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1. 2013.8.27.

 


  마당에서 강아지풀을 꺾는다. 하나둘셋넷 수북하게 쥘 만큼 모은다. 강아지풀 꾸러미를 들고 마당을 맨발로 거닐면서 나즈막하게 노래를 부르더니, 하나씩 마당에 흩뿌린다. 강아지풀로 다발을 엮어 놀려던 마음이 아니라, 이렇게 흩뿌리려고 꺾었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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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을 받아먹으며
맑게 자라는 아이.

 

사랑을 차려주며
즐겁게 일하는 어른.

 

사랑을 함께 나누며
씩씩하게 크는 아이.

 

사랑을 받으며
환하게 웃는 어른.

 


4346.8.16.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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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눈을 뜨다

 


  책에 눈을 뜨면 책을 알아봅니다. 책에 눈을 못 뜨면 책을 못 알아봅니다. 내가 바라는 모든 책은 어느 밑바닥이나 저 깊은 구석에 숨지 않습니다. 내가 즐겁게 읽을 책은 언제나 내 코앞에 있습니다.


  책시렁을 가만히 살펴보셔요. 쪽종이에 책이름 몇 적어서 헌책방지기한테 여쭈지 마셔요. 꼭 이런 책을 읽어야 하지 않고, 반드시 저 이름나거나 많이 팔리는 책을 장만해야 하지 않아요. 하루키 책이나 조정래 책을 굳이 읽어야 하지 않아요. 하루키 책이나 조정래 책을 읽어도 즐겁지만, 하루키도 조정래도 아닌 내 삶을 밝히는 책을 새롭게 만나서 읽어도 즐거워요. 이제껏 어떠한 이름으로도 나한테 알려지지 못한 새로운 책에 손을 뻗어, 내 마음을 한껏 틔울 이야기를 만나요.


  책이름을 하나하나 훑습니다. 책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어 찬찬히 살핍니다. 이 책도 살피고 저 책도 살핍니다. 이 책도 한 줄 읽고 저 책도 두 줄 읽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이야기 담은 책이 있었네, 생각하면서 읽습니다. 저와 같이 애틋한 삶 보여주는 책이 있구나, 헤아리면서 읽습니다.


  책에 눈을 뜨며 이야기 한 자락 읽습니다. 책에 눈을 뜨며 삶과 사랑과 꿈을 읽습니다. 책에 눈을 뜨며 지구별 흐름을 읽습니다. 책에 눈을 뜨며 꽃 한 송이를 새삼스레 읽고, 책에 눈을 뜨며 풀 한 포기 비로소 읽습니다. 모든 책들은 우리 삶 밝히는 스승이면서 길동무요 이야기벗이자 옆지기입니다. 4346.8.2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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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하모니카 재미있어

 


  산들보라는 세 살, 아직 하모니카를 못 분다. 그러나 네 누나는 네 나이였을 적에 하모니카를 곧잘 불었지. 자, 아버지하고 누나가 하모니카 어떻게 부는지 보여주었으니 너도 힘껏 후후 불어 보렴. 4346.8.2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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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한 도막

 


  날마다 앞마당에서 뜯는 풀을 날마다 조금씩 먹는다. 어른도 아이도 맛나게 먹는다. 마지막 남은 한 도막을 작은아이 밥그릇에 얹는다. 아버지가 먹고 싶지만 너한테 줄게. 푸른 숨결 즐거이 먹고 푸른 마음 되어 푸른 노래를 부르렴. 조그마한 나물 한 도막에 깃든 햇볕과 바람과 빗물을 사랑스레 받아들이렴. 4346.8.2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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