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손

 


  내 손으로 아이들과 밥을 나눕니다. 밥을 나누는 손으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손으로 아이들과 꿈을 나눕니다. 꿈을 나누는 손으로 아이들과 사랑을 나눕니다. 함께 먹고 같이 누리고 서로 즐기면서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4346.7.2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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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3 08:29   좋아요 0 | URL
나누어 주는 손과 공손하고 귀엽게 받는 손들이
빨간 들딸기,처럼 참 예쁩니다~!

파란놀 2013-07-23 11:57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손바닥에 놓이기 무섭게
덥석덥석
입으로 입으로...

새들이 먹이 받아 먹는 모습하고 같아요 ^^;;
 

고흥집 7. 노래하는 마당 2013.5.19.

 


  집안에서도 집밖에서도 누구나 노래를 부른다. 아이도 어른도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은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뛰놀 수 있다. 조용히 있을 적에는 집 둘레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와 노래를 듣고, 개구지게 뛰놀 적에는 집 둘레로 우리들 소리와 노래를 퍼뜨린다. 아이들 노래를 듣고는 마당 한켠에서 노랑붓꽃 깨어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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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머리 묶고 싶어

 


  누나 머리를 묶으면 저도 머리를 묶겠다고 하는 산들보라. 네 머리숱부터 늘리고, 네 머리카락부터 자라게 하렴. 그러고 난 다음에 묶자. 4346.7.2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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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3 08: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귀여워요~!!!!
묶어도 예쁘네요~ㅋㅋㅋ

파란놀 2013-07-23 11:57   좋아요 0 | URL
놀라운 작은아이랍니다 ^^;;;
 

동생을 가르치는 어린이

 


  큰아이는 작은아이를 제 놀이동무로 삼는다. 작은아이가 차츰차츰 자라는 결에 맞추어 함께 놀 만한 무언가를 자꾸 가르친다. 가만히 보면, 가르친다기보다 큰아이 스스로 이렇게 놀고 저렇게 놀 뿐이요, 작은아이는 누나 곁에 찰싹 붙이서 이렇게 따라하고 저렇게 따라한다. 그러니까, 아이들은 서로서로 모든 모습 지켜보면서 배우고, 아이들은 둘레 어른들 삶을 살펴보면서 배운다. 4346.7.2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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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넋 10. 작은 집, 작은 아이
― 생각을 키워 빛내는 말

 


  여섯 살 큰아이 긴치마를 한 벌 사려고 읍내로 마실을 갑니다. 어여쁜 옷과 신을 알뜰히 갖춘 옷집으로 갑니다. 큰아이는 알록달록 빛나는 옷보다 하얀 바탕에 꽃무늬 깃든 긴치마를 좋아합니다. 한 벌 골라서 장만합니다. 옷집 일꾼은 비닐가방에 옷을 담아서 줍니다. 비닐가방에는 ‘little house’라는 이름이 적힙니다.


  어른 옷을 파는 곳이든 아이 옷을 파는 곳이든, 한국말로 이름을 지어서 붙인 데가 매우 드뭅니다. 으레 영어로 이름을 짓고, 아예 알파벳으로 이름을 적습니다. 더 돌아보면, 양말 만드는 회사도, 신발 만드는 회사도 거의 영어 이름이요 알파벳 이름입니다. 한국말로 이름을 지어 한글로 이름을 적는 데가 퍽 드물어요.


  새 긴치마를 얻어 빙글빙글 웃는 큰아이가 손에 쥔 ‘little house’라는 이름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한국말로는 “작은 집”입니다. 옷 만드는 회사에서는 “작은 집”처럼 수수하고 쉽게 이름을 붙일 수 있었어요. “작은 마을”이라든지 “작은 아이”라든지 “작은 마음”이라든지 “작은 사랑”이라든지 “작은 누리”라든지 “작은 햇살”이라든지 “작은 나무”와 같은 이름도 좋아요. 이렇게 한국말로 수수하게 이름을 지어서 붙인 자그마한 회사가 틀림없이 몇 군데 있으리라 생각해요. 이를테면, “작은 빵집”이나 “작은 밥집”이나 “작은 신집”이나 “작은 (구멍)가게”라는 이름 쓰는 데가 한 군데쯤은 있지 않을까요.


  천종호 님이 쓴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우리학교,2013)라는 책 281쪽을 보면 “철수가 이곳에서 쉼과 회복을 얻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시간들이 되기를”과 같은 글월이 나와요. 글쓴이는 “쉼과 회복(回復)”을 말하는데, 요즈음 떠도는 말로 하자면 ‘힐링(healing)’이겠지요. ‘힐링’이란 “마음 치유(治癒)”를 뜻해요. ‘치유’는 다시 “치료(治療)”를 뜻하고, ‘치료’는 “아픈 데를 낫게 함”을 뜻해요. 처음부터 영어만 쓴다면 그냥 ‘힐링’일 텐데, 이 영어를 쓰기 앞서 ‘치료’나 ‘치유’라는 한자말이 여러모로 쓰였어요. 그리고 이 한자말을 쓰기 앞서는 “아픈 마음을 낫게 하는 일”이란 ‘쉼/쉬기’였으니 ‘쉰다’고 했고, ‘마음씻기’나 ‘마음씻이’ 같은 말을 썼어요.


  예부터 한겨레는 ‘씻김굿’을 했고 ‘호미씻이’나 ‘책씻이’를 했습니다. 이 같은 삶을 헤아리면 ‘마음씻이’뿐 아니라 ‘넋씻이’라든지 ‘아픔씻이’ 같은 새 낱말 얻을 수 있어요. ‘상처씻이’나 ‘생채기씻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슬픔씻이’나 ‘눈물씻이’를 떠올릴 만하고, ‘몸씻이’도 떠올려 봅니다. 우리가 누리는 삶을 돌아보며 이러한 삶을 잘 드러낼 낱말을 떠올립니다. 아플 때에는 어떻게 아픈가를 헤아리면서, 이 아픔을 어떻게 가시도록 하는가를 살핍니다. 곰곰이 헤아리고 찬찬히 살피면서 가장 알맞으며 따사로운 낱말을 떠올립니다.


  김영희 님이 쓴 《엄마를 졸업하다》(샘터,2012)라는 책을 봅니다. 236쪽에서 “책이 없을 때는 읽었던 것을 읽고 또 읽으며 되새김질 독서를 했다.” 같은 글월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재독(再讀)’이나 ‘삼독(三讀)’처럼 말하는 분도 있으나, 손쉽게 “또 읽다”라 말하면 돼요. “다시 읽다”나 “거듭 읽다”라 말해도 되고, “되새김질 읽기”라 말해도 되지요. 빨래를 하거나 도자기를 구울 적에 ‘애벌’과 ‘두벌’이라고 말해요. 책읽기에서도 이 낱말을 받아들여 ‘애벌읽기’와 ‘두벌읽기’와 ‘세벌읽기’처럼 쓸 수 있습니다. 한글 자판에 두벌식과 세벌식 있잖아요. 생각을 더 이으면 ‘애벌찾기·두벌찾기’, ‘애벌듣기·두벌듣기’, ‘애벌사랑·두벌사랑’, ‘애벌밥·두벌밥’, ‘애벌놀이·두벌놀이’처럼 차츰차츰 쓰임새를 넓힐 만합니다.


  어느 말이든 스스로 쓰면서 익숙해요. 즐겁게 쓰는 말이 즐겁게 녹아들어요. 사랑스럽게 듣고 쓰는 말은 사랑스럽게 젖어듭니다. 기쁘게 나누는 말은 기쁘게 다가오지요.


  생각을 키울 때에 빛나는 말입니다. 생각을 키우면서 빛내는 말입니다. 어린나무 한 그루를 심어 꾸준히 돌보면 우람하게 자라 좋은 그늘을 드리우고 예쁜 꽃을 피우며 맛난 열매 베풀어요. 작은 씨앗 한 톨을 심어 천천히 아끼면 곧 싹이 트고 줄기가 오르며 고운 빛 베풀어요. 나무를 심듯 생각을 키워 말을 빛냅니다. 씨앗을 심듯 생각을 북돋아 말을 가꾸어요.


  아이들 옷 만드는 회사를 비롯해서, 아이들 책 만드는 회사에서는 “작은 집”이나 “작은 사랑” 같은 이름 아리땁게 쓸 만합니다. “큰 집”이나 “큰 사랑” 같은 이름을 써도 아름답습니다. “작은 아이 큰 마음”이라든지 “작은 사랑 큰 웃음” 같은 이름을 써 볼 수 있어요. 이름을 띄어서 적을 수 있고, 이름을 붙여서 “큰마음 작은아이”라든지 “큰사랑 작은꿈”처럼 적을 수 있어요. 즐겁게 부를 이름을 즐겁게 지을 때에 빛나고, 기쁘게 나눌 이름을 기쁘게 붙일 때에 환합니다. 조그마한 이름 하나에도 우주가 깃든다고 할 테니, 이름 몇 글자는 무척 값있고 뜻있어요.


  그러고 보면, 예부터 한겨레는 냇물이 작으면 ‘작은내’라 했고, 냇물이 크면 ‘큰내’라 했어요. 골짜기나 멧골이 깊거나 크면 ‘큰골’이라 했고, 작다 싶으면 ‘작은골’이라 했습니다. 또 ‘고을’을 줄여 ‘골’이라고도 하고, ‘마을’을 줄여 ‘말’이라고도 했기에, ‘큰골’과 ‘큰말’ 같은 땅이름도 있습니다. ‘한터’나 ‘한밭’이나 ‘한벌’ 같은 땅이름에서 ‘한’도 ‘크다’를 뜻해요.


  우리 집 작은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작은 아이들은 작은 손을 놀려 작은 연필을 쥐고는 작은 공책에 작은 글씨로 작은 이야기를 차근차근 적습니다. 작은 아이는 작은 눈망울로 작은 사랑을 밝힙니다. 어른과 어린이가 나란히 서면 어린이 키는 작아요. 크기가 작으니 작다고 합니다만, 둘은 똑같은 숨결이요 삶입니다. 어른 둘이 나란히 설 적에 키가 작은 사람 있을 텐데, 둘 모두 똑같이 아름다운 목숨이며 사랑이에요. 땅덩이 큰 나라이든 작은 나라이든 모두 아름다운 삶터예요. 굳이 ‘작은숲’이나 ‘작은누리’처럼 이름을 붙인다면, 스스로 다소곳하게 서며 이웃을 살며시 높이는 한결 깊은 넋과 사랑을 보여주는 셈이 되리라 느껴요. 4346.7.2.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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