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3. 평상에서 소리상자 (2013.8.1.)
어머니 공부하는 방에서 ‘소리상자’를 찾아내어 돌리는 큰아이. 너 그거 돌리면 소리 나는 줄 어떻게 알았니? 동생이 낮잠을 자는데 마루에서 소리상자를 돌리다가, 벼리야 동생 자니 마당에서 놀렴, 하고 말하니 평상에 맨발로 올라서서 소리상자를 살살 돌리면서 천천히 바람소리 듣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꽃아이 10. 2013.8.12.
마실을 가는 길에 들에서 달맞이꽃을 본다. 아직 이른아침이라 달맞이꽃 봉오리가 그대로 있다. 줄기 죽죽 뻗어 노란 꽃송이 맺는 모습을 보고는, 살짝 멈추고는 꽃내음을 맡는다. 큰아이 키보다 높이 자란 달맞이꽃이라, 큰아이는 줄기를 잡아당겨 제 코에 닿도록 내린다. 그러다가 제 키보다 작게 자란 달맞이꽃을 보고는, “아, 여기에도 꽃이 있잖아.” 하면서 느긋하게 냄새를 맡는다. ㅎㄲㅅㄱ
책방
거룩하지도 가볍지도 않은 책. 아름다운 삶과 사랑과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즐겁게 누리는 꿈과 기쁘게 밝히는 웃음과 눈물을 감싸안는 책. 이 모든 책을 알뜰살뜰 다스리는 곳이 책방. 책방지기는 책방을 지키면서 돌보고, 책손은 책방을 마실하면서 하루를 누리고. 4346.8.2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고무신 세 켤레
아버지는 늘 고무신, 아이들은 웬만하면 고무신이면서 때때로 다른 신. 물놀이를 하러 갈 적에는 으레 모두 고무신. 마실을 가면서도 흔히 나란히 고무신. 이리하여 너도 나도 즐겁게 고무신 한식구. 발에 땀이 차면 그때그때 신을 빨고 발도 씻고. 아이들은 발에 땀이 찬다 싶으면 시골에서고 도시에서도 맨발로 뛰놀며 “자, 아버지 여기 신.” 하면서 내밀고. 4346.8.2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우산놀이 2
비가 오는 날, 큰아이는 우산을 찾는다. 왜? 우산을 펴며 빗속 걸어다니면서 놀려고. 혼자 있으면 혼자 놀고, 동생이 곁에 붙으면 동생하고 논다. 우산은 혼자 써도 재미있고, 둘이 함께 쓰고 걸어도 재미있다. 4346.8.2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