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중 입술

 


늦가을 까마중
달콤하게 먹어
입술 까맣게
볼 까맣게
노래하는 아이,

 

산들바람
쑥꽃 건드리며
조용히 지나가는 풀내음
함께 먹는다.

 


4345.11.2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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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작게 작게 바라보는 이야기 싯말을 살며시 바라보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날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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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그락 샬그란 샬샬- 삼척 서부초등학교 35명 어린이 시
이무완 엮음 / 보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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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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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비밀
윤현수 지음 / 눈빛 / 201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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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읽는 사진책 123

 


사진은 어디에도 숨지 않는다
― 사진의 비밀
 윤현수 글·사진
 눈빛 펴냄,2010.4.28./7000원

 


  윤현수 님이 쓴 사진이야기 《사진의 비밀》(눈빛,2010)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사진에 ‘비밀’이 있을까. 사진은 무엇을 숨길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감출까. 사진에 찍힌 모습은 무엇인가 가려질까. 나는 어떤 이야기를 안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는가.


  윤현수 님은 “스승을 죽이듯 바르트를 버리자. 그의 밝은 방은 휴지통으로 간다. 그가 언뜻 보았을 새롭고 밝은 방을 다시 만들 것이다. 나는 이제 그의 어머니가 아닌 나의 어머니를 찾아갈 것이다(42쪽).” 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바르트를 버린다’고 할 때에는 ‘바르트처럼 하는 사진’일 뿐 ‘윤현수처럼 하는 사진’은 아니에요.


  ‘윤현수처럼 하는 사진’이 어느 때 어느 자리에서 문득 ‘바르트가 하던 사진과 닮을’ 수 있는데,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른 사진을 하더라도 ‘뜻밖에 서로 엇비슷하거나 거의 똑같다 할 만한 이야기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요. 누가 누구한테서 배운다거나 누가 누구를 흉내내지 않더라도, 다 다른 사람들은 다 다른 사진을 찍으면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바트르를 배우거나 읽은’ 다음 사진을 찍더라도, 나 스스로 ‘내 사진을 누리자는 생각으로 살아가’면, 이 글에서 밝히듯, 아주 보드랍게, 저절로, 시나브로, ‘바르트를 버리는 셈’이 돼요. 윤현수 님 스스로 외치듯 “바르트를 버리자”고 해 본들, 바르트는 버려지지 않아요. 오히려 더 얽혀들기만 합니다. 되레 자꾸 끌려들기만 합니다.


  바르트는 우리한테 사진을 가르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바르트한테서 사진을 배울 수 없습니다. 바르트는 스스로 ‘바르트 사진’만 찍을 수 있습니다. 나는 나 스스로 ‘내 사진’만 찍을 수 있습니다. 흉내를 낸다 하더라도 ‘흉내낸 사진’이지 ‘바르트 사진’이 되지 않아요. 똑같이 베끼듯 찍는다면 ‘똑같이 베끼듯 찍은 사진’일 뿐, ‘바르트 사진’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굳이 “바르트를 버리자”느니 “내 어머니를 찾아가”겠노라 외치지 않아도 돼요. 그저 즐겁게 빙긋 웃으면서 “내 사진”을 찍고 “내 어머니를 찾아가는 삶을 누리”면 됩니다.


  사진은 어디에도 숨지 않습니다. 사진은 어디에도 가려지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 어딘가에 숨는다면, 내가 찍거나 읽는 사진도 어딘가에 숨겨지겠지요. 나 스스로 내 마음을 가리려 한다면, 내가 찍거나 읽는 사진 또한 마땅히 가려지고 말아요.


  윤현수 님은 “나는 사진에 인간의 숨길을 불어넣고 싶은 것이다(52쪽).” 하고 말합니다. 그래요. 그러면 이러한 숨결을 불어넣으면 돼요. 사람 숨결을 불어넣는 사진이라서 더 대단하지 않습니다. 사람 숨결을 불어넣지 않는 사진이라서 더 모자라거나 못나지 않아요.


  누군가는 꽃 숨결을 불어넣는 사진을 즐길 수 있어요. 누군가는 풀잎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어요. 누군가는 바람 숨결을 불어넣고, 누군가는 흙내음 숨결을 불어넣겠지요. 바다 숨결도, 햇살 숨결도, 나무 숨결도, 밥내음 숨결도, 된장국 숨결도 얼마든지 불어넣을 수 있어요.


  가장 낫거나 좋거나 뛰어난 숨결은 없습니다. 스스로 좋아하거나 아끼는 삶결에 따라 숨결이 다를 뿐입니다.


  윤현수 님은 이녁 슬기를 빛내어 생각을 갈무리합니다. 윤현수 님이 바라보는 사진은 곧 “우리의 삶은 소중한 유한의 시간이다. 이것이 사진의 비밀이다(73쪽).” 하고 밝히면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래요. 나한테 가장 아름다운 삶을 담을 때에 사진이에요. 내가 느끼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우는 사진이에요. 내가 바라보는 가장 빛나는 숨결을 아로새기는 사진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즐거운 하루를 마음껏 담는 사진입니다.


  삶을 알 때에 사진을 알 수 있습니다. 삶을 사랑할 때에 사진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삶을 이야기할 때에 사진을 이야기할 수 있어요. 삶을 노래할 때에 사진을 노래할 수 있어요.


  우리네 사진학교와 사진교실에서도 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빌어요. 사진학과 교수와 사진교실 강사 누구나, 이녁 스스로 즐기는 삶이 무엇인가 하고 찬찬히 밝히면서, 사진길을 새롭게 걷거나 처음으로 걸으려는 사진벗한테 고운 손길 내밀 수 있기를 빌어요.


  사진은 아주 쉽거든요. 글도 그림도 노래도 춤도 아주 쉬워요. 스스로 좋아하는 대로 누리면 되기에 아주 쉬워요. 시가 좋으면 시를 쓰지요. 탱고가 좋으면 탱고를 추지요. 우리는 어떤 문학상을 받으려고 글을 쓰지 않아요. 우리는 노래잔치에서 큰상 받으려고 노래부르지 않아요. 우리는 ‘사진가’라는 이름을 얻으려고 사진을 찍지 않아요.


  사진은 아주 즐겁습니다. 내 삶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하나하나 알뜰히 담기에 더없이 즐거운 사진입니다. 사진은 아주 재미납니다. 내 살가운 살붙이와 동무와 이웃을 내가 가장 사랑스레 바라보는 눈결대로 살포시 담아서 기쁜 웃음으로 나눌 수 있어 아주 재미납니다.


  윤현수 님은 “마음이 담겨지지 않은 사진은 부질없다. 사진의 근본은 바로 마음의 소통이기 때문이다(78쪽).” 하고 말합니다. 그래요. 마음을 담아야 사진이지요. 마음을 안 담으면 사진이 아니에요. 마음을 담아서 지어야 비로소 맛나게 먹는 밥이에요. 마음을 담아서 불러야 아이들이 새근새근 잠들어요. 마음을 담아서 손을 잡고 들길을 걸어야 사랑하는 두 짝꿍 가슴속에서 밝은 빛이 타올라요. 마음을 담아서 나무를 쓰다듬어야 알찬 열매를 맺어요. 마음을 담아서 비질을 하고 걸레질을 해야 내 보금자리가 환하게 빛나요.


  삶은 내 마음으로 이루어집니다. 곧, 사진은 내 마음으로 이루어집니다. 삶은 내 사랑을 담아 일굽니다. 사진은 내 사랑을 담아 일구어요.


  내 삶을 꾸밈없이 바라보아요. 그러면 내 사진을 꾸밈없이 바라볼 수 있어요. 내 삶을 예쁘게 보살펴요. 그러면 내 사진을 내 손으로 아주 예쁘게 보살필 수 있어요. 사진은 바로 내 마음속에서 한결같이 샘솟는 맑은 물줄기에 서린 눈부신 빛 한 줄기입니다. 4345.12.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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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12-27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현수 님은 “마음이 담겨지지 않은 사진은 부질없다. 사진의 근본은 바로 마음의 소통이기 때문이다(78쪽).” 하고 말합니다. 그래요. 마음을 담아야 사진이지요. 마음을 안 담으면 사진이 아니에요. 마음을 담아서 지어야 비로소 맛나게 먹는 밥이에요. 마음을 담아서 불러야 아이들이 새근새근 잠들어요.

- 음식도 그렇더군요. 음식을 만들 때 정성이란 마음이 들어가지 않으면 맛이 없어요.
그러니 정신이 딴 데에 가 있으면 안 되더군요. 마음을 담아야 해요. ^^

파란놀 2012-12-27 19:1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사진이든 무엇이든
우리가 '마음'을 사랑스레 쓰면
모든 일이 아름답게 이루어지는구나 싶어요.

'마음'을 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이루어지구요~

yureka01 2015-04-26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뿐만아닐겁니다..세상만사 모든 일이 마음이 담기는 걸 바라죠...이 책...찜.
 

느낌글

 


  마음속에서 사랑이 찬찬히 샘솟아 내 하루를 따사로이 보듬는구나 싶은 이야기를 느끼도록 북돋우기에 글을 씁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짓습니다. 밥을 차려 아이들 먹이고, 방바닥을 쓸고 닦습니다. 빨래를 하고, 이불을 말립니다. 설거지를 하고, 나도 밥을 마저 먹은 뒤, 조용히 책 몇 쪽 넘깁니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며 오늘은 볕이 따사롭기를 빌었더니, 오늘은 참말 볕이 포근히 온 마을을 감돕니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저희끼리 신나게 놀고, 나는 기지개를 켜며, 아침 집일을 이럭저럭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합니다. 한숨을 돌립니다. 우체국에 가서 편지 부칠 일을 떠올립니다. 서재도서관에 들러 아이들 살짝 뛰놀게 한 다음, 다시 자전거수레에 태워 우체국을 다녀오면 작은아이는 새근새근 잠들려나 헤아립니다. 마음으로 스며드는 책을 읽은 날은, 하루하루 즐거이 살아낸 이야기를 곰곰이 그러모아 느낌글 하나로 갈무리합니다. 4345.12.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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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12-27 18:24   좋아요 0 | URL
우체국에 가서 편지 부치는 일을 한 지 오래되었어요.
폰 문자나 이메일이 대신하니까요.
이렇게 바뀌는 세상이 좋은 것만은 아니겠지요.

파란놀 2012-12-27 19:13   좋아요 0 | URL
오오
나중에는 시골에서 지내 보셔요.
시골에서는
미우나 고우나 (?)
우체국에 가야 볼일을 볼 수 있거든요 ^^

시골은... 전화와 인터넷은 한국통신만!
택배는 우체국만!
뭐 그렇답니다 ㅋㅋㅋㅋ
 

나도 모르는 책읽기

 


  나도 모르게 시골로 깃을 틀었을까 생각해 보곤 한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오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내 마음이 부르는 대로 왔다고 느낀다. 다만, 내가 시골로 오기까지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또 더 큰 도시로 나아가 살림을 꾸리고 이래저래 지낸 다음, 비로소 시골로 오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도시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내 나름대로 도시에서도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을 찾았다. 그러나, 도시에서 내 나름대로 사람답게 살아간대서 나 스스로 가장 아름다운 빛을 드리우지는 못했구나 싶다. 왜냐하면, 내 마음이 환한 불빛이었다 하더라도 내 곁에 풀과 나무와 숲은 없었으니까.


  다른 한편으로 돌아보면, 나는 나 스스로 너무 여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바람에, 내가 머물던 도시에서 더 환하게 빛날 만한 일을 못했다. 내 둘레에 풀과 나무와 숲이 없으면, 내가 풀과 나무와 숲을 부르면 된다. 내 마음속에서 환하게 타오르는 빛살과 볕살로 풀과 나무와 숲을 부르면 되는걸. 막상 도시에서 지낼 적에는 이 대목을 깨우치지 못했다. 시골로 드리우는 삶을 여러 해 보내고 아이들이랑 복닥이면서 날마다 차츰차츰 깨닫는다. 그래, 내가 스스로 빛이 되어 환하면 되잖아.


  마음모으기. 마음열기. 마음닦기. 마음찾기. 마음빚기. 마음누리기. 마음놀이. 마음삶. 하나하나 짚는다. 내가 아는 모든 말을 짚고, 내가 모르는 모든 말을 짚는다. 나는 스스로 알려 하면 다 알 수 있고, 나도 내 이웃도 누구나 똑같이 ‘스스로 잘 모르겠구나’ 하고 여기면 끝까지 ‘잘 모르는 채’ 스스로 눈을 감고야 만다. 할 수 없는 일이 없듯, 알 수 없는 일이 없다. 할 수 있는 일을 즐거이 하면 어여쁜 나날로 삶이 피어나듯, 알 수 있는 꿈을 곱게 사랑하면 아리따운 생각이 하나둘 피어난다. 내가 스스로 풀이 되자. 내가 스스로 나무가 되자. 내가 스스로 숲이 되자. 내 몸에서 샘솟는 숨결이, 푸르며 싱그러운 빛이 되도록, 하루를 맑게 누리자. 이제부터는 내가 모르는 책읽기 아닌, 내가 잘 알며 슬기롭게 빛내는 책읽기를 하자. 4345.12.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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