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놀이 1

 


  큰아이가 밥을 먹다가 숟가락에 비친 얼굴을 보고 얘기한다. “어, 거꾸로 보이네?” “어, 이렇게 하니까 똑바로 보이네?” 알겠니? 그래, 알겠지? 너 스스로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거울처럼 들여다보면서 놀다가 무언가 알겠지? 4346.8.2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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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27 20:37   좋아요 0 | URL
앗! 사름벼리가 물리학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이군요 ^^ (관찰력이 뛰어난 어린이입니다.)

파란놀 2013-08-27 21:13   좋아요 0 | URL
숟가락 보기는 다섯 살 적에 처음 알았는데,
가까이에서 보고 멀리에서 볼 적에 달라지는 줄은
이제
그 뒤로 한 해가 지나서 스스로 깨우쳤어요 ^^;;;

지켜보면 다 스스로 아는구나 싶어요~
 

꽃밥 먹자 20. 2013.8.26.

 


  달걀을 삶을 적에 넉 알 삶는다. 옆지기가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난 지 석 달 가까이 되니, 굳이 넉 알 안 삶아도 되지만, 버릇처럼 늘 넉 알을 삶는다. 그러면 밥을 먹으며 한 알 남는다. 남는 한 알은 저녁에 먹거나 이듬날 아침에 먹는다. 이때에 반씩 갈라 큰아이와 작은아이한테 주곤 한다. 그런데 큰아이가 가끔 “나 달걀 안 먹을래.” 하고 말하며 아버지 먹으라고 준다. 큰아이가 달걀을 무척 좋아하면서 “안 먹을래.” 하고 아버지한테 넘기면 마음이 알쏭달쏭하다. 참말 배가 불렀을까. 아버지한테 넘겨주려는 뜻일까. 국수를 삶으며 메밀국수와 하얀 사리면을 섞는다. 다른 빛깔 두 가지 섞이도록 삶는다. 조금 더 예쁜 빛 되라고 섞는데, 아이들은 어떻게 느낄까 궁금하다. 부디 맛나게 먹고 튼튼하게 자라며 씩씩하게 놀기를 바랄 뿐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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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키우는 아이 (박찬희) 소나무 펴냄, 2013.2.7.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몹시 드물다. 언제부터인가 아버지는 아이 키우는 몫하고 동떨어진 채 살아간다. 이러는 동안, 아이들은 아버지 사랑을 제대로 물려받지 못한다. 곰곰이 생각하면서 먼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금님과 양반네들 빼고, 흙을 일구고 물을 만지던 여느 수수한 시골사람은 아이를 낳고 나서 아이 키우는 몫을 어머니(가시내)한테 도맡겼을까. 조선 때에, 고려 때에, 고구려 때에, 옛조선 때에, 나라 꼴이 없던 더 옛날 옛적에, 사람들은 아이를 ‘어머니 손’에서만 자라도록 했을까.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사랑할 적에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 곧,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사랑할 적에 아이들이 아름답게 자랄 수 있다. 돈만 번다며 바깥으로만 나도는 아버지라면, 아이들은 사랑을 제대로 물려받지 못한다. 어버이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돌본다. 이동안, 아이들은 어버이한테 사랑을 베푼다. 아이들은 어버이를 가르치거나 키우지 않는다. 아이들은 어버이를 사랑하며 아낀다. 4346.8.2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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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키우는 아이- 아빠 육아, 이 커다란 행운
박찬희 지음 / 소나무 / 2013년 2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08월 2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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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합니다 (김해자) 삶이보이는창 펴냄,2012.3.13. 2012년 봄에 장만한 이야기책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2013년 가을을 앞두며 다시 읽는다. 2012년 봄에 한창 읽다가 책살피를 꽂고 책상맡에 둔다고 하다가 꼬박 한 해 넘게 다시 들추지 못했다. 책이 나온 지 한 해 조금 더 지난 요즈음 새롭게 읽다가 ‘인천 배다리 헌책방 아벨서점’ 이야기에서 내 사진을 넣은 줄 비로소 깨닫는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책을 장만하던 날부터 김해자 시인 이름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 뒤 김해자 시인 책을 하나둘 찾아서 읽는데, 애틋하며 살가운 글이 사랑스럽다고 느낀다. 이녁 글에 내 사진이 함초롬히 담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반갑고 고맙다. 다만, 내 이름 석 자는 내 사진에 안 붙었다. 뭐 그게 대수로운 노릇인가. 사진을 보며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텐데, 뭘. 헌책방 아주머니 여느 삶자락을 여느 수수한 눈길로 사진으로 담는 사람은 꼭 하나 있는 줄,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알리라 생각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당신을 사랑합니다》에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사람’이요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이 널리 이름난 사람일까? 이 책에 나오는 사람이 잘난 사람일까? 그렇다. 연예계나 정치계나 문화계에는 이름이 나지 않았을 테지만, 살가운 사람살이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알아주는 예쁘며 잘나고 훌륭하며 멋진 사람들이리라. 마을에서는, 또 하늘과 땅과 숲과 들에서는 모두 알아주는 어여쁜 사람들이리라. 4346.8.2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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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합니다
김해자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2년 3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3년 08월 2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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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27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해자님을 詩集, ,<축제>와 <無化果는 없다>로 처음 만났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로 다시 반갑게 만났지요~
정말 애틋하고 살가운 글이 반갑고... 믿을 만한 분이지요. ^^
그런데 이 책은 아직 못 읽었는데 기쁘고 감사히 담아갑니다~
그리고 이 책 읽으며 또' 아벨서점 이야기'에서 함께살기님의 좋은 사진
반갑게 만날 생각에...더욱, 좋습니다. *^^*

파란놀 2013-08-28 05:36   좋아요 0 | URL
이렇게 '작은 이웃'을 이야기하는 '작은 책'이
널리 사랑받으면서
이 지구별에
고운 사랑꽃 피어나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느껴요
 

저녁밥 떠올리는 마음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우체국에 들렀다가 골짜기로 놀러갑니다. 작은아이는 수레에서 새근새근 잡니다. 큰아이는 샛자전거에 가만히 앉아서 잘 따라옵니다. 멧길을 오르다가 힘에 부쳐 자전거에서 내려 낑낑 소리를 내면서 끌어당기면, 큰아이는 으레 “나 내릴래.” 하고는 내려서 걷는데, 오늘 따라 내려오지 않고 조용히 앉았습니다. 그래, 네가 힘든가 보구나, 그러면 그대로 앉으렴, 속으로 생각하며 다른 날보다 땀을 더 흘려 가파른 오르막을 지납니다. 다시 자전거에 올라 오르막길 훅훅 숨을 몰아쉬면서 다 오르면, 우리 식구들 놀러오는 골짜기.


  골짜기에서 신나게 놀고 샛밥을 먹입니다.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올라올 때에는 한참 낑낑거리던 길을 한달음에 싱 하니 내려옵니다. 아이들은 샛자전거와 수레에서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합니다.


  이웃마을 어귀까지 내려올 무렵, 오늘은 저녁밥으로 무엇을 차릴까 하고 생각하다가, 아차, 아까 아침을 먹고서 설거지만 마치고 저녁밥 지을 쌀을 미리 불리지 않았다고 떠올립니다. 흰쌀 없이 누런쌀 먹는 밥차림이니 미리 불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바로바로 쌀을 불려야 하는데 이렇게 잊었네. 뒤늦게 뉘우친들 하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샛밥 먹었으니 아이들이 배고프다 하지 않을 테고, 집에 닿으면 막바로 쌀부터 불리고, 빨래를 하고, 아이들 좀 놀리고, 이럭저럭 있다가 물을 여느 때보다 많이 붓고 아주 여린 불로 더 천천히 밥을 지으면 되겠지요. 4346.8.2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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