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기다리는 어린이

 


  대구북부역에서 안동 가는 시외버스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사름벼리는 버스역 곳곳에 있는 큼지막한 숫자를 읽는다. 숫자마다 버스가 가는 곳이 어디인가를 밝힌다. 옳거니, 너는 숫자와 함께 글도 하나하나 읽어 볼 수 있겠구나. 앉아서 숫자읽기를 하다가 벌떡 일어나서 이 숫자에서 저 숫자까지 하나하나 짚으면서 달리며 논다. 4346.8.2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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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누나와 함께 기다려

 


  산들보라는 누나 곁에 누나 매무새 그대로 앉아서 기다린다. 누구를 기다리나? 누나가 기다리는 사람을 기다리지. 누나는 누구를 기다리나? 누나하고 함께 놀 동무를 기다리지. 아이들 키만큼 자란 깻잎이 그늘을 드리워 한여름 더위를 식혀 준다. 4346.8.2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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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삼덩굴에 앉은 나비

 


  우리 집 둘레에는 환삼덩굴이 거의 안 난다. 우리 집 둘레에도 환삼덩굴이 나면 끼니마다 조금씩 뜯어서 즐겁게 먹을 텐데, 여러모로 아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풀이 흐드러지니까 다른 풀을 먹는다.


  안동으로 마실을 갔다가, 이곳에서 무더기로 자라는 환삼덩굴을 본다. 온통 환삼덩굴밭이다. 환삼덩굴밭 사이사이 고들빼기를 본다. 고들빼기 사이사이 ‘내가 아직 이름을 모를뿐인 풀’을 본다. 이름을 아직 모르는 풀은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생김새를 눈으로 익힌다. 살며시 쥐어 살갗으로 느껴 본다. 잎사귀 하나 톡 뜯으며 냄새를 맡는다. 그러고는 입에 넣고 살살 씹는다. 어떤 풀내음이 혀를 간질이는지 헤아린다.


  이 풀에서 이 맛을 보고 저 풀에서 저 맛을 보다가, 문득 나비 한 마리 만난다. 환삼덩굴 잎사귀에 앉은 나비이다. 예쁘네. 너는 다리를 쉬려고 앉았니. 덩굴 잎사귀 둘레에는 네 먹이가 없을 텐데.


  느긋하게 쉬다가 가렴. 네가 가면 나는 잎사귀를 조금 더 뜯어서 저녁으로 삼을게. 4346.8.2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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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놀이 5

 


  안동으로 놀러가서 동무를 만난 사름벼리는 동생을 세발자전거에 태우고는, 앞에서 당긴다. 동무는 뒤에서 민다. 마을 한 바퀴를 빙 돌아보고서 돌아온다. 세발자전거 하나 있어도 셋이 즐겁게 놀 수 있네. 4346.8.2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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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1

 


비가 내리면 빗소리에 자고
냇물 흐르면 물소리에 자고
바람이 불면 바람소리에 자고
개구리 울면 곽곽 소리에 자고

 

제비가 새끼 먹이며 지저귀어도
새근새근
고운 숨결로 자는데,

 

사부작사부작 고요히 내리는
눈소리 들으면
벌떡 일어나
마당을 뒹굴며 노는

 

아이들.

 


4346.7.3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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