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새꽃 책읽기

 


  모과꽃을 며칠 뒤부터 바라볼 수 있습니다. 집 뒤꼍 모과나무는 키가 작습니다. 처음부터 작은 키는 아니었고, 지난해 새로 보금자리를 틀며 우리 집 뒤꼍에 있던 모과나무 한 그루 가지치기를 하며 키가 줄었습니다. 모과나무 한 그루는 이내 키가 자라겠지요. 가지치기를 했어도 가지마다 새눈이 틉니다. 겨우내 새눈이 아주 작게 맺힌 모습을 보았습니다. 겨울이 끝나고 봄부터 새눈이 터도 좋으련만, 모과나무는 춥디추운 겨울부터 새눈이 작게 고개를 내밀며 옹크렸고, 새봄을 맞이해 하루하루 따스해지자 새눈이 조금씩 부풀면서 이내 한 잎 두 잎 환하게 터집니다.


  아직은 우리 아이들 손톱보다도 작은 여리며 보드라운 잎사귀입니다. 머잖아 새꽃이 송이송이 어여쁘게 터질 무렵에는 나뭇잎 또한 천천히 자라며 한결 굵고 큼지막하게 자랄 테지요.


  모과는 열매가 참 커다란데 꽃잎이 참 작습니다. 꽃잎이 작은 모과나무이기 때문인지 앙 다물며 곧 터질 듯 말 듯하는 봉우리는 더욱 작습니다. 호박은 꽃도 크고 열매도 큰데, 아니 호박꽃 크기를 헤아리면 호박열매가 그만 한 크기가 되겠구나 싶고, 모과꽃 크기를 살피면 모과열매가 그만 한 크기가 될 수 있겠구나 싶고. 그런데, 매화꽃은 그만 한 크기에 고만고만한 열매인데, 벚꽃은 그만 한 크기에 자그마한 열매인데.


  호박은 호박대로 꽃이 예쁘고 열매가 소담스럽습니다. 모과는 모과대로 꽃이 예쁘장하고 열매가 소담소담합니다. 눈부신 열매 맺는 꽃송이들 푸른 들판에 차근차근 고운 무늬를 입힙니다. (4345.4.14.흙.ㅎㄲㅅㄱ)

 

..

 

모과꽃 어떻게 맺는지 궁금하신 분은 이곳으로~

http://blog.aladin.co.kr/hbooks/4784763

 

지난봄,

충청북도 음성에서 맞이한 모과꽃 이야기가 있어요.

지난해에는 모과꽃 이야기를 5월 13일에 썼네요 @.@

 

아아, 전라남도 고흥 봄이란 참 빠르고

참 따뜻하군요.

모과꽃 이야기가

자그마치 한 달이나 빠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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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으로 보는 눈 180 : 푸름이한테 나쁜 책이란

 


  《드래곤볼》이라는 만화책이 있습니다. 한국에는 1990년에 《아이큐점프》라는 만화잡지에 낱권부록으로 처음 옮겨진 작품입니다. 아이들은 이 만화에 푹 꽂혔습니다. 이와 달리 어른들은 《드래곤볼》을 ‘폭력과 외설로 물든 나쁜 만화’라는 이름표를 붙였습니다. 학교에 이 만화책을 갖고 와서 보다가 걸리면 아주 신나게 얻어터질 뿐 아니라 하루 내내 학생과에서 벌을 서고 반성글을 수십 장 써야 하는데다가 ‘부모님을 학교에 불러 오도록’ 하기까지 했습니다.


  만화책 《드래곤볼》은 미르구슬을 놓고 벌이는 실랑이를 한쪽에 둡니다. 다른 한쪽에는 주먹힘으로 권력을 움켜쥐고픈 속셈을 키우는 무리가 있으며, 맞은쪽에는 오직 사랑과 평화를 아끼려는 뜻에서 ‘내 삶 갈고닦기’를 하려는 ‘자기 수련 무술 수행’으로 나아가는 젊은이가 있어요. 일본 소년만화인 탓에 사이사이 ‘여자 벗은 몸’ 모습이 나오기는 하는데, 이런 모습은 낱권책 처음 한두 권에서 몇 차례 나오고 그칠 뿐, 나중에는 더 나타나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조그마한 만화책 한두 칸이 ‘불온 외설’이 아니라, 이 나라 사회와 정치와 경제와 문화야말로 ‘불온 외설’이라 할 만하다고 느껴요.


  1990년부터 몇 해 동안 여러 시민단체와 청소년단체와 교사단체에서 《드래곤볼》이라는 만화책을 손가락질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한테서 빼앗은 이 만화책을 그러모아 공공장소에서 불태우곤 했습니다. ‘청소년 위해도서’인 만큼 불질러 마땅하다고들 외쳤습니다. 그런데 교무실 한구석에서는 이 ‘청소년 위해도서’를 아이들한테서 빼앗아 킬킬대며 읽는 어른 교사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너희가 성년(열아홉 꽉 채운 나이)이 되면 마음껏 읽는데 왜 벌써 보려 하느냐?’ 하고 꾸짖었습니다. ‘위해도서’, 곧 ‘나쁜 책’이라면 푸름이한테뿐 아니라 어른한테도 나쁜 책이 아닐까요. 어린이한테는 나쁘고 푸름이한테는 괜찮은 책이 있을까요. 푸름이한테는 걸맞지 않고 어른한테는 걸맞다 할 책이 있을까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 보라며 만든다는 만화영화가 교육방송에서 흐릅니다. 이 만화영화를 살피면, 인형들이 자동차를 몹니다. 여자는 얼굴과 몸매를 예쁘장하게 보이도록 가꿉니다. 남자는 도시에서 회사원 일을 하는 모습으로만 나옵니다. 집이라면 온통 아파트일 뿐입니다. 스스로 흙을 일구거나 돌보는 모습은 나오지 않습니다. ‘정의를 지킨다’고 하면서 인형이랑 동물이 전쟁무기를 만들어 나쁜 무리를 물리친다고 나옵니다.


  토리야마 아키라 님이 빚은 만화책 《드래곤볼》 마흔둘째 권은 기나긴 이야기를 마무리지으면서 ‘손오공’이 “그렇군. 넌 아직 하늘을 나는 방법도 모르는구나. 하긴, 무리도 아니지. 스승도 없을 테고, 그런 걸 생각한 적도 없을 테니(240쪽).” 하고 말합니다. 《드래곤볼》에 나오는 손오공은 미르님한테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돈을 바라거나 권력을 꾀하거나 이름을 얻을 마음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 즐겁고 사랑스러우며 아름답게 살아가면서 착하고 참다우며 맑은 길을 걷고 싶을 뿐입니다. 그래서, 손오공은 마음껏 하늘을 날고, 놀라우며 대단한 힘을 밑바닥에서 한껏 끌어올릴 수 있어요. 착한 삶에서 착한 넋과 꿈이 태어납니다. (4345.4.1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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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쟁이 며느리 옛이야기 그림책 6
신세정 글.그림 / 사계절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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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결 하얀 방귀쟁이 삶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156] 신세정, 《방귀쟁이 며느리》(사계절,2008)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들에서 일하는 사람은 살결이 까맣습니다.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집에서 얌전히 지내는 사람은 살결이 하얗습니다. 한겨레는 ‘누런 살결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사진으로 보거나 두 눈으로 들여다보거나 ‘누런 살결 사람’이라는 이름은 그닥 걸맞지 않다고 느껴요. 이와 마찬가지인데, 서양사람을 가리켜 ‘하얀 살결 사람’이라 하기에도 걸맞지 않구나 싶어요. 왜냐하면, 서양사람이라 하더라도 들에서 일하는 사람은 살결이 까무잡잡하게 타거든요. ‘하얀 살결’이라 할 수 없어요.


.. 한 처자가 있는디 참 고와. 아주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지. 근디 이 처자가 말여 방귀를 참말로 잘 뀌어 ..  (2쪽)


  오늘날에는 들에서 살아가거나 멧자락에서 지내는 사람이 매우 적습니다. 요사이는 드문드문 시골로 옮기는 사람들이 있다지만,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아가며 구리빛 살결로 바뀌는 사람 숫자는 아주 적어요. 시골을 벗어나거나 시골에서도 읍내 가까이 살아가며 하얀 살결로 바뀌는 사람 숫자가 몹시 많습니다.


  도시에서 지내며 햇볕 쬘 겨를이 없을 때에는 누구나 살결이 하얗게 바뀝니다. 햇볕을 쬐지 못하니 살결이 빛을 잃어요. 바람을 쐬지 않고 흙을 만지지 않으니 살결은 바람빛이나 흙빛하고도 멀어져요.


  흙에서 살며 흙을 먹고 지내던 옛사람 모습을 예전 사진으로 살펴보거나, 흙에서 지내며 흙을 누리고 지내던 서양사람 모습을 사진으로 들여다보면, 이들은 한결같이 ‘흙빛 살결’입니다.
  흙삶이기에 흙몸이요 흙밥입니다. 흙꿈이고 흙노래이며 흙이야기예요.


  나는 이 흙빛을 느낀 지 아직 얼마 안 되었습니다. 흙을 만지는 사람들은 오랜 나날에 걸쳐 시나브로 흙빛이 되는 줄 차근차근 깨닫습니다. 도시에서 아스팔트 길바닥에 선 채 일하는 사람은 까만 땅빛을 닮는다고 천천히 깨닫습니다. 모두들 저마다 선 자리에서 땅느낌을 받아들여요. 시멘트를 디디고 지내면 시멘트 빛깔을 받아들입니다. 나무를 매만지며 지내면 나무 빛깔을 받아들여요. 풀을 누리며 지내면 풀 빛깔을 받아들여요. 기계를 만지작거리고 지내면 기계 빛깔, 곧 기름 빛깔을 받아들여요.

 

 


.. 시집을 가고 보니 어른들 앞에서든 신랑 곁에서든 방귀를 뀔 수가 있나. 참고 참고 또 참다 보니 갈수록 얼굴이 누렇게 변해 가지고는 그 뽀얗게 곱던 얼굴은 간데없고 누런 메줏덩이가 되었네 그려 ..  (8쪽)


  우리 집 식구들이 집밥 아닌 바깥밥을 먹는 날이면 모두들 방귀를 뽕뽕뽕 뀝니다. 바깥밥을 먹고 난 이듬날 집안이 온통 방귀 냄새로 찹니다. 먹은 그대로 속에서 보글보글 끓습니다. 냄새는 꽤나 구립니다.


  흙에서 얻은 먹을거리를 집에서 곱게 손질해서 알맞게 먹으면 방귀가 거의 안 나오거나 아예 안 나옵니다. 때때로 방귀가 나오더라도 냄새가 구리지 않습니다. 참말 나 스스로 내 몸속에 무언가 집어넣은 그대로 내 뱃속이 움직여요. 푸르고 싱그러운 먹을거리가 내 몸속으로 들어오면 내 몸속은 푸르고 싱그러운 움직임이 들어찹니다. 달짝지근하거나 매콤하거나 짭조름한 겉맛에 이끌려 화학조미료와 항생제와 가공식품을 내 몸속에 넣으면 내 몸속은 이들 화학 먹을거리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복닥거립니다.


  서양 옛이야기에서는 공주님 같은 사람들 삶을 찬찬히 보여주지 않습니다. 공주님도 똥오줌을 눌 텐데 어떤 똥오줌을 누는지 보여주지 않습니다. 공주님이 어떤 방귀를 뀌는지 들려주지 않습니다. 그저 얼굴 예쁘고 몸매 예쁘장하다고만 말할 뿐입니다.


  몸을 쓰지 않고 햇볕 거의 안 쐬며 집안에서 얼굴이랑 몸매만 생각하며 지내는 사람이라 한다면, 이들이 튼튼하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공주님이든 왕자님이든 임금님이든 모두 매한가지입니다. 이들은 어떤 살결이고 어떤 몸일까요. 공주님이고 임금님이고 바느질이라든지 빨래라든지 밥짓기라든지 집살림을 스스로 건사하지 않을 텐데, 더군다나 어쩌다 바깥마실을 다닌다 하더라도 아랫사람이 수레나 가마에 태워 두 다리로 걷는 일조차 드물 텐데, 이런 삶으로 어떤 몸을 건사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임금님이든, 또 사대부 집안 아가씨들이든, 또 과거 시험을 치르거나 학문을 판다거나 하는 사내들은, 모두 살결 하얗고 뱃속 부글부글 끓는 안 튼튼한 몸이 아닐까 궁금해요. 방귀 냄새뿐 아니라 몸에서도 구린 냄새가 나지 않을까 싶어요. 입을 열면 뱃속 깊은 데에서 올라오는 구린 냄새가 입냄새 되어 퍼지지 않을까 싶어요.

 

 


.. “여보시오. 아까 당신들 여기 배나무 보고 뭐라고 했소?” “아, 여기 배나무가 높아서 따 먹을 수가 있간디요. 누가 저놈 하나씩 따 주면 우리 비단이랑 놋그릇이랑 절반씩 딱 갈라 준다 했지요.” “참말로 그럴라요?” “허허, 이 양반이 속고만 살았나. 참말이요. 참말!”  ..  (24쪽)


  한겨레 옛이야기를 그림책에 새롭게 담은 《방귀쟁이 며느리》(사계절,2008)를 읽습니다. 내 어린 날 이 옛이야기를 들으며 ‘방귀 뀌기는 하나도 안 부끄럽다’고 생각했지만,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누군가 방귀를 뀌면 으레 놀림을 받기 일쑤였습니다. 둘레에 어른이 있으면 어른 앞에서는 방귀를 뀌면 안 된다고 하니 어른이 있는 자리는 몹시 힘들었습니다. 어른 앞에서는 방귀뿐 아니라 콧잔등이 간지럽거나 발가락이 간지럽대서 함부로 긁어서는 안 된다 했어요.


  이러면 안 되고, 저래도 안 된다는 틀은 누가 세웠을까요. 누구 앞에서는 이래야 하고, 누구 앞인 만큼 이런 말투를 다스려야 한다는 틀은 누가 마련했을까요.


  높임말이 나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높임말은 그야말로 맞은편을 높이 사는 말일 뿐이니까요. 어른이 된 내가 내 어버이나 이웃 어르신을 섬기는 일이 나쁘다고 여기지 않아요. 다만, 틀을 세우거나 울을 높이는 일은 달갑지 않습니다. 서로 어깨동무하는 삶이요, 서로 사랑할 나날이에요.


  곧, 누군가한테는 낮춤말이나 깎음말을 쓸 까닭이 없어요. 아이들이니까 말을 놓을 까닭이 없어요. 누군가를 얕잡거나 비아냥거리는 말을 할 까닭이 없어요. 늘 여느 말로 내 삶을 북돋우고 이녁 삶을 함께 북돋우는 말을 할 때에 즐겁다고 느껴요. 서로서로 좋아하며 보살피는 말과 넋과 삶일 때에 아름답다고 느껴요.

 


.. 그래, 왔던 길 되돌아 집으로 가서 비단이랑 놋그릇이랑 팔아 가지고 부자로 잘 먹고 잘살았더래 ..  (32쪽)


  어릴 적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를 들을 때에 노상 한 가지 궁금했습니다. 이 며느리가 방귀를 못 참을 까닭이 없을 텐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뒷간에 가서 뒤를 보며 방귀를 뀔 수 있어요. 밭에서 김을 매며 방귀를 뀔 수 있어요. 냇가에 가서 물을 뜨거나 빨래를 하며 방귀를 뀔 수 있겠지요. 빨랫줄에 빨래를 널면서 방귀를 뀌면 돼요. 들이나 멧자락에서 나물을 뜯으며 방귀를 뀌면 돼요. 부엌에서 밥을 짓거나 아궁이에 불을 때며 방귀를 뀔 만합니다. 방귀를 못 뀌어 참는다니, 방귀를 뀔 자리가 얼마나 많은데 왜 참아야 하나, 왜 집안에서 서성이며 이렇게 스스로 옥죄나 싶어 알쏭달쏭했어요.


  그러니까, 옛이야기에 나오는 방귀쟁이 며느리란, ‘집일을 안 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로구나 싶습니다. 햇볕을 쬘 일이 없고, 흙을 만질 일이 없으며, 풀과 바람과 물하고 사귈 일이 없는 ‘집일은 아랫사람한테 몽땅 맡기는 웃사람’이라는 소리라고 느껴요.


  며느리가 시집간 곳 또한 ‘집일을 안 하는 시어머니 시아버지 지아비’일 테지요. 모두들 방귀를 참으며 겉치레를 꾸밀 뿐입니다. 모두들 방귀가 나올밖에 없는 어딘가 뒤틀린 삶입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랑 밭에서 김을 매고 푸성귀를 뜯으며 방귀 뽕뽕 뀌면 곁에서 며느리도 방귀 뽕뽕 뀌면 돼요. 시아버지가 냇가에서 며느리랑 나란히 앉아 빨래를 비비며 즐겁게 방귀 뽕뽕 뀌면 돼요. 지아비가 옆지기랑 멧자락에 올라 함께 나물을 뜯거나 땔감을 하며 신나게 방뀌를 뽕뽕 뀌면 돼요.


  즐겁게 살아야지요. 예쁘게 살아야지요. 곱게 살아야지요. 해를 바라보고 흙을 마주하며 살아야지요. 바람을 마시고 풀벌레와 멧새가 노래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야지요. (4345.4.14.흙.ㅎㄲㅅㄱ)


― 방귀쟁이 며느리 (신세정 글·그림,사계절 펴냄,2008.10.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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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332 : 멀리 보는, 장기적인 안목

 

“멀리 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해.” “그리고 하나 더 당부하고 싶은 건 작은 일부터 실천하자는 거야.”
《고성국·남경태-덤벼라, 인생》(철수와영희,2012) 226쪽

 

  ‘안목(眼目)’은 ‘눈’이나 ‘눈길’이나 ‘눈썰미’로 다듬을 만합니다. ‘필요(必要)해’는 ‘있어야 해’나 ‘갖춰야 해’나 ‘추슬러야 해’나 ‘다스려야 해’로 다듬습니다. “당부(當付)하고 싶은 건”은 “얘기하고 싶은 하나는”이나 “말하고 싶은 대목은”으로 손보고, “실천(實踐)하자는 거야”는 “하자는 얘기야”나 “몸으로 옮기자는 소리야”로 손봅니다.


  보기글 첫머리에 “멀리 보는”이라 말하고는, 이내 “장기적인 안목”이라 적습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데, 첫머리는 한국말이요, 잇달은 말마디는 한자말입니다. 이 말꼴은 꼭 “잘 가, 바이바이.” 하고 같습니다. “고마워, 땡큐.”라든지 “가득 넣어 주셔요, 만땅이요.”와도 같다 할 만해요.


  ‘장기적(長期的)’은 “오랜 기간에 걸치는”을 뜻한다 하며, 국어사전에 실립니다. 아무래도 ‘단기적(短期的)’과 짝꿍이 되어 쓰일 텐데, 한국말로 얘기하자면 ‘오랜 동안’과 ‘짧은 동안’입니다. 간추려 ‘오래’와 ‘짧게’예요.

 

 멀리 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해
→ 멀리 볼 줄 알아야 해
→ 멀리 보아야 해
→ 멀리 보는 눈을 길러야 해
→ 멀리 보는 눈썰미를 키워야 해
→ 멀리 보는 매무새로 살아야 해
 …

 

  사람들 스스로 멀리 보는 눈길과 가까이 살피는 눈썰미를 북돋울 수 있으면 기쁘겠어요. 저마다 하는 일뿐 아니라 저마다 누리는 놀이와 저마다 일구는 삶을 멀고 가까이 헤아리며 곱게 건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삶부터 여러모로 알뜰히 살피며 돌볼 때에 넋과 말 또한 여러모로 알뜰히 살피며 돌보거든요. 삶부터 깊이 들여다보거나 두루 돌아볼 때에 얼과 글 또한 깊이 들여다보거나 두루 돌아보는구나 싶어요.


  ‘멀리보기’와 ‘가까이보기’를 생각합니다. ‘톺아보기’가 있고 ‘살펴보기’가 있습니다. 한국말로 ‘먼눈’이나 ‘앞눈’ 같은 새 낱말을 빚어 봅니다. 나 스스로 내 머나먼 삶을 헤아리며 오늘 하루 알차게 여미려는 뜻을 ‘먼눈’이라는 낱말에 실어 봅니다. 앞을 바라보며 오늘 이곳에서 차근차근 내 걸음걸이 즐기는 모습을 ‘앞눈’이라는 낱말에 담아 봅니다.


  어쩌면, ‘멀리보기’와 ‘당겨보기’를 생각할 만합니다. ‘멀리보기’와 ‘옆보기’, 여기에 ‘뒤보기’와 ‘앞보기’와 ‘둘레보기’를 떠올릴 만합니다. 내 말결에 울타리를 세우지 않으면 말길을 환하게 틉니다. 내 말씨에 껍데기를 씌우지 않으면 말넋을 따사롭게 빛냅니다. (4345.4.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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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에 7권이 드디어 나온다. 1권이 2004년에 처음 나오고, 6권이 2010년에 나온 뒤, 이제 2012년에 7권. 천천히 천천히 아껴 읽으며 이제 5권까지 읽었기에, 6권과 7권을 나란히 주문한다. 이제 2013년쯤에 8권이 나올까. 설마 7권에서 끝날 일은 없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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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에 Historie 7
이와키 히토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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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4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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