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치 글쓰기

 


 고단하게 하루를 보내고 나서 잠자리에 들 무렵, 등허리를 펴고 손가락과 발가락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이며 푼다. 오슬오슬 추위에 살짝 몸서리를 치다가 조금씩 몸이 따뜻해진다. 쑤신 머리통을 꼭꼭 누른 다음 부시시 일어난다. 바야흐로 깊이 잠들기 앞서 오늘 하루치 글을 쓰자고 생각한다.

 

 살아낸 이야기를 떠올린다. 살아갈 이야기를 되새긴다. 살아가는 옆지기와 아이들 모습과 얼굴과 손발을 헤아린다. 내 삶을 글 한 줄에 모두 담을 수 없고, 내 삶은 글쓰기로 갈무리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글 한 줄에 앞으로 꽃이 될 씨앗과 같은 내 삶자락 이야기를 싣는다. 오늘 하루 어떠한 삶씨가 내 보금자리에 드리웠는가를 돌아보고 싶다. 하루하루 꾸준하게 돌아보지 않는다면, 나는 내 고마우며 아름다운 나날을 그만 잊거나 아무렇게나 흘리고 만다고 느낀다.

 

 꼭 글을 써야 하지는 않다. 굳이 글을 안 써도 되는 일은 아니다. 우러나오는 글이기에 쓰고, 샘솟는 말이기에 나눈다. 우러나오는 사랑이기에 꽃을 피우고, 샘솟는 믿음이기에 열매를 맺는다. 두 아이 새근새근 색색 숨소리를 듣는다. 아버지는 글을 쓰고, 어머니는 뜨개질을 한다. (4345.1.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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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59) 육아 품앗이

 

.. 이처럼 ‘좋은 사이’ 엄마들은, 아이를 유치원이나 일반 어린이집 같은 전문 보육시설에 맡기는 엄마들은 결코 맛볼 수 없는 최고의 행복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육아 품앗이로 함께 아이를 키우는 숲 활동의 진수이다 ..  《아이카와 아키코/장희정 옮김-흙에서 자라는 아이들》(호미,2011) 107쪽

 

 국어사전에 ‘공동육아(共同育兒)’라는 낱말이 실려요. 공동육아 하는 분이 온 나라 곳곳에 참 많은 만큼, 이렇게 국어사전 올림말까지 되는구나 싶어요.

 

 국어사전 ‘공동육아’ 말풀이는 “여러 집의 어린아이들을 모아서 양육자가 한곳에서 기르는 일”입니다. 조금 더 쉽게 적으면 좋을 테지만, 올림말로 다룬 대목만으로도 고맙기는 합니다. 나라면 “여러 집 아이들을 모아 어버이들이 한곳에서 함께 돌보거나 가르치는 일”이라고 적겠어요.

 

 언제부터 누가 ‘공동육아’라는 낱말을 썼는지 잘 몰라요. 이제는 널리 쓰는 낱말이니 따로 무어라 가리킬 까닭은 없다 할 텐데, 나는 이 낱말이 입에 잘 달라붙지 않아요. 처음 들을 때부터 퍽 낯설었어요. 왜 이 낱말을 써야 하는지 알쏭달쏭하고, ‘공동’이나 ‘육아’가 아니면, 서로서로 힘을 모아 아이를 돌볼 수 없는지 궁금해요.

 

 품앗이 : 힘든 일 서로 거들기
 두레 : 바쁜 흙일 서로 나누어 함께 하는 모임
 울력 :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일하기

 

 한겨레는 예부터 세 가지로 힘을 모아 일했어요. 하나는 품앗이요, 둘은 두레이고, 셋은 울력이에요. 이 가운데 ‘두레’라는 낱말은 생활협동조합에서 곧잘 써요. 두레라는 이름을 딴 생협도 있어요. 그런데 생협이라는 이름부터 ‘삶을 서로 힘을 모아 꾸리는 모임’이라 하니까, “두레 생협”처럼 이름을 붙이면,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셈이에요. 하나는 토박이말이고 하나는 한자말이에요.

 

 우리가 한겨레 말마디로 살가이 풀어내어 생협을 가리키자면, ‘살림두레’나 ‘두레살림’쯤으로 이름을 붙여야 올바르리라 생각해요.

 

 그러면, 아이를 함께 돌보는 모임은 어떤 이름을 붙여야 좋을까요. ‘아이돌보기 두레’? ‘아이돌보기 품앗이’?

 

 오늘날 한국은 시골일을 하는 사람이 매우 적어요. 거의 모든 사람이 도시에서 살아요. 도시사람으로서는 두레나 품앗이를 하는 일이 없다 해도 틀리지 않아요. 도시에서는 으레 ‘협동’이나 ‘협력’이나 ‘협조’를 한다고 해요. 이러한 삶이요 터요 흐름이기에 ‘공동육아’ 같은 이름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할 텐데, “함께 아이를 돌보는 일”이라 한다면, ‘함께돌봄’이라든지 ‘아이품앗이’처럼 이름을 지으면 어떠할까 싶어요.

 

 옹글게 긴 이름을 달자면 “아이돌봄 품앗이”가 된다고 하겠는데, “아이사랑 품앗이”로 적어도 돼요. 간추려 “아이품앗이”로 적는다면, “아이를 돌보고 아이를 사랑하는 넋”을 함께 아우르는 느낌이 될 수 있어요.

 

 또는 “푸른두레”나 “푸른품앗이” 같은 이름을 쓸 수 있겠지요. 아이들을 돌보며 사랑하는 일이란, 푸르디푸른 빛깔 뽐내며 싱그러이 자라는 풀과 나무를 돌보며 사랑하는 일하고 매한가지예요. 이러한 느낌을 담아 “푸른두레”나 “푸른품앗이” 같은 이름을 지어, 아이와 어른 모두 푸른 빛깔 꿈과 사랑과 삶을 얼싸안는 길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어요.

 

 좋은 마음으로 좋은 삶을 일구며 좋은 말을 빛낸다면 참으로 아름답구나 싶어요. 좋은 사람과 좋은 삶터 일구며 좋은 보금자리 아낀다면 더없이 즐거워요. (4345.1.1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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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13 21:49   좋아요 0 | URL
우리동네 엄마들은 공동육아보다 품앗이 라는 말을 즐겨 씁니다.
제가 님 글에 추천은 잘하는데 댓글 다는 게 이상하게 어려워서 잘 못 남기네요.
아직 낯을 가리나 봅니다.^^

파란놀 2012-01-14 00:06   좋아요 0 | URL
오오,
추천 백 개씩 달아 주셔요 ㅋㅋㅋ

차츰차츰 '공동육아'라는 말마디보다
'품앗이'라는 말마디로 바뀌는구나 싶어요.

이렇게 하나씩 좋으며 맑은 말이
사람들 사이에서 구르면 참 고마워요.
 


 산들보라 눈물 쏙

 


 젖떼기밥 먹는 자리에서 뻗대기를 하며 숟가락으로 떠먹이는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산들보라. 스스로 앉거나 서지 못하니 품에 안고 젖떼기밥을 먹여야 하는데, 이 아이들 뻗댈 때에 힘센 어른이라도 얼마나 벅차고 아픈지 모른다. 자칫 밥상이라도 걷어차거나 밥그릇이라도 걷어차면 또 어찌 되나.

 

 줄 때에 제대로 안 먹더니, 한창 울고 난 뒤 어머니가 비로소 젖을 물리니 겨우 조용해진다. 아이 눈가에 눈물 한 방울 흐른다. 눈물이 날 만큼 서럽니. 무슨 일 때문에 눈물까지 빼며 그렇게 앙탈을 하니. 아기이니까 그러니. (4345.1.1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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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1-13 14:58   좋아요 0 | URL
아이도 어른처럼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있고, 못마땅함이 있지 않겠습니까. ㅋ
아이는 우는 것도 난 이쁘던데...

파란놀 2012-01-13 17:12   좋아요 0 | URL
네, 다 이뻐요.
고것이 참 웬만하면 마른울음인데
어쩌다가 눈물이 쪼르르 흐르도록 울기도 해요 ~

zahir 2012-01-13 15:17   좋아요 0 | URL
하아- 젖 물고 흐르는 눈물.
제 아이들 그럴 때가 생각나서 그냥 갈 수가 없네요.
저 투명함이라니...

눈팅만 하고 있지만 매번 글 잘 읽고 갑니다.

파란놀 2012-01-13 17:13   좋아요 0 | URL
아이고, 그러셨군요.
참... 아이들이 이 나이 적을
몸과 마음으로
다 아로새기듯 헤아리겠지요.

오늘은 꽤 오랫동안 안고 면과 읍을 돌아다니느라
팔이 다 빠지겠어요 @.@
 

 

 사진으로 찍는 책읽기

 


 나는 내가 책을 읽는 모습이 어떠한가를 모릅니다. 책을 읽는 내 얼굴은 얼마다 따스하거나 너그러운지 모릅니다. 아이를 나무라거나 무언가 골 나는 일이 있을 때 내 모습이 어떠한가를 모릅니다. 아이를 나무라거나 무언가 골을 낼 때에 내 얼굴 얼마나 일그러지거나 못생겼는지 모릅니다.

 

 아이들 책 읽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옆지기 뜨개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며 생각합니다. 나는 얼마나 너그럽거나 사랑스러운 몸짓과 낯빛으로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나는 내 삶이 얼마나 예쁘게 빛나도록 마음을 쏟으면서 하루하루 새롭게 맞이하는 목숨일까요. 사랑씨도 미움씨도 꿈씨도 돈씨도 웃음씨도 눈물씨도 모두 내 마음속에 있겠지요. (4345.1.1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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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1-13 14:54   좋아요 0 | URL
누워 있는 아이의 목 좀 보세요. 일부러 연출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지요...
아름다움은 이런 것에 있지요.
아, 평화로운 일상이여!!!!!!!!!!!!ㅋ

파란놀 2012-01-13 17:22   좋아요 0 | URL
저렇게 목을 빼고 누우면
참말 아기 안은 온몸이 뻑적지근하지요 ㅠ.ㅜ
그래서 일부러
목을 간질간질~~ ㅋㅋㅋ
 


 책 예쁘게 읽는 어린이

 


 아이가 책을 읽는 매무새를 곁에서 지켜보면 참 예쁘다. 아이는 아주 일찍부터 아주 예쁜 매무새로 책이 다치지 않게 읽는다.

 

 아이는 호미를 쥐어도 참 예쁘게 땅을 쫀다. 씨앗을 묻을 때에도 보드랍고 따스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아이는 풀잎과 꽃잎을 곱게 쓰다담는다. 아이가 풀잎이나 꽃잎을 쓰다듬는 손길을 바라보며 내 손길은 얼마나 고운가를 돌아본다. (4345.1.1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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