맺어서 아기를 밴 일”을 사납게 물어뜯으려 했는데, 이런 발톱질을 막아주고 지켜준 사람들(로자 파크스·마틴 루터 킹)이 거꾸로 ‘버스운동 영웅을 가로챘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이는군나.


“바른소리(정의로운 주장)”를 내어 “숨은 영웅 되살리기”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너무 앞선 나머지, ‘아이’를 아이로 보기보다는 ‘여성·남성’으로 자꾸 가르려고 하는 줄거리이다. 이러한 책은 ‘페미니즘 청소년 인문서’라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페미니즘을 갉는 굴레’이다.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못 그릴 뿐 아니라, 함께 살림하는 길하고 등진 줄거리로 어떻게 ‘페미니즘·평등’을 외칠 수 있을까. 그저 딱하다.


#ClaudetteColvin #TwiceTowardsJustice #클로뎃콜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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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만원 滿員


 만원 버스로 출퇴근하다 → 꽉 찬 채 다니다 / 북새통으로 오가다

 극장이 만원이다 → 보임터가 가득하다 / 마당이 북적이다

 학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 아이들로 붐비었다


  ‘만원(滿員)’은 “정한 인원이 다 참”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가득·그득·꽉·꽉꽉·꾹·꾹꾹·꽉 차다’나 ‘구름·구름떼·구름밭·구름물결·구름바다·구름같다’로 손질합니다. ‘너울·놀·너울거리다·물결·물결치다·바다’나 ‘너울판·너울바람·너울꽃·넘실거리다·넘치다·넘쳐나다’로 손질하고, ‘다닥다닥·다발·다복하다·바리·바리바리’나 ‘더미·덩어리·덩이·도떼기·도떼기판·두둑하다’로 손질하지요. ‘들어차다·듬뿍·많다·멧더미·납작’이나 ‘무지·무더기·뭉치·뭉텅·뭉텅이’로 손질해요. ‘미어지다·미어터지다·셀길없다·차고 넘치다’나 ‘차다·찰랑이다·채우다·철철·찰찰·촘촘하다’로 손질하며, ‘바글바글·버글버글·복닥이다·복작이다·복닥판·복작판’이나 ‘북새통·북새·북새길·북새판·북새굿·북새철’로 손질합니다. ‘북적이다·북적북적·북적판·북적길·북적철’이나 ‘붐비다·붐빔길·붐빔판·붐빔터·붐빔철’로 손질해도 어울리고, ‘불가마·불솥·불구덩이·불구덩·불굿·불밭·불수렁·불수레’나 ‘빼곡하다·빽빽하다·-뿐·콩나물시루’로 손질할 만합니다. ‘솔찮다·수두룩하다·수북하다·숱하다·쏠쏠하다’로 손질하고, ‘아름·어마어마하다·엄청나다·흘러넘치다’나 ‘와글와글·우글우글·욱시글·좔좔’로 손질하면 돼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만원(滿願)’을 “정한 기한이 차서 신이나 부처에게 기원하는 일이 끝남”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내 줍니다. ㅍㄹㄴ



이 마을에서 벌서 만원이어서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 이 마을에서 벌써 꽉 차서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 이 마을에서 벌써 가득 차서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 이 마을에서 벌써 붐벼서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울면서 하는 숙제》(이오덕, 인간사, 1983) 157쪽


이 배는 만원인 관계로

→ 이 배는 꽉 차서

→ 이 배는 자리가 차서

→ 이 배는 빈자리가 없어서

→ 이 배는 북새통이라서

《불멸의 그대에게 4》(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69쪽


입장료를 비싸게 받고 만원滿員시킬 수 있었다

→ 표를 비싸게 받고 가득 채울 수 있었다

→ 표값을 비싸게 받고 꽉 채울 수 있었다

→ 표값을 비싸게 받고 모두 채울 수 있었다

《조선 영화의 길》(나운규, 가갸날, 2018) 90쪽


구경꾼들까지 포함해 초만원을 이뤘다

→ 구경꾼들까지 해서 가득했다

→ 구경꾼들까지 더해서 북적거렸다

→ 구경꾼들까지 모여 북새통이었다

《사이보그 009 완결편 3》(이시노모리 쇼타로·오노데라 조·하야세 마사토/강동욱 옮김, 미우, 2018) 59쪽


나의 매일은 아침에 만원전차에 타고

→ 나는 아침마다 콩나물시루에 타고

→ 나는 아침이면 북새통을 타고

→ 나는 아침마다 납작길을 타고

→ 나는 아침이면 불솥을 타고

《프린세스 메종 4》(이케베 아오이/정은서 옮김, 미우, 2018) 65쪽


대만원을 이루었다

→ 가득했다

→ 가득찼다

→ 잔뜩 모였다

→ 구름처럼 모였다

《조선의 페미니스트》(이임하, 철수와영희, 2019) 87쪽


관객 4명으로 시작한 이 회가, 4회째에 벌써 만원 사례잖냐

→ 손님 넷으로 연 이 모임이, 넉걸음에 벌써 구름떼잖냐

→ 구경꾼 넷을 연 이 모임이, 넉벌째에 벌써 붐비잖냐

《아카네 이야기 11》(스에나가 유키·모우에 타카마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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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뺨


 엄마의 빰에는 땀이 비처럼 → 엄마는 뺨에 땀이 비처럼

 동생의 뺨에 맺힌 → 동생 뺨에 맺힌


  ‘-의 + 뺨’ 얼개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아빠의 뺨에 빗물이 흐른다”라면 “아빠는 뺨에 빗물이 흐른다”처럼 토씨를 고쳐씁니다. ㅍㄹㄴ



내일이라는 신부가 란제리를 입고 칸나의 뺨으로 다가오리라

→ 다음이라는 꽃님이 속곳을 입고 붉나리 뺨으로 다가오리라

→ 너머라는 각시가 샅곳을 입고 붉은나리 뺨으로 다가오리라

《흰 꽃 만지는 시간》(이기철, 민음사, 2017) 21쪽


할머니가 백지장 같은 자신의 뺨을 문질렀다

→ 할머니가 허연 제 뺨을 문지른다

→ 할머니가 해쓱한 제 뺨을 문지른다

《별 옆에 별》(시나 윌킨슨/곽명단 옮김, 돌베개, 2018) 35쪽


소리의 뺨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 소리는 뺨에 눈물이 흐릅니다

《피아노》(이세 히데코/황진희 옮김, 천개의바람, 2025)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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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베팅betting



베팅 : x

betting : 내기 (도박)

ベティング(betting) : 1. 베팅 2. 내기(에 거는 돈)



영어 ‘betting’은 우리 낱말책에 없습니다. 없을 만합니다. 우리는 ‘걸다·내걸다·내기·판돈’이나 ‘길미놀이·길미장사·돈놀이·돈장사·돈치기’로 나타냅니다. ‘노름·노름하다·노름꾼·노름쟁이·노름놈·노름바치’나 ‘놀다·노닐다·놀이·놀이하다’로 나타낼 만하고, ‘놀음·놀이꽃·놀이빛·놀이길’이나 ‘제비·제비뽑기·해보다’로도 나타냅니다. ‘대들다·대척·부딪치다·부딪히다·부닥치다·아슬아슬’이나 ‘들이밀다·들이받다·밀다·밀어대다·밀어내다·밀어넣다·밀어주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마주받다·마주서다·마주붙다·마주두다’나 ‘맞받다·맞서다·맞붙다·맞두다’라 할 수도 있습니다. ㅍㄹㄴ



전 재산을 걸고 배팅을 했는데, 그게 완전히 잘못되었다

→ 모든 돈을 걸었는데, 아주 잘못이었다

→ 돈을 몽땅 밀었는데, 아주 그르쳤다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산만언니, 푸른숲, 2021) 41쪽


마음에 드는 녀석한테는 크게 베팅한다

→ 마음에 드는 녀석한테는 크게 건다

→ 마음에 드는 녀석한테는 크게 민다

《아카네 이야기 11》(스에나가 유키·모우에 타카마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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