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하고 싶어

 


  설거지를 하는 아버지 곁에 걸상을 받치고 선 여섯 살 사름벼리가 문득 “나도 설거지 하고 싶어.” 하고 말한다. “그래? 그런데 네가 설거지를 하려면 아직 멀었는데. 음. 하고 싶어?” “응.” “그러면, 잘 봐.” 아이 왼손으로 설거지감 하나를 쥐도록 하고 아이 오른손으로 수세미를 쥐도록 한다. 그러고 내 왼손으로 아이 왼손을 잡고, 내 오른손으로 아이 오른손을 잡는다. 설거지를 어떻게 하면 되는가를 두 번 보여준다. 그러고 나서 아이한테 맡긴다. 아이는 아버지한테 손이 잡히며 설거지를 한 느낌을 살려 따라한다. 기름기 있는 밥은 거의 먹지 않으니, 설거지를 하며 비누를 묻히는 일 거의 없다. 물이 흐르게 해서 슥슥 문지르고 헹구면 끝이다. 앞으로 큰아이한테 설거지를 더러 맡길 만하겠다고 느낀다. 좋다. 여섯 살 사름벼리 첫 설거지 누린 날이로구나. 4346.5.2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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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5-20 09:46   좋아요 0 | URL
아유~마치 아가씨같은 모습의 샤름벼리가 설겆이하는 뒷모습의,
발판을 딛고서도 살짝 뒤꿈치를 올린 다리의 선과 하나로 묶은 머리와 팔 모양으로
열심히 설겆이를 하려는 마음이 다 보입니다.~^^
사진,이란 아마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감탄을 하며...*^^*

파란놀 2013-05-20 09:57   좋아요 0 | URL
사진이 있어, 이 예쁜 모습 찍을 수 있어, 참 고맙습니다.
 

마실

 


자동차로 서울부터 부산
달리는 길 말고
기차로 부산부터 광주
가로지르는 길 말고

 

자전거로 서울에서 부산
느긋이 오가는 길이랑
두 다리로 부산서 광주
방긋방긋 마실하는 길

꿈꾼다.

 


4346.4.20.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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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가득한 집 밝은미래 그림책 1
마르그레트 레티히 지음, 이용숙 옮김, 롤프 레티히 그림 / 밝은미래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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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67

 


삶을 빛내는 고운 이야기는
― 음악이 가득한 집
 마르그레트 레티히 글,롤프 레티히 그림,이용숙 옮김
 밝은미래 펴냄,2009.3.10./9000원

 


  밤비 내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오월 밤비 내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겨울 지나고 봄이 찾아들어 삼월과 사월 지나고 오월 흐릅니다. 봄날 시골에는 포근한 봄바람 살랑거립니다. 남녘땅 끝자락이라 먼 바닷바람 곧잘 부는데, 봄철에는 따사롭고 보드라이 살몃살몃 불어요.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 이마에 맺히는 땀방울 식혀 주고, 마당에 내거는 빨래를 말려 줍니다.


  밤비 내리는 소리 사이사이 개구리 노래하는 소리 섞입니다. 개구리는 비가 내리건 말건 즐겁게 노래합니다. 어쩌면, 개구리는 봄비를 부르는지 몰라요. 밤비는 지붕에 떨어져 처마로 흐르며 집 둘레로 졸졸졸 떨어집니다. 오월에 내리는 빗방울은 푸르게 맺힌 매화 열매에도 떨어져 싱그럽고 노르스름하게 잘 익으라고 재촉하겠지요. 발그스름한 꽃잎 지면서 조그맣게 맺히다가 차츰 굵어지는 모과알에도 떨어져 단단하고 야무지게 잘 익으라고 북돋우겠지요.


  마을 어르신들은 오늘 이렇게 오월 빗방울 들을 줄 내다보았을까요. 봄비 찾아들기 앞서 바지런히 모판 만들기를 하며 논을 갈았을까요.


  푸른 볏모는 빗물 먹으며 쑥쑥 크겠지요. 푸른 잎사귀에 돋는 찔레꽃은 빗물 받으며 한결 해맑게 빛나겠지요. 숲은 빗물 마시며 한껏 푸른 물결 뽐내겠지요.


.. 어느 큰 도시에 한 남자가 살았습니다. 머릿속이 온통 음악으로 가득한 사람이었지요. 주위가 아주 조용할 때면 남자는 머릿속에서 울려 나오는 멜로디를 따라 불렀습니다. 그러면 행복해졌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도시는 조용한 날이 없었답니다 ..  (7쪽)


  깊은 시골이라 할 만한 고흥군은 읍내에도 제비집 많습니다. 읍내 가게 간판 밑에 제비집 어김없이 있습니다. 환풍기 구멍 위에도 제비집 있습니다. 요즈음은 예전보다 퍽 줄었다 할 테지만,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제비집 있다고 느낍니다. 시골 읍내라 하더라도 자동차 소리 늘 감돌지만, 자동차 오가는 사이사이 제비들 날갯짓 소리와 먹이 찾아 새끼 먹이려고 노래하는 소리 나란히 섞입니다.

  들풀 마음껏 자라는 밭자락에 앉아 풀을 뜯으며 생각합니다. 상추나 시금치 씨앗 뿌려서 뜯어먹어도 맛나지만, 시골에서는 따로 상추나 시금치를 거두지 않아도 언제 어디에서나 ‘먹는 풀’ 얻습니다. 굳이 길러서 뜯어먹어야 할 푸성귀는 아닙니다. 흙땅을 가만히 지켜보면 온갖 풀 저마다 앙증맞게 돋습니다. 이 풀을 이 풀대로 먹고, 저 풀을 저 풀대로 먹어요. 그날그날 먹는 풀은 그때그때 뜯어서 즐길 때에 가장 싱그럽습니다. 다만, 겨우내 먹을 풀이라면 틈틈이 건사해서 시래기를 마련하면 돼요. 또는, 겨울에는 풀 말고 열매 먹으며 지내도 돼요. 고구마를 먹거나 감자를 먹거나 무를 먹거나 배추를 먹으며 겨울 날 만해요. 먼먼 옛날부터 ‘제철’이라 이야기하듯, 풀은 풀 스스로 싱그럽게 돋을 적에만 먹는다고 할 수 있어요. 애써 비닐집 지어 겨울에도 상추나 시금치를 먹을 까닭 없어요. 세겹살 구워먹자면 상추를 먹어야 제맛이라 여기는 사람 많지만, 구태여 돼지고기나 소고기 먹어야 하지도 않아요. 바다에서 낚은 물고기 먹어도 즐겁고, 뭍고기이건 물고기이건 없이 풀과 곡식과 열매로 밥을 삼아도 즐겁습니다.


  가만히 보면, 밥이란 목숨입니다. 쌀밥은 벼라고 하는 풀 목숨, 곧 풀숨입니다. 김치이든 무이든 배추이든 당근이든, 모두 흙에서 뿌리내려 자라는 풀 목숨, 한 마디로 풀숨입니다. 능금이든 포도이든 살구이든 배이든, 이런 열매도 모두 풀숨이라 할 만하고, 때로는 나무숨이라 할 만합니다.


  우리 숨결 살찌우는 풀숨이나 나무숨은 햇볕이 키우고 빗물이 돌보며 흙이 먹여살립니다. 밥을 먹든 능금을 먹든, 우리들은 햇볕을 먹고 빗물을 마시며 흙을 받아들인다 할 만합니다. 벼포기가 봄부터 가을까지 마시던 바람을 쌀밥 한 그릇을 거쳐 받아들입니다. 마늘 한 알이나 파잎 하나 여러 달 마시던 바람을 마늘과 파를 거쳐 맞아들입니다.


.. 플루트를 연주하는 사내아이가 조심스럽게 플루트로 물었습니다. 남자는 일어나 앉으며 아이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음악이 가득한 집’은 정말 아름다운 거라고 상상했는데, 도저히 이 끔찍한 아수라장을 참을 수가 없게 되었다고 말이에요 ..  (25쪽)


  풀숨을 먹는 사람은 풀소리를 먹습니다. 풀은 빗물을 빗소리와 함께 마십니다. 저 높은 하늘에서 구름이 이루어져 떨어지는 빗물을 쳐다보셔요. 참 높은 데에서 떨어지는 빗물인데 하나도 안 아플 뿐더러, 땅을 후벼파지 않습니다. 아니, 빗물은 흙땅에 닿기 앞서 풀잎에 닿고 나뭇잎에 닿습니다. 풀과 나무는 흙땅이 빗물 맞아 파헤쳐지지 않도록 흙을 곱게 덮어 지킵니다.


  풀이 있어 흙이 살아납니다. 비료를 주거나 거름을 내기에 흙이 살아나지 않아요. 풀이 싱그럽게 자라는 동안 흙이 살아나요. 온갖 풀이 자라느라 논이나 밭에 심은 곡식과 푸성귀가 못 자라지 않아요. 온갖 풀이 함께 자라기에 논이나 밭에 심은 곡식과 푸성귀도 알뜰살뜰 자랄 만해요.


  꼭 굵거나 커야 맛난 무나 감자나 고구마가 되지 않습니다. 알이 통통하게 배어야 맛난 무나 감자나 고구마입니다. 큰 밥그릇에 잔뜩 먹어야 배가 부르지 않습니다. 알맹이를 알뜰히 먹어야 배가 부릅니다. 밥을 먹어도 노란 쌀눈을 먹어야지, 허여멀건 살점만 먹어서는 내 몸을 살찌우지 못해요. 쌀눈 아닌 살점만 먹을 때에는 헛배만 불러요.


  무언가 먹는다 할 때에는 껍데기나 영양소를 먹지 않아요. 풀이나 곡식이나 열매가 봄내 여름내 가으내 겨우내 맞아들인 햇볕·빗물·바람·흙 기운을 먹어요. 조그마한 씨앗 하나에서 비롯하면서 씩씩하게 자란 풀과 나무가 한 해 동안 싱싱하게 살찌운 넋을 먹어요. 숨결을 먹고 숨소리를 먹어요. 푸른 숨결 먹으며 푸른 마음 되고, 맑은 숨소리 먹으며 맑은 사랑 됩니다.


..“내가 연주하는 건 절대로 소음이 아니야.” 하프 아주머니도 사랑스런 하프 소리로 말했습니다. 다들 오로지 자기가 연주하는 악기 소리에만 귀를 기울였어요. 그래서 모두가 함께 뒤죽박죽으로 연주할 때 어떤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지는지 알아차릴 겨를이 없었던 것이지요 ..  (26쪽)


  마르그레트 레티히 님 글하고 롤프 레티히 님 그림이 어우러진 《음악이 가득한 집》(밝은미래,2009)을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사내는 ‘노래를 짓는 사람’입니다. 아니, 노래를 짓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노랫가락을 읽는 사람’이에요. 이녁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흐르는 노랫가락을 깨달아 악보로 옮기거나 흥얼거리면서, ‘악기 타는 사람’을 이끈다고 할 만합니다.


  그림책 《음악이 가득한 집》에 나오는 사내는 도시에서 견디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도시를 가득 채운 자동차와 건물에서 내는 소리는 ‘서로를 아끼거나 사랑하거나 헤아리는’ 소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는 어디에서나 빵빵거리며 서로 먼저 싱싱 달리려 할 뿐입니다. 좁은 골목에서도 자동차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아요. 자동차가 먼저 가야 한다 여겨 빵빵거리며 부웅부웅 방귀 뀌면서 가로지르려 합니다. 서로 예쁘게 어울리면서 알맞고 사랑스레 자동차 달리는 찻길은 없습니다. 저잣거리 가게들뿐 아니라, 시내 한복판 가게들은 저마다 더 장사를 잘 하려고 사람들 불러모으느라 시끄러운 소리 툭탁툭탁 쏟아냅니다. 마을살이 곱게 돌보거나 보듬는 소리를 아름답게 들려주지 않아요.


  공장도 골프장도 발전소도 이와 같습니다. 학교조차 이와 같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한테 가르치는 지식은, 우리 사회와 나라와 마을과 지역과 시골과 숲을 얼마나 아름답게 살찌우거나 북돋우는 이야기가 되는가요. 아이들이 착하고 참다우며 슬기롭고 사랑스레 자라도록 북돋우는 이야기 가르치는 학교가 있나요. 대학입시와 취업준비 빼놓고는 아무것 없는 학교 아닌가요. 대학교조차 취업과 학문이라는 두 가지 굴레만 있을 뿐, 삶과 사랑과 꿈과 믿음이라 하는 아름다움은 아예 깃들지 못하는 모습 아닌가요.


.. 남자는 손뼉으로 박자를 맞췄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물었지요. “함께 연주하지 않겠어요?” ..  (29쪽)


  그림책 《음악이 가득한 집》에 나오는 ‘악기 타는 사람’들도 맨 처음에는 ‘도시를 이루는 자동차와 건물’하고 똑같습니다. 악기를 탈 뿐이지, 서로를 아끼거나 사랑하거나 헤아리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셔요. 지식인이라 하는 이들은, 기자나 작가라 하는 이들은, 교사와 교수라 하는 이들은, 스스로 밥과 집과 옷을 어떻게 건사하는가요. 시골에서 살아가며 푸른 숨결 마시려 하는 지식인이나 기자나 작가나 교사나 교수는 몇이나 되는가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의사나 변호사 같은 이들은 밥과 옷과 집을 스스로 건사하는가요. 빨래나 청소를 스스로 즐겁게 누리는 지식인이나 대학생은 몇이나 있는가요. 도시에서 살더라도 푸른 숨결 지키거나 북돋우려고 텃밭이나 마당이나 꽃밭이나 흙땅 지키거나 돌보는 이는 몇이나 되는가요.


  씨앗을 심거나 아낄 수 있을 때에 참목숨 됩니다. 씨앗을 돌보거나 건사할 때에 참사람 됩니다. 씨앗을 누리거나 나눌 때에 참삶 됩니다. 씨앗을 사랑할 때에 참사랑 되고, 씨앗을 꿈꿀 때에 참꿈 되어요.


  씨앗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요. 씨앗이 숨쉬는 소리를 들어요. 씨앗 한 톨 손바닥에 얹고 소리를 들어요. 씨앗이 자라는 소리를 들어요. 씨앗 한 톨 흙땅에 묻으면서 소리를 들어요. 씨앗이 노래하는 소리를 들어요.


  아이들 가슴에 귀를 대거나 한손을 대고 숨소리 들어요. 아이들 맑은 눈망울 빛내며 노래하는 소리 들어요. 텔레비전 소리나 컴퓨터 소리 말고, 자동차 소리나 손전화 소리 말고, 환하게 웃는 한솥지기 이야깃소리 들어요. 나무가 들려주는 소리를 듣고, 들풀과 들꽃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요. 구름과 햇살과 제비와 멧새와 개구리와 풀벌레가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요. 무지개와 별과 달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요. 시냇물과 골짜기가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요. 조약돌과 모래밭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요. 개똥벌레와 땅강아지가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요. 내 마음이 춤추는 소리를 듣고, 내 살가운 옆지기 마음이 꿈꾸는 소리를 들어요. 삶을 빛내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어디에서 샘솟는가 찬찬히 느껴요. 4346.5.1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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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5-19 22:00   좋아요 0 | URL
이 책 담아두었어요.ㅎㅎ

파란놀 2013-05-20 05:46   좋아요 0 | URL
네, 참 재미난 책이더라구요 @.@
 

시골 밤길

 


  고흥으로 아이들 보러 나들이를 한 이모와 이모부를 배웅하러 읍내에 간다. 이모와 이모부 태운 시외버스가 읍내를 벗어나려 할 때에, 여섯 살 큰아이는 울먹울먹하는 얼굴이 된다. 큰아이를 안고 달랜다. 읍내에서 저녁을 먹는다. 저녁 여덟 시 반, 읍내에서 마을로 돌아오는 마지막 군내버스를 탄다. 집으로 돌아오는 어둑어둑한 길, 군내버스에 탄 손님은 우리 네 식구 말고 두 사람. 이분들은 포두면 소재지에서 내린다. 이제 군내버스에는 우리 식구만 있다. 호젓한 밤길을 군내버스 천천히 달린다. 고당마을 지나고 봉동마을 지난다. 이제 봉서마을에서 동백마을 쪽으로 꺾으면 된다. 그런데, 군내버스가 동백마을 쪽으로 안 꺾고 도화면 소재지 쪽으로 내처 달린다. 어라. 버스 일꾼이 우리가 어디에서 내리는 줄 모르시나. 서둘러 단추를 누른다. 우리는 안쪽 마을로 들어가야 하는데 더 가면 안 된다고 부른다. 버스 일꾼은 우리가 면소재지로 가는 줄 알았단다. 아니, 면소재지까지는 버스삯 1800원이고, 동백마을은 버스삯 1500원인데, 이를 헷갈리시다니.


  넓지 않은 시골길에서 버스가 꺾어서 달릴 수는 없는 노릇. 우리는 황산마을에서 내린다. 삼십 분 남짓 걸어서 돌아가야 하지만 괜찮다 얘기하고 내린다. 밤비 내릴듯 말듯 하는 밤길에 선다. 졸린 두 아이는 걷다가 안기다가 업히다가 하면서 논둑길을 함께 지나간다. 저 멀리 마을 등불 보이는 데 빼고는 모두 깜깜한 어둠이 드리운다. 개구리들 신나게 노래한다. 구름이 안 끼었으면 밤별 흐드러진 논둑길 밤마실이 되었을 테지만, 구름이 잔뜩 낀 밤마실은 또 이런 밤마실대로 좋다.


  작은아이는 이내 잠이 든다. 큰아이는 씩씩하게 걷는다. 마을 어귀에 이를 무렵 작은아이를 옆지기가 업고, 이때부터 큰아이는 아버지 품에 안긴다. 오늘 하루 이모랑 이모부하고 잘 놀았고, 아침에도 아주 일찍 일어나서 이제껏 낮잠 없이 잘 견디며 놀았지? 새근새근 잘 자렴. 집으로 돌아가서 잠자리에 누워 빗소리 들으며 잠들렴. 코코 자고 일어나면, 오월 빗물 먹고 들딸기 한껏 붉게 무르익는단다. 이 비 그친 뒤 다 같이 들딸마실 가자. 4346.5.1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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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랑 노는 어린이

 


  아침햇살 듬뿍 쐬면서 아침빨래 신나게 널며 노는 사름벼리. 너는 어여쁘고 환하며 해맑은 여섯 살 어린이로구나. 4346.5.1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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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5-19 22:12   좋아요 0 | URL
재밌게 노는 사름벼리랑 함께 놀고 싶네요.^^
너무 이쁩니다~

파란놀 2013-05-20 05:47   좋아요 0 | URL
사름벼리는 같이 놀아 주는 사람 곁에 찰싹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답니다~ 언제라도 놀러오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