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부리는 책, 주제넘게 읽는 책

 


  나는 언제부터인가 어떤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 내가 말하거나 글쓰며 담는 낱말을 몽땅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는 버릇이 들었습니다. 어느 낱말은 천 번이나 이천 번, 때로는 오천 번 넘게 찾아보곤 합니다. 숱하게 찾아보아도 다시금 국어사전을 뒤적여야 하는 낱말이 있습니다.


  오늘은 ‘욕심(欲心)’이라는 낱말을 찾아봅니다. 척 보아도 한자말이겠거니 싶은데, 국어사전 말풀이에는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라 나옵니다. 옳거니, 한국말로 다시 적바림하자면, 한자말 ‘욕심’이란 “주제넘은 마음”입니다.


  한자말을 안 써야 한다거나 꼭 써야 한다거나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쓸 만한 말만 씁니다. 한자말 가운데 내가 쓸 만하다 싶으면 쓰는 낱말이 있고, 겨레말이든 토박이말이든, 아무튼 한국말 가운데 내가 쓸 만하다 싶으면 쓰는 낱말이 있어요.


  사람들이 제대로 생각하지 않으니 깨닫지 못하는데, 한자말은 한국말이 아닙니다. 한자말은 그저 한자말입니다. 영어는 그저 영어이듯, 한자말은 한자말이에요. 영어 가운데 한국말로 받아들인 낱말이 몇 있대서 영어를 한국사람이 널리 쓸 말로 삼을 수 없습니다. 한자말 가운데 한국말로 받아들여 쓰는 낱말이 꽤 많대서 한자말이 한국사람이 두루 쓸 말이라 여길 수 없어요.


  어찌 되든, 나는 ‘욕심’이라는 낱말을 안 쓰며 살아갑니다. 굳이 이 한자말을 쓸 까닭이 없기도 하지만, 이런 낱말을 쓰면 내 마음이나 넋이 어떠한가를 알 수 없습니다. 나는 내 마음이나 넋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낱말을 골라서 씁니다. 곧, 나로서는 ‘주제넘다’가 내 마음입니다.


  그러면, 다시 생각합니다. 내가 책을 장만하거나 읽을 때에 ‘주제넘게 책을 장만하’거나 ‘주제넘게 책을 읽’는 일이 있을까?


  주제넘은 책읽기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주제넘은 일이나 주제넘은 삶이란 무엇일까 헤아려 봅니다.


  사람들은 으레 ‘욕심을 부렸다’ 하고 말하곤 하는데, 참말 사람들 스스로 ‘주제넘은’ 짓을 했을까 궁금합니다. 누군가 ‘이런 책도 만들고 저런 책도 펴내고 싶었어요’ 하고 말한다면, 이 같은 책마을 일꾼은 ‘주제넘은’ 바보짓이 아닌, 스스로 하고픈 일을 하려는 마음, 곧 ‘꿈’을 꾸면서 ‘꿈을 이루려고 애쓴 땀방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른바 주제넘은 짓이라 한다면, 돈만 더 많이 벌어들일 생각으로 ‘어느 이름난 외국 작가 책을 선인세 십 억이나 십 몇 억을 주고 사들이는’ 짓쯤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려는 책마을 일꾼한테도 ‘꿈’이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비록, 이녁 꿈이란 ‘돈을 더 벌기’라 하더라도, 돈을 버는 일도 꿈이라 할 만해요. 이러한 꿈을 좋게 바라보느냐 얄궂게 바라보느냐 안쓰러이 바라보느냐 기쁘게 바라보느냐 하는 대목이 다를 뿐이에요.


  나는 생각합니다. 내가 책을 장만하는 일이나 읽는 일이나 주제넘은 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내 이웃이나 동무를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내 좋은 책마을 벗님들이 주제넘게 책을 만들거나 펴낸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모두들 즐겁게 꿈을 꾸면서 예쁘게 삶을 일굴 테지요. (4345.8.1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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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사진 2012.8
사진 편집부 엮음 / 월간사진출판사(월간지)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사진잡지 《월간 사진》 창간 46돌
 [책읽기 삶읽기 113] 《월간 사진》 535호(2012.8.)

 


  사진잡지 《월간 사진》 창간 46돌을 기리는 535호가 나왔습니다. 돌잔치야 해마다 돌아오니 딱히 남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온통 인터넷으로 이루어지는 이 땅에서 종이책으로 나오는 사진잡지가 씩씩하게 한 살을 더 먹은 대목이 반갑고 어여쁩니다.


  사진잡지 《월간 사진》은 다달이 사진을 이야기합니다. 다달이 사진을 이야기하는 만큼, 아무래도 다달이 새로 마련된 사진잔치 소식을 많이 다룹니다. 달마다 새롭게 눈여겨볼 사진쟁이 삶과 발자취 이야기도 곱게 다룹니다. 잡지 끝에는 2012년 8월에 찾아갈 만한 사진잔치 소식을 그림 한 장으로 담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만 사진잔치 소식은 거의 서울 한 군데에 몰립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서울에 이것도 저것도 다 있기’ 때문이리라 느낍니다.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면 부산 소식이나 인천 소식을 곁들일 수 있겠지요. 조금 더 마음을 쓰면 대전이나 광주 소식을 얹을 수 있겠지요. 다른 지자체에서 꾀하는 사진잔치 이야기도 담을 만합니다. 다만 작은 마을 작은 사람 작은 이야기까지 손을 뻗지는 못해요. 사진잡지뿐 아니라 시사잡지도 이런 틀에서는 서로 매한가지예요. 일간신문이든 주간잡지이든 이런 테두리로 보면 서로 엇비슷해요.


.. 나의 사진 여정은 삶과 죽음 그리고 사진을 통한 세상에 대한 이해를 향한 굽이치는 길을 천천히 따라가며, 제 자신의 창조적인 과정을 믿는 느린 깨달음이라 생각합니다 ..  (레베카/79쪽)

 

 

 


  사진잡지 《월간 사진》을 펼칩니다. 여러 사진밭에서 저마다 다른 눈길로 예쁘게 사진길을 걷는 사람들 이야기를 읽습니다. 여러 사진밭 여러 갈래를 골고루 보여주니 반갑습니다. 나라밖 사진쟁이 이야기를 읽을 수 있고, 요즈음 눈길을 끄는 사진쟁이 이야기도 엿볼 수 있습니다. 씩씩하게 다큐사진 한길 걷는 사진쟁이 이야기도 들여다봅니다. 새로 나오는 사진기 소식도 살펴봅니다. 사진기 만드는 회사는 해마다 새로운 사진기를 예쁘장하게 빚어서 내놓습니다. 참말 무척 많은 사람들이 새 사진기를 장만하면서 새 사진을 찍겠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새 사진기가 나올 까닭이 없을 테고, 사진잡지가 꾸준히 이어질 까닭이 없을 테지요.


.. 나한테 사진이란 ‘삶·사랑·사람’인 셈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하루를 예쁘게 돌아보는 길잡이가 되는 사진입니다. 내가 꿈꾸는 사랑을 착하게 되짚는 사진입니다. 내가 누리고픈 이야기를 즐겁게 함께 일구고픈 동무(사람)를 사귀는 사진입니다 ..  (최종규/97쪽)


  사진잡지를 엮는 사람들한테는 사진이 무엇일까요. 작품사진이나 예술사진을 하는 사람들한테는 사진이 무엇일까요. 책쟁이도 사진쟁이도 아니라 하면서 사진기를 장만해서 사진을 즐기는 여느 사람들한테는 사진이 무엇일까요.


  사랑하는 아이들을 사진으로 담는 사람들한테는 사진이 무엇일까요. 어린이한테, 푸름이한테, 어른한테,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한테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어쩌면 너무 마땅할 텐데, 시골 읍내나 면내에서 어깨에 사진기를 걸치고 다니는 사람을 못 봅니다. 시골 들판이나 멧골에서 사진기를 목에 걸고 일하는 사람을 못 봅니다.


  도시에서는 어깨나 목에 사진기를 건 사람을 으레 만납니다. 가방이나 주머니에 사진기를 챙기는 사람을 쉽게 만납니다.


  사진은 어디에서 찍나요. 사진은 무엇을 담나요. 사진은 무엇을 이야기하나요. 사진은 무엇을 보여주나요.


.. 사진과 아트는 다르지 않다. 그런데 포토그래퍼에서 아티스트라고 바꾸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 우리 사진의 펀드멘탈(기초)이나 주제가 너무 약하다. 너무 국제화만 좇아가는 건 패배의식 때문이라고 본다 … 아마추어 안에서도 이론적 피라미드가 있어, 이것을 계속 올려줘야 한다. 이 부분에 관해 사진계는 무관심한 듯하다. 평론이란 행위는 결국 사진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전공자만의 놀음이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진동선/198쪽)

 

 


  삶이 예술인 사람이라면 사진도 예술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삶이 사랑인 사람이라면 사진도 사랑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내 손에 연필이 있으면, 내 삶이 사랑일 때에 내 글 또한 사랑이 되겠지요. 내 손에 기타가 있으면, 내 삶이 예술일 때에 내 노래 또한 예술이 될 테지요.


  새벽 일찍 일어나 누런쌀을 씻어 불립니다. 오늘 하루 국거리와 반찬은 어떻게 할까 생각합니다. 빗방울 흩뿌리지 않으면 아이들과 천천히 멧길을 타고 오르는 일도 즐겁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사진기로 찍기 앞서 내 눈이 그윽하게 바라보며 마음으로 담습니다. 마음으로 담기에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사진잡지 《월간 사진》은 사진을 얼마나 예쁘게 어루만지며 보여줄 만한 잡지로 이어갈 수 있을까요. 앞으로 마흔일곱 돌, 마흔여덟 돌, 마흔아홉 돌, 쉰 돌을 맞이할 때에는 어떠한 삶과 사랑을 어떠한 사진으로 그러모아 나눌 수 있을까요. (4345.8.11.흙.ㅎㄲㅅㄱ)

 


― 월간 사진 535호 (2012.8./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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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1652) 식물적 1 : 식물적으로 그립다

 

나도 오늘은 아주 식물적으로 독방이 그립다
《문태준-가재미》(문학과지성사,2006) 25쪽

 

  ‘독방(獨房)’이란 혼자서 쓰는 방을 가리킵니다. 흔히 쓰는 낱말이니 굳이 다듬을 까닭이 없다 할 만하지만, 한자를 엮어 ‘獨(혼자) + 房(방)’을 이루듯, 한국말을 곱게 엮어 새말을 빚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는 글흐름에 맞추어 “혼자 쓰는 방”이나 “혼자 있는 방”처럼 풀어서 적을 수 있어요. “혼자 지낼 곳”이나 “혼자 머물 자리”처럼 적어도 잘 어울려요.


  ‘식물적(植物的)’이라는 낱말을 생각합니다. 국어사전에는 ‘식물적’이 안 실립니다. 이와 맞선다 할 ‘동물적(動物的)’이라는 낱말은 실립니다. ‘동물적’을 국어사전에 싣는다면 ‘식물적’도 국어사전에 실을 만할 텐데, 뜻밖에 ‘식물적’은 국어사전에 안 실려요.


  그런데, ‘식물’은 무엇이고 ‘동물’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언제부터 이 두 가지 낱말을 왜 써야 했을까요. 우리한테 이러한 낱말이 없으면 우리가 바라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을까요.

 

 식물적으로
→ 식물처럼
→ 식물과 같이
→ 식물이 되어
→ 식물답게
 …

 

  ‘식물’이든 ‘동물’이든 써야 할 자리에는 알맞게 쓸 일입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구태여 안 써도 될 만한 자리에는 안 쓰면 될 노릇입니다. 두 낱말 뒤에 붙이는 ‘-的’도 이와 매한가지예요. 꼭 붙이고 싶다면 붙일 일이지만, 굳이 안 붙여도 된다면 안 붙이면 될 노릇이에요.


  “식물적으로 그립다”는 말은 무슨 이야기일까요. 어떻게 그립기에 “식물적으로” 그립다고 말할 만한가요.


  사람이 사람 아닌 “식물이 되어” 어떤 삶이 그립다 하기에 “식물적으로”라 적었을 테지요. 사람이면서 사람 아닌 “식물처럼” 생각하며 무언가를 그립다 하기에 “식물적으로”라 적었겠지요.

 

 풀처럼
 푸나무와 같이
 들풀이 되어
 풀꽃답게

 

  보기글은 싯말입니다만, 싯말 아닌 여느 말이라 삼으며 가만히 헤아립니다. 어느 시인이 쓴 글이 아닌 내가 누군가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는 말이라 여기며 곰곰이 짚습니다. 시인 아무개가 쓴 글을 다듬는다기보다, 내가 내 좋은 동무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에 어떤 낱말과 말투로 이야기를 들려줄까 하고 찬찬히 가다듬습니다.


  가만히 헤아리면, 글다듬기란 없습니다. 아무개 글을 이렇게 고치는 글다듬기란 없습니다. 나라면 이렇게 내 생각을 나타내겠다는 글쓰기입니다.


  곰곰이 짚으면, 바른 말도 고운 말도 없습니다. 이렇게 해야 바로쓰기요 저렇게 해야 살려쓰기가 아닙니다. 스스로 생각을 빛낼 때에 바로쓰기이고, 스스로 사랑을 나눌 때에 살려쓰기입니다.


  찬찬히 가다듬으면, 문학이란 아무것 아닙니다. 시라서 더 돋보이는 문학이 아니요, 이름난 시인이라서 더 훌륭한 문학이 아니에요. 신문이나 잡지에 안 실려도 즐겁게 누릴 글입니다. 책으로 안 나오더라도 예쁘게 읽을 글입니다.


  나는 스스로 풀이 되어 생각합니다. 나는 조용히 나무가 되어 헤아립니다. 나는 바야흐로 꽃이 되어 되짚습니다.


  싱그러이 살아서 숨쉰다는 말을 생각합니다. 상큼하게 빛나며 어여쁘다는 글을 헤아립니다. 해맑게 춤추며 노래한다는 이야기를 되짚습니다.


  무언가 꾸미려 하면 꾸미기만 할 뿐, 속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한국사람이 아끼거나 누릴 한국말은 몇몇 학자나 전문가가 빚거나 만들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살아갈 때에 있는 그대로 말합니다. 시골 할머니가 되든 골목동네 어린이가 되든, 스스로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 새말을 빚습니다. (4345.8.10.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나도 오늘은 아주 들풀처럼 혼자 지낼 데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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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노래(최종규)가 쓴 책 2025.8.5. *



숲노래가 사전짓기로 걸어온 길을 더듬어 봅니다. 1985년에 마을 어른한테서 천자문을 익힌 뒤로 ‘혀짤배기 말더듬이’가 국민학교에서 ‘국어 교과서 읽기’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가를 깨달았습니다. 마을 어른은 864까지만 가르치신 뒤 몸져누우셨고, 저는 나머지를 스스로 익혔습니다. 이때부터 교과서에 적힌 ‘혀짤배기 말더듬이가 읽기 어려운 낱말’이란 몽땅 한자말인 줄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사전하고 전과를 뒤져, 교과서에 적힌 ‘소리내기 어려운 한자말’을 모조리 ‘소리내기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놀이를, 수업 시간에 살아남으려고 했습니다. 혀짤배기에 말더듬으로 읽으면 언제나 출석부로 머리를 얻어맞고 놀림감이 되었거든요. 이때에는 이런 ‘읽기 어려운 한자말을 읽기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동시통역 같은 일’이 무엇인지 못 느꼈으나, 1994년부터 ‘우리말사전 새로짓기’라는 길을 걷고 보니, 진작부터 스스로 사전짓기를 하는 배움길에 섰구나 하고 느낍니다. 2007년에 인천에서 ‘사진책도서관’을 열었고, 2011년에 이곳을 전남 고흥으로 옮기면서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로 한결 넓혀서 가꿉니다. 이러한 길을 걸으면서 지은 책은 서로 마음을 가꾸면서 생각을 사랑스레 일구는 길에 고운 벗님이 될 수 있기를 빕니다.



* 새로운 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되기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2025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세나북스,2025)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철수와영희,2025)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우리말 어원사전)》(철수와영희,2025)


2024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스토리닷,2024)

《우리말꽃》(곳간,2024)


2022

《곁말, 내 곁에서 꽃으로 피는 우리말》(스토리닷,2022)


2021

《곁책》(스토리닷,2021)

《쉬운 말이 평화》(철수와영희,2021)


2020

《책숲마실》(스토리닷,2020)

《종이약국》(북바이북,2020) * 17사람이 함께 쓴 책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스토리닷,2020)


2019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9)

《우리말 글쓰기 사전》(스토리닷,2019)

《이오덕 마음 읽기》(자연과생태,2019)

《우리말 동시 사전》(스토리닷,2019)


2018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스토리닷,2018)

《내가 사랑한 사진책》(눈빛,2018)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3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자연과생태,2018)


2017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스토리닷,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2 군더더기 한자말 떼어내기》(자연과생태,2017)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자연과생태,2017)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7)


2016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스토리닷,2016)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


2015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5)


2014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4)

《책빛숲, 아벨서점과 배다리 헌책방거리》(숲속여우비,2014)


2013

《책빛마실,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새움,2013)


2012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철수와영희,2012)

《뿌리깊은 글쓰기》(호미,2012)


2011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철수와영희,2011)


2010

《사진책과 함께 살기》(포토넷,2010)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호미,2010)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양철북,2010)

《사랑하는 글쓰기》(호미,2010)


2009

《자전거와 함께 살기》(달팽이,2009)

《책 홀림길에서》(텍스트,2009)

《생각하는 글쓰기》(호미,2009)


2007

《우리말과 헌책방 1∼10》(그물코,2007∼2010)


2006

《헌책방에서 보낸 1년》(그물코,2006)


2004

《모든 책은 헌책이다》(그물코,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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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우리말로 노래하는 식물도감
최종규.숲노래 지음, 사름벼리 그림 / 세나북스 / 2025년 8월
17,500원 → 15,750원(10%할인) / 마일리지 8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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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우리말로 펴는 이야기꽃
최종규 지음, 나유진 그림, 숲노래 기획 / 철수와영희 / 2025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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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 어원사전
최종규 지음, 숲노래 기획 / 철수와영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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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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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읍 마을 빛깔있는책들 - 민속 9
김영돈 글, 현을생 사진 / 대원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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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목석원'이라는 곳이 아예 사라졌기에, 이 사진책은 어디에서도 구경할 수 없다. 그래서 <제주성읍마을> 책에 이 느낌글을 걸어 놓는다. <제주 성읍마을>은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기를 빈다.

 

..


 사랑하기에 마음에 담는다
 [따순 손길 기다리는 사진책 35] 현을생, 《제주 여인들》(탐라목석원,1998)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나들이를 하는 데는 어디일까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이름을 올린 제주섬으로 가장 많이 나들이를 할까요. 모르기는 몰라도 ‘서울’로 가장 많이 나들이를 하지 않으랴 싶고, 이 다음으로는 ‘부산’으로 가장 많이 나들이를 하리라 느껴요. 관광지로는 제주를 가장 많이 찾을는지 몰라도, 시골을 떠나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많고, 도시에서도 더 큰 도시를 찾아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다른 어느 곳보다 서울과 제주에 나들이를 하는 사람이 가장 많으리라 느껴요.


  그러면, 서울로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은 서울에서 어떤 모습을 사진으로 담을 만할까요. 부산으로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은 부산에서 무엇을 보면서 무슨 이야기를 사진으로 실을 만할까요. 제주로 관광을 떠나는 사람들은 제주에서 어떻게 돌아다니면서 어떤 모습이 예쁘다 여겨 사진으로 옮길 만할까요.


  1955년에 서귀포시 신효동에서 태어난 현을생 님은 1974년에 제주도 지방공무원 9급 공채에 뽑혀 공무원이 됩니다. 현을생 님은 이때부터 공무원 일을 했고, 2012년에는 전국체전 기획단장 일을 합니다. 어느덧 마흔 해 가까이 공무원으로 일한 나날인데, 1978년에 제주카메라협회에 들어가기도 했다고 해요. 1990년에는 《제주성읍마을》(대원사)이라는 사진책을 김영돈 님 글과 함께 내놓고, 1998년에는 《제주 여인들》(탐라목석원)이라는 사진책을 홀로 내놓습니다. 2006년에는 《풍경소리에 바람이 머물다》(민속원)라는 이야기책을 내놓습니다. 전국체전 기획단장 같은 일을 하자면 말미를 내기 어려워 사진기를 손에 못 쥐는 나날이 아닐까 싶으나, 공무원으로 일을 하는 동안에 바지런히 사진을 찍었기에 《제주성읍마을》과 《제주 여인들》을 내놓을 수 있었겠지요. 《제주 여인들》 머리말을 보면, “제주 여인의 딸로 태어난 행운으로 이 어머니들의 마음을 읽어 보려는 노력을 시작한 지 15년이 되었다.”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참말 현을생 님은 제주에서 태어난 삶을 ‘행운’으로 여기기에, 사진기를 손에 쥐고 제주 곳곳을 다니며 만난 ‘제주 어머니’ 모습을 ‘즐거운 빛’으로 그러모읍니다. “고달퍼도 서글퍼하지 않고, 괴로워도 외로워하지 않는 여유와 일의 즐거움을 몸과 마음으로 터득한 우리 어머니들을 가슴으로 느낄 때마다 오히려 슬퍼졌다(머리말).” 하고 말하지만, 말없이 일손을 놀리거나 활짝 웃으며 느긋하게 쉬는 ‘제주 어머니’ 모습을 언제라도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기에, 꿋꿋하고 씩씩하게 현을생 님 삶 한길을 걸을 수 있으리라 느껴요.

 

 


  사진책 《제주 여인들》을 바라보면서 생각합니다. 현을생 님은 당신 어머니와 이웃 어머니와 동무 어머니 모두를 따사로이 사랑하기에 이 사랑을 먼저 마음으로 담고, 다음에는 사진으로 담았겠지요. 사진기를 손에 쥐거나 공무원 이름표를 가슴에 붙이거나, 또는 여느 ‘제주 어머니 딸’ 모습이거나, 둘레 ‘제주 어머니’ 들은 현을생 님을 살가운 이녁으로 여겨 따사로이 아끼며 맞아들였겠지요.


  참 많은 사람들은 제주마실을 하면서 제주 이야기를 드러내려고 사진을 찍습니다. 아름답다 하는 자연유산을 사진으로 찍고, 한라산 숨은 모습이라든지, 오름 예쁜 모습이라든지, 억새 춤추는 모습이라든지, 마음껏 사진을 찍습니다. 제주마실을 하기에 물질하는 사람 모습도 사진으로 찍고 싶어 합니다. 바닷가에서 일하는 할머니 모습도 사진으로 찍고 싶어 합니다.


  스스로 찍고 싶으면 찍을 일입니다. 스스로 예쁘다 여기니 얼마든지 찍을 노릇입니다. 다만 한 가지 궁금해요. 참말 사랑하기에 마음으로 먼저 담으면서 사진으로도 옮기는가요. 참으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따사로이 사랑하고 즐거이 사랑하기에 마음으로 흐뭇하게 담으면서 사진으로도 살포시 옮기는가요.

 


  서울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서울을 얼마나 사랑하면서 사진을 찍을는지 궁금합니다. 부산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부산을 어떻게 사랑하면서 사진을 찍을는지 궁금합니다.


  고향마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고향마을을 어떻게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는가요. 태어난 고향이든 뿌리내리는 고향이든 어떠한 마음이 되어 어떠한 눈길로 바라보며 사진기를 손에 쥐는가요.


  로버트 프랭크이든 토몬 켄이든 저마다 스스로 사랑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고 느낍니다. 으젠느 앗제이든 기무라 이헤이이든 저마다 스스로 사랑할 만한 터를 생각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느낍니다. 유진 스미스이든 아라키 노부요시이든 저마다 스스로 사랑한다고 느끼는 데가 아니라면 애써 다리품을 팔고 오랜 나날을 보내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으리라 느낍니다. 현을생 님이 담은 ‘제주 어머니’ 또한 스스로 사랑하는 결과 무늬를 헤아리면서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디디며 사진기로 새삼스레 바라보며 얻은 사진이라고 느낍니다.

 

 

 

 


  곧, 사진을 찍자면 사랑해야 합니다. 하루를 머물든 한 시간을 머물든,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이 우러나야 비로소 사진을 찍습니다. 이윽고, 살아가며 사진을 찍습니다. 사랑하는 터에서 스스로 사랑스레 살아가며 사진을 찍습니다. 스스로 우러나는 사랑하는 마음을 곱게 추스르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이러며 한 해 두 해가 흐르면 어느덧 뿌리를 내립니다. 시나브로 뿌리를 내리며 사랑 어린 씨앗을 심습니다. 나무는 천 해 이천 해를 흐르는 사랑이 될 씨앗을 이 땅에 뿌립니다. 풀은 해마다 새로 돋는 사랑이 될 씨앗을 이 땅에 뿌립니다. 사람은 언제라도 기쁘게 되돌아보면서 사랑이 샘솟는 사진을 씨앗과 같이 이 땅에 뿌립니다.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꼭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됩니다. 사진을 찍지 않아도 마음에 깊이 아로새길 수 있어요.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애써 글로 담거나 그림으로 옮기지 않아도 됩니다. 글로 안 쓰고 그림으로 안 그려도 마음에 넓게 아로새길 수 있어요. 꼭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일 때에는 마음에 아로새긴 내 고운 이야기를 내 고운 이웃이나 동무한테 꾸밈없이 보여주면서 활짝 웃고 싶기 때문입니다. 애써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자는 생각일 때에는 마음에 돋을새김한 내 빛나는 이야기를 나한테 빛스러운 이웃이나 동무한테 즐겁게 보여주면서 빙그레 웃고 어깨동무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사진을 찍습니다.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사진을 찍어 이웃이랑 사이좋게 나눕니다. 사랑을 심고 돌보며 아끼는 사람이기에 사진을 그러모아 사진책 하나를 엮습니다. (4345.8.10.쇠.ㅎㄲㅅㄱ)

 


― 제주 여인들 (현을생 사진,탐라목석원 펴냄,1998.5.15.)

 

 

 

 

 

 

 

(최종규 . 사진책 읽는 즐거움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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