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누나와 사진 구경 하고파

 


  누나는 사진을 찍을 줄 알지만, 동생은 아직 사진을 찍을 줄 모른다. 사진기를 켜서 사진을 들여다보는 일도 동생은 아직 낯설다. 누나가 혼자 들여다보며 좋아하기에, 동생이 곁에 붙어 같이 구경하자고 한다. (4345.8.25.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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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숭아 먹는 사진쟁이 어린이

 


  입에는 복숭아 조각을 물고, 한쪽 손에는 연필을 쥐며, 두 손으로 사진기를 드는 어린이는 무엇을 하는 어린이인가. 참 바쁘구나. (4345.8.25.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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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책 ‘교정’하기

 


  2012년 한글날에 맞추어 나올 내 책 글을 ‘교정’한다. 출판사 일꾼이 손본 대목을 살피며 내가 보태거나 다듬을 글월을 매만진다. 내 글을 이래저래 깎거나 고친대서 서운하거나 섭섭하지 않다.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마주하면서 손질하는가에 따라 내 마음이 달라진다. 글 하나로만 읽을 적이랑, 책 하나로 묶을 적은 다르다. 책꼴을 헤아리며 이 글꾸러미를 알뜰히 추스르려고 하는 손길이 고맙다고 느낀다. 앞으로 글을 쓰면서 이 같은 손길을 잘 아로새기고 생각해야지 싶다. 내 곁 좋은 손길을 생각하고, 내 좋은 손길을 생각해야지 싶다. 한손에는 사랑을 싣는다. 다른 한손에는 꿈을 싣는다. 사랑과 꿈이 곱게 얼크러지며 믿음이 샘솟는다. 믿음은 천천히 타오르며 이야기로 거듭난다. 이 이야기는 씨앗이 되어 널리널리 퍼지겠지. 맑은 이야기씨앗 온누리에 씩씩하게 뿌리내리면서 밝은 넋이 자라는 밑거름이 되리라 느낀다. (4345.8.24.쇠.ㅎㄲㅅㄱ)

 

..

 

2012년 한글날에 나올 책은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임시 이름)"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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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8-24 21:47   좋아요 0 | URL
또 새로운 책이 나오시네요.축하드립니당^^

파란놀 2012-08-25 06:58   좋아요 0 | URL
아직 한 달 반쯤 남았어요.
미리 고맙습니다~ ^^
 

하늘

 


밤새 비를 뿌리던 하늘
차츰 하얗게 동이 트며
온통 구름누리가 된다
새벽 다섯 시
처마 밑 제비는 깨어나고
멧새와 들새 노래하면서
논개구리 조용해질 무렵
하늘가 끝으로
파란 빛살 살짝 비친다
날이 갠다
새날이 온다
매지구름 온누리를 한껏 덮어
아기 기저귀 안 마르게 하더니
햇살 곱게 찾아들어
비구름을 저 멀리 멧등성이 너머
태평양 너른 바다로 밀어낸다
아침이다
햇살이다
눈부시다
새하얗다
밤새 미룬 아기 오줌 빨래
신나게 비비고 헹궈
신나게 널어야겠다
이제 하늘은 꼭 반쯤
파란 물이 들어
빨래 마치고 마당으로 나오면
하늘은 온통
파란 물결 되겠지.

 


4345.6.19.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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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에 한 줄, 반갑게 읽는 책

 


  두 아이 새근새근 자는 새벽녘에 조용히 일어납니다.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습니다. 희뿌옇게 트는 동에 기대어 책을 펼칩니다. 헌책방에서 고맙게 만난 《바보라도 살고 있는 거야》(성광문화사,1992)를 몇 쪽 읽습니다. 이 책을 쓴 일본사람 후꾸이 다쯔우(福井達雨) 님은 1962년에 ‘지양학원’이라 하는 장애 어린이 보육원을 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아직 장애교육이 제대로 자리잡지 않던 무렵이라 사회와 정부와 마을과 여느 어버이조차 장애 어린이를 바라보는 눈길을 차갑기만 했다는데, 바로 이 차갑기만 하던 눈길이 슬프고 안타까운 나머지, 모든 아이들이 골고루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을 꿈꾸었다고 해요. “진짜 법률은 어떠한 작은 생명이라도 살리는 것입니다(67쪽).” 하고 말하며 공무원과 의사하고 싸웁니다. 무엇보다 후꾸이 다쯔우 님을 비롯해 지양학원 교사들은 “이 아이들은 육체가 아니고, 한 생명입니다(51쪽).” 하고 말할 줄 압니다.


  날마다 몇 쪽씩 읽으며 새 기운을 북돋웁니다. 책에 나오는 일본 장애 어린이도, 우리 집에서 이른새벽부터 씩씩하게 일어나 개구지게 노는 아이들도, 모두 아름다운 목숨이에요. 맑은 사람이고 밝은 눈빛이며 고운 몸뚱이입니다. 아이들은 어른처럼 시계를 바라보며 더 자거나 덜 자려 하지 않아요. 몸이 개운하게 잠을 깼으면 놉니다. 조금이라도 기운이 있으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니다. 나무토막을 쌓고 무너뜨리며, 책을 읽기도 하고, 연필로 곳곳에 그림을 그립니다. 넘치는 기운을 마음껏 온 사랑으로 누립니다.


  홍동기 님이 그리고 가리 님이 글을 넣은 《술술술》(미우,2012)이라는 만화책 첫째 권을 읽다가, 238쪽에서 “단맛에 길든 사람들 미각이 원래의 막걸리를 독하다고 느끼는 거지. 그러니까 너도 나도 달게 만드느라 이것저것 섞고. 하지만, 내가 마신다고 생각하면 나는 못 섞어. 쌀도 수입쌀을 쓰면 수지타산이 맞지만, 내가 농사지은 쌀에는 쥐가 들어도 수입쌀 더미엔 쥐가 안 들더라구. 그걸 보고는 수입쌀이 무서워서 내가 지은 쌀로만 만들어요. 사람 몸에 들어가는 거니까 말여.” 하는 대목을 봅니다. 좋은 기운으로 밥을 짓습니다. 좋은 생각으로 ‘밥이 될 쌀이 되는 벼’를 흙(논)에 심어 거둡니다. 볍씨를 갈무리해서 모판을 만들 때부터 언제나 좋은 꿈을 꿉니다. 나쁜 꿈이나 나쁜 생각이 깃들면, 좋은 밥을 짓지 못해요. 맨 처음 씨앗일 때부터 좋은 손길로 좋은 흙에 심으려고 마음을 기울여요. 그러니까, 누구나 흙을 일구는 사람이었던 지난날 시골마을에서 ‘손수 지은 곡식’으로 술 한 동이를 빚을 때에는 언제나 가장 좋은 기운이 서린 사랑으로 술을 빚었으리라 느껴요. 내가 먹을 곡식을 내가 살아가는 땅에서 일구어요. 내가 먹을 곡식을 갈무리해서 내가 마실 술을 내 보금자리에서 빚어요. 내가 사는 마을 들판과 멧골을 함부러 더럽히는 사람이란 없어요. 내가 사는 보금자리를 예쁘고 정갈히 건사하기 마련이에요. 내가 먹고, 내 어버이가 먹어요. 내가 마시고, 내 아이들이 마셔요. 내가 먹고, 내 동무하고 나누어요. 내가 마시고, 내 이웃하고 함께 즐겨요.


  어니스트 톰슨 시튼 님이 쓴 《뒷골목 고양이》(지호,2003) 36쪽을 살피면, “우리에 갇힌 어미 고양이는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먹을 것과 물은 충분했지만, 자유가 몹시도 그리웠다.”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마을 고양이들은 우리 집 마당도 우리 옆집 마당도 홀가분하게 드나듭니다. 어느 때에는 돌로 쌓은 울타리를 새끼들 이끌고 천천히 밟으며 지나갑니다. 때로는 돌울타리를 잘못 디뎌 와르르 무너뜨립니다. 마을에 들고양이가 여럿이지만, 가을에 나락을 베어 푸대에 담으면 으레 쥐들이 쏠아 쌀알을 파먹는답니다.


  빗소리를 듣습니다. 거세게 부는 바람 따라 세차게 지붕과 마당을 때리는 빗줄기 소리를 듣습니다. 한창 이삭이 팰 무렵 이렇게 거센 비바람이 찾아들면 어쩌나 싶지만, 들판에서 흙에 뿌리내리고 햇살을 바라보는 볏포기는 씩씩하게 비바람을 맞아들입니다. 작은아이는 가슴에 안고 큰아이는 걸리며 논밭 사잇길을 걷습니다. 구름을 올려다봅니다. 바람이 부는 결을 헤아립니다. 이 빗속에서도 노랫소리 나누어 주는 풀벌레를 생각합니다. 빗속 풀벌레 노랫소리는 어느 살림집 처마 밑에서 들려올까요. 아니면 마루 밑에서 들려올까요. 아니면 감나무 밑이나 석류나무 밑에서 들려올까요. 한여름에 깨어나 나무를 타고 오르던 매미들은 세찬 비바람을 어디에서 그을까요. 나뭇가지 한쪽에 조그맣게 웅크리면서 날이 개기를 기다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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