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꽃이다 푸른도서관 57
이장근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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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학교
[시를 말하는 시 27] 이장근, 《나는 지금 꽃이다》

 


- 책이름 : 나는 지금 꽃이다
- 글 : 이장근
- 펴낸곳 : 푸른책들 (2013.3.5.)
- 책값 : 9800원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아이들한테 “국어의 주요 표현법”을 드러내듯이 시를 써서 수업을 하기도 한다는 이장근 님이 쓴 《나는 지금 꽃이다》(푸른책들,2013)를 읽으며, 어쩐지 너무 딱딱하고 메마르구나 하고 느낍니다. 이장근 님이 쓴 ‘청소년시’가 딱딱하거나 메마르지는 않습니다. 청소년들은 시를 시로 받아들이기보다 ‘문학 표현 기법’으로까지 배워야 하니 더없이 딱딱하거나 메마릅니다. 시는 그저 시로 읽고 듣고 쓰고 나누고 마음속에 새기면 좋을 텐데요.


  아무 ‘표현 기법’ 없이 시를 쓸 수 있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시를 쓴 사람들은 ‘표현 기법’에 얽매여 시를 쓰지 않았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시를 읽고 즐긴 사람들은 ‘표현 기법’이 이러하거나 저러하거나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 국어 시간이야 / 소설의 구성 단계를 배우고 있어 / 이해가 팍팍 돼 / 오늘 내게 일어난 일이거든 ..  (이해가 팍팍 돼)


  오늘날 학교는 허울로는 ‘배우는(學) 마당(校)’이지만, 막상 배움터라고는 하기 어려운 ‘감옥’이 되어 아이들과 어른들을 나란히 가둔다고 느낍니다. 아이들은 학교옷에 갇히고, 머리카락 길이에 갇힙니다. 아이들은 옷차림에 갇히고, 시험점수에 갇힙니다. 아이들은 꽉 짜인 수업에 갇히고, 교과서와 참고서에 갇힙니다.


  어른들 또한 아이들을 가두면서 스스로 학교 건물에 갇힙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시험점수에 가두면서 스스로 점수와 문제지에 갇힙니다.


  문학 하나만 헤아려 봅니다. 학교라는 공공기관이 서면서 아이들한테 교과서로 문학을 가르치고부터 문학이 문학답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문학은 이런 작품이 훌륭하고 저런 작품은 안 훌륭하다고 가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학은 문학으로서 즐길 뿐이에요. 어느 소설이나 시를 놓고, 이 글줄에서는 이런 뜻을 품고 저 글줄에서는 저런 뜻을 슬그머니 비춘다고 밝혀야 하지 않습니다. 소설 글줄 한 대목을 묶음표로 가려서 빈칸 채우기를 해서는 문학을 가르치지 못합니다. 글쓴이 이름을 외우도록 해서는, 또 ‘표현 기법’이니 ‘주제’이니 ‘소재’이니를 외우도록 해서는, 문학을 하나도 맛보지 못합니다.


  참말, “소설의 구성 단계” 따위를 왜 가르치거나 배워야 할까요. 이렇게 가르치거나 배울 겨를에 소설책 한 권 읽으면 될 노릇이에요. 교과서 스무 권 즈음으로 아이들을 한 해 동안 옭아매지 말고, 하루 여덟 시간 수업이면 하루 여덟 시간 동안 책을 읽으면 날마다 적어도 두세 권씩 읽어, 한 해만 치더라도 천 권 넘게 읽을 수 있어요. 그러나, 교과서에 사로잡혀 아이들을 꽁꽁 가두면, 아이들은 교과서조차 한 권 제대로 못 떼어요.


  생각해 봐요. 아이들한테 교과서 안 가르치면 한 해에 책 천 권 거뜬히 읽힐 수 있어요. 만화책이라면 한 해에 만 권쯤 가붓하게 읽힐 만하고, 그림책이라면 한 해에 이만 권쯤 어렵잖이 읽힐 만해요. 그러나, 아이들한테 교과서 가르치면 아이들은 교과서 한 권조차 제대로 못 읽고 시험문제만 달달 외우는 생체기계가 되고 말아요.


.. 탈출은 꿈도 꾸지 못할 일 / 사방이 감시 카메라다 / 출소일은 수능 보는 날 / 망치면 또 갇힐 것이다 ..  (면회)


  아이들은 교과서를 버려야 합니다. 어른들도 교과서를 버려야 합니다. 아이들은 교과서 아닌 책을 배워야 합니다. 어른들도 교과서 아닌 책을 가르쳐야 합니다.


  교과서는 학교 건물과 똑같이 아이들 마음을 가두는 감옥이라 할 만합니다. 교과서로는 문학도 인문학도 철학도 과학도 가르치지 못합니다. 게다가, 교과서 지식으로는 흙을 일구지 못합니다. 교과서를 달달 왼대서 씨앗 한 톨 못 심을 뿐 아니라, 밥 한 그릇 못 지어요. 교과서 잘 외워 시험점수 높게 나온 이들이 빨래 한 점 할 수 있나요. 어린 아기나 동생을 돌볼 줄 아나요. 어여쁜 동무를 살가이 사랑하는 손길이나 눈길을 교과서로 배울 수 있나요.


  그야말로 교과서는 아이들을 바보로 만듭니다. 참말로 교과서는 아이와 어른 모두 덧없는 지식에 사로잡히게끔 내몹니다. 이리하여, 교과서에 나오는 “국어 표현 기법”을 이장근 님이 슬기를 빛내어 시를 쓴다고 하더라도, 이 시로는 아이들이 한국말도 문학도 배울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이장근 님이 쓴 시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도움이 될 시험문제 밑지식을 닦을 뿐입니다. 아이들은 이장근 님 시집 《나는 지금 꽃이다》로는 문학을 맛보거나 한국말을 즐기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이 시집으로 ‘대입시험 앞둔 국어 수학능력’을 쌓을 뿐입니다.


.. 텅 빈 몸속이 / 울음으로 가득 찼다는 걸 / 아무도 모른다 ..  (울지 않는 울보)


  갇힌 곳에서 살아가기에 갇힌 틀에 매인 글에서 맴돕니다. 갇힌 곳에서 생각하기에 갇힌 굴레에 얽힌 글에서 떠돕니다.


  교과서를 즐겁게 내버리고 나서, 이야기책 하나 쥐어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어요. 아이들과 즐겁게 이야기책 읽은 사랑스러운 느낌을 비로소 시로 엮으면 좋겠어요.


  아이들과 나무그늘 밑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한국말이란 무엇인가’를 놓고 즐거이 이야기꽃 피우면 좋겠어요. 나무그늘에서 나무내음 맡고 풀벌레 노랫소리 들으면서 누린 즐거움을 시나브로 시로 일구면 좋겠어요.


.. 원하지도 않는 과에 / 입학 원서를 쓰자고 한다 / 안전빵으로 쓰자는 선생님의 입에서 / 빵 냄새가 난다 ..  (안전빵)


  시 한 줄이란 꿈 한 줄입니다. 시 한 자락이란 사랑 한 자락입니다. 우리 아이들한테 꿈을 보여주는 시 한 줄 써서 활짝 웃기를 빌어요. 우리 아이들한테 사랑을 들려주는 시 한 자락 써서 빙그레 노래하기를 빌어요.


  시는 말재주 아니지요. 시는 시험공부 아니지요. 시는 교과서 보조교재가 아니지요. 시는 문학인 말잔치가 아니지요. 시는 오직 꿈입니다. 시는 오직 사랑입니다. 시는 오직 이야기입니다. 꿈을 사랑스럽게 엮는 이야기가 시입니다.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꿈꿀 때에 시를 씁니다.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를 바라며 시를 읽습니다.


  중학교 국어 교사로서 ‘교과서 진도’에서 풀려날 수 없다고 한다면, 부디 국어 수업에 ‘표현 기법’ 보조교재로 시를 다루기보다는 ‘즐겁게 노래하는 삶’ 밝히는 아름다운 시를 하루에 한 자락이라도 찾아서 천천히 눈을 감고 마음노래처럼 읊고 나눌 수 있기를 빌어요. 4346.6.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를 말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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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569) 노후의 1 : 노후의 불안

 

자식 기르는 것을 안전한 농사로 생각한 예전 사람들의 생각도 딱하지만, 노후의 불안을 금전에의 악착 같은 집착으로 메꾸려는 것도 민망하다 못해 측은하다
《박완서-혼자 부르는 합창》(진문출판사,1977) 117쪽

 

 “자식(子息) 기르는 것”은 “아이 키우기”로 다듬고, ‘안전(安全)한’은 ‘걱정없는’으로 다듬으며, “예전 사람들의 생각”은 “예전 사람들 생각”으로 다듬습니다. 그런데 이 대목 바로 앞에 ‘안전한 농사로 생각한’이라 나오니, “걱정없는 농사로 생각한 예전 사람들도 딱하지만”으로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불안(不安)’은 ‘걱정’으로 손보며, “금전(金錢)에의 악착(齷齪) 같은 집착(執着)으로”는 “돈에 끈덕지게 매달려”나 “돈에 끔찍하게 사로잡혀”로 손봅니다. “메꾸려는 것도”는 “메꾸려는 마음도”로 손질하고, “민망(憫?)하다 못해 측은(惻隱)하다”는 “남우세스럽다 못해 불쌍하다”나 “창피하다 못해 딱하다”로 손질해 줍니다.


  한자말 ‘노후(老後)’는 “늙어진 뒤”를 뜻한다 하고, 국어사전 보기글로는 “노후 대책”과 “노후의 생활 설계”와 “노후를 편안히 보내다”가 실립니다. 한국말 ‘늘그막’은 “늙어 가는 무렵”을 뜻하는데, 한자말 ‘노후’를 쓰는 자리는 으레 ‘늘그막’을 넣어도 잘 어울리지 싶어요. 굳이 “늙은 뒤”라고 적지 않아도 됩니다.

 

 노후 대책 → 늙은 뒤 대책 / 늘그막 대책
 노후의 생활 설계 → 늙은 뒤 생활 설계 / 늘그막 살림살이 짜기
 노후를 편안히 보내다 → 늙은 뒤 느긋이 보내다 / 늘그막을 걱정없이 보내다

 

  아기로 태어난 우리들은 조금씩 자라 어린이가 됩니다. 이윽고 푸른 나날을 보내는 푸름이가 됩니다. 시나브로 젊은이가 됩니다. 젊은 나날을 마음껏 보내는 동안 조금씩 무르익는 삶을 보냅니다. 곧이어 한 해 두 해 나이가 들면서 늙은 사람이 됩니다.


  살아가는 나날을 돌아보며 알맞게 말마디를 추스릅니다. “유년의 생활”이 아닌 “어린 나날”입니다. “청춘의 생활”이 아닌 “젊은 나날”입니다. “노년의 생활”이나 “노후의 생활”이 아닌 “늘그막 삶”이에요. 말뜻 그대로 적자면 “늙은 나날”인데, 요즈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면 좀 깎아내리거나 비아냥거리는 투로 여깁니다. 그래서 “늘그막 삶”으로 살며시 손질해서 쓰면 한결 나으리라 느껴요.

 

 노후의 불안을
→ 늙은 뒤 걱정을
→ 늙고 나서 걱정스러워
→ 늘그막이 근심스러워
→ 걱정스러운 늘그막을
 …

 

  나이가 많이 든 뒤에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늦깎이’라 가리킵니다. 보기글에서는 안 어울릴 수 있지만, 다른 자리에서는 “늦깎이 삶”을 써 보아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는 ‘늦삶’이라는 새 낱말 지을 수 있습니다. 마땅하다 싶은 낱말이 없으면 슬기를 모아 새 낱말 생각하면 됩니다. 4341.10.8.물./4346.6.16.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아이 키우기를 걱정없는 농사로 생각한 예전 사람들도 딱하지만, 늘그막이 걱정스러워 돈에 끔찍하게 매달려서 메꾸려는 마음도 창피하다 못해 불쌍하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77) 노후의 2 : 노후의 삶

 

내 방의 텔레비전 나이는 열한 살. 개들의 세계처럼 노후의 삶을 살죠
《신현림-빵은 유쾌하다》(샘터,2000) 106쪽

 

  “내 방의 텔레비전”은 “내 방 텔레비전”이나 “내 방에 있는 텔레비전”으로 다듬습니다. “개들의 세계(世界)처럼”은 “개들 세계처럼”이나 “개들처럼”으로  손봅니다.

 

 노후의 삶을 살죠
→ 마지막 삶을 보내지요
→ 늘그막을 살지요
→ 늙었지요
 …

 

  텔레비전 나이가 꽤 되어 죽음을 앞두었다는 뜻이라면 “개들처럼 많이 늙었지요”라든지 “늙은 개처럼 힘을 못 쓰지요”라든지 “늙은 개처럼 비실비실하지요”처럼 손질할 수 있어요. “늙은 개처럼 늙은 텔레비전이지요”처럼 쓸 수 있는 한편, 꼭 개한테 빗대지 않고 “참 나이를 많이 먹었다”라든지 “참 오래도록 썼다”라든지 “참 오래 함께 지냈다”라고 써도 돼요. 4346.6.16.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내 방 텔레비전 나이는 열한 살. 늙은 개처럼 비실비실 아프지요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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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시집을 가서 전업주부로 살다가 남편이 죽은 뒤, 남편 책꽂이에 있던 그득한 책들을 읽으면서 하루하루 새롭게 되새기는 삶을 이루는 분이 적은 글이 책으로 나왔다고 한다. 나는 다른 대목보다 '고흥'에서 서울로 간 발자국이 새삼스럽다. 나는 오늘 우리 식구들하고 '고흥'에서 시골살이를 누리며 살아가니까. 아무쪼록, 책과 아이들과 날마다 좋은 마음 되어 즐겁게 삶 지으시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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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서가
신순옥 지음 / 북바이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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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6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故 최성일님의 아내분께서 책을 내셨군요.
신순옥님은 '고흥'에서 서울로 가셨군요..
<남편의 서가>, 담아갑니다.

파란놀 2013-06-16 22:54   좋아요 0 | URL
최성일 님은 고향이 어디인지 잘 모르겠지만...
음... 옆지기는 고흥 분이라고 하더라구요 @.@

아이들과 시골로 돌아가서
시골에서 책밭 삶밭 곱게 일구어도
재미있고 보람있지 않을까 하고도
생각해 보았어요...

appletreeje 2013-06-16 23:17   좋아요 0 | URL
최성일님은 인천 부평에서 태어나
인하대학교를 나오셨다 하네요.

좋은 밤 되세요. ^^

파란놀 2013-06-16 23:38   좋아요 0 | URL
오호, 부평 분이로군요~

모두들 마음속에 좋은 고향 품으면서
아름답게 하루하루 누리면 좋겠네요..
 

시인 김수영

 


  다 읽은 시집을 새로 들추어 읽는다. 다 읽고 집에 있는 시집인데, 책방마실을 하다가 다시 만나면서 새롭게 장만한다. 책방마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삼스레 또 읽는다.

  아름다운 글을 읽을 때에는 두 번 되읽거나 스무 번 되읽거나 늘 ‘처음 읽는다’는 느낌이다. 사랑스러운 책을 만날 때에는 두 권 되사거나 스무 번 되사더라도 언제나 ‘처음 산다’는 느낌이다.


  시인 김수영 님이 쓴 글자락 그러모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열음사)를 되사면서 되읽다가 생각한다. 시인 김수영 님은 “제 정신을 갖고 사는 사람은 없는가? 나는 이 제목을, ‘제 시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없는가’로 바꾸어 생각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하고 말한다. 제 마음 똑바로 갖추려면 제 시를 똑바로 쓸 테고, 제 시를 똑바로 쓴다면, 제 삶을 똑바로 살면서, 제 사랑을 똑바로 할 테며, 제 꿈을 똑바로 이룰 테지.


  꿈을 이루는 사람이 사랑을 하고, 사랑을 하는 사람이 삶을 일군다. 삶을 일구는 사람이 시를 쓰며, 시를 쓰는 사람이 착하고 참다우며 고운 마음을 품는다.


  사랑받는 시인이 된다고 할 때에는 사랑할 만한 삶을 찾아 사랑스럽게 하루를 누린다는 뜻이라고 느낀다. 마음을 슬기롭게 갈고닦으면서 사랑 한 자락 빛낸다면, 누구나 사랑받는 시인이 되리라 느낀다. 곧, 마음을 슬기롭게 갈고닦지 않거나 사랑 한 자락 안 빛낸다면, 이름은 널리 알려지고 시집은 꽤 팔리더라도 사랑받는 시인이 될 수 없다고 느낀다.


  문학강의를 한대서 훌륭한 시인이 아니다. 문학상을 받기에 대단한 시인이 아니다. 훌륭한 시인은 훌륭하게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대단한 시인은 대단한 꿈을 맑고 밝은 마음으로 이루면서 나비춤 추는 사람이다. 그런데, 훌륭함은 무엇이고 대단함은 어디에 있을까. 훌륭함은 아이들 바라보는 따사로운 눈길이요, 대단함은 뙤약볕 받으며 시원스레 그늘 드리우는 나무 한 그루이다.


  풀을 보고 꽃을 보며 아이들을 본다. 하늘을 보고 구름을 보며 햇살을 본다. 시인 김수영 님이 죽고 난 뒤 이 나라에서 어떤 시인을 떠올리면서 마음밭에 사랑씨앗 뿌릴 만한지 궁금하다. 4346.6.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람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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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6 21:58   좋아요 0 | URL
저는 <시인이여 침을 뱉어라>만 읽었었고 ,<시인이여 기침을 하라>는 못 읽어봤습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다 한 말씀의 맥락이겠지요.
삶을 일구는 사람이 시를 쓰며, 시를 쓰는 사람이 착하고 참다우며 고운 마음을 품는다.-

저도 시란, 그럴듯한 언어로 달짝지근하고 얼핏 보면 이쁜 듯한..그런 이미테이션의 정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모든 삶의 결을 살피고, 느끼며, 성찰하고 그 삶의 고된 행군을..사랑을 일구는 빛으로 치환하여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다 좋은 삶, 아름다운 삶으로 함께 손잡고 가는..나무를 심는 사람,의 씨앗이라 생각하는 밤이네요.
^^


파란놀 2013-06-16 22:56   좋아요 0 | URL
출판사에서 낸 책 판짜임과 차례가 조금 달라
책이름만 다를 뿐이지 싶어요.
어느 책을 읽거나 만나든
아름다운 마음을 살피면서
좋은 삶밥 받아들이면
우리 스스로 오늘 하루
기쁘게 누리면서 빛낼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아이 그림 읽기
2013.6.14. 큰아이―그림 자랑

 


  큰아이 그림 한쪽 귀퉁이에 ‘그린 그린 날짜’를 적곤 한다. 그리고 아이 이름에서 한글 닿소리를 따서 ‘ㅅㄹㅂㄹ’처럼 넣곤 한다. 나중에 작은아이가 자라며 그림을 그릴 때에 두 아이 그림이 헷갈리지 않도록 하고 싶기 때문이다. 큰아이가 이런 ‘날짜와 이름 넣기’를 흉내낸다. 오잉? 그런데 너 오늘 날짜가 며칠인지 알기는 하니? 아이가 아이 그림 그리는 동안 나는 내 그림을 그린다. 아이는 어느새 “다 그렸다! 내가 뭐 보여주고 싶은지 물어 보세요.” 하고 말하더니 “무얼 보여주고 싶은데?” 하고 물으니 “짠!” 하고는 다 그린 그림 보여준다. 나도 그림 하나 열흘만에 마무리짓고 벽 한쪽에 붙인다. 4346.6.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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