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돌보던 일꾼

 


  몸이 여려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지 못하지만, 몸이 받치는 대로 틈틈이 헌책방 한켠에 앉거나 서거나 기대어 책지기 노릇을 나누어 받던 분이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여름에 여린 몸을 흙에 내려놓고 다른 누리로 가셨습니다. 처음 헌책방 사진을 찍던 때에는 사진에 안 찍히기를 바라셨지만, 우리 집 큰아이가 태어난 뒤로는 ‘큰아이와 어울리는 모습’이 내 사진에 곧잘 담겼습니다. 흙으로 돌아간 지 일곱 달이 지났고, 곧 한 해가 됩니다. 필름으로 찍은 사진과 디지털로 찍은 사진을 샅샅이 훑으니, 예전에 찍기만 하고 찾아 놓지 않은 여러 모습이 드러납니다. 책방에 즐겁게 깃들어 즐겁게 손길을 놀릴 적에는 즐겁게 웃고 일하며 쉴 수 있겠지요. 즐겁게 웃고 일하며 쉬는 사람 곁에서 책을 살피고 아이들과 책방마실을 하기에, 나도 즐겁게 웃고 생각하는 사진 하나 얻을 수 있었구나 싶습니다. 고운 마음은 한결같이 고이 이어지고, 어여쁜 넋은 오래도록 어여삐 이어갈 테지요. 4346.2.1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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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2-19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사진에서 생전의 모습을 다시 만나면 각별하시겠어요.
저기, 박정희 할머님의 모습도 보이는 것 같네요.

파란놀 2013-02-19 09:17   좋아요 0 | URL
올여름에 추모자리 마련한다 해서 어제 눈이 빠지도록 열 몇 해치 사진 훑으며 이래저래 찾았어요 @.@ 박정희 할머님이 저희 식구를 두 번 그림으로 그리셨어요. 이때만 해도 걸어서 돌아다니실 수 있었지만, 요즈음은 집안에만 계실 뿐, 바깥마실은 조금도 못 하셔요.

카스피 2013-02-20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천의 아벨서점 같네요.저도 아벨서점 안가보진가 벌써 몇년은 되는것 같네요ㅡ.ㅡ

파란놀 2013-02-22 05:02   좋아요 0 | URL
느긋하게 마실해 보셔요
 


 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63) 눈코입

 

눈코입이 오목조목한 히메나야말로 늘 차가운 표정에 새침해 보인다
《이시다 이라/김윤수 옮김-날아라 로켓파크》(양철북,2013) 83쪽

 

  “차가운 표정(表情)”은 “차가운 얼굴”이나 “차가운 낯빛”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뒷말과 묶어 “차갑게 보이고 새침해 보인다”라든지 “차갑거나 새침해 보인다”처럼 다듬어도 됩니다.


  이 글월에서는 ‘눈코입’이라 나옵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으레 ‘이목구비(耳目口鼻)’ 같은 낱말을 쓰니, 퍽 남다르다 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이목구비’란 “귀·눈·입·코를 아울러 이르는 말”일 뿐이에요. 한국사람이 널리 쓸 만한 낱말이 아니요, 한국말을 북돋우는 낱말이 아닙니다. 귀와 눈과 입과 코를 아울러 가리키는 낱말이라면 ‘귀눈코입’이라 하면 되고, 한겨레한테 익숙한 말차례에 따라 ‘눈코귀입’이라 하면 넉넉합니다.

 

― 눈코 . 눈코귀 . 눈코입 . 눈코귀입

 

  자리와 흐름에 따라 알맞게 씁니다. ‘눈코’나 ‘귀입’처럼 둘씩 묶을 수 있고, ‘눈코입’이나 ‘눈코귀’처럼 셋씩 묶을 수 있습니다. 4346.2.1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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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놀이 4

 


  누나가 갖고 노는 콩순이 인형을 동생이 밥상머리에 가지고 와서 논다. 네 누나는 밥상머리에 책을 갖고 와서 펼치더니, 너는 인형을 갖고 와서 만지작거리니. 그나저나 네가 인형 안는 품이 제법 그럴듯하고, 인형한테 무어라 무어라 말을 거네. 콩순이 예뻐 하는 너한테 네 누나가 콩순이를 바닥에 누이고는 코 자라 말하라고 알려주는구나. 4346.2.1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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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놀이 2

 


  지구별은 흙으로 덮여 숨을 쉰다. 흙이 있기에 숨을 쉬는 별이고, 흙이 있어서 목숨이 태어나는 별이다. 흙을 만지는 아이들은 흙내음을 맡고, 시멘트나 아스팔트를 만지는 아이들은 손이 아프거나 몸이 아프다. 시멘트나 아스팔트는 사람도 풀도 짐승도 먹여살리지 못하지만, 흙은 사람도 풀도 짐승도 먹여살린다. 아이라면 누구나 어릴 적부터 흙놀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으리라 느낀다. 4346.2.1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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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이 누구일까. 음, 나는 모른다. 얼굴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을는지 모르나, 텔레비전 없고 한국영화 거의 안 보니, 이녁이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이 만화책 남자 주인공이 '강동원을 모델로 그렸다'고 뒷이야기에 나오네. 그러거나 어쨌거나, 퍽 재미나며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고 느낀다. 우리 한국에서도 이런 만화책 좀 태어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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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의 행복한 시간 1
나가하라 마리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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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2월 1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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