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로 나온 코르다 사진책을 보면서 생각한다. 한국말로 읽을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고맙기는 한데, 사진 질감은 썩 안 좋다. 한국 바깥 다른 나라에서 나온 '원판 질감을 잘 살린 사진'으로 보고 싶다고......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 나온 질감 좋을 만한 사진책은 10만 원이 넘는구나. 고작 1만 원이면 한국판 사진책을 사서 볼 수 있으니, 이런 꿈은 접어야 할까. 예전에 살가도 님 한국 전시를 할 때에, 한글도록은 질감이 아주 엉터리인 채 3만 원에 팔았고, 질감 잘 살린 두꺼운 타셴 판은 10만 원이 넘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10만 원짜리 살가도 사진책을 샀다. 코르다 님 사진도, 원판 질감 잘 살린 책을 보면,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들 눈길과 눈썰미도 한껏 달라지지 않으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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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da (Hardcover)- A Revolutionary Lens
Korda, Alberto / Steidl / 2008년 7월
164,250원 → 134,680원(18%할인) / 마일리지 6,740원(5% 적립)
2013년 03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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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63) 하나의 13 : 하나의 도시

 

요지는 처음 본 그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도시처럼 여겨졌다. 아니, 어쩌면 이곳은 하나의 나라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시다 이라/김윤수 옮김-날아라 로켓파크》(양철북,2013) 5쪽

 

  보기글 첫째 글월 끝은 “도시처럼 여겨졌다”로 끝맺고, 둘째 글월 끝은 “아닐까 생각했다”로 끝맺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대목이지만, 곰곰이 들여다보면, 첫째 글월은 입음꼴입니다. 둘째 글월은 여느 꼴이에요. 첫째 글월도 둘째 글월과 같이 “도시처럼 생각했다”라든지 “도시처럼 느꼈다”로 손질해야 알맞으면서 잘 어울리겠다고 봅니다.

 

 하나의 도시처럼 여겨졌다
→ 도시와 같다고 여겼다
→ 마치 도시 같다고 여겼다
 …

 

  영어로 치면 ‘a(an)’이라 하는 관사가 있습니다. 한국말에는 이런 관사가 없습니다. 그러나, 서양말을 한국말로 옮기며 얼결에 ‘한’이라는 한국말 관사가 넌지시 생깁니다. 한국 말법에 없는 말투이지만, 번역하는 분들이 으레 이 말투를 쓰고, 이제는 여느 작가 또한 이 말투를 씁니다.


  이 보기글에서라면 “한 도시처럼 여겨졌다” 꼴로 쓰는 셈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이런 엉뚱한 관사 말고도 ‘하나의’ 꼴을 넣는 일이 곧잘 있습니다. 한국말에 없는 말투요, 한국말하고 어울릴 수 없는 말투이지만, 영어를 어설피 가르치면서 한국사람 한국말이 흔들리는 셈입니다. 여기에, 번역하는 이들이 한국말을 깊고 넓게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서, 얄궂은 말투가 거듭 나타나는 셈이라 할 만합니다.


  책이 많은 곳에 가면, “와, 여기는 도서관 같네.” 하고 말합니다. “와, 여기는 한 도서관 같네.”라든지 “와, 여기는 하나의 도서관 같네.” 하고 말하지 않습니다. 마당에 온갖 꽃 어여삐 돌보는 이웃집에 마실을 가면, “이야, 여기는 꽃밭이네.” 하고 말합니다. “이야, 여기는 한 꽃밭이네.”라든지 “이야, 여기는 하나의 꽃밭이네.” 하고 말하지 않아요.

 

 하나의 나라가 아닐까
→ 나라가 아닐까
→ 나라와 같지 않을까
→ 나라와 같다고 할 만하리라
 …

 

  숲처럼 돌본 마당이라면 “숲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 숲이 아닐까”라든지 “하나의 숲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책을 읽을” 뿐, “한 책을 읽”거나 “하나의 책을 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삶을 꾸립”니다. “한 삶을 꾸리”거나 “하나의 삶을 꾸리”지 않아요.


  말을 어떻게 해야 알맞을까 하고 살필 수 있기를 빕니다. 내가 하는 말이 얼마나 알맞고 바르며 아름다울까 하고 돌아볼 수 있기를 빕니다. 4346.3.4.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요지는 처음 본 그 아파트 마을이 마치 도시 같다고 여겼다. 아니, 어쩌면 이곳은 나라가 아닐까 생각했다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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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133] 걷네

 


  걷습니다. 혼자서 걷고, 여럿이서 걷습니다. 걸어갑니다. 홀로 걸어가고, 아이들과 걸어갑니다. 두 다리로 걷네요. 두 다리로 들길을 걷고, 논둑길을 걷습니다. 골목길과 고샅길을 걷습니다. 시골길을 걷고, 마을길을 걷습니다. 바닷가를 걷고 모래밭을 걷습니다. 숲길을 걷고 풀밭을 걷습니다. 밭고랑을 걷지요. 겨울날 빈 논두렁을 걸어요. 마당을 걷고, 읍내를 걸어가요. 두 다리를 믿는 마실은 ‘걷기’나 ‘걷는 마실’, 곧 ‘걷기마실’입니다. 걸어서 다니기에 이웃한테 ‘걷자’고 말합니다. 나 스스로 걸어가니 ‘걷네’ 하고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자전거를 몰고, 때때로 자가용이나 버스를 얻어서 탑니다. 다만, 내 삶 한복판에는 두 팔과 두 다리가 있습니다. ‘걸어서’ 길을 가는 삶입니다. ‘두다리마실’이나 ‘두발나들이’라 할 만합니다. 걸음은 빠를 수 있습니다. 걸음은 느릴 수 있습니다. 시골 읍내조차 자동차 많고 배기가스 매캐하기에, 걸음을 재게 놀립니다. 마을 할배가 농약을 칠라치면 곱던 꽃내음 사라지고 숨이 갑갑하니, 걸음을 바삐 합니다. 제비가 찾아와 머리 위에서 춤을 추면, 천천히 천천히 하느작 하느작 걷습니다. 세 살 작은아이가 아장아장 거닐면, 아이 발걸음에 맞추어 느긋느긋 찬찬히 걷습니다. 걷고, 거닐고, 걸어가면서 생각을 즐겁게 여밉니다. 4346.3.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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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노래놀이 1

 


  빈병에 숨을 호오 호오 불면서 노래놀이를 한다. 아직 몸도 키도 자그마한 아이로서는 자그마한 병을 들고 병노래놀이를 하기에 알맞다. 저 빈병이 술병이라 하더라도 아랑곳할 까닭이 없다. 잘 씻어서 말린 병이라면 얼마든지 아이들 놀잇감이 된다. 여섯 살 아이는 제법 번듯하게 소리를 낸다. 4346.3.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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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이야기책 <삶말> 6호를 냈는데,

정작 도서관 이야기책 부칠 봉투가 나오지 않았어요.

지난주에 봉투회사에 2000부 주문했는데

아직까지 안 오네요 ㅠ.ㅜ

 

다음주에는 오려나 손꼽아 기다립니다.

봉투가 나오면 바지런히 보내려 하는데,

화요일에는 서울로 사진강의를 하러 갔다가

수요일 밤이나 목요일에 고흥으로 돌아올 테니,

이 이야기책을 받으시려면

다다음주나 되어야지 싶어요.

 

에구...

아무튼, 도서관 이야기책 <삶말>을 받고 싶으시면

도서관 도움이가 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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