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낮에

마을빨래터 청소하며 물놀이 했다.

큰아이가 오늘 아침에 비로소 다 낫고는

조잘조잘 떠드는 수다쟁이로 돌아왔다.

아플 적에는 온 집안 조용하더니

다 낫자마자 아주 시끌벅적하다.

 

이리하여 마을빨래터에 열흘 만인가

청소하며 물놀이를 하러 갔다 오는데

이것으로는 모자라는구나.

 

그래, 낮 네 시 지나며

더위 살짝 꺾이는 이무렵

바닷가로 자전거 타고 다녀와야겠네.

 

바다 다녀와서 모두들 기운 쏙 빠져서

새근새근 잘 자면 좋겠다.

아마 너희 아버지도 기운이 옴팡 빠져서

쓰러져 잠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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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7-28 21:27   좋아요 0 | URL
저도 바닷가에 가서 자전거 타고 놀고 싶네요.
상상만 해도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파란놀 2013-07-28 21:49   좋아요 0 | URL
꼭 누리셔요.
반드시 먼 바다까지 가야 하지 않고요.
시골까지 안 가도 돼요.

자동차 짐칸에 자전거 실어 가도 되지요.
바다에 서고, 바닷가를 따라 자전거 밟으며
바람을 쐬고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참말 깨끗해진답니다.

hnine 2013-07-29 18:07   좋아요 0 | URL
사름벼리가 이제 나았다니 제일 반갑네요.
아이가 아프면 정말 집안이 조용하지요. 그러다가 아이 목소리가 집안을 채우기 시작하면 휴우~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어요.

파란놀 2013-07-29 19:40   좋아요 0 | URL
네, 아이들 아프면 참 힘들어요.
반갑지요.
집안이 다시 '시끄러우'니 반갑고
개구지게 잘 놀아서 반갑습니다~~
 

자전거쪽지 2013.7.8.
 : 바다를 보고 싶어

 


- 사름벼리가 바다를 보고 싶다 노래한다. 이렇게 무더운 날 바다를 가야 할까 싶으나, 곧 휴가철 되어 사람들이 바닷가로 잔뜩 놀러오면 우리 식구 느긋하게 쉴 자리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래, 오늘 바다에 가자. 마을빨래터나 마당고무통은 언제나 누릴 수 있는 물놀이인 만큼, 자전거 타고 바다 보러 가자.

 

- 발포 바닷가로 갈까 하다가 자전거를 돌린다. 다른 바닷가에도 가 보고 싶다. 익금 바닷가도 퍽 좋았다 싶은데, 그곳은 지나가며 보았으니, 오늘은 아직 안 가 본 바닷가로 갈까 싶다. 도화면 가화리 바닷가 쪽으로 자전거를 달린다.

 

- 면소재지 빵집에 들러 빵 몇 점 산다. 작은아이는 수레에서 일찌감치 잠든다. 샛자전거에 탄 큰아이는 작은 빵조각 반쯤 뜯어먹다가 아버지한테 내민다. 더 못 먹겠다고 한다.

 

- 날이 워낙 덥기에 달리는 틈틈이 쉬며 큰아이한테 물을 준다. 구름이 빠르게 흐르면서 길에 구름그림자 남긴다. 참 예쁜 빛이로구나 하고 느낀다. 구름이 그림자 드리울 때에는 참으로 시원하고, 구름이 걷혀 햇볕이 내리쬐면 무덥다.

 

- 도화면소재지 벗어날 즈음 길가에 무궁화나무 있다. 누가 따로 심었겠지. 지등마을과 이목동마을 지나 황촌마을 어귀부터 바다가 보인다. 저쪽 바닷가로는 아직 간 적이 없다. 포구만 있을는지 모래밭이 있을는지 모르지만, 자전거를 돌려 대통마을로 접어든다. 조그마한 동산을 빼고는 나무 한 그루 없이 온통 들판인 길을 땀을 쪽 빼며 달린다. 바닷가까지 온다. 생각했던 대로 황촌·대통마을 바닷가는 포구일 뿐, 아이들이 몸을 담그며 놀 만한 바닷가는 아니다. 이 아이들이 더 나이를 먹어 헤엄을 잘 칠 만하면, 이 바닷물에 첨벙 뛰어들며 신나게 놀 테지. 아이들아 씩씩하게 자라며 헤엄을 잘 배우렴.

 

- 마을회관이지 싶은 곳에 느티나무 한 그루 우람하게 섰다. 저렇게 우람하게 나무 한 그루 서니 그늘 아주 시원할 테지. 들판에서 나락도 알뜰히 거두어야 할 테지만, 들판 곳곳에 이렇게 나무 몇 그루 자라도록 하면, 일하면서도 한결 느긋하게 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황촌마을에서 벗어나 여의천마을로 간다. 여의천마을 바닷가는 어떠할까. 여의천마을도 황촌마을처럼 포구이지, 모래밭이 아니다. 그런데, 여의천마을 바닷가에는 아이들이 쉴 만한 평상이 있네. 누구라도 와서 쉴 평상이 여럿 있다. 화장실도 따로 마련해 두었다. 꽤 좋다고 느끼면서 이곳에서 쉬기로 한다. 마침 작은아이도 깬다. 큰아이는 바닷물에 들어가지 못한다며 서운하게 생각한다. 다음에는 물에 들어갈 만한 바다로 갈게, 미안하구나. 오늘은 이 나무그늘 평상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며 놀자.

 

- 평상이 있고 화장실도 있지만, 바닷가를 빙 둘러 시멘트 퍼붓는 공사를 한다. 황촌마을 바닷가에서도 이런 공사를 보았다. 왜 바닷가를 빙 둘러 시멘트벽 세우려 할까. 충청도 태안 바닷가에서는 이런 시멘트벽 때문에 오히려 모래가 바다로 휩쓸리고 말아 시멘트벽 다시 없애려고 돈을 들이는데, 전라도 고흥에서는 거꾸로 간다. 깨끗하고 아름답게 남은 사랑스러운 바닷가에 시멘트를 그예 들이붓는다. 이런 막공사와 막개발을 발전이라고 여길까? 이렇게 해서 자가용으로 ‘드라이브’ 하기 수월하도록 하면 ‘관광상품’이 된다고 여기는가? 제주섬에서도 바닷가를 빙 둘러 찻길을 닦는 바람에 바닷가 모래밭이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며 사라진다. 제주섬 해수욕장에서는 모래 날아가지 않게 하려고 비수기에는 모래밭을 꽁꽁 덮어둔다. 성수기를 앞두고는 다른 데에서 모래를 퍼서 나르기 바쁘다. 고흥군 관계자와 공무원은 이런 대목을 알기나 하는지, 살피기나 하는지 궁금하다.

 

- 바닷물에는 못 들어간 채 바다마실을 마친다. 그래도 다음에는 가화리 원도동마을과 화옥마을에도 가려 한다. 그곳도 포구일 뿐 모래밭이 없다 하더라도, 크레파스와 종이를 챙겨, 바닷가에서 그림 그리며 놀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로 씩씩하게 달리려 한다. 집으로 돌아가다가 도화면소재지에 다시 들러서 ‘카페 유자나무’에 들른다. 이곳에서 팥빙수를 시켜서 아이들 먹인다. 시원하게 팥빙수 먹은 아이들을 태우고 집으로 돌아온다.

 

(최종규 . 2013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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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9 00:09   좋아요 0 | URL
'카페 유자나무' 이름이 참 좋습니다. 벼리와 보라가 먹은 팥빙수도 참 맛나게 보이네요.^^
문득, '카페 사과나무'가 머릿속에 슬그머니 떠올라...ㅎㅎㅎ
보라가 오늘은 누나의 예쁜 원피스를 입었군요~

파란놀 2013-07-29 08:38   좋아요 0 | URL
아주 조그맣고 예쁜 시골 찻집이랍니다~
 

고라니가 살 만한 숲은 나날이 줄어듭니다. 고라니에 앞서, 범과 곰과 여우와 늑대가 살 만한 숲은 모조리 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나라 숲에서 들짐승이나 멧짐승이 고즈넉하게 살아가기는 어렵다 할 만합니다. 그래도, 조그마한 들짐승과 멧짐승이 씩씩하게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이 지구별과 이 나라에 사람만 있어서는 사람 스스로도 아름답거나 즐겁게 살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고운 노래로 들려주면서 꿋꿋하게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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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네 오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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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3.7.23. 큰아이―아버지 곁에서

 


  아버지가 어떤 글 하나를 쓰려고 한참 밑글을 쓴 뒤 깨끗한 종이에 옮겨적는다. 큰아이가 “아버지 무슨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해요?” 하고 묻는다. “아버지는 아버지가 써야 할 글이 있어서 이렇게 써.” 마당에 놓은 평상에 엎드려서도 쓰고, 부엌 밥상을 책상으로 삼아서도 쓰며, 마룻바닥에 엎드려서도 쓴다. 셈틀을 켜서 자판을 두들긴다면 그리 오래 안 걸릴 만한 일거리이다. 그러나 아이 곁에서 손으로 종이에 글을 쓸 적에 함께 할 만한 무언가 있구나 느껴 이렇게 해 본다. 큰아이는 어느새 공책을 들고 아버지 곁에 앉는다. 무얼 하나 넘겨보니 큰아이는 공책에 머리카락과 치마가 길디긴 제 모습을 신나게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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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누나 모자 쓰고는

 


  큰아이가 이모한테서 선물로 받은 모자를 작은아이가 슬쩍 쓴다. 여느 때이건 다른 때이건 큰아이가 이 모자를 쓰며 놀지 않으니 방바닥 한켠에 얌전히 있기만 한데, 작은아이가 문득 뭔가 생각이 났는지 한 번 쓴다. 큰아이는 동생이 제 모자를 빼앗았다며 운다. 얘야, 네가 쓰지도 않는 모자를 동생이 한 번 집어서 쓸 뿐이란다. 4346.7.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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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8 12:08   좋아요 0 | URL
ㅎㅎ 본의 아니게 누나를 울린 산들보라.
문득 모자를 쓴 산들보라를 보니,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나온
비요른 안데르센이 해변에서 이런 모자를 쓴 모습이 떠오르네요...^^

파란놀 2013-07-28 15:44   좋아요 0 | URL
에이구, 그러게요.
그나저나 작은아이도 저 모자 쓰면 제법 예쁘더라구요

무지개모모 2013-07-28 12:22   좋아요 0 | URL
케이크 먹을 때 맨 위에 있는 딸기나 체리를 일부러 마지막에 먹는 것처럼
모자를 가끔 특별할 때 쓰려고 아끼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허락 맡고 썼으면 안 울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러기엔 산들보라가 너무 어리네요^^;

파란놀 2013-07-28 15:44   좋아요 0 | URL
음... 그럴 수 있겠지요.
작은아이한테 '허락'이라는 말은
아직 머나먼 말인 듯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