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읍내 골목고양이


 읍내로 마실을 나온다. 집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리며 골목을 조금 걷는다. 읍내사람 발길이 퍽 뜸한 샛골목에 고양이 한 마리 천천히 걸어간다. 곳곳에 놓인 쓰레기통을 뒤지며 먹이를 찾는데, 자꾸 눈치를 본다. 아이더러 더 따라가지 말고 가만히 지켜보자고 이야기한다. (4345.3.2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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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3-26 13:07   좋아요 0 | URL
이 사진 너무 맘에 드네요.... 고즈넉하니,,,

파란놀 2012-03-27 05:58   좋아요 0 | URL
지난달에 찍은 사진인데
어제 겨우 갈무리해서
올렸어요 @.@
 


 산들보라 씩씩하게 기어라

 


 읍내마실을 하는 바람 드센 날, 아주 잘 뛰고 아주 잘 걷는 누나 곁에서 요모조모 같이 해 보고 싶지만 몸이 닿지 않는다. 둘째는 누구보다 빨리 잘 길 수 있다. 흙바닥이든 방바닥이든 시멘트바닥이든 아스팔트바닥이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척척 기고 씩씩하게 기어라. 네 기는 힘만큼 네 팔다리는 날로 튼튼해지리라. (4345.3.2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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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3-26 13: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산들보라가 정말 씩씩하게 기는군요. 무릎 아프지 않았나요? 아스팔트 단단한데... ^^

파란놀 2012-03-27 05:59   좋아요 0 | URL
손가락이 좀 까지는 듯하기도 하고..
그래도 뭐, 서서 걸을 때 되면
다 낫겠지요~

순오기 2012-03-26 21:06   좋아요 0 | URL
아스팔트 위를 잘 기어가는 산들보라를 보는 엄마와 누나의 표정~~~^^
이제 곧 발딱 일어서서 걸을 날이 멀지 않았네요.

파란놀 2012-03-27 05:59   좋아요 0 | URL
아기가 신나게 길 흙땅이 널리 있으면 좋겠어요...
 


 머리깎기 두 번째 어린이

 


 첫째 아이를 두 번째로 머리 깎인다. 맨 처음 머리를 깎일 때에 몹시 싫어하고 무서워했는데, 두 번째 나들이에도 무서워하기는 예전과 매한가지이다. 머리를 볶는 기계를 머리 위에 대는 모습이 무섭다고 느끼는구나 싶다. 머리방 일꾼이 가위로만 깎는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하니 얌전하게 앉는다. 그러나 거울만 빤히 바라볼 뿐 고개를 숙이거나 들어야 할 때에 그저 뻣뻣하다. 아직 숯이 얼마 안 되어 머리깎기는 금세 끝난다. 찰랑찰랑 흔들리는 머리카락을 스스로 느끼며 뛰고 찧는다. 한결 씩씩하게 자란 아이는 한결 야무진 몸과 마음일 테지. (4345.3.2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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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3-26 07:38   좋아요 0 | URL
다 자르고 난 후의 모습이 궁금해요. 마지막 사진 보니까 사름벼리에게 잘 어울리는 머리 모양인 것 같은데...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들 머리 모양이고요. 눈 꼭 감고 있는 모습이 참...절로 웃음짓게 만드네요.

파란놀 2012-03-26 07:49   좋아요 0 | URL
우리 아이는,
데즈카 오사무 만화 가운데 <블랙잭>에 나오는 '피노코' 머리로
자르고 싶다 해서 이렇게 자르는데,
미용실 언니는 <안녕 자두야>에서 '자두'가
이런 머리를 한다고 말하더라고요 @.@

다 자른 예쁜 머리는 다른 사진에서 보여드릴게요~ ^^

마녀고양이 2012-03-26 13:08   좋아요 0 | URL
우리 벼리가 예쁜 단발이 되었네요...
꼭 눈 감고 있는 모습이 참 고와요, 아유 잘 참고 있네..... 이뻐랑.

파란놀 2012-03-27 05:57   좋아요 0 | URL
참 예쁘게 잘 놀아 줍니다~~

순오기 2012-03-26 21:08   좋아요 0 | URL
아~ 추억의 단발머리!ㅋㅋ
이쁘네요~~~ 잘 어울릴 거 같아요.^^

파란놀 2012-03-27 05:58   좋아요 0 | URL
요새는 만화 때문에
이런 머리가 유행이라 하더라구요.
흠.. -_-;;;
 

 

 상자 어린이

 


  택배를 받으면 집에 상자가 생깁니다. 상자 가운데 꽤 큰 녀석이 있으면, 작은 아이는 큰 상자에 살며시 들어갑니다. 제 몸에 꼭 맞는 좋은 쉼터입니다. 머잖아 둘째 아이도 이 상자에 함께 들어가 둘이 같이 놀겠지요. (4345.3.2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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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3-26 07:36   좋아요 0 | URL
참 신기해요. 상자를 보면 꼭 저렇게 그 속에 들어가보고 싶어하더라고요. 제 아이도 그랬거든요.
둘째 아이는 언니가 하는 것을 보면 또 꼭 따라서 해보려고 해요. 그것도 신기해요.

파란놀 2012-03-26 07:50   좋아요 0 | URL
hnine 님도 어릴 적에 이렇게 놀지는 않으셨나요?
저도... 우리 아이들처럼 놀았어요 ^^;;;;;

순오기 2012-03-26 21:10   좋아요 0 | URL
애들은 다 상자 속에 들어가나 봐요.
<네모 상자 속의 아이들>이 떠오릅니다~~

파란놀 2012-03-27 05:57   좋아요 0 | URL
어쩌면 어른도
또 다른 모습인
상자에 들어가서
살아가지 않나 싶기도 해요~
 
캣 스트릿 4
카미오 요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내 좋은 벗님과 하루하루
 [만화책 즐겨읽기 129] 카미오 요코, 《캣 스트릿 (4)》

 


  아이들은 연예인이 되려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노래꾼이나 축구선수가 되려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교수나 교사나 박사나 석사나 장군이나 국회의원이 되려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예쁜 꿈을 가슴에 안고 태어납니다. 이 예쁜 꿈은 예쁘게 이루어질 수 있고, 이 예쁜 꿈은 슬프게 꺾일 수 있습니다.


  우리 집에 두 아이가 있고, 나와 옆지기는 어린이 나날을 보내 아이들 어버이로 살아갑니다. 나와 옆지기가 아이로 살던 나날이 아스라이 먼 옛일이라 할는지 모르지만, 언제까지나 같은 모습일는지 모릅니다. 몸뚱이가 커진 오늘날까지 서로 똑같이 어린이로 살아갈는지 모릅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란다고 하지만, 아이일 적에나 어른이라 할 적에나 늘 사람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자라고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사람은 밥을 먹고 물을 마십니다. 사람은 바람을 들이쉬며 목숨을 잇습니다. 밥·물·바람만 먹고마실 수 있대서 목숨을 예쁘게 건사하지 않습니다. 밥·물·바람을 아주 좋게 먹고마실 수 있다지만 쇠창살 드리운 곳에 가두어 햇볕 한 조각조차 쬐지 못하도록 할 때에도 내 목숨을 예쁘게 건사할 수 있을까요. 밥·물·바람은 걱정없이 먹고마신다지만, 스스로 꿈을 꽃피우지 못하도록 짓눌리거나 억눌린 곳에서 내 목숨을 예쁘게 건사할 수 있을까요.


- “여긴 모두 평등한 곳이잖아? 친구가 되고 싶다는 거면 몰라도, 사진∼ 사진∼ 하고 쫓겨다니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뭐야, 재수없게. 비싸게 구네. 겨우 사진 갖고. 가자.” (14쪽)
- “케이토, 어젠 미안. 어쩐지 갑자기 우울해졌어. 기쁘긴 한데, 케이토가 멀게 느껴져서.” “아냐, 아냐.” “근데 그게 아니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케이토 편이거든.” (33쪽)

 

 


  지난날 내가 먹고마신 밥·물·바람이 고맙고, 오늘 이곳에서 먹고마실 수 있는 밥·물·바람이 고맙습니다. 여기에, 내 어버이가 물려주는 사랑이 고맙고, 옆지기랑 아이들하고 나눌 사랑이 고맙습니다. 아무리 무언가 대단하다 하더라도, 밥·물·바람만 넉넉하고 사랑이 넉넉하지 않다면 무척 고단합니다. 내가 아이들한테 밥·물·바람은 알뜰히 챙겨 베푼다 하더라도 사랑을 담아 이야기를 꽃피우지 않거나 사랑을 실어 따스히 바라보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 삶은 하나도 즐거울 수 없습니다.


  아이들하고 어떻게 살아가면 사랑스러울까를 생각합니다. 옆지기와 어떻게 지내면 사랑스러울는지 헤아립니다. 내가 좋은 보금자리를 마음껏 누리는 나날을 맞이하고 싶다면, 나는 오직 하나, 내가 나누며 함께할 사랑을 돌아볼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어떤 마음으로 식구들과 마주하는지, 어떤 손길로 식구들을 어루만지는지, 어떤 눈길로 식구들을 바라보는지, 어떤 목소리로 식구들과 말을 섞는지 찬찬히 살필 일입니다. 옷차림이나 겉모습이나 지갑 부피나 다른 것들은 대수롭지 않아요.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떻게 어우러지는가 하는 대목이 대수롭습니다.


- “천천히 하자. 복잡한 일도 많지만 소중한 걸 잃지 않도록.” (22∼23쪽)
- ‘이곳에 있는 시간은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이 회전목마가 한 바퀴 도는 것만큼 짧겠지.’ (34∼35쪽)

 

 


  카미오 요코 님 만화책 《캣 스트릿》(서울문화사,2006) 넷째 권을 읽습니다. 《캣 스트릿》에 나오는 아이들은 모두 크고작게 마음이 다쳤습니다. 《캣 스트릿》 아이들은 집안에 돈이 모자라거나 밥을 굶거나 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면 어느 하나 아쉽지 않고 슬프지 않다 할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아이들은 누구보다 가까워야 할 제 어버이한테서 살뜰히 사랑받지 못했어요. 이 아이들을 둘러싼 또래동무들한테서 곱게 사랑받지 못했고요. 서로 아끼고 보듬으며 어깨동무할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그만 서로 아끼지 못하고 보듬지 못해요. 하루하루 즐겁게 누릴 삶이지만, 하루하루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말아요. 언제나 사랑을 빛낼 나날이지만, 어느 하루도 사랑을 누리지 못해요.


  꼭 만화책 아이들한테만 얽히는 이야기라고 느끼지 않아요. 《캣 스트릿》 아이들을 비롯해, 오늘날 숱한 한국 아이들은 새벽녘 희뿌윰하게 밝으면서 차츰 노랗고 발갛게 물드는 하늘가 햇살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들며 이른새벽에 깨고 이른아침에 우중충한 옷가지를 걸치며 학교로 가서 시험공부만 하도록 내몰리는데, 이 아이들이 푸르고 해맑아야 할 나날, 푸르고 해맑은 하늘이나 물이나 바람을 맞아들이지 못해요.


  아무래도, 아이들에 앞서 어른들부터 푸르고 해맑은 하늘이나 물이나 바람하고는 가까이 안 지내기 때문이지 싶어요. 어른들부터 회사일에 바쁘고, 집안일에 휘둘려요. 어른들부터 풀과 나무와 새와 벌레를 아끼지 않는 삶을 보내요. 어른들부터 풀내음과 새소리와 벌레소리하고는 동떨어진 곳에서 하루를 보내요.


  푸른 빛깔 풀잎을 바라보지 못하는 어른하고 살아가는 아이인 만큼, 아이 스스로 외따로 푸른 빛깔 풀잎을 찾아나서며 마음을 쉬거나 달랠 꿈을 키우지 못합니다. 파란 빛깔 하늘과 바람을 껴안지 못하는 어른하고 살아가는 아이인 만큼, 아이 스스로 햇살이나 별빛이나 달빛하고 노닐며 마음을 다스리거나 북돋울 사랑을 보살피지 못합니다.


- “아무 말도 안 해서 미안해요. 이제 걱정 끼칠 만한 일은 하지 않을게요.” (72쪽)
- “우리 집 마당에도 이 나무가 있는데, 창가에서 이 꽃향기가 나면 가을이구나 싶었어. 매일매일 방에만 있어서 계절 감각이 없었거든.” (91쪽)

 

 


  아이들은 그저 나이만 비슷하다는 또래동무하고 일찍부터 사귀어야 한다고 느끼지 않아요. 아이들이 사귈 또래동무는 맑은 넋과 밝은 얼로 고운 사랑을 꿈꾸는 또래동무여야 한다고 느껴요. 우리 집 아이부터 날마다 맑은 넋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어버이인 나부터 맑은 넋으로 생각을 품어야 한다고 느껴요. 우리 집 아이부터 밝은 얼로 꿈을 꿀 수 있도록, 어버이인 나부터 밝은 얼을 가다듬어 꿈을 꾸어야 한다고 느껴요. 어버이부터 맑지 못하고 밝지 못하다면, 아이들은 슬프거나 어두운 어버이 그늘에 눌리겠지요. 어버이부터 고운 사랑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아이들은 차츰 밉고 괴로운 몸짓에 몸서리를 치겠지요.


  나부터 차근차근 하루를 되새깁니다. 나부터 언제나 새롭게 배우자고 다짐합니다. 나부터 내가 자꾸 잊거나 놓치는 사랑을 날마다 찬찬히 되살리자고 생각합니다. 지친 몸과 마음이 아닌 싱그러운 몸과 마음으로 거듭나자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걷고, 아이들과 풀포기를 함께 쓰다듬으며, 아이들과 흙을 함께 만지자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노는 양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아이들한테 한 마디 따숩게 건네며, 아이들과 좋은 노래를 기쁜 목소리로 부르자고 생각합니다.


  나는 내가 길어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랑을 하나씩 길어올려, 내 삶부터 좋게 누리자고 생각합니다.


- “집에 가는데 화악, 하고 가슴에서 열이 났어. 처음 느끼는 감정이라 뭐가 뭔지 몰라도.” “어떤 기분이었는데?” “분했어. 너무 화가 났어.” (78∼79쪽)
- ‘하느님, 내게 주신 선물을 제발 빼앗아 가지 말아 주세요.’ (131쪽)

 


  선물은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지 않는다고 느껴요. 선물은 언제나 내 가슴속에 있다고 느껴요. 나한테 주는 선물은 언제나 내가 주고, 내가 기뻐할 선물은 언제나 내 가슴속에서 나 스스로 기쁘게 꺼내어 펼치기를 기다린다고 느껴요.


  내가 나한테 선물을 주지 못할 때에는 내 아이들도 스스로 선물을 꺼내어 누리는 삶을 즐기지 못하겠지요. 내가 나한테 선물을 베푸는 삶을 짓지 못할 때에는 내 옆지기도 스스로 선물을 일구어 맛보는 삶을 빛내지 못하겠지요.


  사회를 일그러뜨리려는 슬픈 어른들이 있고, 사회를 망가뜨리며 제 뱃속을 채우려는 아픈 어른들이 있어요. 그러나, 이에 앞서 나 스스로 슬프거나 아프게 살아간다면 나부터 괴롭고, 내 아이들까지 고단해요. 오늘 아침 새 햇살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새로운 들새와 멧새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헤아립니다. 오늘 하루는 또다시 나한테 찾아온 참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4345.3.26.달.ㅎㄲㅅㄱ)


― 캣 스트릿 4 (카미오 요코 글·그림,배미선 옮김,서울문화사 펴냄,2006.8.30./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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