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책읽기

 


  언제 피었나 미처 헤아리지 못하던 날 봄까지꽃을 보았습니다. 다른 들꽃은 언제 피려나 미처 돌아보지 못하던 날 별꽃을 보았습니다. 뒤이어 어느 들꽃이 필까 하더니 냉이꽃이랑 광대나물꽃을 보았으며, 매화꽃하고 동백꽃을 보았습니다. 꽃들은 누가 들여다보아 주기를 바라며 피지 않습니다. 꽃들은 철에 따르고 날에 따르며 스스로 알맞게 피어납니다.


  자그마한 꽃을 쪼그려앉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어느새 깨어난 벌이 꽃들 사이를 오갑니다. 이 벌은 들에서 사는 벌일까 멧자락에서 사는 벌일까 누군가 키우는 벌일까 궁금합니다. 집벌이 있을 테고 들벌이랑 멧벌이 있을 테지요. 벌들은 작은 꽃들 사이를 오가며 꽃가루받이를 해 줄까요. 작은 꽃잎을 살짝살짝 건드리며 곱게 흐드러진 빛깔이 고맙다고 인사할까요.


  논둑 제비꽃을 바라보고 돌 틈 제비꽃을 바라봅니다. 빗물을 머금은 조그마한 제비꽃은 내 손톱만 합니다. 봄까지꽃 둘레에 냉이꽃이 피고, 냉이꽃 둘레에 광대나물꽃이 피며, 광대나물꽃 둘레에 제비꽃이 핍니다. 손바닥 아닌 손가락 너비만큼 될까 싶은 자리에서 온갖 들풀이 줄기를 뻗고 꽃송이를 벌립니다. (4345.3.2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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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3-24 13:36   좋아요 0 | URL
제비꽃이 피었군요,,역시 봄은 오고있어요,,

파란놀 2012-03-25 06:45   좋아요 0 | URL
제비꽃이 온 시골 곳곳에 곱다라니 피었어요~
 


 천천히 읽고 천천히 쓰고

 


  삶을 천천히 읽고 글을 천천히 씁니다. 삶을 후딱 보내며 글을 후딱 씁니다. 삶을 메마르게 바라보는 동안 글을 메마르게 씁니다. 삶을 사랑하는 내 손길을 살려 글을 사랑하는 내 손길로 즐거운 나날을 누립니다.


  책을 읽는 마음이란 삶을 읽는 마음입니다. 삶을 읽는 마음이란 사람을 읽는 마음입니다. 사람을 읽는 마음이란 사랑을 읽는 마음입니다.


  나는 어떤 책을 찾으며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가 돌아봅니다. 나는 어떤 삶을 누리고 싶어 오늘 우리 집 살붙이하고 복닥이는가 되새깁니다. 나는 어떤 사랑을 꽃피우고 싶어 오늘 이곳에서 어떤 살림을 돌보는가 곱씹습니다.


  좋은 꿈을 누리고 싶어 책읽기인가요. 좋은 꿈을 나누고 싶어 글쓰기인가요. 좋은 꿈을 이루고 싶어 삶읽기인가요. 좋은 꿈을 보듬고 싶어 사랑읽기인가요.


  철에 따라 날에 따라 아침이면 알맞게 해가 뜹니다. 알맞게 바람이 불고, 알맞게 풀과 나무가 자라며, 알맞게 구름이 흐릅니다. 봄을 맞이해 봄꽃이 피어나고, 겨울을 맞이해 뭇꽃 뭇풀이 시듭니다. 모든 삶이 천천히 흐릅니다. 모든 이야기가 천천히 태어나고 스러집니다. 천천히 둘러보고 천천히 가슴에 담습니다. 천천히 어루만지면서 천천히 살아갑니다. (4345.3.2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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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그리는 이들이 새 작품을 내놓을 수 있다면, 새롭게 바라보며 꾸리는 삶이 있기 때문일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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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를 다룬 시라 하는데, 시라고 할 때에는 모두 생태를 다루는 삶글이 되어야 걸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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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살아가며 무엇을 물려줄 수 있느냐 하는 대목을 너무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더 뼈를 깎으며 생각하고 살피며 새 하루부터 제대로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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