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거위 피튜니아는 다르게 살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다르게 살고 싶은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만 품다가, 어느 날 숲에서 책 하나를 만난다. 책이라, 이 책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책을 가만히 살피던 피튜니아는 책을 날갯죽지로 붙잡고는 ‘책 있는 거위’가 되기로 한다. 숲에서 어느 누구도 ‘책 있는 짐승’은 없으니까. ‘책 있는 거위’로 지내는 암거위 피튜니아는 틀림없이 남다르다 싶은 삶을 누린다. 그러나, 남다르다 싶은 삶일 뿐, 아름답거나 슬기롭거나 사랑스럽지는 않다. 왜냐하면, 피튜니아는 ‘다른 삶’ 한 가지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크게 아픈 일을 겪은 뒤, 피튜니아는 책을 내려놓는다. 책을 내려놓으면서 한 가지를 새롭게 깨닫는다. 이제껏 피튜니아는 ‘책 있는 거위’로만 지냈는데, 이래서는 다른 모습이 되더라도 즐겁거나 슬기롭거나 아름다운 모습이 되지 못한다고 깨닫는다. 바야흐로 피튜니아는 ‘책 읽는 거위’가 되는 길로 접어든다. 그러고 나중에는 ‘읽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겠지. 4347.5.2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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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튜니아, 공부를 시작하다
로저 뒤봐젱 지음, 서애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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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1980년대에는 자연 시간에 닭과 병아리와 알 사이가 어떻게 얽히는지를 배우기도 했고, 학교에 사육장이 있어서 하루에 한 차례씩 닭똥 치우기를 하면서 암탉이 알을 낳고 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도시에서는 학교에 사육장을 두기도 했을 텐데, 시골에서는 으레 집집마다 닭과 병아리와 알을 보면서 아이들이 컸겠지. 굳이 학교에서 가르칠 일이 없고, 따로 지식으로 배울 일이 없다. 언제나 삶에서 느끼고 누리며 마주하니까. 2010년대를 지나 2020년대로 달리는 요즈음은 학교에서나 동네에서나 집에서나 닭과 병아리와 알을 볼 아이와 어른이 얼마나 될까. 닭이 낳은 알을 며칠쯤 품어야 병아리가 깨는 줄 아는 아이와 어른이 얼마나 있을까. 병아리가 무럭무럭 자라 닭이 되기까지 얼마나 되는가를 아는 사람은 몇이나 있으려나. 조금 더 깔끔하게 갈무리해서 보여주면 나았으리라 생각하는데, 그래도 이럭저럭 닭과 병아리와 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암탉, 엄마가 되다》는 여러모로 재미난 책이라고 느낀다. 4347.5.2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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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 엄마가 되다- 개성 강한 닭들의 좌충우돌 생태 다큐멘터리
김혜형 지음, 김소희 그림 / 낮은산 / 2012년 4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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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43. 2014.5.16. 반들거리는 풀을



  들길을 걷다가 반들거리는 풀을 본다. 어떤 풀일까. 이 작은 숨결은 어떤 풀이기에 반들거리는 잎사귀가 반짝반짝 빛나면서 고울까. 씨앗일까, 꽃일까, 무엇일까. 반들거리는 풀포기 앞에 서면서 빛을 느끼고, 한 포기 톡 끊어 쓰다듬으면서 결을 느낀다. 우리 둘레에는 참 많은 풀이 참 새롭고 새삼스럽게 빛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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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68. 씩씩하게 걷자 (2014.5.16.)



  한낮 땡볕이 내리쬐는 길을 걷자. 가깝지는 않지만 그리 멀지도 않다. 우리 씩씩하게 걷자. 들풀과 들꽃을 바라보면서, 구름과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저 먼 멧봉우리를 마주하면서 씩씩하게 걷자. 들바람이 머리카락을 날리고, 멧새가 지저귀는 노래를 가슴으로 받아먹으면서 걷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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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4.5.18.

 : 어디에서나 딸기를 먹지



- 꽃을 알아볼 수 있으면 열매를 알아볼 수 있다. 꽃이 언제 피는가를 살피면 열매를 언제 맺는지 알 수 있다.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를 다니면서 딸기꽃이 어디에 피는지 찬찬히 익혀 두었다. 우리 집 들딸기밭 말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적에 틈틈이 들딸기를 맛볼 만한 자리를 찾아가기로 한다.


- 어느새 모내기를 했거나 모내기를 앞둔 논 사이를 지나간다. 저물녘이기에 개구리 노랫소리가 우렁차다. 바람이 싱그러운 오월이다. 이런 오월에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를 달리면 누구라도 시원한 바람을 맛볼 테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동차로만 움직이는 탓에, 오월이 되어도 오월바람을 잘 모른다. 자동차를 타더라도 창문을 열어 바깥바람을 쐬는 사람이 적을 뿐 아니라, 바람맛을 헤아리는 사람도 드물다.


- 저 앞에서 동생을 뒷자리에 태우고 달리는 자전거를 본다. 호덕마을 이웃이지 싶다.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 안장을 높이면 좋으련만, 안장이 너무 낮다. 이럭저럭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많으나, 자전거를 제대로 다루거나 건사할 줄 아는 사람은 너무 적다. 가르쳐 주는 사람도 적고, 배우려는 사람도 적다.


- 면소재지를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숲자락 앞에서 자전거를 세운다. “얘들아 기다려 봐.” 하고 말하고는 들딸기를 한 줌 훑어서 두 아이한테 갖다 준다. 한참 들딸기를 훑는다. 맛있니? 먹을 만하지? 좋지? 아이들한테 주고 나도 먹는다. 오월에 타는 자전거는 들딸기를 찾아다니는 자전거도 된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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