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그림

 


세 살 작은아이
크레파스 쥐고
이리 죽죽
저리 좍좍
금을 긋다가는
동그라미 그리는 시늉.

 

빈자리 많이 남긴
그림종이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내 손에 크레파스 쥐어
차근차근
빛깔을 입혀
무지개꽃 피어나는
덧그림 즐긴다.

 


4346.8.17.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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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네 식구를 이루어
고흥집으로 돌아간다.

 

큰짐 작은짐 알맞게 잘 들고
아이들과 함께
시골마을에 조용히 깃들어
느긋하게 하루를 누리는 삶으로
돌아가리라.

 

지하철에서도
버스에서도
오붓하고 즐겁게
잘 돌아갈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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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즈막히 부르는 책

 


  새책방에서 책등이나 책겉이 안 보이도록 겹겹이 쌓을 적에, 아래쪽에 깔린 책이 무엇인가 하고 들여다보거나 살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새책방에서 책을 겹겹이 쌓는다 하면, 잘 팔리는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골라서 사기를 바라는 마음이리라. 또한, 새책방에서는 몇 가지 책을 더 많은 사람들한테 팔 수 있을 때에 한결 손쉽게 책방살림 꾸릴 만하리라 본다.


  헌책방에서 책등이나 책겉이 잘 보이도록 책을 꽂으면 한결 낫겠지만, 헌책은 한꺼번에 잔뜩 들어오기도 하고, 애써 들여놓았으나 아직 알아보는 책손이 없어 오래도록 책손 한 사람 기다리며 잠자는 책들이 있다. 헌책방 책손은 슥 스쳐서 지나가는 눈길로 책을 마주할 수 없다. 겹겹이 쌓인 책탑을 살피고, 아래쪽에 깔린 책까지 하나하나 돌아보아야 한다.


  새책방 찾는 책손이 잔뜩 쌓여 널리 잘 팔리기를 바라는 책 말고, 책꽂이에 꼭 한 권만 꽂힌 책을 찾아서 장만한다면, 새책방 책꽂이는 어떻게 달라질까. 이때에도 몇 가지 책을 눈에 아주 잘 뜨이는 어느 자리에 잔뜩 쌓을까. 헌책방 찾는 책손처럼 골마루 구석구석 샅샅이 살피듯, 새책방 찾는 책손들 눈길과 손길과 마음길이 책꽂이 구석구석 뻗는다면, 조그마한 마을 조그마한 책방 천천히 살아나리라 느낀다.

'
  나즈막히 부르는 책을 알아보는 사람이 새삼스레 하나둘 늘어날 적에 책방이 살아난다. 조용히 책손을 기다리는 책을 깨우는 사람이 새롭게 하나둘 생겨날 적에 책방이 살고, 책마을이 이루어진다. 한 가지 책이 백만 권 팔릴 적에는 책방도 출판사도 책마을도 태어나지 못한다. 백 가지 책이 만 권씩 팔리거나 천 가지 책이 천 권씩 팔릴 적에 비로소 책방과 출판사와 책마을 모두 아름답게 살아난다. 4346.9.2.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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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놀이 5

 


  여름이 저물고 가을이 다가오는 들판에 서서 사진을 찍는 아버지 곁에 나란히 서면서 사진놀이를 즐기는 사름벼리. 아버지는 기계를 쓰고, 아이는 손을 쓴다. 아버지는 기계를 빌어 마음에 담을 이야기를 찾고, 아이는 온몸을 놀려 마음에 아로새기는 하루를 빚는다. 4346.9.2.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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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3.8.31. 큰아이―언제나 놀이

 


  아이들과 나들이를 다닐 적에 꼭 크레파스를 챙긴다. 종이는 챙기기도 하고 안 챙기기도 한다. 종이가 없다 싶어도 이 나라 어디에서나 빈종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한쪽이 하얗거나 빈 종이는 어김없이 굴러다닌다. 과자상자가 되든 날돈광고 적힌 종이가 되든 모두 그림종이로 쓰면 즐겁다. 그림놀이는 책상에서만 해야 하지 않고, 밥상에서도 방바닥에서도 할 수 있다. 그림놀이는 아침 낮 저녁 밤 어느 때이건 할 수 있다. 즐겁게 하면 놀이요, 기쁘게 함께 누릴 때에 삶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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