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맞는 마음

 


 내가 손님이 되어 어느 집을 찾아간다 할 때면, 나를 맞이할 사람들은 집안을 어떻게 추스를까 생각합니다. 네 식구 살아가는 우리 집에 누군가 손님으로 찾아온다면, 나는 우리 보금자리를 어떻게 추스를까 헤아립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기 앞서 글을 읽는 사람입니다. 나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기 앞서 사진을 읽는 사람입니다.

 

 나는 아이들 돌보는 사람이기 앞서 내 어버이가 돌본 어여쁜 아이였어요. 내가 아끼고 사랑할 옆지기가 있는 만큼, 나 또한 옆지기한테서 아낌과 사랑을 받을 사람입니다.

 

 내가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았기에 내 아이한테 사랑을 듬뿍 물려줄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내가 사랑을 제대로 못 받으며 살았으면 내 아이한테 사랑을 하나도 안 물려주어도 될까 궁금합니다.

 

 내가 읽은 글이 따분하거나 재미없거나 어이없다고 느꼈으면 나도 따분하거나 재미없거나 어이없다고 느낄 글을 써야 할까 궁금합니다. 내가 읽은 사진이 틀에 박히거나 밋밋하거나 뒤틀렸다고 느꼈으면 나도 이렇게 내 마음에 안 내키는 사진을 찍어야 할까 궁금합니다.

 

 사랑받으며 살았으니 사랑을 물려줍니다. 사랑을 못 받으며 살았으니 사랑을 물려줍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사랑을 받았으나 사랑을 물려주지 못하거나 사랑을 못 받은 만큼 사랑을 못 물려주기도 하겠지요.

 

 내가 고이 맞아들이는 손님이기에, 이들이 나를 손님으로 맞아들일 때에 꼭 고이 모시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나를 달갑잖은 손님이라 여긴 이를 내가 손님으로 맞아들인다 해서, 나 또한 이이를 달갑잖이 맞아들일 까닭이 없습니다.

 

 집 안팎을 치웁니다. 오늘 하루 먹을거리를 챙깁니다. 어디에서 잠을 자야 따스할까 어림합니다. 우리 집으로 찾아올 손님 세 사람을 어디에 누이고 나는 어디에서 자면 좋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다 함께 기쁘게 누릴 하루를 생각합니다. 모두 즐거이 웃으며 떠들 하루를 돌아봅니다. 아무쪼록,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음꽃 피우면서 서로서로 복닥이는 보금자리로 꾸리고 싶습니다. (4345.2.1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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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2-11 09:08   좋아요 0 | URL
어떤 손님이 오실까 궁금하네요,
저는 부모님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지는 않았는데요
제가 아이 낳고 키우다보니 이쁘더라구요.
아이에게는 된장님 말씀대로 내가 받은 사랑만큼이 아니고
무조건 주어야하지요.
저는 예전에 생활 환경이 열악한 곳에 살았었는데, 부모한테 소외당한 아이들을
보면 미칠 것 같았어요. 무엇인가를 해 주고 싶은데 해 줄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저는 폭력이나 사랑이 꼭 대물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걸 극복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손님 맍이 잘 하세요. 된장님 책 샀는데 tt도 갔을 거에요. 책 읽다보니 약간 저는 된장님하고 다른 생각도 가지고 있네요.

파란놀 2012-02-11 09:28   좋아요 0 | URL
장인 어른하고 처남하고 처제가 놀러와요.

사람은 저마다 다르니까
누구나 생각이 다를밖에 없어요.
생각이 같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느껴요.

그러나 한 가지,
누구나 사랑받고 사랑할 때에는
더없이 아름다우면서 즐거우리라 생각해요.

그 책은 다 다른 사람들 다 다른 삶이
예쁘게 어우러지는 길을
저마다 어떻게 찾으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다루려 했어요.

즐거이 맞아들여 주시면서
즐거운 '기억의집' 님 삶과 넋과 말을
돌봐 주시면 좋으리라 생각해요~ ^^
 
거제 가는 길 - 김현철 포토에세이
김현철 지음 / 미지애드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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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까
 [찾아 읽는 사진책 55] 김현철, 《거제 가는 길》(미지애드컴,2011)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를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듣습니다. 부르는 노래마다 이 노래를 골라 목소리를 싣는 사람들 마음을 느낍니다. 기쁨에 넘치는지, 덜덜 떠는지, 신나거나 재미나는지, 슬프거나 고단한지 고스란히 느낍니다.

 

 노래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몸이 아픈지 잠을 제대로 못 이루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노래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이 어떠하고 생각이 어떠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비평가나 전문가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알거나 느낍니다. 왜냐하면 나는 ‘사람’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듣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쓰는 글을 읽을 때에도 이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리는 그림이나 사람들이 찍는 사진을 바라볼 때에도 이처럼 느낄 수 있어요. 노래이든 춤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빚는 사람 스스로 어떠한 마음이며 몸이고 생각이자 삶인지 낱낱이 담습니다.

 

 숨길 수 없어요. 감추지 못해요. 하나하나 드러내요. 시나브로 풀어내요.

 

 

 

 기쁜 삶이라 기쁨이 가득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빚습니다. 슬픈 나날이라 슬픔이 얼룩진 이야기를 사진으로 싣습니다.

 

 외롭다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은 외로움 물씬 묻어나는 사진을 찍습니다. 씩씩하게 한길 헤치는 사람은 씩씩함이 물씬 풍기는 사진을 찍습니다.

 

 정치꾼 ‘김영삼 아들’이라는 이름표가 먼저 뒤따르는 김현철 님 사진책 《거제 가는 길》(미지애드컴,2011)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김현철 님은 머리말에 “더 늦기 전에 지나쳐 버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며 살아야겠다며 생각하고 시작한 것이 사진찍기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그저 그런 밋밋한 일상들을 담고 나중에 다시 열어 보고, 아내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이렇게 찍은 사진들로 작은 책을 만들게 되었다. 행복하게 찍고 즐겁게 만든 책이니만큼 독자들도 편하고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15쪽).” 하고 밝힙니다. 참말 김현철 님은 외롭고 슬픈 사람입니다. 그냥 김현철이 아니라 ‘김영삼 아들’ 김현철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아야 하니까요.

 

 

 

 생각해 보셔요. 임응식은 임응식이지 ‘아무개 아들’ 임응식이 아닙니다. 주명덕은 주명덕일 뿐 ‘아무개 아들’ 주명덕이라 하지 않아요. 강운구라면 강운구입니다. ‘아무개 아들’ 강운구라서 눈여겨볼 만하지 않겠지요.

 

 사진을 바라볼 때에는 이 사진을 빚은 사람 ‘이름값이 드높기’ 때문에 사진 작품까지 ‘다른 사람 작품보다 더 드높게 여기며 바라보’아야 하지 않아요. 모두 똑같은 사진으로 한 자리에 놓고 바라봅니다.

 

 대학교를 다닌 사람 작품이 고등학교나 중학교까지 마친 사람 작품보다 나을 수 없습니다. 미국이나 프랑스나 독일이나 영국으로 떠나 사진을 배운 사람이 한국땅에서 사진강좌 한 번 못 듣고 홀로 사진길 걸은 사람 작품보다 훌륭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름표, 졸업장, 나이, 성별, 재산, 얼굴, 몸매 따위를 따지며 사진을 읽지 않아요. 우리는 사진쟁이가 어떤 장비를 썼느냐를 따지며 사진을 읽지 않아요. 우리는 사진꾼이 무슨 사진감을 몇 해나 몇 달쯤 붙잡으며 사진길을 걸었느냐를 살피며 사진을 읽지 않아요.

 

 

 

 매그넘 회원 작가이기 때문에 더 돋보일 사진은 없습니다. 신문기자이기 때문에 더 남다를 사진은 없습니다.

 

 “내가 연애를 하지 않았더라면 꽃말이며 꽃이름을 어떻게 알았을까(35쪽)?” 하는 말처럼, 누구나 살아가는 결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살아가는 결, 사랑하는 결, 살림하는 결, 생각하는 결, 마음쓰는 결이 사진으로 묻어납니다.

 

 김현철 님은 당신 아버지라는 빛과 그림자를 짊어져야 했기 때문에, “‘구타 다음에 십타가 있다’는 농담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군대생활 하면서 고생 안 해 본 사람 없겠지만, 내 경우는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의도적으로 나를 노리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제대를 며칠 남겨 놓지 않은 어느 날은 중대장으로부터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 그대로 하루 종일 구타를 당했다. 정말 참을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참아야 했다(159쪽).”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군대라는 곳은 사내들이 끌려가고 가시내들은 끌려가지 않아요. 그나마 한국땅에서 가시내들은 조금 낫구나 싶기도 하지만, 군대에 끌려갔다가 돌아온 사내들이 군대에서 주먹다짐과 거친 말에 길든 나머지, 이 주먹다짐과 거친 말을 가시내들한테 풀어놓는다면, 가시내들도 사내들과 똑같이 군대 뒤탈을 앓는 셈입니다. 모두 슬픈 사람 슬픈 삶 슬픈 사랑이 되고 맙니다.

 

 

 

 조그마한 사진책 《거제 가는 길》은 어떤 사진일까요. 작은 크기 사진책 《거제 가는 길》은 어떤 책일까요. 정치꾼이 되고픈 꿈을 키우려는 출판기념잔치 책일까요, 참으로 수수한 김현철 님 삶을 나즈막한 목소리와 매무새와 눈길로 돌아보는 이야기를 담은 사진일까요. 어떤 마음이 샘솟아 사진기를 손에 쥐었을까요. 어떤 꿈을 북돋우며 연필을 손에 들었을까요.

 

 “외포리 양조장에서 만난 ‘김현철 씨’. 나를 보고 먼저 말을 걸어 왔다. “저도 김현철입니다.” 아는 척을 해 주니 괜히 기분이 좋다. 현철 씨! 혹시 나 때문에 손해 본 일은 없지요(41쪽)?” 하고 스스로 묻는 김현철 님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며 정치를 꿈꾸기에 이 작은 사진책 《거제 가는 길》을 내놓을 수 있었을까요.

 

 대통령도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일하는 나날을 스스로 사진으로 찍을 수 있고, 청와대에서 바라본 비서들과 경호원들과 장관들을 바라보며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김현철 님은 국회의원이 된다면 국회의사당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요. 기자들만 찍는 사진이 아니라 국회의원도 찍는 사진을 선보일 수 있을까요. 기자 자리에서 바라보며 찍는 사진이랑, 국회의원이 국회의사당에 앉아 바라보며 찍는 사진이라면 얼마나 달라질까요.

 

 김현철 님은 삶이 삶인 나머지, ‘민생투어’라든지 ‘서민 만나기’를 합니다. 곧, 김현철 님은 ‘민생을 모른다’거나 ‘서민이 아니다’고 할 만한 셈입니다. ‘서민 정책’이라든지 ‘민심 살리기’를 말하는 정치꾼은 모두 서민을 이제껏 등졌다는 소리밖에 아닙니다.

 

 

 

 나는 《거제 가는 길》이라는 작은 사진책이 뭐 대단하다 여기지 않습니다. 이 사진책 하나가 한국 사진 발자취에 길이길이 아로새겨지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이 작은 사진책을 비평하거나 비판하거나 이야기할 사진비평가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알 만하듯, 비평을 받아야 사진이 작품으로 거듭나지 않습니다. 비판이나 이야기를 들어야 비로소 사진이 사진답다 할 만큼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누구나 내 삶을 누리듯 사진을 누립니다. 누구라도 내 삶을 사랑하듯 사진을 사랑합니다.

 

 하루하루 내 좋은 삶을 빚는 꿈처럼, 하루하루 내 좋은 삶을 담는 사진이면 흐뭇합니다. 내 곁에 있는 고운 사람을 사랑스레 바라보며 사진으로 한 장 담아도 좋고, 마음속에 깊이 아로새겨도 좋습니다. 내 둘레에 있는 고마운 사람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사진으로 두 장 찍어도 좋고, 가슴속에 예쁘게 아로새겨도 좋아요.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습니까.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갑니까.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합니까. 어떤 마음으로 책을 읽고, 어떤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며, 어떤 마음으로 밥을 합니까. (4345.2.11.흙.ㅎㄲㅅㄱ)


― 거제 가는 길 (김현철 글·사진,미지애드컴 펴냄,2011.8.15./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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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가자 - 겨울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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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담는 그림으로 빚는 책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131] 이태수·윤구병, 《우리끼리 가자》(보리,1997)

 


 나는 그림책을 1999년에 비로소 읽었습니다. 1998년 12월을 끝으로 대학교에 휴학계를 내고는 ‘대학교 자퇴 선언’을 했어요. 모두 다섯 학기를 다닌 대학교인데, 군대를 마치고 곧장 그만두고 싶었으나 두 학기를 더 다녔고, 두 학기를 더 다니면서 대학 교육이 한 사람한테 얼마나 도움이 안 되는가를 더욱 뼈저리게 느껴, 배움값으로 돈을 버리고 싶지 않았어요. 아니, 돈보다 ‘돈까지 치르며 내 젊음을 흘려버리는’ 일이 몹시 슬프며 싫었어요. 대자보를 큼지막하게 하나 써서 붙이고, 학과방에 편지를 남깁니다. 대학교 그만두는 사람이 쓴 대자보는 누군가 금세 뜯어서 치웠고, 내가 남긴 편지도 금세 쓰레기통에 처박힙니다. 모두들 졸업장을 따려고 애쓰는 판이니, 대학교 그만두는 목소리는 스며들 구멍이 없었구나 싶어요.

 

 돌이켜보면, 대학교를 그만두지 않았으면 1999년뿐 아니라 2009년이나 2019년까지도 그림책을 읽지 않으며 살았을는지 모릅니다. 혼인해서 아이를 낳을 때까지 그림책에는 눈길조차 안 두며 살았을는지 모릅니다. 혼인을 하지 않았으면 그림책을 읽었을까 궁금합니다. 참말, 나는 대학교를 그만두고 신문사지국에서 신문돌리기를 하며 조용히 일하던 1999년 봄에 그림책을 처음으로 읽었습니다. 얽매인 사슬이 없고, 옥죄는 밧줄이 없으니, 참으로 홀가분하게 그림책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1999년 봄, 내가 새벽에 일어나 돌리는 신문에 난 조그마한 책소개 기사 하나 눈에 뜨였습니다. ‘세밀화로 그린 도토리 계절 그림책’ 가운데 봄 이야기인 《우리 순이 어디 가니》가 나왔다는 기사입니다. 신문기사를 가위로 오립니다. 하나는 내가 건사하고 하나는 대학교 앞 구내서점 아저씨한테 가져가서 보여주며, 이 책을 갖추어 달라고 말합니다.

 

 한 주쯤 기다린 끝에 책을 받습니다. 이무렵 신문돌리기 한 달 일삯으로 삼십만 원을 받았고, 이 가운데 십육만 원은 적금을 부었어요. 십사만 원으로 한 달 살림돈을 삼으니 하루치 살림돈을 고스란히 들이는 책입니다. 도서관에 얘기해서 책을 받아 빌려읽을 수 있으나, 이 그림책은 꼭 사서 읽고 싶었습니다. 품에 안고 싶어요. ‘그림책이라니? 그림책이라니?’ 하고 생각하면서 내 품으로 꼬옥 안으며 읽고 싶었어요.

 

 책방에서 책을 받아 신문자전거 짐바구니에 넣습니다. 오르막을 낑낑대며 오르며 신문사지국으로 돌아옵니다. 들뜬 마음으로 책장을 넘깁니다. 첫 쪽부터 마지막 쪽까지 읽으며 굵다란 눈물방울 톡톡 떨굽니다. 여러 시간 걸쳐 그림책 한 권 여러 차례 아주 천천히 읽으며 새깁니다.

 

 이날 뒤로 도서관이나 새책방이나 헌책방으로 마실을 다니며 그림책을 꼼꼼히 둘러봅니다. 도서관과 새책방에서는 갓 나온 그림책을 살피고, 헌책방에서는 나라밖 그림책이랑 사라진 옛 그림책을 돌아봅니다. 내가 국민학교 다닐 무렵에 나온 그림책은 몹시 드물지만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1960년대에도 그림책이 더러 나온 자취를 찾습니다. 1950년대 한국 그림책도 어쩌다 구경합니다. 1960년대 과학잡지에 실린 ‘일본 작품 베낀 만화’를 훑습니다.

 

 

 스스로 책을 이모저모 찾으며 읽는 동안, 한국땅 어른들이 한국땅 아이들한테 그림책을 베풀려고 애쓴 지는 얼마 안 되었다고 깨닫습니다. 1990년대를 넘어서며 겨우 그림책이 싹텄다 할 만하고, 2000년대를 넘어서며 나라밖 그림책이 펑펑 쏟아지듯 나온다 할 만해요. 1980년대 그림책은 으레 일본 그림책을 저작권계약 안 하고 낸 판이기 일쑤였는데, 이나마 전집으로 묶어 파는 책들이었으니, 내 국민학생 무렵에는 나뿐 아니라 내 동무들도 그림책을 읽으며 자랄 수 없었겠구나 싶습니다. 살림돈 넉넉해서 그림책을 전집으로 선물할 만한 또래동무는 한둘 있을까 말까였으니까요.


.. 동물 마을에 겨울이 왔어. 하루는 아기토끼가 동무들을 불러모았어. “우리 산양할아버지한테 옛날이야기 들으러 갈래?” “그래, 그래.” 곰이랑 다람쥐랑 멧돼지랑 너구리랑 족제비랑 노루랑 모두모두 좋아했어 ..  (6쪽)


 1999년 봄에 《우리 순이 어디 가니》를 처음 만나고서 그림책에 눈을 뜬 나는, 1999년 여름에 이 그림책을 펴낸 출판사에 들어갑니다. 늙어 죽는 날까지 신문사지국에서 신문밥을 먹으며 살아가려나 생각했는데, 신문을 돌리며 읽던 《작은책》이라는 잡지에 난 ‘출판사 새 일꾼 받음’ 알림글을 살피다가 ‘학력 따지지 않음’이라는 말에 끌려 입사지원서를 냈어요. 나는 고졸이거든요. 고졸을 쓰겠다는 일터는 드물거든요.

 

 《우리 순이 어디 가니》를 펴낸 출판사에 들어간 뒤, 《바빠요 바빠》가 태어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봅니다. 이 그림책들 간기에 ‘영업부 일꾼 이름’이 빠진 대목은 옳지 않다고 여러 차례 얘기한 끝에 내 이름 석 자도 1쇄와 2쇄를 찍을 때에는 조그맣게 나란히 실립니다. 책은 편집부 일꾼 땀방울로만 빚지 않거든요. 책을 알리고 책방에 깔며 사람들한테 파는 영업부 일꾼뿐 아니라, 출판사 살림을 맡는 관리부 일꾼하고, 인쇄소와 제본소를 오가며 꼼꼼히 살피는 제작부 일꾼 땀방울까지 그러모아 빚어요.

 

 

 《바빠요 바빠》 3쇄를 찍을 무렵에는 이 일터를 그만둡니다. 아무래도 나는 나를 길들이려 하는 사람들하고 어깨동무를 할 수 없습니다. 좋은 그림책 하나가 아이들을 ‘좋은 길로 길들이는 가르침’이 아니라 한다면, ‘좋은 책을 빚으려는 일이란 일터 사람들을 틀에 맞추는 부속품으로 여기는 굴레’여서는 안 되니까요.

 

 그림책을 그리는 사람이랑 그림책에 글을 넣는 사람은 온누리를 두루 살피는 몸가짐이어야 합니다. 이 그림책 읽을 아이들 눈높이와 삶과 꿈을 톺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그림책 장만해서 아이들과 즐길 어른들 눈길과 살림살이와 사랑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주인공만 돋보이게 그릴 수 없습니다. 그림책 뒷자리를 이루는 자잘한 그림은 허술하게 그릴 수 없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담을 그림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이 빚을 그림입니다.


.. 커다란 떡갈나무를 지나는데, “아참, 난 도토리를 모아야 해. 그래야 겨울을 날 수 있어.” 아기다람쥐가 나무 위로 쪼르르 올라가는 거야. “그럼 우리끼리 가자.” “그래, 그래.” ..  (11쪽)


 그림책 《심심해서 그랬어》와 《우리끼리 가자》와 《우리 순이 어디 가니》와 《바빠요 바빠》는 ‘세밀화로 돌아보는 봄·여름·가을·겨울’ 이야기꾸러미입니다. 차례를 보면, 여름 겨울 봄 가을, 이렇게 나왔어요. 철에 맞추어 고우며 보드라운 붓결을 보여줍니다. 오늘날 도시사람들 누구나 잊거나 멀리하는 살가운 자연과 들판과 논밭과 멧골을 보여줍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어른들부터 읽고,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일자리 얻어 살아갈 아이들이 읽도록 마련한 ‘세밀화 계절 그림책’입니다. 시골에서 태어났거나 시골에서 살아가는 어른이나 아이들 읽으라고 마련한 그림책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시골마을 시골어른과 시골아이는 애써 그림책을 들추지 않아도 되니까요. 들판이 그림책이고, 멧자락이 그림책이에요. 밭고랑이 그림책이고, 바닷가 갯벌이 그림책이에요. 하늘이 그림책이며, 햇살이 그림책입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나는 이 그림책들을 아주 신나게 팔았습니다. 스물다섯 살 젊은 사내는 서른 서른다섯 아줌마들한테, 또 마흔 마흔다섯 아줌마들한테 이 그림책들을 매우 바지런히 팔았어요. 영업부 일꾼으로 열한 달 일하면서 이 그림책들만 해도 여러 천 권 팔았지 싶습니다. 나는 아줌마들한테 이 ‘세밀화 계절 그림책’을 아이들한테 읽히면 ‘(도시) 아이들한테 자연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좋은가’ 하는 꿈과 사랑을 느끼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득 다시 생각합니다. 내가 이 그림책을 처음 만난 그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내가 밟는 땅은 땅이라기보다 시멘트길이거나 아스팔트길입니다. 맨흙을 복복 소리 느끼며 밟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일터를 오가든 학교를 다니든, 비오는 날 질척거리는 흙이 신에 잔뜩 엉겨붙으며 걷는 일이 없습니다. 풀포기 마음껏 자라나는 흙땅에서 뒹굴 일이 아예 없습니다. 자연은 온통 그림책에만 담깁니다. 내 둘레 어디에도 자연이란 없는데 그림책에만 자연이 싱그럽다는 빛깔로 펄떡펄떡 숨쉽니다.

 

 

 자연을 꼼꼼하게 살피고 꼼꼼하게 담는 그림이란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어떻게 그릴 때에 ‘세밀화’라는 이름 그대로 ‘꼼꼼그림’이 될는지 궁금합니다. 그림은 사진하고 달리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히 나타낼 수 있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그림은 어느 한 구석 안 빠뜨리거나 허술히 안 다룰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옛날 옛적 갓날 갓적에…….” 산양할아버지가 옛날이야기를 시작했어. 아기토끼는 어느 틈에 잠이 들고, 산 속에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단다 ..  (26쪽)


 한국에 여우는 살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여우를 보자면 동물원에 가야겠지요. 그런데, 동물원에서 바라보는 여우를 그림으로 담는다 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차디찬 시멘트 감옥에 갇힌 사람을 그릴 때하고, 드넓은 논밭에서 구슬땀 흘리는 사람을 그릴 때에는 어떠한 느낌이 될까요. 갇힌 짐승과 홀가분한 들짐승을 바라보는 느낌은 어떠할까요.

 

 그림책에 여우를 담으려면, 도토리 가득 주둥이에 물은 다람쥐를 그리려면, 멧골을 누비는 곰을 보여주려면, 먹이를 찾는 크고작은 멧돼지를 만나려면, 한국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세밀화 계절 그림책’ 만드는 곳에서 일했기 때문에, 헌책방을 부지런히 쏘다니면서 다케타쓰 미노루(竹田津 實)라는 분이 담은 사진책 《北邊の原野を驅ける キタキツネ》(平凡社,1974)를 장만했습니다. 이밖에 숱한 일본 사진책과 그림책을 꾸준히 구경하고 장만했습니다. 내가 1999년에 출판사에 들어가 일하던 무렵이나 그 뒤로 오랫동안 다케타쓰 미노루라는 이름은 한국에 거의 안 알려졌습니다. 이제는 몇 가지 책이 한국말로 옮겨지는데, 막상 이분 사진책이 한국에서 새롭게 나오거나 알알이 알려지지는 않습니다. 훗카이도 동물병원 이야기만 나돌 뿐입니다. 이분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들여우를 보살피기도 하고 들여우를 마주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여우들이 들판에 굴을 파며 새끼를 낳고 살아가거든요. 일본 사진쟁이 호시노 미치오(星野道夫) 님은 《Grizzly》(平凡社,1985)를 비롯해서 북극곰 한삶을 사진으로 숱하게 찍어서 남겼습니다. 일본에도 곰이 있습니다만, 더 너르며 홀가분한 터전에서 어여삐 살아가는 목숨을 마주하고 싶기에 애써 북극까지 찾아가 북극곰을 만나요. 호시노 미치오 님 사진책 또한 어린이 그림책 만드는 출판사에서 일했기 때문에 찬찬히 알아채며 사랑할 수 있었어요.

 

 

 나는 ‘세밀화 계절 그림책’ 네 권 가운데 《우리끼리 가자》를 가장 좋아합니다. 겨울빛을 가장 곱게 담아낸 한국 그림책이라고 느낍니다. 한국에서는 《우리끼리 가자》만큼 겨울빛을 예쁘게 보여주는 그림책이 아직 없다고 느낍니다.

 

 다만, 이 그림책 《우리끼리 가자》에는 몇 가지가 없습니다. 곱고 정갈하다 할 만한 그림이지만, 눈부신 빛살이 없습니다. 온누리 하얗게 덮을 만큼 소복히 내리는 눈은 몹시 눈부십니다. 눈이 그친 맑은 하늘은 아주 눈부시고, 파란 빛깔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살은 온누리를 하얗게 밝힙니다. 온통 하야면서 아주 또렷합니다. 눈이 가득 덮인 멧자락 오르는 이들은 까만안경을 쓰곤 하는데, 예전에는 눈안경이라고 ‘실눈 뜨듯 길쭉하게 틈을 벌린 종이 안경’을 썼다고 해요. 눈부신 빛살과 눈더미 빛결 때문에 앞을 볼 수 없거든요.

 

 햇살이 구름에 가려 눈이 펑펑 내릴 때에도 온누리는 무척 또렷합니다. 환하고 또렷합니다. 바람이 되게 몰아칠 때에는 무시무시하게 춥지만, 바람이 잠자며 눈발만 쏟아질 때에는 소리가 잦아들고 둘레가 포근합니다. 멈춘 듯한 그림이 눈앞에 드넓게 펼쳐집니다.

 

 한여름에는 한여름대로 들판과 멧자락이 푸른 빛으로 눈부시도록 또렷합니다. 봄가을에는 봄가을대로 들판과 멧자락과 마을이 봄빛과 가을빛으로 눈부시도록 환하면서 또렷합니다.

 

 

 이제 아이들과 복닥이는 나날을 보내는 어버이로 살아가면서,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세밀화 계절 그림책’을 읽히며 가만히 되짚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세밀화 계절 그림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방문을 열고 대청마루에서 바깥을 내다 보기만 해도 ‘세밀화보다 더 꼼꼼하며 촘촘히 드러나는 봄철 여름철 가을철 겨울철 자연 삶자락’이 펼쳐지거든요. 애써 그림책까지 뒤적이면서 자연을 따로 찾아야 하지 않아요.

 

 곧, 이 그림책들, ‘계절 그림책’이 되든 ‘세밀화 그림책’이 되든 ‘자연 그림책’이 되든, 그림책이란 도시에서 태어나서 살아갈밖에 없는 아이들이 시멘트와 아스팔트에 꽁꽁 갇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뻗지 못하기 때문에 어른들이 따로 만들어야 하는 빚이로구나 싶어요. 자연을 밀어 없앤 자리에 ‘자연을 담은 그림책’을 놓습니다. 숲을 밀어 없앤 자리에 ‘숲을 베어 만든 그림책’을 놓습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어깨동무하며 몸소 느끼도록 하는 ‘자연책’이 아니라 ‘자연을 베고 공장을 돌려 만드는 책’을 지식과 정보로 아이들한테 읽히며 길들이는 어른입니다. 숲을 아끼고 돌보는 ‘숲책’이 아니라 ‘숲을 밀어 아파트 짓고 학교 짓고 건물 짓는 도시살이를 감추며 길들이는 책’을 자연사랑 이야기꾸러미로 내미는 어른입니다.

 

 나부터 내 삶을 돌이키면,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라며 도시에서 사는 동안 ‘세밀화 계절 그림책’을 예쁘다 하고 느낄밖에 없습니다. 도시에서 멀찍하게 떨어진 시골에서 시골사람으로 지내는 하루하루 누릴 때에는, 시골자락 시골길과 시골숲을 굳이 사진으로 찍지 않더라도 늘 온마음으로 즐깁니다. 아이들과 활짝 웃으며 서로서로 자연이 되면 서로가 서로한테 좋은 삶책이 됩니다.

 

 그러나, 이러저러하대서 《우리끼리 가자》를 비롯한 ‘세밀화 계절 그림책’이 나쁘거나 뜻없다고 느끼지 않아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아가잖아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헤어나려고 힘쓰지 않잖아요. 너무도 많은 어른들이 도시에서 버티고 살아가면서 이녁 아이들을 도시사람으로만 키우잖아요. 아이들은 스스로 깨우쳐 도시 굴레와 도시 사슬을 풀 수 있어요. 아이들은 그만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며 어른들이랑 똑같이 구르다가 어느 날 문득, 《우리끼리 가자》 같은 그림책을 읽다가 아주 가느다란 실마리 하나를 붙잡고는 ‘이제부터 내가 참다이 사랑하며 착하게 살아갈 길을 열자’ 하면서 생각을 바꿀 수 있어요.

 

 나한테 《우리끼리 가자》는 자연을 그림책으로만 보며 내 삶은 정작 도시에 그냥 버티고 눌러앉는 하루가 얼마나 바보짓인가 하고 느끼도록 도와준 길동무입니다. 도시에서 부대끼던 때에는 가까이에 이 그림책들을 놓았고, 시골에서 살아가는 오늘은 이 그림책을 책시렁 한쪽에 얌전히 모셔놓습니다. (4345.2.10.쇠.ㅎㄲㅅㄱ)


― 우리끼리 가자 (이태수 글,윤구병 그림,보리 펴냄,1997.3.15./7500원)

 

 

덤. 지난날, 출판사에서 함께 일하던 선배들한테 받은 글줄.

내 생일 기념으로 책에다 글 한 줄씩 남겨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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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2-02-10 12:39   좋아요 0 | URL
한 편의 수묵화같은 그림책이라 저 또한 이책을 좋아합니다.
화려한 그림들에 눈이 멀어갈때쯤 부러 이러한 책들을 들여보곤했었는데 요즘 깜빡했단 생각이 드네요.아이들 유치원에서 다녀오면 이책을 다시 찾아봐야겠어요.

님의 리뷰에도 조용하게 하얀 눈이 내리네요.^^

파란놀 2012-02-11 08:01   좋아요 0 | URL
파스텔 수묵화라 하겠지요.
어깨에 조금 더 힘을 빼고
더 보드라이 그리거나
더 또렷하게 그렸으면
참 좋았겠다고 느껴요.

2012-02-10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1 0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1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1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2-10 17:13   좋아요 0 | URL
일본은 정말 여우가 많더군요.그런데 여우는 미국이나 유럽에도 많더라고요.도심지에도 나타나고...그리고 일본엔 곰도 많더군요.반달곰도 많고, 북해도엔 불곰도 많고...

도화에 제일 많은 산짐승은 뭔가요?

파란놀 2012-02-11 08:01   좋아요 0 | URL
음... 까마귀와 까치?
^^;;;
되게 많답니다.

너구리랑 오소리도 봤고... 흠...
 

책소개를 읽다가 '사회화'라는 대목에서 찔끔 멈춘다. 왜 '사회화'를 말해야 할까. 사람들이 나와 옆지기와 아이들을 바라보며 '사회화'를 말할 때면, 나는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들 앞에서 찔끔 놀라며 더 할 말이 없곤 한다. 사회에 녹아드는 일은 아주 무시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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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오소리
이상교 지음, 이태수 그림 / 사계절 / 2007년 4월
10,800원 → 9,720원(10%할인) / 마일리지 540원(5% 적립)
2012년 02월 10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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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들보라 볼로 공놀이

 


 아침부터 신나게 빨래를 하고 밥을 차리고 나서는 기운이 쪼옥 빠진다. 이제 방바닥에 드러눕는다. 드러누운 채 아이를 바라본다. 아이는 볼볼 기어서 아버지 쪽으로 온다. 뭘 하며 노는가 하고 실눈을 뜨며 지켜보다가는 통통한 볼따구니를 공에 대는 양이 참 귀엽구나 하고 느낀다. (4345.2.9.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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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2-09 14:25   좋아요 0 | URL
ㅎㅎ 참 좋은 시절,
내 딸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기억에 없다는 시간, 아가는 참 즐거워 보이고 행복해 보여요, 귀엽다,

파란놀 2012-02-10 05:27   좋아요 0 | URL
네, 아이들이 좋은 나날 누리도록
오늘은 더 마음을 잘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에고..

책읽는나무 2012-02-09 23:54   좋아요 0 | URL
항상 글만 읽다가 오늘은 아가사진 한참 들여다보면서 몇 자 안남길 수가 없네요.
울보님처럼,우리 아이들도 저러한 시간들이 있었나?
한참 생각해봅니다.
아가의 두상이랑 볼따구가 정말 예쁘네요.동글동글~~^^
(개인적으로 저렇게 동글동글한 두상을 좋아하는지라~)

파란놀 2012-02-10 05:28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 남기지 않으면
흔히 잊는구나 싶어요.
아마 하루하루 그야말로 바쁘고 힘겹게 보내다 보면
잊는 듯한데,
사진으로 남기면서도
사진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또 잊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