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짱! 1
와타나베 다에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다섯 쌍둥이 동생을 돌보며 집일을 도맡는다면
 [만화책 즐겨읽기 51] 와타나베 타에코, 《누나는 짱! (1)》


 사랑받는 사람은 사랑받는 줄을 살갗으로 잘 느낄는지, 아니면 조금도 못 느낄는지 궁금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 내 사랑을 받아들이는가 안 받아들이는가를 어떻게 느낄는가 궁금합니다.

 미움받는 사람은 미움받는 줄을 온몸으로 잘 느낄는지, 아니면 하나도 못 느낄는지 궁금합니다. 미워하는 사람은 미움을 받는 사람이 내 미움을 받아들이는가 안 받아들이는가를 어떻게 느낄는가 궁금합니다.

 ‘사랑’하고 맞서는 낱말은 ‘미움’이 아니라 ‘등돌림’이라 했습니다. 본 척을 않거나 보려 하지 않는 등돌림이 사랑하고 맞서는 낱말이라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참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어쩐지 ‘사랑’하고는 ‘미움’이 잘 짝지을 만하지 않겠느냐고 느낍니다. 사랑하고 미움 사이에 눈길을 안 두는 등돌림이 있지 않겠느냐고 느낍니다.

 좋아하는 마음하고 맞서는 마음이라면 싫어하는 마음이라고 느낍니다.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다면 무덤덤하다 싶은 마음이라 하겠지요.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삶을 일구는 내 나날을 돌아본다면, 힘껏 사랑하고 애써 좋아하는 하루가 되어야 즐겁습니다. 조금도 사랑하지 못하거나 하나도 좋아하지 못한다면, 내 하루란, 내 나날이란, 내 삶이란, 얼마나 덧없거나 부질없거나 값없을까요.

 좋아하는 사람하고 한집에서 살아가며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잠자리에 누우며 조금씩 힘을 모아 집일과 집살림을 찬찬히 돌본다고 느낍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하고 한집에서 살아갈 수 없으며, 사랑하지 못할 사람하고 찬찬히 힘을 모아 집일과 집살림을 돌볼 수 없다고 느낍니다.

 기쁜 사랑이든 슬픈 사랑이든 사랑이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참다운 사랑이든 빛바랜 사랑이든 사랑이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고운 사랑이든 아픈 사랑이든 사랑이어야 한다고 느껴요. 맑은 사랑이든 어두운 사랑이든 사랑이어야 한다고 느껴요.

 내 삶을 들여 밥을 차립니다. 내 삶을 바쳐 빨래를 합니다. 내 삶을 쏟아 이야기를 나누고, 내 삶을 기울여 빗자루를 듭니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하나뿐인 거룩한 내 삶은 오직 사랑으로 헤아립니다.


- ‘누구라도 좋아. 나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주는 사람을 갖고 싶어.’ (6쪽)
- ‘마왕의 성에서 그 단단한 팔로 나를 안아들고, 도망쳐 나와 줄 늠름하고 씩씩한 왕자님. 덧붙여서 연 수입이 300만 엔 이상이라면 얼굴이야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쪽지에 소원을 적어 매달았던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칠석날. 그 뒤로 이 라인만큼은 죽어도 지키겠다고 생각해 온 나이지만,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이제야 비로소 알았다.’ (107쪽)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얼굴이 예쁘장하대서 사랑할 만하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으레 부러워 하듯 집안이 넉넉해서 돈이 많기에 사랑할 수는 없다고 느낍니다. 자가용이 있거나 아파트가 있대서 사랑할 만하지 않습니다. 가방끈이 길거나 어딘가 똑똑해 보여서 사랑할 만하지 않아요.

 사랑이란 겉모습이나 겉치레가 아니거든요. 사랑이란 돈이나 집이나 보배가 아니에요. 사랑이란 이름값이나 몸값이 아닙니다. 사랑이란 오직 하나, 착하면서 따스한 마음입니다.

 내 둘레를 돌이켜봅니다. 내 둘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가슴 깊이 사랑을 느끼면서 사랑을 나누는 삶을 아끼는 분이 얼마나 될까 하고 돌이켜봅니다. 흙을 일굴 때에,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돌볼 때에, 밥을 하거나 빨래를 할 때에, 자가용을 몰거나 자전거를 탈 때에, 일을 하거나 놀이를 즐길 때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곱게 부둥켜안는 분으로 누가 있을까 하고 곱씹습니다.

 나부터 생각할 노릇이겠지요. 나는 내 삶을 얼마나 짙거나 깊거나 너르거나 밝게 보듬는 사랑으로 아끼는 하루일까요.


- ‘다섯 쌍둥이라니,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 자기 일이 아니라 ‘어머, 귀엽기도 하지.’ 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그 녀석들이 태어났을 때, 나는 아직 겨우 2살의 어린아이였다. 그런데, 부모님은 5명의 육아에 정신이 없어, 나는 부모님의 품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덕분에 가계는 악화일로, 결국 3살 때 가난뱅이 신세가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직업 전선에 나선 엄마 대신,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집안일을 도맡았다. 식사당번, 빨래, 청소에 바느질, 한밤중까지 가계부 쓰기. 쌕쌕 잠들어 있는 동생들을 보며 몇 번이나 생각했던가, 이 녀석들만 없다면!! (12∼13쪽)
- ‘중학교 때, 나는 수예부에 들어가고 싶었다. 뜨개질도 하고, 소품도 만들고, 디자인도 궁리하고,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재료비를 생각하니, 도저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들어가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어떨까 했지만, 그러면 집안일을 할 사람이 없어진다. 할 수 없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부모님을 탓할 수는 없어. 내가 도와드려야 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그런 때도, 저 다섯 쌍둥이는 태평하게 서클 활동이나 해대고, 매일같이 체육복을 더럽혀 와서 세제를 물 쓰듯 쓰게 만들었어!!’ (39∼40쪽)
- ‘처참하다, 살림에 찌들어 운동화 끈마저 느슨해지다니. 가난은 정말 싫어.’ (43쪽)



 새근새근 자는 첫째 아이는 배에 이불을 덮어도 이내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면서 이불을 걷어냅니다. 옆에서 끙끙 소리를 내는 둘째 아이도 손과 발을 이리저리 휘젓다가 이불을 걷어냅니다. 저희 어머니나 아버지는 자면서 이리 구르거나 저리 뒹굴지 않는데, 아이 둘은 참말 마음껏 구르거나 뒹굽니다. 아마, 어머니나 아버지 되는 사람도 이렇게 어릴 적에는 이리 구르거나 저리 뒹굴었을 텐데, 어버이로 살아가면서 더는 안 구르고 더는 안 뒹굴는지 모릅니다.

 첫째 아이는 밥을 먹습니다. 첫째 아이는 수저를 써서 밥을 먹습니다. 많이 어린 아이인 탓에 질질 흘리면서 밥을 먹습니다. 이것을 먹고 저것을 먹으라며 수없이 다시 말하고 거듭 말해야 합니다. 즈믄 번 만 번을 되풀이해서 이야기했으니까 이제 아이 스스로 잘 알아서 하라 여길 수 없습니다. 즈믄 번 되풀이했으면 만 번을 되풀이할 일이고, 만 번을 되풀이했으면 십만 번을 되풀이할 일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개구리가 올챙이 적을 모르듯, 다 큰 어른으로서 갓난쟁이 마음이나 삶을 모르거나 잊으면서 아이랑 마주했어요. 하루이틀 한 해 두 해 하루 스물네 시간을 붙어서 살아가며 시나브로 깨닫습니다. 이듬달에 석 돌을 꽉 채우는 첫째를 엊그제부터 고개 숙이도록 해서 머리를 감깁니다만, 아이가 퍽 컸고 집일을 하며 손목이 몹시 저려서 더는 아이를 품에 안고 머리를 감기지 못합니다. 첫째 아이가 이제 이러한 아버지를 받아들입니다. 품에 안고 머리를 감기다가 손이 너무 아파서 아이야 이제 안 되겠다 네가 좀 아버지를 봐줘야겠다 하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곱게 머리를 푹 숙여 줍니다.

 앞으로 한 해나 두 해쯤 더, 또는 세 해나 네 해쯤 더 품에 안고 머리를 감길 수 있습니다. 옆지기한테 이야기를 들으니, 옆지기 어머니는 옆지기가 더 큰 나이일 때까지 품에 안고 머리를 감겼답니다. 옆지기 어머니는 저보다 집일을 훨씬 많이 더 오래 하느라 몸이 아주 힘들었을 텐데, 당신 아이를 품에 안고 머리를 감겼다니, 이러한 삶은 사랑이라는 말이 아니면 달리 나타낼 수 없다고 느껴요. 손목이 안 아파야만 품에 안기고 감기겠어요. 몸이 안 힘들어야만 품에 안기고 감길까요.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손목이 아프고 몸이 힘들 때에는 이렇게 아프고 힘든 결대로 알뜰히 살아내면서 아이를 사랑하는 나날을 일굴 수 있습니다. 차근차근 보드라운 목소리로 아이가 잘 알아듣게끔 이야기하면서 아이가 씩씩하고 기운차게 받아들일 삶을 알려주면 되겠지요. 즈믄 번 만 번 거듭 이야기하고, 십만 번 백만 번 다시금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사랑하는 나날을 이루면 되겠지요.


- “학교 문제라면 시험만 치르면 반드시 들어갈 수 있는 사립학교를 알선해 드리죠. 학비는 전액 보조해 줄 수도 있어요.” “농담 말아요. 아이돌은 워낙 생명이 짧아서, 졸업도 하기 전에 인기가 떨어져 보조가 중단될 수도 있어요. 그럼, 남자 다섯이 고교 중퇴의 날건달이 되고 만다구요.” “아니, 결코 그런 일은…….” “설령, 일이 잘 풀려 졸업은 했다 해도, 그런 별 볼일 없는 3류 사립고 졸의 학력으로는 사회 복귀도 불안하고, 남자이니 기왕이면 대학까지 보내서 제대로 된 기업에 취직시키고 싶어요. 그치, 엄마?” (34∼35쪽)
- “그래, 너희들은 언제나 잘못한 거 없지! 설령, 너희 때문에 내가 미즈키 씨에게 이용당했다 해도! 난 미즈키 씨 기분 이해해. 똑같은걸. 나는 아빠, 엄마와 주위 사람들에게서 사랑받고 싶어서 언제나 필사적으로 노력하는데, 너희는 방긋 한 번 웃기만 하고는 모든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을 몽땅 빼앗아 버려! 5명이 있다는 특이함만으로 강아지처럼 귀여움 받고, 게다가 강아지처럼 뭐 하나 도움이 안 돼. 그러니, 하다못해 화풀이 대상이라도 되어 줘야 할 것 아니야!” (156∼157쪽)



 만화책 《누나는 짱!》을 읽었습니다. 모두 열다섯 권으로 이루어진 《누나는 짱!》을 둘째를 막 낳고 나서 집일로 허덕이는 동안 잠자리에 드러누워 읽었습니다. 어느덧 첫째가 많이 커서 집일이 슬며시 줄어드나 싶은 무렵 으앙 하고 태어난 둘째를 돌보느라 눈코가 수욱 빠지다 보니, 도무지 하루에 글 한 줄 읽을 수 없구나 하고 깨달으면서 《누나는 짱!》을 읽었습니다.

 만화책이라서 읽을 수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동안 다른 만화책도 읽었으나, 만화책이면서도 읽다가 스르륵 잠들도록 이끄는 책이 적잖습니다. 아이돌보기와 집일로 지쳐 나가떨어질 판인 늦은 밤, 겨우 집어든 글책을 열 쪽이나 스무 쪽까지 읽어내기도 합니다. 첫째 아이한테 팔베개를 하고 그림책을 펼쳐 읽히다가 그만 아버지가 먼저 곯아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쪽수가 적은 그림책이래서 한 권을 쉬 훌렁 읽어치울 수 없어요. 가벼이 읽을 만화란 없어요. 고단하거나 고달프대서 글책을 못 읽을 까닭이 없어요.


- “으아아, 누나. 아이돌의 얼굴에 무슨 짓을?” “시끄러워! 나름대로 살짝 때렸어! 내가 배려심 많은 A형이라는 사실에 감사해! 그 조잡한 신경을 커버하는 예쁘장한 낯가죽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 만하군. 하지만, 아이돌이 얼굴에 생명을 건다면 여자는 사랑에 목숨을 걸어! 그러다 설령 무슨 봉변을 당하게 돼도, 남이 멋대로 결론지어 주는 건 절대 사절이야. 알겠어, 이 얼간아!” “그래, 미안해.” “알면 됐어! 아, 후련해!” (143∼144쪽)
- “난 갈 생각 없는데요.” “무슨 소리야. 그 애들이 요즘 침울해 있는 게 누구 때문인데.” “별로 침울하지 않은데요. 오늘 아침도 다섯이서 밥을 여덟 그릇이나 먹고 갔는데.” “씩씩한 척하는 것뿐이야. 요즘 계속 이상했는데, 오늘 네가 안 온다는 말을 듣고 겨우 알았어. 싸웠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만은 꼭 와 줘. 그 애들이 데뷔하는 건 누구보다도 너를 위해서니까!” “나요?” (160쪽)



 《누나는 짱!》을 읽는 동안, 다섯 쌍둥이를 건사하고 집살림을 도맡는 ‘누나’ 마음을 곰곰이 되짚습니다. 두 살 적부터 사랑받는 날이 깨진 채 초등학생 때부터 집일을 도맡아야 한 ‘누나’가 사랑받고 싶어 눈물을 흘리고 사랑하고 싶어 웃음꽃을 피우는 삶을 만화책을 빌어 돌아봅니다. ‘누나’는 다섯 동생을 홀로 돌보고 집일과 집살림까지 껴안은 나머지 학교 공부도 자꾸자꾸 뒤처집니다. 아무래도 ‘누나’한테는 학교 공부보다는 ‘다섯 동생이 더 사랑스럽’고 ‘조그마한 집에서 아버지랑 어머니랑 동생이랑 함께 치고받으며 복닥이는 나날이 좋’기 때문입니다. 아직 고등학생 나이로는 스스로 느끼지 못할 수 있을 테고, 스스로 깨달을는지 모릅니다만, 더 사랑하고 더 좋아하는 길로 살아가는 사람이에요. 아니, 참으로 사랑하고 더없이 좋아하는 길을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다섯 쌍둥이 때문에 어느 하루 느긋하게 두 다리 뻗으며 잠들지 못한다지만, 막상 다섯 쌍둥이가 집에 없고 ‘누나’가 집일을 하나도 안 해도 된다면, 오직 학교 공부에만 마음을 쏟아도 된다면, 밥이고 반찬이고 하나도 할 줄 몰라도 된다면, 빨래를 어떻게 하고 청소를 어떻게 하며 동생들 앞날 걱정을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도 괜찮다면, 이러한 ‘누나’는 얼마나 누나답거나 사랑스러운 누나라 할 만하거나 좋아할 만한 누나라 할 수 있을까요.


- “누나가 소중하다면 너희들이 지켜.” (144쪽)


 두 아이를 돌보고 옆지기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내 하루를 되돌아봅니다. 만화책 《누나는 짱!》에 나오는 ‘누나’ 삶을 읽으며 나는 아직 꽤 수월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며 가볍거나 홀가분하기도 한데다가 단출하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가 몹시 길면서 몹시 짧은데, 이러한 하루하루로 이어지는 내 삶이란 어떤 뜻 무슨 보람일까 하고 헤아립니다.

 씩씩하게 어깨를 펴고, 몸이 힘들수록 내 입은 촐싹촐싹 춤을 추어야겠으며, 예쁜 꿈 하나 살포시 붙잡으며 살아야겠습니다. 누나가 있기에 다섯 쌍둥이 동생이 있고, 다섯 쌍둥이 동생이 있어 누나가 있습니다. (4344.7.24.해.ㅎㄲㅅㄱ)


― 누나는 짱! 1 (와타나베 타에코 글·그림,최윤정 옮김,학산문화사,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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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래집게 어린이 2


 첫째 아이는 퍽 일찍부터 걸상을 옮겨 올라갈 줄 압니다. 자칫 미끄러지거나 넘어질까 걱정할 수 있지만, 한 번인가 두 번인가 빼고는 넘어진 일이 없습니다. 아이는 키가 작으니 걸상이나 무언가를 받쳐야 올라섭니다. 마당에 넌 빨래줄을 잡고 싶어도 콩콩 뛴다 한들 건드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걸상을 들고 와서 올라가면 가까스로 잡을 만합니다.

 열흘쯤 앞서 아이는 드디어 빨래줄을 붙잡습니다. 걸상을 딛고 올라가서 아슬아슬하게 붙잡습니다. 이때 뒤로 열흘 즈음 지나서는 빨래집게를 혼자 쥐고는 동생 기저귀 빨래를 콕콕 집습니다. 팔을 쭉 뻗어 살며시 집습니다. 이쪽을 다 하면 걸상에서 내려와 걸상을 옆으로 옮기고는 다시 올라서서 집습니다. 빨래줄이 높아지는 데에는 손이 닿지 않으니, 아버지가 아이 손을 잡고 함께 집습니다.

 아버지 혼자 척척 집으면 금세 끝나는 일이지만 가만히 서서 물끄러미 지켜봅니다. 아이가 빨래집게 담은 통을 들고 제가 한손에 하나씩 집어 내밀 때에도, 그냥 아버지 혼자 척척 꺼내면 빨리 끝낼 일이지만 빨래 앞에 가만히 서서 아이가 집어서 가져다주기를 기다립니다. 한 달쯤 지나고 나면, 또는 두 달이나 석 달쯤 지나고 나면, 아이는 이제 혼자서 걸상에 올라선 다음 빨래를 빨래줄에 널 수 있을까요. (4344.7.23.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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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23 15:00   좋아요 0 | URL
빨래 집게를 잡을 정도로 손에 힘이 생겼네요.
아주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이뻐요.
참.. 정갈한 마당, 정갈한 빨래, 그리고 천사같은 따님이예요.

파란놀 2011-07-24 05:45   좋아요 0 | URL
마당은 그닥 정갈하지 못해요 ^^;;;;
사진에 마당이 잘 안 나오도록 찍어서 그렇지요 ^^;;;;;;;
 

 

[누리말(인터넷말) 81] 삭제, 보낸사람

 아직 꽤 여러 곳에서 제법 쓰기는 하지만, 나날이 ‘수신’과 ‘송신’이라는 한자말 쓰임새가 줄어듭니다. 이제는 거의 모든 곳에 ‘보내다’와 ‘받다’라는 토박이말을 쓰는구나 싶어요. 누리편지를 ‘보내고 받’는 자리에도 으레 ‘보낸사람’처럼 적습니다. 편지봉투에 알파벳으로 ‘from’과 ‘to’를 적기도 하지만, 거의 모두 ‘보낸사람’과 ‘받는사람’으로 적습니다. 다만, 이 말마디 ‘보낸사람-보낸이’하고 ‘받는사람-받는이’가 국어사전에는 아직 안 실려요. 앞으로는 마땅히 실려야 할 테지요. 한 가지를 더 살피면, 편지가 쌓이면 편지함이 가득 차니까 때때로 지우거나 다른 곳에 갈무리해야 합니다. 누리편지를 지우려면 ‘지우기’를 눌러야 합니다. 아쉽게, 아직 어느 곳에서도 ‘지움’이나 ‘지우기’라는 말은 안 쓰고 ‘삭제’와 ‘완전삭제’라는 말만 쓰는데, 앞으로 열 해나 스무 해를 더 살아내면 이 말마디도 한결 쉬우면서 알맞게 거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4344.7.23.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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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40부만 주문하면 되겠구나 생각하면서 소량인쇄 하는 곳에 주문을 넣었습니다. 여러모로 도와주시는 분이 꼭 열 분이 되어서, 제가 댈 인쇄값은 60만 원이면 되었습니다 ^^; 100만 원이 들어야 하나 생각했는데, 그래도 4/10이나 줄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몰라요. 주문해 주신 분한테는, <토씨 -의 바로쓰기 사전>에 다른 선물을 곁들여 보내니까, 즐겁게 받아 주셔요~ 

  

아무튼, 책 두께는 6.5cm쯤 될 듯합니다 ^^;;;; 되게 두껍지요? 

 

첫째 아이 사름벼리가 붙잡아 주어 이렇게 앞뒤로 찍어 보았어요. 뒤에 무얼 넣어 볼까 하다가, 본문 글월 가운데 몇 대목을 골라서 빼곡히 채웠습니다 ^^;;;;;; 사진은 하나 없이 글만 가득한 1414쪽짜리 빡빡한 사전입니다 ^^;;;;;;;;;;;; 

주말에는 소량인쇄 업체도 쉴 듯해서 오늘 주문을 넣었으니까, 이래저래 시안을 마치고 편집을 거치면 다음주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이 책을 받아서 다음주 금요일에 책을 부치면, 다다음주에 모두들 받으 수 있어요~~~ ^^ 

http://blog.aladin.co.kr/hbooks/4937417 

아직 열 권이 남았으니... 받고 싶은 분은 요기로 들어가서 주문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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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22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받을 생각에 벌써 마음이 들뜨네요.
이런 멋진 책이라니, 제 생전 가장 멋진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파란놀 2011-07-22 17:11   좋아요 0 | URL
처음 주문 넣은 곳에서 1400쪽 넘는 책은 제본이 안 된다 해서 다른 데로 보냈어요. 다른 데에서도 월요일이 되어야, 제본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알아보고 연락해 준다고 하네요.

에궁... 1400쪽짜리 낱권책은 그저 꿈인가 보네요 @.@
(다만, 제작비를 60% 올리면 1400쪽짜리도
어찌저찌 제본이 된다고 하네요 ㅋㅋㅋ ...... ㅠ.ㅜ)

마녀고양이 2011-07-22 22:37   좋아요 0 | URL
1400 페이지라면, 제가 가진 책 중에 가장 두터울 듯 해요.
율리시스가 1300페이지니까요.
제본보다 그것을 쓰셨다는 자체가,,,, 와우.

시끌북스 2011-07-22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의'와 '에'를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참고 되겠네요.

파란놀 2011-07-22 17:10   좋아요 0 | URL
'의'하고 '에'는... 소리를 잘못 내는 일 같네요 ^^;;;
 

 

내일쯤, 또는 오늘쯤 <배꼽 구멍>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이번에는 둘째 갓난쟁이를 그림책 옆에 두며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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