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81) 진홍의 1 : 진홍의 치마저고리

 

진홍의 치마저고리를 입은 중년 여인들이 셋 걸어오다가 … 진홍빛 치마저고리도 손에 든 노란 조화도
《신경림-낙타》(창비,2008) 82쪽

 

  “중년(中年) 여인(女人)”은 어떤 사람을 가리킬는지 궁금합니다. ‘중년’은 마흔 안팎인 사람을 가리킨다 하고, ‘여인’은 “어른이 된 여자”를 가리킨다고 해요. 참 알쏭달쏭한 말이로구나 싶은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중년 여인”이란 바로 “아주머니”를 가리키지 싶어요. ‘조화(造花)’는 가짜로 만든 꽃입니다. ‘가짜꽃’이라고 다듬거나 ‘종이꽃’으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한자말 ‘진홍(眞紅)’은 “= 다홍색, 다홍빛”이라고 국어사전에 나옵니다. 다시 ‘다홍색(-紅色)’을 국어사전에서 찾으면 “짙고 산뜻한 붉은색”이라 나와요. ‘다-’를 붙인 다른 낱말 ‘다갈색(茶褐色)’은 “조금 검은빛을 띤 갈색”이라 나오는군요. ‘다-’는 토박이말일까요, 아니면 국어사전에 잘못 나온 낱말일까요.

 

 진홍의 치마저고리 (x)
 진홍빛 치마저고리 (o)

 

  보기글을 쓴 시인은 글 첫머리에서 “진홍의 치마저고리”라 하고, 글 뒷머리에서 “진홍빛 치마저고리”라 합니다. 이 글을 마무리지은 다음 앞뒤에 다른 말투로 이야기를 쓴 줄 알아챘을까요, 몰랐을까요. 뒤쪽처럼 앞쪽을 ‘진홍빛’이라 적으면 말끔하면서 정갈한 글이 되리라 느낍니다. 4346.6.1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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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빛 치마저고리를 입은 아주머니들이 셋 걸어오다가 … 진홍빛 치마저고리도 손에 든 노란 종이꽃도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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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65) 놀이모임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자녀들을 놀이모임에 데려오면서 함께 만나는
《바바라 아몬드/김진,김윤창 옮김-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간장,2013) 36쪽

 

  함께 공부하는 이들은 ‘공부모임’을 합니다. 그러나 적잖은 아이와 어른은 ‘공부모임’보다는 ‘스터디(study)모임’이라는 말을 쓰고, ‘스터디클럽(studyclub)’이라는 말까지 써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차라리 영어로 ‘스터디클럽’이라 할 때가 어울립니다. 앞에는 영어를 쓰고 뒤에는 한국말 붙이는 ‘스터디모임’은 여러모로 엉성해요. 여기에서 조금 더 헤아리면, ‘공부(工夫)’라는 낱말도 ‘배움’으로 손질해서 ‘배움모임’처럼 쓸 수 있어요. 무언가 배우려고 하는 모임이니까 ‘배움모임’입니다.

 

 놀이모임 : 노는 모임
 일모임 : 일하는 모임
 사랑모임 : 사랑을 나누는 모임

 

  노래를 즐기는 이들은 ‘노래모임’을 꾸립니다. 책을 아끼는 이들은 ‘책모임’을 꾸리고,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영화모임’을 꾸려요. 사진을 함께 찍으며 배우려 한다면 ‘사진모임’ 꾸릴 테고, 그림을 함께 그리며 배우려 하면 ‘그림모임’ 꾸릴 테지요.


  즐겁게 모여서 즐겁게 배웁니다. 기쁘게 어울리면서 기쁘게 가르칩니다. 배우면서 가르치고, 가르치면서 배웁니다. 서로서로 아름다운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활짝 웃습니다. 보기글을 보면 “매주(每週) 금요일 오후(午後)마다”라는 글월이 있는데, ‘每-’와 ‘-마다’는 겹치기입니다. “금요일마다 낮에”로 다듬어 줍니다. 4346.6.1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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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마다 낮에 아이들을 놀이모임에 데려오면서 함께 만나는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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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어머니 신 챙기기

 


  엉덩이 삐쭉 나오면서 어머니 신 챙겨 주는 산들보라. 다 크셨네요, 다 크셨어요. 이제 네 신은 너 혼자 씩씩하게 잘 신고, 이렇게 어머니 신도 누나 신도 아버지 신도 예쁘게 챙겨 주려무나. 4346.6.1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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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4 14:38   좋아요 0 | URL
이쁜 궁둥이를 쏙 내놓고~어머니 신을 챙겨주는 산들보라,
정말 다 크셨군요~^^ ㅎㅎ
개구리 왕눈이 신을 신고서 어머니 신 챙겨주는 산들보라,
우왕~ 너무 예쁘고 귀여워요. *^^*

파란놀 2013-06-14 15:50   좋아요 0 | URL
언제나 누나와 어머니 아버지가 제 것을 챙기니
이제 보라도 다른 식구들 것 챙겨 준답니다.

밥을 먹을 적에도 먹으라고 손으로 집어서
입에 넣어 주지요 ^^;;;
 

사진빚기
― 설레며 찍는 사진

 


  사진을 찍는 마음 가운데 하나는 설렘입니다. 무언가 설레면서 뭉클 움직이는 마음이 될 때에 불현듯 사진기에 손을 뻗어 살그마니 단추 눌러 찰칵 소리 노랫가락처럼 일으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기 단추를 눌러 찰칵찰칵 소리를 낼 적에는, 마치 어떤 거룩한 노래가 흐르는 듯하는구나 싶습니다. 내가 찍는 사진이든 남이 찍는 사진이든 똑같아요. 아이들 씩씩하게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쉬잖고 찰칵찰칵 찍을 적에는 내 사진기 찰칵 소리는 아이들 까르르 웃음소리 사이에 어우러지는 노랫가락이로구나 싶지요.


  설레니까 사진을 찍습니다. 기쁨으로 설레니까 사진을 찍습니다. 설레면서 사진을 읽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사진책 하나 장만해서 첫 쪽을 넘기기 앞서, 이야 어떤 이야기로 내 마음 콕콕 건드릴까, 하고 생각하면서 설렙니다. 기쁨으로 설레니까 사진책을 장만하고, 사진책을 선물하며, 사진책을 나눕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은 온통 설렘입니다. 오늘은 어떤 일이 나한테 찾아올까 생각하며 설렙니다. 밤에 잠들며 다음날에는 또 어떤 일이 나한테 스며들까 헤아리며 설렙니다. 어제를 돌아보며, 어제는 참 이랬지 저랬지 곱씹으면서 설렙니다. 새로운 이야기 싱그럽게 설레고, 익숙한 이야기 새삼스레 설렙니다. 어쩌면, 설렘이란 사랑을 기다리는 마음이요, 사랑을 바라는 마음인지 모릅니다. 사랑을 꿈꾸고 사랑을 비손하기에, 찬찬히 사진기를 붙잡아 사진 한 장 즐거이 찍는지 모릅니다.


  내 설렘을 당신한테 바칩니다. 네 설렘을 내가 고마이 받습니다. 내 설렘을 당신한테 선물합니다. 네 설렘을 반갑게 맞아들입니다. 4346.6.1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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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1. 2013.6.10.

 


  도라에몽 만화책을 보는 누나 곁에 앉은 작은아이도 도라에몽 만화책을 손에 쥔다. 녀석들 보게나, 둘이 나란히 앉아 도라에몽 만화잔치이네. 그런데, 작은아이는 또 책을 거꾸로 펼친다. 얘야, 너 언제까지 책 거꾸로 볼 생각이니? 뭐, 네 마음이다만, 나중에 글 깨치고 그림 알아볼 무렵에는 늘 책 ‘똑바로’ 펼쳐 보겠다만.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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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06-14 18:12   좋아요 0 | URL
누나를 따라하고 싶었나봐요^^

파란놀 2013-06-14 21:36   좋아요 0 | URL
네, 무엇이든 따라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