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를 먹는 나무


 “이게 뭐야?” “응, 나무야.” “이건 뭐야?” “응, 열매인가? 아니, 꽃이구나.” “꽃이야?” “응, 꽃이야.” “여기도 꽃, 여기도 꽃, 여기도 꽃.” 읍내마실을 나와 우체국 들러 하나로마트로 가는 길목, 아이는 길가에서 자동차 먼지를 고스란히 뒤집어쓰느라 잿빛이 되고 만 나무와 풀줄기를 바라본다. 잿빛이 되는 푸른 잎사귀를 쓰다듬고, 먼지를 잔뜩 머금은 꽃을 어루만진다. ‘이 녀석아, 손에 먼지 묻잖아.’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다가 파르르 사라진다. 문득, 내가 우리 아이만 한 나이였을 지난 어느 날, 나도 내 아이처럼 이 ‘먼지나무’와 ‘먼지풀’을 살며시 쓰다듬으면서 걷던 일이 떠오른다. 풀잎과 꽃잎에 앉은 먼지를 내 작은 손으로 닦아내던 일이 두 눈에 겹친다.

 아이는 예쁘다. 나 또한 예쁜 아이로 살던 나날이 있다. (4344.9.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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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울


 숨막히는 서울에서 살아가더라도 밭을 일구고 꽃을 돌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온통 자동차투성이라 하지만, 자전거를 달리면서 땀을 쏟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직 돈을 버는 일 말고는 다른 데에 눈길을 돌릴 겨를이 없으나, 착하거나 맑거나 곱게 꿈 한 자락 붙잡는 사람이 있습니다. 끔찍한 서울이지만, 모진 서울이지만, 오로지 돈과 기계와 자가용과 허울좋은 이름값이 넘실거리는 서울이지만, 이처럼 슬픈 서울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는 까닭이라면, 비틀비틀거리면서도 오순도순 어우러지며 빙긋 웃는 사람이 있는 까닭이라면, 바로 가슴에 사랑씨를 예쁘게 건사하면서 마음밭 보살피는 넋이 곳곳에 살가이 있기 때문일 테지요. (4344.9.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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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를 탈 때에


 둘째 백날 때에, 둘째를 데리고 모처럼 바깥마실을 나와 두 분 할머니와 두 분 할아버지를 뵈었습니다. 네 어른들하고 바깥밥을 함께 먹는데, 바깥밥을 먹는 곳에서는 시원하게 해 준다면서 에어컨을 틀었습니다. 에어컨을 튼 밥집에서는 땀이 흐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눈이 뻑뻑하고 살이 뻣뻣합니다. 옆지기는 둘째한테 젖을 물리면서 둘째 눈이 에어컨 때문에 벌겋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나 혼자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을 거쳐 춘천으로 옵니다. 시외버스를 두 차례 탈 때에 에어컨 바람이 가득하고, 춘천에 닿아 움직이다가 택시를 탈 때에도 에어컨 내음이 가득합니다. 눈이 몹시 아픕니다. 눈물이 다 말라 뻑뻑하고 골이 띵합니다. 하루 내내 시외버스를 몰거나 시내버스를 몰거나 택시를 몰거나 자가용을 몰거나 짐차를 몰면서 에어컨하고 살아내는 사람들은 눈이나 머리나 몸이 어떻게 될까 궁금합니다. 사람들은 에어컨을 이렇게 자주 많이 쐬면서도 몸이 무너지지 않는지 알쏭달쏭합니다.

 우리 식구 새로 깃들어 살아갈 보금자리로 먼저 찾아가서 네 식구 알콩달콩 지낼 만한가 돌아봅니다. 앞과 옆으로는 논이랑 밭이고, 논 뒤로는 멧기슭이요 다른 옆과 뒤로는 다른 밭이랑 멧자락입니다. 퍽 멀리 전철길과 찻길이 보이지만 차소리와 전철소리는 아스라히 들릴 뿐, 바람과 풀벌레와 멧새가 들려주는 소리가 가득합니다. 나락을 흔들고 풀을 어루만지는 바람이 살랑살랑 붑니다. (4344.9.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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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숨 책읽기


 목숨을 바치지 않고서야 사랑을 이루지 못합니다. 목숨을 들이지 않고서야 아이를 낳아 살아갈 수 없습니다. 목숨을 쏟지 않고서야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어마어마하게 따사로운 목숨이 깃든 책 하나를 고맙게 읽습니다. 나 또한 내 목숨을 기울여 쓴 글과 찍은 사진으로 책 하나 일구어 내놓습니다. (4344.9.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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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야 놀자 - 만화로 배우는 생리 이야기
다카하시 유이코 글.그림, 김숙 옮김, 안명옥 감수 / 북뱅크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아이들한테 ‘무상급식’만 하면 다 되나
 [어린이책 읽는 삶 7] 다카하시 유이코, 《생리야 놀자》(BB아이들,2002)


- 책이름 : 생리야 놀자
- 글·그림 : 다카하시 유이코
- 옮긴이 : 김숙
- 펴낸곳 : BB아이들 (2002.8.30.)
- 책값 : 8000원


 (1)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할까


 서울시에서는 ‘무상급식’을 놓고 주민투표까지 벌였습니다. 서울시 초·중·고등학교 아이들한테 무상급식을 하자면 돈이 어마어마하게 드니까 이런 주민투표를 할 만하다 싶지만, 주민투표를 하는 데에도 돈이 어마어마하게 듭니다. 서울이나 큰도시 아닌 작은 시골로 이루어진 군에서는 일찍부터 무상급식을 하거나 꾸준히 무상급식으로 나아갑니다. 작은 시골로 이루어진 군에서는 아이들이 죄 도시로 빠져나가니까 아이들을 붙잡기도 해야 할 테고, 아이들 숫자가 적어 얼마든지 무상급식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교를 다니며 교재비나 다른 돈을 들이는 일이 아주 드뭅니다.

 서울이나 다른 큰도시는 아이들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아이들에 앞서 어른들부터 지나치게 몰린 서울이요 큰도시입니다. 이런 데에서 무상급식을 하자 할 때에는 이곳저곳에서 투덜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뜻은 좋으나 아직 이 나라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다 여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육’이 아닌 ‘교육복지’를 옳게 펼치는 다른 나라에서는 이 나라처럼 국방 예산으로 훨씬 어마어마하다 싶은 돈을 쏟아붓지 않습니다. 더욱이, 쇠삽날로 파헤치기만 하는 토목사업에 더욱 어마어마하다 싶은 돈을 들이붓지 않아요. 이 나라는 국방과 토목사업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함부로 쓰기 때문에 교육이든 교육복지이든 옳게 꾸릴 수 없습니다. 군대를 없애거나 줄이지 않으면서 무상급식은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군대를 없애거나 줄이지 않으면서 무상급식을 해 본대야 아름다운 뜻이 펼치지지 않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골고루 무상급식을 누리도록 한다는 ‘평등’이란 평화로이 살아가는 평등이거든요. 평화로이 살아갈 수 없이 물질 평등만 이룬대서 참다이 평등이 되지 않아요.

 시골마을에서 두 아이와 살아가는 어버이로서 곰곰이 생각합니다. 서울시이든 다른 큰도시이든 무상급식을 굳이 안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무상급식에 앞서 ‘급식비 내기 어려운 집’에 기초생활보장을 하는 복지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애써 급식시설을 마련하고 뭘 하고 하기보다는 도시락을 싸도록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무상급식이니 급식시설이니 하는 데에 돈을 쓰지 말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옳고 바르면서 착하고 아름다운 삶길을 받아들여 즐거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환경과 문화와 터전’에 돈을 쓰면 참으로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 “어째서 남자애들은 그런 일로 놀리는 거죠? 어째서 남자애들은 생리를 하지 않는 거죠?” “맞아. 생리는 여자만 하는 거야. 남자애들은 생리가 뭔지 잘 몰라. 이상하고 비밀스러운 거라고나 할까. 여자애들을 놀리면 얼굴이 빨개지면서 창피해 하니까 더 재미있어 하는 거지.” ..  (35쪽)


 일본사람 다카하시 유이코 님이 글을 쓰고 그림을 넣은 《생리야 놀자》(BB아이들,2002)를 읽고 나서 더 굳게 생각합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생리야 놀자》처럼 멋지고 알차며 놀라운 이야기책 하나 태어나지 못합니다. 상업출판사에서도 이만 한 책을 꾀하지 못하고,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이런 책을 마련할 꿈조차 꾸지 않으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쯤 되는 알찬 책을 내도록 뒷배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무상급식을 한다며 해마다 들어갈 수천 억 가운데 3억쯤만 들이면, 아니 2억이나 1억쯤만 들이면, 《생리야 놀자》 같은 이야기책 하나 한 해에 걸쳐 야무지게 빚을 수 있습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분한테 열 달 동안 힘껏 이야기를 길어올리도록 일돈을 주고, 출판사에서 예쁘게 엮도록 두 달을 내주면(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열 달 동안 출판사에서 밑짜기를 해 두면 두 달만에 책을 엮을 수 있어요) 한국 어린이 삶을 헤아리는 좋은 이야기책이 태어납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해마다 100가지 이야기쯤을 100억을 들여 마련해서 100가지 아름다운 책이 태어나도록 도울 수 있는 ‘서울시 교육 예산’입니다. 고작 100억이면 돼요. 여기에 100억을 영화 만드는 돈으로 뒷배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와 푸름이가 즐길 작은영화를 찍도록 10억씩 뒷배해서 열 가지 영화를 해마다 빚을 수 있습니다. 꼭 대단하다 싶은 영화를 찍어야 하지 않거든요. 자그마하면서 아름다이 영화를 빚을 수 있어요. 한꺼번에 100억을 들여 더 멋들어지는구나 싶은 영화를 빚을 수 있을 테지만, 삼십 분이나 오십 분쯤 살가이 돌아볼 조그마한 영화를 꾸준히 빚는 일도 아름답습니다. 덧붙여 사랑스러운 어린이 노래나 푸름이 노래를 일구는 데에도 돈을 뒷배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 연극이나 푸름이 연극을 올리도록 돈을 뒷배할 수 있어요. 어린이와 푸름이가 즐길 그림책을 그리도록 돈을 뒷배할 때에도 아름답습니다.


.. “빨아 쓸 수 있는 천 생리대는 반복해서 3년 정도 쓸 수 있어요. 경제적이기도 하고 쓰레기도 나오지 않지요. 100% 면이라 피부에도 좋고 화학약품이나 합성섬유도 쓰지 않으니까 안전하지요. 하지만 빠는 것이 번거롭고 샐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 그러나 생리가 시작될 때와 끝나갈 때 써 보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일회용 생리대는 무척 편리하지만 매달 사용하는 양을 생각하면 쓰레기 문제가 걱정이지요.” ..  (59쪽)


 누구나 밥을 먹어야 목숨을 잇습니다. 밥을 안 먹으면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 가운데 가난한 아이들은 꼭 있기 마련이니, 이 아이들이 밥 걱정을 안 하도록 하는 일에 깊이 마음써야 합니다. 그러나, 밥 걱정은 안 해도 좋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왜 배워서 어떠한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느냐 하는 ‘배움 이야기’가 텅 비거나 어줍잖다면 어쩌지요.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덜어 밥 한 그릇을 마련한다고 하듯, 아이들이 도시락을 싸서 한 숟가락씩 나누어 먹을 수 있습니다. 살림이 괜찮은 집에서 지내는 아이가 도시락을 둘 쌀 수 있습니다. 밥은 어떻게 해서든 나누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나라 학교를 돌아보면, 예나 이제나 ‘배울거리’가 마땅하지 않습니다. 참다이 배우고 착하게 배워 아름다이 살아갈 배움빛이 너무 모자라요.

 두 아이 어버이인 나는 우리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할 일이 아주 걱정스럽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이한테 참다이 가르치는 이야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아이들을 ‘더 이름나거나 더 좋다는 대학교’로 보내는 징검돌 노릇만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아이한테 바르며 고운 말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아이한테 죽은 영어를 지식으로만 집어넣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아이한테 살아숨쉬는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지 않고, 임금님 연표나 권력자 뒷이야기만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제 옷을 뜨개하거나 기우도록 가르치지 못하는 학교입니다. 학교를 아무리 오래 다녀도 스스로 밥하고 빨래하며 청소하는 삶을 배우지 못합니다. 학교를 오래 다닌다지만, 막상 나중에 열아홉 살을 넘어 좋은 짝궁을 사귀어 아이를 낳을 때에 아이를 어떻게 보살피며 함께 살아가는가 하는 이야기를 배울 수 없습니다. 사내가 가시내를 사귀는 길이나 가시내가 사내를 만나는 길을 예쁘게 가르치지 않는 학교입니다. 사내와 가시내가 다른 구실을 참답게 밝히지 않고,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는 보람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하다못해, 가시내가 열두엇 앞뒤로 맞아들여 다달이 치르는 달거리가 어떠한 뜻이요 얼마나 아름다운 목숨빛이 드러나는 일인가를 이야기 나누지 못합니다. 《생리야 놀자》는 달거리(월경)가 아이한테 어떠한 뜻이요 앞으로 얼마나 아름다운 목숨빛을 잇도록 새길을 여는 일인가를 차분하면서 따사롭게 들려줍니다.


.. “은비는 처음 생리를 시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지?” “지금까지 우리 반 아이들이 나한테 아직도 생리 안 하냐고 물을 때마다 나만 뒤떨어진 것 같았어요. 이제 하게 돼서 다행이다 싶긴 한데.” “이런 일들은 다른 사람들하고 비교할 필요는 없는 거야.” ..  (15쪽)


 (2)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이를 낳아 함께 살아가는 어버이는 무엇을 해야 좋을까 헤아려 봅니다. 시설 좋고 이름 높은 학교에 아이들을 넣으면 좋을까요. 급식 잘 되고 학교버스로 집과 학교 사이를 태워 주는 데에 아이들을 보내면 좋을까요. 시험성적 잘 나오도록 이끌거나 특성화교육이나 외국어교육을 잘 한다는 데에 아이들을 다니도록 하면 좋을까요.


.. “철분은 여자아이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고 몸이 점점 커 가는 성장기에는 남자아이들에게도 많이 필요한 거야.” “그렇다면 날마다 시금치나 간을 많이 먹으면 되는 거예요?” “단백질도 필요해.” “단백질요?” “단백질이 부족하면 어렵사리 보충한 철분을 잘 살릴 수 없거든. 결국, 균형 잡힌 식품을 거르지 말고 먹어야 한다는 거지. 식사를 거른다거나, 인스턴트 식품이나 과자만 너무 좋아한다거나, 무리한 다이어트 같은 건 좋지 않다는 거지. 그러면 곧바로 철분이 많은 식품을 써서 요리를 만들어 볼까?” ..  (95쪽)


 이야기책 《생리야 놀자》는 달거리 지식을 아이들이 외도록 하지 않습니다. 어린이와 푸름이 때에 처음 겪으면서 마흔 해 즈음 이어갈 아름다운 목숨빛이 무엇인가를 찬찬히 깨닫도록 돕습니다. 누구보다 가시내한테 도움이 되면서 길동무가 되고 마음밭을 다스리는 말벗이 됩니다.

 가만히 보면, 아이를 낳아 함께 살아가는 어버이치고, 달거리 이야기를 이 책에 담은 만큼 들려줄 수 있는 분은 퍽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는 어버이로서 내 아이한테 달거리 이야기를 얼마나 들려줄 수 있을까요. 내 아이들한테 ‘목숨이 태어나는 아름다운 빛과 꿈’을 어떻게 들려줄 수 있을까요.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얼거리와 흐름을, 사람이 늘 먹어야 하는 목숨과 사람을 둘러싼 풀과 나무와 짐승과 물과 해와 바람을 어떠한 결로 들려줄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 내가 만약 생리 때문에 아무 문제도 겪지 않았다면 이런 기회도 생기지 않았겠지 하는 생각에 그때까지 겪은 고통과 괴로움들도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 책을 쓰는 동안 생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면서 나 자신도 모르게 몸 안에서 일어나는 생리 작용들을 생각하며 자신의 몸을 더욱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  (115쪽/글쓴이 말)


 아이는 어머니만 낳습니다. 아이는 어머니만 몸속에 깃들이며 열 달을 살아냅니다. 아이는 어머니만 젖을 물립니다. 그렇지만, 아이를 낳도록 이끄는 어버이는 어머니와 아버지 둘입니다. 아이를 낳아 함께 사랑하고 돌볼 몫은 어머니와 아버지 둘한테 있습니다. 아이가 먹을 밥을 차리고 아이가 먹을 옷을 빨며 아이와 살아갈 집을 치우고 살림하는 몫은 어머니 한 사람이 아닌, 어머니와 아버지 두 사람이 맡을 몫입니다.

 《생리야 놀자》는 내 몸을 아이들 스스로 사랑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여는 첫 실마리라 할 만합니다. 이 실마리부터 찬찬히 살펴서 내 몸과 동무들 몸과 이 지구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몸을 사랑하도록 첫걸음 내디디는 실마리입니다.

 나부터 스스로 내 몸을 사랑할 때에 비로소 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얻습니다. 하늘에서 똑 떨어지는 선물로 얻지 않고, 내 마음밭에서 고이 잠자던 씨앗을 깨우는 틀처럼 얻습니다.

 아이들한테는 사랑을 가르칩니다. 아이들한테서는 사랑을 배웁니다. 학교는, 집은, 마을은, 또 지구별은 이 아이들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4344.9.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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