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사람 ‘카비르(까비르)’ 님 싯말은 언제부터 한국말로 나왔을까. 나는 1988년에 한국말로 나온 《샘물로 이르는 오솔길》을 헌책방에서 보았다. 이 책은 1988년에 제법 잘 팔리며 사랑받은 듯하다. 1990년에 《여기 등불 하나가 심지도 없이 타고 있네》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오고, 1991년에 《꽃잎을 떼어 바람에 날려보라》라는 이름으로 또 나온다. 그러고 나서 2008년에 이르러 새 옷을 입고 《사랑의 그네를 매달 시간》이 나온다. 같은 2008년에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가 나오기도 한다. 다 다른 책이름이요 책인데, 안에 담은 줄거리도 다를까 궁금하다. 판이 끊어진 책은 앞으로 헌책방에서 찾아볼 일이고, 아직 판이 안 끊어진 책은 새책방에서 기쁘게 만나야지. 어쩌면, 다섯 가지 책이 이름만 모두 다른 채 알맹이는 모두 같은 책일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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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카비르 지음, 박지명 옮김 / 지혜의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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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그네를 매달 시간- 인도의 영혼, 카비르의 황홀한 시
카비르 지음, 강진복.신현림 옮김, 신현림 사진 / 글로연 / 2008년 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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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히기 기다리는 사진책 65

 


잘 읽히고 싶은 사진
― 無花果の木の下で
 시마 유키히코(嶋 行比古) 사진
 美術出版社 펴냄, 1998.12.20.

 


  한국사람은 ‘무화과나무’나 ‘밤나무’나 ‘능금나무’처럼 말합니다. 그렇지만, 일본사람은 ‘無花果の木’이나 ‘栗の木’이나 ‘りんごの木’처럼 말해요. 삶이 다르니 말이 다를 테고, 말이 다르니 새삼스레 삶이 다를 테지요. 하늘이나 바다를 가리키는 낱말이 다른 만큼,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하늘’이나 ‘바다’라 말하는 느낌이 다릅니다. 꽃을 바라보며 ‘꽃’이라 말할 적에도, 나라와 겨레마다 쓰는 낱말이 다르니, 저마다 다른 빛과 느낌과 이야기를 얻겠지요.


  사진책 《無花果の木の下で》(美術出版社,1998)를 내놓은 시마 유키히코(嶋 行比古) 님은 무엇을 보고 느끼면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을까요. 시마 유키히코 님한테 사진이란 무엇이며, 사진에 담는 삶은 또 무엇이며, 사진에 담는 삶에 깃들도록 이끄는 이야기란 무엇일까요.


  온누리에 태어나는 사진은 모두 ‘잘 찍은’ 사진입니다. 따로 ‘잘 찍는’ 사진을 배우지 않아도 됩니다. 아니, ‘잘 찍을’ 사진을 배울 만한 까닭이 없습니다. 누구나 사진을 ‘잘 찍는’걸요.


  ‘못 찍은’ 사진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못 찍는’ 사진이 있나요? 없어요. 사진학과를 안 다니거나 사진강의를 안 들었어도 ‘못 찍을’ 사진이 없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찍고 싶은 만큼 사진으로 찍습니다.


  모델을 누구로 삼느냐는 대수롭지 않습니다. 아이를 모델로 삼든 아가씨를 모델로 삼든 할배를 모델로 삼든 대수롭지 않아요. 낯익은 사람이나 낯선 사람을 모델로 삼아도 대수롭지 않아요. 이름 널리 알려진 사람이나 이름 거의 안 알려진 사람을 모델로 삼아도 대수롭지 않습니다. 우리는 늘 내 사진을 내 눈길로 바라보며 찍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내 이야기를 내 사진기를 써서 담습니다.


  사진책 《無花果の木の下で》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요? 아주 마땅한 노릇일 텐데, 이 사진책에는 시마 유키히코 님 이야기가 담깁니다. 시마 유키히코 님 넋과 눈길과 손길과 마음이 담겨요. 왜냐하면, 시마 유키히코 님이 찍은 사진을 담거든요.

 

 

 


  사진은 이론으로 읽지 않습니다. 사진은 예술이나 문화라는 얼거리로 읽지 않습니다. 사진은 누구나 스스로 읽습니다. 어떤 전문가 한두 사람이 이렇게 말했기에 사진을 이렇게 읽어야 하지 않아요. 어떤 전문가 서너 사람이 이렇게 사진을 찍으니까 나도 사진을 이렇게 찍어야 하지 않아요.


  사진을 읽는 길은, 백 사람 있으면 백 가지입니다. 사진을 찍는 법은, 백 사람 있으면 백 갈래입니다. 사진을 읽는 길과 사진을 찍는 법은 모두 다릅니다. 모두 다르면서 곱게 얼크러집니다. 다 다르면서 재미나게 어우러집니다.


  배운 대로 사진을 찍으면 배운 틀에 갇힙니다. 어깨너머로 흉내를 내면서 사진을 찍으면 흉내 틀에 사로잡힙니다.


  빛은 늘 살아서 움직입니다. 빛깔은 언제나 싱그럽게 드리웁니다. 빛줄기는 노상 곧게 나아갑니다. 빛과 빛깔과 빛줄기를 내 마음속으로 느껴요. 내 마음속으로 느낀 빛과 빛깔과 빛줄기를 사진 한 장에 담아요.


  작품전시를 하려고 찍는 사진인가요? 예술이 되거나 공모전에 붙으려는 사진인가요? 1등상에 뽑히려는 사진인가요? 왜 찍는 사진인가요? 그러니까, 왜 살아가려 하고, 왜 삶을 즐기려 하며, 왜 삶을 노래하면서 웃고 우는 이야기를 엮으려 하나요?

 

 

 


  스스로 내 삶을 읽을 때에 사진을 읽습니다. 스스로 내 삶을 일굴 때에 사진을 일굽니다. 이녁 삶을 읽지 못하고서야 이녁 사진을 빚지 못합니다. 이녁 삶을 가꾸지 않고서야 이녁 사진이 발돋움하지 않습니다.


  사진을 잘 읽어 주셔요. 삶을 잘 읽어 주셔요. 사랑을 잘 읽고, 마음과 꿈과 생각을 잘 읽어 주셔요. 그러면, 내가 걸어갈 사진길을 깨달으면서, 내가 이룰 사진빛이 어떻게 아름다이 빛나는가를 알아차려, 내 사진이 씩씩하게 자라는 모습을 한껏 누릴 수 있습니다. 4346.8.2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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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842) 칠하다漆 1 : 색깔들을 칠하기 시작했고

 

신들은 그 새를 잡아 새의 몸에 색깔들을 칠하기 시작했고, 꽁지도 기다랗게 늘여 색깔들을 칠해 놓았지
《마르코스/박정훈 옮김-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다빈치,2001) 29쪽

 

  “새의 몸에”는 “새 몸에”나 “몸에”로 다듬고, ‘색(色)깔’은 ‘빛깔’로 다듬습니다. “-하기 시작(始作)했고”는 “-했고”로 손봅니다.


  ‘칠(漆)하다’는 “빛깔이나 빛을 내는 것을 겉에 바르다”를 가리키는 외마디 한자말입니다. “도화지에 크레용을 칠하다”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다”처럼 쓰는 낱말인데, 예부터 한국말로는 ‘바르다’를 썼어요.

 

 색깔들을 칠하기 시작했고
→ 빛깔을 입혔고
 꽁지에도 색깔들을 칠해 놓았지
→ 꽁지에도 빛깔을 입혀 놓았지
→ 꽁지에도 빛깔을 발라 놓았지
 …

 

  빛깔은 ‘입힌다’고 말합니다. 크레용이나 물감은 ‘바른다’고 말합니다. 물은 ‘들인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낱말이 어느 결에 사라지면서 ‘漆하다’ 한 마디만 덩그러니 남는군요. 4340.3.4.해./4346.8.20.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신들은 그 새를 잡아 몸에 빛깔을 입혔고, 꽁지도 기다랗게 늘여 빛깔을 발라 놓았지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07) 칠하다漆 2 : 페인트칠하다

 

곧 파괴될 것 알면서 새로 페인트칠한 / 그곳의 지붕을 닮았다
《이문숙-한 발짝을 옮기는 동안》(창비,2009) 100쪽

 

  “파괴(破壞)될 것 알면서”는 “부서질 줄 알면서”나 “헐릴 줄 알면서”나 “망가질 줄 알면서”로 다듬습니다. “그곳의 지붕”은 “그곳 지붕”으로 손봅니다.

 

 새로 페인트칠한
→ 새로 페인트를 바른
→ 새로 페인트를 입힌
 …

 

  아이들은 어버이 말을 배웁니다. 어버이부터 빛깔이나 페인트나 물감을 ‘바른다’거나 ‘입힌다’고 말하지 않기 일쑤입니다. 오늘날 어버이는 으레 ‘칠한다’고만 말합니다. 학교에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외마디 한자말 ‘칠하다’는 언제부터 이렇게 널리 쓰였을까요. 외마디 한자말 ‘칠하다’는 왜 이렇게 널리 쓰여야 할까요. 4346.8.20.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곧 무너질 줄 알면서 새로 페인트 바른 / 그곳 지붕을 닮았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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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178 : 습기濕氣

 


습기濕氣, 때 만난 곰팡이들 뼛속까지 스며듭니다
《강제윤-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호미,2013) 79쪽


  한자말 ‘습기(濕氣)’는 “물기가 많아 젖은 듯한 기운”을 뜻한다고 해요. 그래서 ‘물기(-氣)’를 다시 찾아보면 “축축한 물의 기운”을 뜻한다고 나와요. 여기에서 ‘축축하다’를 또 찾아보면 “물기가 있어 젖은 듯하다”를 뜻한다고 나옵니다. 곰곰이 돌아보면, ‘습기·물기·축축하다’는 돌림풀이나 겹말풀이가 되어요. 국어사전을 찾아보아서는 말뜻을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습기 = 물기’요, 습기나 물기란 ‘축축함’을 가리키는 줄 헤아릴 만해요.


 습기濕氣
→ 축축함
→ 젖은 기운
→ 물
 …


  “습기가 많다”고 할 때에는 “물 기운이 많다”는 뜻입니다. 곧, “많이 축축하다”는 소리예요. “습기를 제거한다”고 할 때에는 “물 기운을 없앤다”는 뜻입니다. 곧, “축축하지 않게 한다”는 소리예요. 4346.8.19.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축축함, 때 만난 곰팡이들 뼛속까지 스며듭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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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놀이 6

 


  시골동무가 앞서 달리고, 사름벼리가 앞서 달리면서, 서로서로 논다. 동생은 누나들 사이에서 이리 달리고 저리 달린다. 누나들 사이에 끼고 싶으면 너도 다리힘 붙이며 한결 튼튼하게 자라야 할 테지. 아이들은 함께 달리거나 나란히 달리거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면서 자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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