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

 


구름이 하늘을
더 파랗게
비질하면서
하얗게 하얗게
비질 자국 남긴다.

 


4345.10.24.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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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드리는 마음

 


  드리고 싶어 시를 쓴다. 서로 마음이 맞아 살가이 이야기를 도란도란 꽃송이처럼 피울 수 있는 사람하고 있으면, 가슴속에서 싯말이 싯노래 되어 찬찬히 울린다. 나는 하얀 종이 하나 꺼내어 이 싯말을 싯노래로 흥얼거리며 옮겨적는다. 나는 시를 하나 적어서 내민다. 내 시를 받는 이는 나한테서 선물을 받는다 할 테지만, 알고 보면, 그이가 내 마음을 건드려 싯가락이 자라도록 도왔으니, 그이 스스로 그이가 받고픈 사랑말을 길어올린 셈이다. 4345.11.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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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놀이라고는

 


  한창 끄집어내어 놀기 좋아하는 두 살 작은아이가 옷장 옷을 죄 끄집어내기도 하는데, 머잖아 책꽂이 책을 죄 끄집어내기도 하리라 느낀다. 작은아이에 앞서 큰아이가 이런 책놀이를 가끔 했으니까.


  어쩜 이렇게 어지럽히며 놀 수 있을까 싶지만, 놀 적에는 어지럽히기 마련이라고 새삼스레 느낀다. 내가 이 아이들만 하던 때에 온갖 놀잇감을 방바닥에 좍 펼치면 내 어머니도 ‘뭔 녀석이 이렇게 어지럽혀!’ 하고 느끼지 않았을까. 게다가, 내가 느끼기에는 놀잇감이지만, 어머니가 보기에는 하나도 놀잇감이라 할 수 없을 만한 것들을 잔뜩 펼쳤다면…….


 책꽂이에서 책을 죄 끄집어내어 방바닥에 깐다든지 펼치는 일은 아주 조그마한 놀이요, 귀여운 짓이 되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큰아이더러 ‘네가 꺼내어 펼치고 놀았으니 네가 다시 예쁘게 꽂아 주렴.’ 하고 한 마디만 하면, 다 놀고 나서 참말 예쁘게 꽂아 놓는다.


  책놀이라고는 할 수 없을 놀이일는지 모르지만, 틀림없이 책놀이라고 느낀다. 내가 안 보는 데에서 이렇게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면서도, 내가 보는 데에서 이렇게 하며 놀기에 아이들 삶자락 하나를 사진으로 담기도 한다. 4345.11.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

 

지난 2012년 1월 29일 저녁 무렵. 새삼스레 들여다본 예전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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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들보라 소꿉 들고 좋아

 


  누나랑 소꿉놀이를 하는데, 누나가 이 그릇도 저 그릇도 혼자 차지하며 놀려 하니 심통이 난다. 이러다가 소꿉 그릇 하나를 얻는다. 냄비받침에 소꿉 그릇 하나 올리고는 마루에서 부엌으로 나른다. 콧물 줄줄 흘리면서도 좋다고 웃는다. 너, 아버지가 밥상에 밥그릇 올려서 나르는 흉내 냈지? 4345.11.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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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 자전거 태우는 어린이

 


  아직 키 작고 다리 짧은 작은아이가 세발자전거 앞자리에 앉으려 하니, 큰아이가 동생더러 뒤에 타라고 말한다. 이 말 들은 작은아이는 얌전히 뒤에 올라탄다. 큰아이는 한손에 하모니카를 쥐고 영차영차 자전거 발판을 구른다. 자전거가 움직이니 뒤에 탄 작은아이가 와와 좋아하며 노래를 부른다. 4345.11.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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