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골아이

 


나이키 아디다스 필라
네파 노스페이스 케이투

 

면소재지 초등학교
세 아이
군내버스 타고
읍내 놀러가는
옷차림새.

 

요즘 시골아이.

 


4346.7.3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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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먹는 거미

 


  예전 같으면 마을 어디에나 아이들을 풀어놓고는 도랑물에도 들어가도록 할 테고, 논에서 미꾸라지도 잡고 할 테지만, 이제 아이들을 마음놓고 풀어놓을 만한 데는 아주 드물다. 오늘날 논은 온통 농약투성이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집 마당은 마을에서 꼭 한 군데뿐인 ‘농약 없는 자리’이다. 우리 집 마당은 거미에 잠자리에 나비에 풀벌레에 멧새에 모두 스스럼없이 찾아와서 쉬거나 놀 터가 된다. 마을고양이도 우리 집 마당과 뒷터를 저희 보금자리처럼 삼곤 한다.


  마당에서 놀다가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를 본 큰아이가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어떡해? 잠자리!” 어떡하기는. 잠자리 건드려 보았니? 날갯짓을 푸드득하면 아직 기운이 있으니 거미줄 끊어 살려도 되는데, 잠자리 건드렸을 적에 날갯짓이 없으면 벌써 거미가 침을 놓아 숨이 끊어진 셈이니, 거미가 살도록 그대로 두어야 한단다.


  밀잠자리 두 마리가 우리 집 마당에서 놀다가 그만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렸다. 잠자리야, 미처 못 보았니? 너희들은 그야말로 드넓은 들과 숲을 한껏 날아다녀야 할 텐데, 어느 마을이고 들과 숲 어디에나 농약을 잔뜩 뿌리니 어디로도 홀가분하게 다니지 못하다가 그만 숨을 잃는구나.


  한 시간쯤 뒤, 큰아이가 다시 잠자리와 거미를 보러 마당으로 나온다. “어! 잠자리 없어졌어!” 작은아이는 큰아이 꽁무니만 좇으며 돌아다닌다. 아직 말이 또렷하지 않은 작은아이는 “업져졋어!” 하고 따라한다. 그래, 거미가 벌써 말끔하게 먹어치웠구나. 4346.8.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과 헌책방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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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팔다

 


  즐겁게 읽은 책을 헌책방에 즐겁게 내놓습니다. 내가 헌책방에 내놓은 책은 누군가 즐겁게 알아보고는 기쁘게 장만해서 읽을 테지요. 내가 헌책방으로 나들이를 가서 알아보고는 기쁘게 장만해서 읽은 책은 누군가 즐겁게 읽고 나서 스스럼없이 내놓은 아름다운 책일 테고요.


  나는 책 한 권 즐겁게 읽고 나서 아름다운 넋을 얻습니다. 그러고는 이 책들을 즐겁게 내놓고는 내 이웃들이 즐겁게 만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언제나 새롭게 나를 일깨우는 책을 만나러 책마실을 다닙니다. 내 이웃은 내 이웃대로 책 한 권 기쁘게 읽고 나서 사랑스러운 넋을 누립니다. 그러고는 이 책들을 살포시 내놓아 다른 이웃과 동무가 사랑스레 만날 수 있기를 바라지요. 늘 새롭게 마음밭 살찌우는 책을 만나고 싶어 책마실을 다녀요.


  책을 파는 사람이 있어 책을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을 사는 사람이 있기에 책을 파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있어 책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을 쓰는 사람이 있어 책을 읽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로 하나로 얽혀 이어집니다. 서로 아름답게 만나고, 다 함께 기쁘게 어울립니다. 책 하나가 징검돌 되어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고, 글 한 줄이 징검다리 되어 사랑과 꿈이 이곳과 저곳을 따사로이 잇습니다. 4346.8.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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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02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살기님의 글을 읽으니...'책을 파는 일'의 의미가
한층 더 아름다워졌습니다~^^

파란놀 2013-08-02 21:45   좋아요 0 | URL
책을 파는 사람이 있어 책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있거든요~

후애(厚愛) 2013-08-02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찾고 있는 책들이 알라딘에 없으면 헌책방 가서 찾으면 너무너무 기뻐요.^^
미국에 있을 때는 없어서 못 갔는데 이제 한국에서 사니 언제든지 갈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ㅎㅎ

파란놀 2013-08-03 06:37   좋아요 0 | URL
미국에도 헌책방은 곳곳에 있지만
모두 영어로 된 책이었을 테지요~

늘 즐겁게 책방마실 누리면서
아름다운 책들 포옥 안아 주셔요~
 

혼자서 지낼 만한 집이라면 꼭 석 평이면 넉넉하다고 느낍니다. 드러누워서 자고, 살짝 뒹굴거나 한 사람이 나란히 누워서 지내기에는 석 평이면 넉넉합니다. 그러면 부엌은? 부엌은 바깥에 두면 되고, 겨울에는 석 평짜리 집에서도 밥을 짓기에 넉넉해요. 그러면 집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을 텐데, 집안에서는 딱히 이것저것 안 해도 돼요. 마당에서 일하고 바깥에서 노닐면 돼요. 넓어야 하는 곳은 집이 아니라 마당이요 들이며 숲입니다. 집은 되도록 작을수록 아름답고, 집 둘레 숲과 들이 넓으면서 푸르게 빛날 때에 아름답습니다. 그러니까, 도시에서도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은 꼭 알맞춤하게 조그마하면 되고, 둘레에 풀밭과 나무밭이 드넓게 있을 때에 즐거워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은 따로 ‘책집’을 마련해서 두면 돼요. 그래서 이 ‘책집’을 도서관 삼아 누구나 홀가분하게 드나들면서 책을 누리는 곳으로 삼으면 되지요.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작은 집을 권하다
다카무라 토모야 지음, 오근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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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8월 02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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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3] 어른

 


  모든 어른들은
  아름다운 아이들 모습을 안고
  무럭무럭 자랐겠지요.

 


  어릴 적에 즐겁게 뛰놀지 못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린 나날에 따숩게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은 아름다운 숨결을 얻어 이 땅에 태어나요. 그래서, 어릴 적에 즐겁게 뛰놀면서 아름다운 넋을 넉넉히 품고는 아름다운 어른으로 자라는 사람이 있어요. 어린 날에 따숩게 사랑받은 빛을 한가득 품고는 사랑스러운 어른으로 크는 사람이 있어요. 어릴 적에 즐겁게 뛰놀지 못한 나머지 어른이 되어도 즐겁게 놀 줄 모르는 사람이 있고, 어린 날에 따숩게 사랑받지 못한 탓에 어른이 되어도 이웃을 따숩게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놀이도 사랑도 몰랐다 하지만, 마음 가득 고운 이야기 품으려 하면, ‘아름다운 아이’ 넋이 ‘아름다운 어른’ 넋으로 이어져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요. 4346.8.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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