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놀이 1

 


  빨랫줄 늘어진 한쪽 붙잡으며 이리 당기고 저리 당기다가는, 평상으로 빨랫줄 꼬투리 잡고 올라가더니 펄쩍 뛴다. 그러고는 이리저리 흔들리는 빨랫줄하고 겨루기 한 판 벌인다. 다시 빨랫줄 한쪽 붙잡으면서 마당을 빙빙 돌고, 평상으로 올라가서 펄쩍 뛰며 까르르 웃는다. 4346.6.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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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바빠서 손으로 죽죽

 


  배고픈 산들보라 젓가락과 숟가락을 쓰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구나 싶어 손으로 만두를 죽죽 찢어서 입에 척척 집어넣는다. 한꺼번에 큰 덩이를 우겨넣는다. 얘야, 배가 고파도 허둥지둥 먹지는 말자. 잘 씹고 냠냠짭짭 씹으며 찬찬히 먹어야지. 4346.6.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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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7 11:32   좋아요 0 | URL
ㅎㅎ ..배고프고 맛있는데 맛있게 냠냠~
산들보라 먹어야지요.~^^
오늘 밥상은 가짓수도 여러가지 건강하고 싱그럽고 참 맛나 보이네요.~

파란놀 2013-06-27 13:23   좋아요 0 | URL
그저 기본만 차렸을 뿐이에요 ^^;;;
그래도 잘 먹어 주니 고맙답니다~

BRINY 2013-06-27 13:40   좋아요 0 | URL
만두가 큼직한게 아주 맛나보입니다.

파란놀 2013-06-27 18:27   좋아요 0 | URL
아이들한테는 큼직하지요~~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84) 나의 39 : 나의 기쁨

 

몇 년 전 내가 한국인들을 통해 모은 이야기를 다시 한국사람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은 나의 기쁨이기 때문이다
《힐디 강/정선태,김진옥 옮김-검은 우산 아래에서》(산처럼,2011) 7쪽

 

  “몇 년(年) 전(前)”은 “몇 해 앞서”로 다듬고, “한국인(-人)들을 통(通)해”는 “한국사람들한테서”로 다듬습니다. 그런데, 앞에서는 ‘한국인’이라 적고, 바로 뒤에서는 ‘한국사람’이라 적네요. 앞뒤를 ‘-사람’으로 맞추어야겠어요. “되돌려주는 것은”은 “되돌려주니”나 “되돌려주는 일은”으로 손봅니다.

 

 나의 기쁨이기 때문
→ 내 기쁨이기 때문
→ 나한테는 기쁨이기 때문
→ 나로서는 기쁘기 때문
→ 나는 기쁘기 때문
 …

 

  미국사람이 영어로 적을 때에는 “my -”처럼 글을 씁니다. 영어사전을 펼치면 첫 풀이말로 ‘나의’를 적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어린이도 중학교 아이들도 영어를 배우면서 ‘my’를 으레 ‘나의’로 여겨 버릇해요. 초등학교나 중학교, 또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어른들도 ‘my’를 한국말로 옮길 적에 으레 ‘나의’라 말하곤 하지요.


  한국말 ‘내’를 제대로 말하는 어른이 퍽 드뭅니다. 어른들이 ‘내’ 아닌 ‘나의’를 말해 버릇하니까, 아이들도 이 말투가 익숙합니다. 아이들이 ‘내’ 아닌 ‘나의’에 익숙한 채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으면, 이 나라 곳곳에 ‘나의’가 두루 퍼질 테고, 새로 태어나 자라나는 아이들도 어쩔 수 없이 ‘나의’를 익히 들으며 익숙하고 말아요.


  스무 해만에, 서른 해만에, 마흔 해만에, 한국말이 한국말 아니게 바뀝니다. 시나브로 한국말다운 모습이 사그라듭니다. 내 나라 내 겨레 내 말 내 삶인데, 자꾸자꾸 흐리멍덩한 모습이 됩니다. 4346.6.26.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몇 해 앞서 내가 한국사람들한테서 모은 이야기를 다시 한국사람들한테 되돌려주니 나로서는 기쁘기 때문이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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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아이들 작은책마을 1
리혜선 지음, 이영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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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읽는 삶 33

 


사랑이라는 씨앗 심는 어린이
― 사과배 아이들
 리혜선 글,이영경 그림
 웅진주니어 펴냄,2006.9.15./7500원

 


  아이들이 뛰놉니다. 거리끼지 않고 뛰놉니다. 뛰노는 아이들은 이것저것 재거나 따지지 않습니다. 함께 뒹굴고 같이 얼크러집니다. 학교에서 시험을 치러 1등을 맞은 아이도, 시험점수 꼴등이 나온 아이도, 다 함께 하나가 되어 어우러집니다.


  아이들 놀이에는 등수가 없습니다. 술래잡기나 숨바꼭질에 등수란 없습니다. 고무질이나 공기놀이에 등수란 없어요. 그러나, 어른들 교육에는 온통 등수입니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 내내 아이들한테 점수를 닦달하고 등수를 매기는 어른들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빌미를 내세우지만, 막상 어른들 하는 짓은 가르침 아닌 점수다툼과 시험지옥입니다.


  아이들은 깍두기를 마련합니다. 느리거나 굼뜬 아이라 하더라도 어느 쪽에나 끼면서 함께 놀 수 있습니다. 어른들 누리에는 깍두기가 없습니다. 느리거나 굼뜬 아이는 바보 대접을 받습니다. 점수가 떨어지거나 시험을 못 보는 아이들은 따돌림을 받으며 고달픕니다.


.. 상에는 사과 외에도 산열매들과 나뭇잎, 돌멩이, 풀씨들이 울긋불긋 가득 올랐다. 참 재미있는 것은 이운이에게서 이런 것들이 죄다 멋진 이름을 가지는 것이다. “이건 사과요, 이건 국수와 쌀, 송편, 경단, 무지개떡이니라.” ..  (14쪽)


  놀이가 사라진 학교는 배움터라 할 수 없습니다. 놀이를 억누르는 학교는 배움터와 동떨어집니다. 놀이하고 금을 그은 채 오직 시험공부만 시키는 학교는 배움터라는 이름이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어른들 스스로 놀 줄 모르기에 아이들을 놀게 하지 않아요. 어른들 스스로 아름답게 놀지 않는 터라,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헤아리지 못해요. 어른들 스스로 놀이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나머지, 아이들이 개구지게 뛰놀면서 얼마나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라는가를 알아채지 못해요.


  삶이란 놀이입니다. 일이란 놀이와 같습니다. 즐겁게 꾸리는 삶이지, 억척스레 쌓아올려 이름이나 돈이나 힘을 거머쥐려는 삶이 아닙니다. 즐겁게 일하면서 이웃과 어깨동무를 하려는 일이지, 나 혼자 이름과 돈과 힘을 차지하면서 우쭐거리려고 하는 일이 아니에요.


  두레는 즐겁습니다. 노래를 부르며 두레를 합니다. 품앗이는 사랑스럽습니다. 밥잔치를 베풀고 노래와 춤이 어우러지면서 아이 어른 모두 기쁘게 놀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하기에 품앗이를 합니다.


.. 범두가 꽥 소리를 질렀다. “왜 혼자 먹어? 이 먹보야.” “생일이니까 혼자 먹어두 돼.” 영호가 창선이의 편을 들며 범두를 쏘아 주었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어. 혼자 먹으면 욕심이 불어난다고…….” “생일이니까…….”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어…….” 창선이의 입 안에서 가득 부서져 내리는 사과 소리를 듣자 아이들은 일제히 새콤한 침을 꿀꺽 넘겼다 ..  (16∼17쪽)


  시험점수를 쌓는 학교에서는 참삶을 가르치지 못합니다. 어른과 아이가 허물없이 놀고 어울리면서, 저마다 살아가는 뜻과 보람이 어디에 있는가를 찾으려 할 때에 비로소 참가르침과 참배움이 샘솟습니다.


  호미질 한 번이 즐거워야지요. 낫질 한 번이 기뻐야지요. 바느질 한 땀으로 노래가 나오고, 빨래 비빔질 한 차례로 춤사위 샘솟아야지요.


  이맛살 찡그릴 때에는 일답지 못합니다. 위와 아래로 나누어 누구는 시키기만 하고 누구는 부려먹히기만 한다면 일다울 수 없습니다. 계급이나 신분이 있으면 일이 아니라 굴레입니다. 계급이나 신분은 사람을 사람 아닌 노예로 길들입니다.


  직급도 직위도 없어야 해요. 과장이니 부장이니 차장이니 하는 이름이란 얼마나 덧없을까요. 시인 가운데에는 과장 시인이나 부장 시인이 없어요. 사장 시인이나 회장 시인이란 없지요. 모든 시인은 그저 시인입니다.


  놀이하는 아이들 가운대 대장 아이와 쫄개 아이란 없습니다. 모든 ‘놀이 아이’는 똑같이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 이때 갑자기 창호가 달려들어 범두의 손에 든 것을 빼앗아 갔다. 너무 뜻밖이고 조금 심하기까지 해서 범두는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창호는 손에 쥔 씨를 높이 들고 소리를 질렀다. “얘들아, 사과를 심자!” “와, 신난다!” 아이들은 환성을 질렀다. 창호는 머리를 힘껏 쥐어박았다. 왜 진작 생각하지 못했을까 ..  (32쪽)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는 어린이입니다. 사랑씨앗 아니고는 따로 심지 않는 어린이입니다. 다만, 사랑씨앗 아닌 씨앗도 함께 심지요. 이를테면, 꿈씨앗을 심어요. 믿음씨앗을 심지요. 생각씨앗을 심으며, 웃음씨앗과 이야기씨앗을 심어요.


  아이들은 아름다움을 생각하면서 씨앗을 심습니다. 씨앗을 심는 아이들은 돈이나 이름이나 힘 따위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따위를 생각했다면 씨앗을 심을 마음이 피어나지 않아요. 이런 따위를 생각하면 씨앗도 어깨동무도 꿈도 아닌 어두움만 가득하고 말아요.


  곧, 어른들은 아이들을 낳습니다. 아이들은 사랑을 낳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낳아 사랑을 새롭게 배웁니다.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고운 숨결 물려받으면서, 이 고운 숨결을 사랑과 꿈과 빛으로 다시 북돋아서 씨앗 한 톨로 곱다시 선물로 내어줍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어른들은 언제나 아이들한테서 사랑과 꿈과 빛을 받아먹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늘 삶과 살림과 이야기를 나누어 줍니다.


.. 차차 창호의 눈이 이상한 빛을 뿜기 시작했다. 저 나무에 백두산 너머 고향의 과일 접지를 접목한다……, 이곳 기후에 맞게 풍토 순화하면……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새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다……, 사과같이 예쁘고 달고, 배같이 물이 많고 시원하고……, 이 산에도, 저 산에도, 저기 저 산에도 가득 과수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 과일이 이름은 사과……배, 아아, 사과배 ..  (62쪽)


  리혜선 님 어린이문학 《사과배 아이들》(웅진주니어,2006)을 읽습니다. 중국땅에서 새 삶터 일구려 한 한겨레가 어떻게 ‘사과배’ 한 알 얻을 수 있었나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온통 어둡고 깜깜한 곳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빛을 되찾으며 삶을 밝혔는가 하는 슬기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른들은 그저 ‘새 땅’에 가면 되겠거니 하고 여깁니다. 아이들은 노상 ‘가장 맑은 꿈(사과 한 알)’을 생각합니다. 물 설고 낯 설며 추운 새터에서도 ‘가장 맑은 꿈(사과 한 알)’을 누리고 싶습니다. 이리하여, 이 아이들은 추위와 배고픔을 무릅쓰고 ‘사과배’를 생각해 냅니다. 씨앗을 심고 가꿉니다. 처음에는 잘 안 되고 여러 차례 어긋났지만 씩씩하고 꿋꿋하게 꿈을 키워 바야흐로 사과배 한 그루 얻습니다.


  아마, 감나무도 아이들이 빚은 씨앗 한 톨에서 자랐겠지요. 온누리 모든 열매나무는 아이들이 품은 꿈 한 자락에서 태어났겠지요. 곡식도 푸성귀도 이와 같으리라 생각해요. 언제나 아이들이 가장 맑고 밝은 꿈을 키우고 생각을 빛내 이루었으리라 느껴요.


  이 아이들은 학교에서 시험공부에 시달려서는 안 돼요. 이 아이들을 학교에 내몰아 입시지옥에 휘둘리게 해서는 안 돼요. 아이들은 들을 밟고 숲을 누리며 나무와 나란히 서며 놀아야 해요. 아이들은 하늘숨을 마시고, 바람내음 맡으며, 풀빛을 좋아하며 자라야 해요. 그래야 아이들입니다. 4346.6.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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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7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저 이 책 꼭 읽을래요. ^^
히히..사과 배 아이들, 다 너무 좋아해요.~

파란놀 2013-06-27 13:24   좋아요 0 | URL
리혜선 님이 쓴 책 가운데
<코리아드림>이 아주 재미있는데...
'남녘 문제'를 너무 날카롭게 건드렸다 해서
여러모로... 안 좋아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요새는 이분 작품이 남녘에 거의 소개가 안 되는 듯해요...

페크pek0501 2013-06-27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중고교의 체육수업을 지금보다 늘리겠다고 하더군요.
체육수업을 늘리면 체력 향상뿐만 아니라 인성교육도 되고 학습능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입시 경쟁으로 인해 체육 수업을 줄였었다는 게 문제지요.
아이들이 뛰어 논다면 몸도 마음도 튼튼해지겠지요.

"아이들은 들을 밟고 숲을 누리며 나무와 나란히 서며 놀아야 해요."
"놀이가 사라진 학교는 배움터라 할 수 없습니다." - 맞습니다. ^^

파란놀 2013-06-27 18:28   좋아요 0 | URL
체육 수업이 늘어나도 '교과서에 나오는 어떤 스포츠를 따라하는' 것에 그친다면, 늘리나 마나가 될 텐데, 어느 특정 과목 수업을 늘리는 것이 아닌, 입시제도가 사라져야,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겠지요....
 

욱일승천기 책읽기

 


  적잖은 사람들이 ‘욱일승천기’를 보면 ‘욱’ 하고 따지곤 한다. 이런 ‘욱’이 잘못되었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1960년대 멧골자락 아이들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낸 어느 미대 교수도 햇살 퍼지는 모습을 ‘욱일승천기’하고 똑같이 담은 적 있어 놀란 적 있는데, 욱 하는 사람도 많으나 욱 하기는커녕 아무것도 못 느끼는 사람도 많다. 그나마 욱 하는 사람이라도 있기에 이럭저럭 바로잡으려고 힘쓰는 기운이 돌기도 한다.


  그런데, 욱일승천기 한 가지에 욱 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욱일승천기를 놓고 왜 욱 하고 따지려 들까. 겉으로 버젓이 드러나는 모습으로 욱일승천기는 여러모로 눈에 잘 뜨이리라. 그러면, 한국사람들 삶과 말과 넋으로 스며든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찌꺼기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국사람 스스로 조금도 바로잡거나 고치거나 다스리려고 하지 못하는 ‘일본 말투’와 ‘일본 한자말’과 ‘일본 번역투’ 같은 바보스러운 말매무새는 어찌하면 좋지? 이런 바보스러운 말매무새를 따지거나 꼬집거나 알려줄 때에 고맙게 여기며 바로잡거나 고치거나 다스리는 작가나 지식인은 몇이나 될까.


  텔레비전 방송이나 이런저런 책에서 ‘그녀’와 ‘미소’ 같은 낱말이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찌꺼기 가운데 대표라고 숱하게 나오지만, 막상 이 두 낱말을 안 쓰면서 글을 쓰는 작가나 지식인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 두가지 낱말만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찌꺼기가 아니다. 한국말 사이사이 스며들거나 파고든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찌꺼기 말글이 매우 많다.


  어린 아이들이 인터넷으로 보는 ‘뽀로로 게임’을 살피면, “준비, 시작!”이라고 하는 말이 자주 나온다. “준비, 시작!”은 “요이, 땅!”을 한자말로 옮긴 일본 말투이다. ‘애국조회’와 ‘훈화’는 일본 천황 말씀을 섬기라는 뜻에서 일제강점기에 황민화교육으로 우리 겨레 억누르면서 억지로 시킨 군국주의 제도권교육 찌꺼기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학교에서는 애국조회를 하고 교장 훈화를 한다. “차려, 경례!” 또한 일본말인데,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서 쓰던 일본말이다. ‘국민의례’라 하는 것도 일본 천황 기리는 의례로 나온 것을 고스란히 따를 뿐이다. ‘국민학교’에서 ‘국민’은 일본 천황을 섬기는 백성이 되라는 뜻으로 일본사람이 지은 한자말로,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는 데에 무척 오랜 나날이 걸렸다. 그런데, 학교 이름에서는 이런 낱말 덜었으면서 막상 정치꾼들은 언제나 “국민 여러분” 하고 들먹인다. 신문사 이름 가운데에도 ‘국민’을 쓰는 데가 있지 않은가.


  욱일승천기에 욱 하는 일 나쁘지 않다. 욱 하려면 욱 하면 된다. 그리고, 욱 하는 몸짓 하나로 그치지 말고, 우리 둘레에 퍼진 ‘군국주의와 제국주의 찌꺼기’가 무엇인지 하나씩 살필 수 있기를 빈다. 한국 사내들이 군대에 가서 하는 모든 것들이 모조리 일본 제국주의 군대 적부터 이어진 것들인 줄 깨닫기를 빈다. 이러면서 내 말과 넋과 삶에 나도 모르게 파고든 온갖 ‘군국주의와 제국주의 찌꺼기’를 읽어내어 차근차근 털면서 아름다운 말과 넋과 삶이 되도록 다스릴 수 있기를 빈다. 4346.6.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과 헌책방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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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3-06-27 13:40   좋아요 0 | URL
마지막 문단에 특히 공감합니다.

파란놀 2013-06-27 18:28   좋아요 0 | URL
우리 삶에 스며든 군국주의와 제국주의 찌꺼기가 대단히 많은데... 다들 이런 데에는 그저 익숙하니 어쩔 수 없다고 넘어가기 일쑤예요. 공사판에서 쓰는 말, 출판계에서 쓰는 말, 모두 일본말로 하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