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을 건너가다
강송숙 지음 / 문학의전당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를 노래하는 시 60

 


아이와 건너가는 구름다리
― 풍경을 건너가다
 강송숙 글
 문학의전당 펴냄, 2012.10.22. 8000원

 


  졸린 아이를 재웁니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졸릴 적에는 웁니다. 이제 큰아이는 여섯 살 어린이로 살아가니, 졸립더라도 울지는 않고 씩씩하게 버티다가 품에 살포시 안으면 이내 곯아떨어지기만 합니다. 작은아이는 비틀비틀 버티다가 품에 포옥 안기는데, 비틀비틀 졸음에 겨울 적에 안아 주지 않으면 으앙 울음을 터뜨리며 얼른 안아 달라 부릅니다. 이때에 작은아이를 바로 안으면 품에서 한참 놀면서 잠이 깨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은아이가 으앙 울면서 달려오면, 얘야 왜, 말을 해야지, 말을 해야 알지, 그만 울고 말을 해, 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왜 울겠어요. 졸리니 울지요. 말을 안 해도 뻔히 알지만, 아이가 참말 졸린지, 그야말로 졸려서 재워 달라는 뜻인지 듣고 싶습니다. 그래, 그래, 졸립구나, 그러니 조금 느긋하게 일어났어야지, 그렇게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났으면 밥을 먹고 곯아떨어졌어야지, 그렇게 뛰노니까 네 졸음을 네 몸이 못 견디고 이렇게 울잖니.


.. 내버려두면 잘 살아갈 것을 곁에 두고 볼까 하는 마음에 물고기 몇 마리 작은 연못에 넣었습니다. 스스로 물살에 치이고 거친 돌에 부딪치며 살던 것이 조용하고 맑은 물에도 견디지 못하고 한 마리씩 죽어 올라옵니다. 아침에 일어나 나가면 밤새 죽어 몸이 불은 물고기를 건져 나무 주변에 묻어 줍니다. 그렇게 대여섯 마리가 소나무 거름이 되었습니다 햇살이 종일 뜨거웠던 여름 한날 소나무 가지 끝에 반짝이던 것이 혹, 물고기 비늘이 아니었을가 유심히 살펴봅니다 ..  (윤회)


  큰아이가 꽃송이를 줍습니다. 큰아이를 부릅니다. 너, 이 꽃 어디에서 꺾었어? 아니야, 주웠어. 어디에서? 저기에서. 그래? 꽃 많이 핀 데에서 꺾었니?


  아버지가 나무랄까 봐 스스로 걱정해서 거짓말을 할는지 모릅니다. 참말, 보들보들 싱그러운 꽃송이가 아무 데나 톡 꺾인 채 있을 수 없어요. 거위벌레가 꽃줄기를 꺾나요, 달팽이가 꽃줄기를 꺾나요, 아니면 다람쥐가 꽃줄기를 꺾나요.


  노란 꽃송이와 옅붉은 꽃송이 둘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노는 큰아이가 머리에 꽃을 꺾고 싶어 합니다. 얘, 멈춰 봐. 아버지가 꽃을 꽂아 줄게. 뒷머리에 꽂은 머리핀을 풀어 꽃줄기와 머리카락을 함께 누릅니다. 큰아이 뒷머리에는 노랗고 옅붉은 꽃송이가 소담스레 흔들립니다.


.. 세 개에 오천 원 하는 사과를 사는데 / 인심 좋은 아주머니 / 옛다 덤이다 하며 한 개를 봉지에 넣는다 / 같은 자리에서 하나는 제값으로 또 하나는 덤으로 / 한 봉지에 담겨진다 / 성적에 따라 자리가 바뀌는 아이에게 자릴 사수하라는 말은 / 이제 잔인하다 ..  (사과를 고르다가)


  모든 어른은 어린이였습니다. 모든 어른은 아기였습니다. 모든 어른은 어머니 뱃속에서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든 어른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맺은 꿈이 어우러지면서 고운 목숨이 되어 태어났습니다.


  내 어머니도 어린이였고, 내 아버지가 아기였습니다. 내 할머니도 어린이였고, 내 할아버지도 아기였습니다. 거슬러 올라가고, 또 거슬러 올라갑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먼먼 옛날로 아스라하게 거슬러 올라갑니다.


  모든 사람들은 아기로 태어났고 어린이로 자랐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고, 누구나 꿈을 키우며 하루를 누립니다.


  가만히 생각을 기울입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란 어린이뿐이라고들 하는데, 모든 사람은 어린이였어요. 그러니까, 모든 사람은 하늘나라에 갈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늘나라에 가야 마땅합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 지구별에서 하늘나라에 가겠다고 생각하거나 꿈을 품는 어른이 매우 적어요. 아주 잊거나 잃기까지 합니다.


  왜 하늘나라에 갈 생각을 안 할까요. 왜 하늘나라에 갈 만큼 착하고 참다우며 아름답게 살아가려 하지 않을까요. 왜 하늘사람과 같이 살아갈 뜻을 키우지 못하는 어른이 되고 말까요.


.. 하필 밴드가 넓은 시계냐고 / 어린 애들 같이 / 당신은 고갤 저었지만 난 더 넓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지 / 손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저 혼자 팔딱거리는 기특한 작은 핏줄을 ..  (다음엔 뱅글을 살까 해)


  아이와 함게 구름다리를 건넙니다. 찻길 위로 드리운 구름다리도 아이와 함께 건너지만, 나는 아이들과 함께 저 먼 멧봉우리에 걸터앉은 구름을 무지개다리를 타고 건넙니다.


  나는 어릴 적에 무지개를 아주 자주 보았고, 소나기를 아주 자주 겪었으며, 뭉게구름을 아주 자주 부대꼈습니다. 내 어린 날에는 으레 소나기하고 달리기하며 놀곤 했습니다.


  요즈음 무지개를 못 보고, 소나기를 못 만나며, 뭉게구름을 못 부대낍니다. 아이들한테 무지개도 소나기도 뭉게구름도 이야기해 주지 못합니다. 보지도 겪지도 부대끼지도 못하니, ‘국어사전에 실린 낱말’을 넘어, ‘그림책이나 만화책에 나오는 모습’이 아닌, 삶에서 두 눈과 온몸으로 마주할 이야기로 알려주지 못합니다.


.. 출발을 몇 시간 앞두고 / 아이들은 간신히 다독여 놓았는데 / 정작 시든 꽃잎 같은 얼굴 하나 / 조금만조금만 쪼그리고 누웠더니 / 양말만 벗은 채 잠이 들었다 ..  (여행가방)


  깊은 밤에 아이들을 마당으로 불러 별과 달을 봅니다. 아이들 스스로 별과 달을 두 눈으로 바라볼 때에라야 비로소 별과 달을 아이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어요. 우리 시골마을에서는 미리내를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벼리야 보라야, 저기를 봐, 저기 별이 새하얗게 모여 냇물처럼 보이는 데 알아보겠니, 거기를 보고 미리내라고 한단다. 미리내가 무얼 말하는 줄 아니? ‘미리’는 ‘미르’하고 같은 말이야, ‘미르’는 또 ‘미루’랑 같은 말이지. ‘내’는 ‘냇물’이야. ‘시내’도 냇물 가운데 하나란다. 미리·미르·미루란 ‘용’을 가리켜. 다시 말하자면, 용이 노닐 만큼 넓은 하늘냇물이 바로 ‘미리내’인 셈이지.

  한여름에 자전거에 아이들 태워 골짜기로 찾아갑니다. 골짜기에 맨발로 첨벙첨벙 놀다가 온몸을 폭 담급니다. 골짝물에서 노니는 작디작은 물고기를 보고는 아이들더러, 자 여기를 보렴, 여기 어린 물고기들 보이지, 조금 앞서는 첨벙첨벙 놀았지만 이 어린 고기들 깜짝 놀랐을 테니, 이제 조용히 이 고기들하고 같이 놀자, 하고 이야기합니다.


.. 사람 발길이 끊어지니 / 물은 맑아지고 / 산은 깊어지는 건가 ..  (강가에서)


  강송숙 님 시집 《풍경을 건너가다》(문학의전당,2012)를 읽습니다. 조촐한 삶을 조촐한 시로 살가이 그리는 시집을 읽으면서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시 한 줄 읽다가 작은아이를 재웁니다. 시집을 덮고 한참 자장노래를 부릅니다. 이불과 베개로 작은아이 배를 토닥토닥 다독입니다. 작은아이는 코 깊이 잠들고서는 옆으로 살짝 뒹굴며 이불자락을 꼬옥 안습니다.


  큰아이와 글씨놀이 그림놀이를 하다가 시집 한 줄 읽습니다. 큰아이는 조잘조잘 떠들며 하루 내내 개구지게 놀고 싶습니다. 낮잠은 거뜬하게 거르고 싶어 합니다. 저녁잠도 되도록 미루고 싶습니다. 졸려서 빨갛게 부은 눈덩이로 새 놀잇감을 찾습니다. 너 이토록 안 자고 놀기만 하다가 몸이 아야 할 텐데 말야. 그러나, 이런 말 저런 대꾸에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더 놀고 싶으니 졸음도 견디고 잠도 참으면서 콩콩 뛰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부릅니다.


.. 안경을 바꾸러 갔더니 / 노안이 시작된 거 같단다 / 몇 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거라 주인이 웃어주는데 / 웃음소리에 그 몇 년 미리 늙었다 / 안경을 맞춰놓고 미용실에 들어가 / 머리를 짧게 잘랐다 ..  (저녁을 준비하며)


  쓰고 싶을 때에 쓰는 시입니다. 부르고 싶을 때에 부르는 노래입니다. 찍고 싶을 적에 찍는 사진입니다. 그리고 싶을 적에 그리는 그림입니다. 누가 시켜서 쓸 수 없는 글이고, 누가 바란대서 찍을 수 없는 사진입니다.


  스스로 마음속에서 우러나올 때에 환하게 빛나면서 태어나는 시입니다. 스스로 가슴속에서 솟구칠 적에 맑게 타오르면서 따순 볕이 되는 글입니다.


  강송숙 님은 이녁 살림을 일구면서 “풍경을 건너가는” 이야기를 시집 한 권으로 들려줍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삶입니다. 대단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삶입니다. 스스로 사랑하며 살아온 하루가 모여 이루어지는 글줄입니다.


.. 달랑 두 줄 / 감자밭 고랑에 / 꽃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 곁에 쪼그리고 앉아 그걸 만져보다가 ..  (감자꽃이 피었습니다)


  감자꽃은 밭고랑 둘 아닌 밭고랑 하나에서도 피어납니다. 감자꽃은 고작 감자알 하나만 심은 데에서도 피어납니다. 맨드라미도 철쭉도 고작 한 송이만 피어날 수 있습니다. 작디작은 꽃이라 하더라도 꽃입니다. 커다랗게 피어날 때에만 꽃이 아닙니다. 꽃밭이 아니어도 꽃이요, 꽃그릇이 아니어도 꽃이에요. 꽃은 어디에서 어떻게 피어도 꽃입니다. 사랑은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도 사랑입니다. 꿈은 어디에서 어떻게 이루어도 꿈입니다. 사람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도 아름다운 살림 일구어 아름다운 빛을 흩뿌립니다.


.. 허물어진 담을 대신해 겨울을 난 / 산수유가 꽃을 피웠다 ..  (봄)


  새벽나절에 아이들과 부대끼고, 하루 내내 아이들과 복닥이며, 밤새 아이들하고 북적거립니다. 아이들 곯아떨어진 곁에는 고단한 어버이가 나란히 눕습니다. 아이들은 어버이한테 기대어 잠듭니다. 어버이는 아이들한테 기대어 잠듭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삶이 이루어집니다. 삶은 어느새 노래가 됩니다. 노래는 이윽고 꽃이 되고, 꽃은 시나브로 빛이 됩니다. 4346.9.1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3-09-18 22:44   좋아요 0 | URL
제목이 마음에 드는 시집입니다.^^

파란놀 2013-09-19 09:47   좋아요 0 | URL
책표지 사진을 줄여서 올리지 못했는데... ㅠ.ㅜ
아무튼, 싯노래 맛이 퍽 남달라요.
기성 작가들한테서는 느끼지 못할
아름다움이 있어요.
 

씨앗과

 


무씨 심어
무꽃 보고
무청 얻으면서
무뿌리 굵직굵직
시원하게 먹는다.

 

참깨씨 심어
참깨잎 뜯고
참깨꽃 누리면서
참깨알 오돌토돌
고소하게 먹는다.

 

사랑씨 심으니
고운 눈매
예쁜 살결
보드라운 마음 어우러진
아기 태어난다.

 


4346.9.13.쇠.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9-18 11:35   좋아요 0 | URL
시가 아주 맛나고 아름답게
너무나 좋습니다~~*^^*

파란놀 2013-09-19 09:4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문득문득
이런 시를 쓸 수 있어
저 스스로도 즐겁고 고맙답니다~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 지상의 아름다움과 삶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개정증보판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문예춘추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환경책 읽기 49

 


숲에서 읽는 숲책
―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헤르만 헤세
 두행숙 옮김
 문예춘추사 펴냄, 2013.8.30. 14800원

 


  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집안에서 잠자리에 드러누울 적이든, 부엌에서 밥을 끓일 적이든, 마당에서 빨래를 널 적이든, 자전거를 타고 들길을 달릴 적이든, 언제나 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우리 집 둘레에는 새들이 즐겁게 노닙니다. 우리 집 둘레로 풀밭을 이루었고, 우리 집 마당에는 후박나무 우람하게 자랍니다. 우리 집 뒤꼍에 감나무 키 높이 자라는 한편, 매화나무와 모과나무도 나뭇가지와 나뭇잎 차츰 우거집니다. 새들이 깃들 만한 조그마한 풀숲이 되고, 새들이 먹이를 얻을 만한 열매가 크고작게 맺힙니다.


  우리 식구 살아가는 보금자리가 마을 한복판 아닌 숲속이라면, 또는 멧골이라면, 새소리를 한결 깊고 넓게 들으리라 생각합니다. 새소리가 반갑거나 즐거우면 숲속이나 멧골에서 살아갈 노릇이라고 누군가 말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새소리는 우리 식구만 들을 수 없습니다. 새소리는 깊은 숲속이나 멧골에서만 들을 수 없습니다. 누구나 즐겁게 누릴 새소리요, 어디에서나 기쁘게 맞이할 새소리입니다.


  서울에서도 처마 밑 제비집을 만날 수 있을 때에 삶이 아름답습니다. 부산에서도 참새뿐 아니라 꾀꼬리가 노래하며 둥지를 틀 수 있을 때에 삶이 사랑스럽습니다. 오늘날 사람들 마음이 자꾸 메마르거나 거친 까닭 가운데 하나는, 새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자동차 소리만 듣기 때문이라고 느껴요. 마음을 맑게 울리는 새소리하고는 동떨어진 채 시끄럽게 퍼지는 자동차 소리만 마을과 동네에 가득하니, 서로서로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짓이 생긴다고 느껴요.


..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은 대상에 순수하게 도취하고 황홀해 하며 경탄하는 법이 아니라, 수를 세고 앞뒤를 재는 그 정반대의 것들이다 … 대학들은 지혜를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라, 지식을 가르치는 학교이다 … 나에게는 인간의 정신세계가 야기하는 모든 의문점들보다도 더 이상야릇하고, 이해할 수 없으면서 매혹적인 것이 있었다. 그것은 산들이 어떻게 하늘을 향해 솟아 있고, 공기가 어떻게 소리도 없이 골짜기 속에 머물러 있으며, 노란 배나무 잎사귀들이 어떻게 가지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질까, 또 한 무리의 새들은 어떻게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것일까 ..  (17, 18, 53쪽)


  개구리 노래하는 소리 아름답습니다. 처음에 한 마리, 이윽고 두 마리, 곧 세 마리, 자꾸자꾸 이 개구리 저 개구리 목청을 높여 노래하는 소리 사랑스럽습니다. 수십 수백 수천 개구리가 나란히 노래를 터뜨릴 적에는 온 고을에 아름다운 빛이 감돕니다. 이 고을 저 고을 수십 수백 수천 개구리가 다 함께 노래잔치를 벌일 적에 온 나라에 사랑스러운 빛이 태어납니다.


  개구리 노래잔치가 시끄럽다며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없습니다. 개구리 노래잔치가 시끄럽기에 글을 못 쓰거나 책을 못 읽거나 공부를 못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야기꽃을 피우는 자리에서도 개구리 노래잔치가 벌어지면 한결 구성지거나 구수합니다. 개구리 노래잔치 이루어지는 곁에서 밥을 지으면, 밥맛이 더 낫습니다. 개구리 노래잔치 이루어지는 둘레에서 아이들이 뛰놀면, 아이들은 더 까르르 웃고 떠들면서 온 골목과 고샅을 달립니다.


  요즈음 시골 논밭에서 개구리들 살아갈 터전이 없습니다. 요즈음 시골마다 농약을 엄청나게 뿌리니, 개구리는 겨우 겨울나기를 했거나 봄에 새로 깨어났어도 이내 목숨을 빼앗깁니다. 시골이라도 개구리가 노래하지 못하고, 시골일수록 외려 개구리 숨쉴 틈이 없습니다. 시골에서 젊은이와 어린이 자취를 감추는 동안 개구리도 나란히 자취를 감춥니다. 시골에서 개구리와 함께 일할 젊은이 몽땅 서울로 가고, 시골에서 개구리와 함께 뛰놀 어린이 모조리 서울로 갑니다.


  시골에 남는 늙은 할매와 할배는 넓은 논밭을 건사하려고 농약을 엄청나게 쓰고 맙니다. 농약을 뿌린 들판에는 새도 개구리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농약을 뿌린 들판에는 농약바람이 붑니다. 시골은 서울과 견주면 자동차가 매우 적지만, 서울 못지않게 매캐한 바람이 붑니다. 서울은 배기가스 바람이 불고, 공장바람이 분다면, 시골은 농약바람이 쓸쓸하게 불어요.


.. 산, 호수, 강, 태양은 나의 친구들이었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내가 자랄 수 있도록 도왔다 … 자연은 너그럽다. 결국에 가서는 모두의 정원 안에는 시금치와 상추로 가득한 텃밭이 가꾸어질 것이고 얼마 간의 과일과 즐거운 눈요깃감이 되는 여름 꽃들이 무성할 것이다 … 나비는 배를 채우고 그저 시간만 보내면서 살지 않는다. 오로지 사랑하고, 생명을 품기 위해서 살 뿐이다 … 우리 안에, 그리고 자연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야말로 신성한 것이다 … 우리들은 우리의 마음을 생명으로부터 멀리할 수 없다 ..  (29, 46, 69, 198, 252쪽)


  새와 개구리가 자취를 감추는 데에서는 풀벌레도 자취를 감춥니다. 시골마다 논둑과 밭둑을 시멘트로 덮습니다. 논도랑을 시멘트로 바꿉니다. 흙바닥에 풀이 자라던 고샅은 거의 모두 사라집니다. 시골집 마당은 흙마당 아닌 시멘트마당이 됩니다. 시골집 마당 한켠에 감나무 한 그루쯤은 심지만, 그늘이 넓게 드리우도록 나무가 우거지지는 않습니다. 시골일수록 오히려 나무를 구경하기 어렵습니다. 나무그늘 생기면 논밭에서 곡식과 푸성귀 자라기 힘들다면서 나무를 나날이 멀리합니다.


  곰곰이 돌아보면, 지게가 사라지고 경운기가 나타날 무렵부터 풀벌레가 차츰 사라집니다. 경운기가 탈탈거리며 온 마을 뭇소리를 잠재우면서, 새소리도 개구리소리도 풀벌레소리도 파묻힙니다

.
  풀벌레는 풀을 먹습니다. 풀벌레는 풀과 이슬을 먹습니다. 풀벌레는 풀과 이슬과 햇볕과 바람을 먹습니다. 풀벌레가 풀을 먹으니 곡식과 푸성귀 갉아먹는다며 싫어하는 시골사람이 있습니다. 마땅한 노릇입니다. 풀벌레는 풀을 먹으니까요. 그런데, 풀벌레가 먹을 풀로 이루어진 빈 들판이나 풀숲이 없으니, 풀벌레는 논밭을 넘봐요.


  모든 숲과 벌을 논밭으로 일굴 수 없습니다. 멧꼭대기까지 비탈밭이나 비탈논으로 일구면 멧봉우리는 그만 무너집니다. 숲속에 불을 놓아 논밭을 일군다 하더라도 여러 해마다 자리를 새로 옮겨요. 땅이 되살아나려면 사람들이 논밭으로 일군 곳은 한동안 쉬어야 합니다. 해마다 같은 땅에 같은 곡식이나 푸성귀를 심으면 땅심이 죽습니다. 땅심이 죽으니 사람들은 자꾸 비료를 치고 농약을 뿌립니다. 땅심이 죽어 땅이 벅차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꾸자꾸 더 많이 거두려고만 하니, 땅은 지치고 고단합니다.


  땅이 쉬지 못하기에, 땅에 풀이 돋지 못합니다. 풀이 돋으며 쉬는 땅이 못 되면, 땅심은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풀이 자라는 땅에 풀벌레가 깃들고, 풀벌레 깃드는 땅은 땅심이 차츰 살아나는 곳입니다.


.. 진정한 시와 구름은 뚜렷한 시선을 가진 눈빛에만 들어올 수 있는 것 … 나무들은 성스럽다. 나무와 함께 대화하며 나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진실을 체험한다. 나무들은 무슨 교훈을 이야기하거나 처방을 내리거나 하지 않는다. 개개인이 겪는 일에는 무관심할지 몰라도 삶의 근원적인 법칙을 알려줄 뿐이다 … 인간의 언어는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 내며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시로 노래하는 유희의 힘에서 나온 작품들이다 … 사람만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손이 없이도 가능하며, 펜과 붓, 종이나 양피지가 없이도 글을 쓸 수 있다. 바람도 글을 쓸 수 있고 바다, 강, 시냇물도 글을 쓸 수 있다. 동물들도 글을  쓸 수 있고 땅도 글을 쓸 수 있다 ..  (34, 56, 70, 241쪽)


  풀벌레는 풀노래를 부릅니다. 풀은 풀노래를 들으며 한껏 푸른 빛을 뽐냅니다. 풀벌레는 풀노래를 베풉니다. 풀과 사람은 풀노래를 들으면서 푸른 숨결을 마십니다.


  사람은 밥만 먹지 않습니다. 사람은 밥보다 물과 바람을 먹습니다. 밥을 먹지 않고도 백날을 견디지만, 물을 먹지 않으면 이레를 견디기 어렵습니다. 바람을 먹지 않으면 하루는커녕 십 분조차 견디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밥을 더 많이 먹으려고 논밭을 일구지만, 논밭에서 자라는 곡식과 열매는 ‘밥’만 낳지 않아요. 논밭을 어떻게 일구느냐에 따라 물과 바람이 달라져요. 논밭에 농약과 비료를 쓰면 물이 어떻게 될까요? 논밭에 농약과 비료가 넘치면 바람이 어떻게 될까요?


  풀노래 감도는 풀바람이 불 적에는 사람들 누구나 풀숨을 쉽니다. 풀노래 사그라든 곳에서는 어느 누구도 풀숨을 쉬지 못합니다. 매캐한 숨을 쉬면서 콜록콜록 재채기 끊이지 않지요. 지저분한 바람을 마시면서 자꾸 몸이 앓습니다. 풀노래 어린 물을 마시는 사람은 푸른 기운을 받아먹지만, 풀노래 사라진 물을 마셔야 하는 사람은 푸른 기운을 끝내 못 받아들입니다.


.. 다른 어른들, 그러니까 호의적이고 이따금 몸을 낮춰 어린아이들과 담소하기를 즐겨 하는 사람들조차 대개는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그들은 우리 어린아이들과 사귀려고 할 때면 거의 모두 매우 힘들어 했다. 그리고 당황한 나머지 자신들의 본바탕을 우리 아이들한테 맞춰 낙게 하려고 애쓰는 것이었다 … 어른들은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명령을 내렸고, 그들이 지키는 세계와 관습은 마치 올바른 것인 양 간주되었다 … 시인은 모든 것을, 그야말로 모든 것을 일상과 나누어 가져야 한다 … 예술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오직 능력, 즉 잠재력이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자면 행복해지는 것이다 ..  (152∼153, 275, 300쪽)


  헤르만 헤세 님이 쓴 글을 그러모은 이야기책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문예춘추사,2013)를 읽습니다. 조그맣게 풀숲을 이루는 시골마을 우리 집에서 풀노래를 들으면서 읽습니다. 풀노래를 들으며 읽는 책이라면 풀책이 됩니다. 숲에서 숲노래를 들으며 읽는 책이라면 숲책이 됩니다. 바다에서 바닷노래를 들으며 읽는 책이라면 바다책이 되고, 들에서 들노래를 들으며 읽는 책이라면 들책이 되어요.


  우리들은 저마다 어떤 삶을 지으면서 어떤 책을 읽는가요. 우리들은 저마다 서로한테 어떤 이웃이나 동무가 되면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는가요.


  푸른 숨결과 같은 삶을 지어서 푸른 이야기를 주고받는가요. 푸른 숨결하고는 동떨어진 채 푸른 이야기는 까맣게 잊는가요.


..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 말은, 자연의 매력이 그들 마음에 점점 크게 다가오고 그것에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들은 외출을 할 때나 야외 활동을 할 때에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기쁨을 느끼면서도, 목초지를 마구 짓밟아 망가뜨리고, 결국에는 많은 꽃들과 가지를 꺾는다 … 그들이 매년 이곳을 찾아올 때마다, 해가 가면 갈수록, 중부 유럽에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낙원으로 여겨지는 지역 중 하나를, 마치 베를린의 외곽 지역처럼 흉측하게 변모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 조용했던 숲의 가장자리는 사라지고 이어 다른 숲의 가장자리들도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철책으로 둘러싸이고 목초지는 사라져 간다. 돈, 산업, 기술로 대변되는 현대 정신이 얼마 전만 해도 매혹적이던 이곳의 풍경들을 정복해 버렸다 ..  (194, 212∼213쪽)


  달이 뜨며 달빛이 흐릅니다. 달빛은 온누리를 포근하게 감쌉니다. 별이 뜨며 별빛이 흐릅니다. 별빛은 온누리 골골샅샅 따사롭게 안습니다. 해가 뜨며 햇빛이 흐릅니다. 햇빛은 온누리 모든 집과 마을 사랑스레 어루만집니다.


  풀 한 포기는 풀빛을 베풉니다. 꽃 한 송이는 꽃빛을 베풉니다. 나무 한 그루는 나무빛을 베풉니다.


  우리들은 빛을 먹고 살아갑니다. 우리들은 해와 풀과 흙과 바람과 물이 베푸는 빛을 먹으면서 살아갑니다. 빛을 먹는 우리들은 스스로 빛이 되어, 이웃과 동무한테 사랑스러운 빛을 나누어 줍니다. 이웃과 동무한테서 사랑스러운 빛을 나누어 받는 동안 내 몸과 마음에서는 새삼스럽고 새로운 사랑빛이 자랍니다. 내 사랑과 네 사랑이 어우러져 지구별에 한결 포근하면서 아름답게 사랑노래 흐르고, 사랑꽃이 피며, 사랑물결 넘실거립니다.


..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아름다운 음악 작품을 감상할 때, 음의 배치가 조금 미흡하거나 연주자가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마음 깊이 감동을 받는다면 그 자체로 행복해 한다 ..  (270쪽)


  무엇을 하며 살아갈 적에 즐거운 하루가 될까요. 활짝 웃으며 노래를 부르는 일을 할 적에 즐거운 하루가 될 테지요. 아이들은 빙긋방긋 웃으며 노래를 할 만한 놀이를 할 적에 즐거운 하루가 되어요.


  웃음이 샘솟으면서 노래가 터져나오는 일과 놀이가 삶을 살찌웁니다. 웃음과 노래가 춤으로 이어지고, 언제나 잔치판과 같이 신나면서 기쁠 적에 삶이 아름답습니다.


  너와 나는 아름답게 살아갈 사람입니다. 너와 나는 아름다움을 찾아 삶을 지을 사람입니다. 너와 나는 아름답게 사랑하는 즐거움을 꽃피우면서 어깨동무할 사람입니다. 너와 나는 이 지구별이 사랑스럽게 푸른 숨결로 가득한 보금자리 되도록 가꿀 사람입니다.


.. 나는 그대들이 사는 도시 근교에서 무한한 원동력을 펼치는 봄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었다. 그대들의 사는 곳 근처의 다리 밑으로 흘러가는 강물에 대해, 숲에 대해, 그대들이 탄 기차가 뚫고 달리는 훌륭한 초원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대들이 그런 것들보다도 외국에서 일어나는 전쟁, 유행, 잡담, 문학, 예술 따위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도록 알려주고 싶었다 … 아, 이제야 나는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알았다.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본다. 범인은 지붕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이다! 세 개, 여섯 개, 열 개의 물방울들이 동시에 떨어진다. 함께 재잘거리며 손을 잡고 꾸준히 떨어진다. 그렇게 작은 물방울이 견고하고 단단한 것을 부셔 버린다 ..  (258, 339쪽)


  봄이 지나 여름이 옵니다.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옵니다.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와요. 겨울이 지나면 봄이 다시 오지요. 봄에는 봄빛을 누립니다. 가을에는 가을빛을 누립니다.


  하늘을 봐요. 하늘빛은 철마다 달라요. 하늘을 흐르는 구름을 봐요. 구름은 달마다 달라요. 구름이 베푸는 빗물을 봐요. 빗물은 날마다 새롭게 찾아와요. 빗물이 떨어져 이루어지는 냇물을 봐요. 냇물은 언제나 새로운 노랫소리를 내며 흘러요.


  마음속에 해가 뜹니다. 마음속에 나무가 자랍니다. 마음속에 꽃이 피고 나비가 납니다. 마음속에 제비가 집을 짓고 풀벌레가 노래합니다.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가고, 사랑이 나를 잡아 끕니다. 그리움이 우리를 보드랍게 감싸고, 사랑이 우리를 넉넉하게 보살핍니다. 4346.9.1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13-09-1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어릴적 헤르만헷세같이 명작을 쓰고프단 생각 많이 했어요
^^
님 함께 살기님 가족 모두 즐겁고 행복한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파란놀 2013-09-19 09:48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 꿈 그대로
아름다운 글 쓰실 수 있으리라 믿어요~ ^^

appletreeje 2013-09-18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뜰에 후박나무, 감나무, 매화나무, 모과나무들이 있으면
정말 참 즐거울 것 같아요~ 새소리도 듣고 싶구요.
저희집에서도 새벽에는 가끔씩 새소리가 들렸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요즘은 새소리가 안 들리네요...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파란놀 2013-09-19 09:48   좋아요 0 | URL
앞으로 멧새 한 마리 두 마리 돌아와
아름다운 노래 들려주리라 믿어요~~~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94) -의 : 내 눈동자의 피를

 

 

모기가 내 눈동자의 피를 빨게 될지라도 / 내 결코 당신을 잊지 않으리라
《함민복-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작과비평사,1996) 28쪽

 

  ‘결(決)코’는 ‘꼭’이나 ‘반드시’로 손질합니다. ‘무슨 일 있어도’도 ‘죽어도’로 손질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까지나’나 ‘눈에 흙이 들어가더라도’로 손질해도 됩니다.

 

 내 눈동자의 피를
→ 내 눈동자에 앉아 피를
→ 내 눈동자에서 피를
→ 내 눈동자 피를
→ 내 눈동자를
 …

 

  모기는 사람들 팔이나 다리나 얼굴에 앉아서 피를 빱니다. 모기는 윙윙 날다가도 살며시 내려앉아 피를 빱니다. 모기는 팔을 물고 얼굴을 물며 다리를 뭅니다. 모기는 팔에서 피를 빨고, 얼굴에서 피를 빨아요. 모기가 내 피를 어떻게 빠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꾸밈없이 글로 나타냅니다. 4346.9.18.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모기가 내 눈동자에 앉아 피를 빨게 될지라도 / 내 언제나 당신을 잊지 않으리라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작은아이 옷가지

 


  작은아이가 똥오줌을 가린다. 서른 달을 함께 살아온 이 아이가 씩씩하게 두 가지를 가린다. 큰아잊는 스물넉 달 즈음 밤오줌을 가렸지만, 열넉 달 즈음부터 낮에 똥오줌을 가렸다. 큰아이를 생각하면 작은아이는 퍽 오래도록 똥오줌을 안 가리면서 빨랫감을 내놓은 셈이다. 가까운 나들이를 하더라도 작은아이 옷가지에다가 기저귀를 꽤 챙겨서 다녀야 했다. 작은아이와 나들이를 다니면 오줌에 젖은 바지를 몇 벌씩 비닐봉지에 담아야 했다. 이제 작은아이는 나들이를 다니더라도, 또 낮잠을 자더라도, 웬만해서는 오줌바지를 내놓지 않는다. 너무 신나게 논 날에는 그만 이불에 쉬를 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반 해쯤 지나면 이불에 오줌 싸는 일도 사라지리라 생각한다. 고흥부터 음성까지 여덟 시간 먼길 나들이를 하는 동안 작은아이 빨랫감이 한 벌도 안 나온다. 몸도 마음도 홀가분하고, 내가 짊어지는 가방도 한결 가볍다. 얘야, 참으로 고맙구나. 4346.9.1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3-09-18 09:32   좋아요 0 | URL
이런 이야기를 엄마가 아닌 아빠가 쓰다니 참 대단하시다 싶어요
모든 육아를 저혼자 도맡아 하는 저는 부러울 따름입니다

파란놀 2013-09-18 11:24   좋아요 0 | URL
집일과 아이돌보기를 혼자서 하고
거기다가 돈벌이까지 도맡아서 하는걸요 ^^;;;

슈퍼맨은 아니지만...
새벽녘에 온몸 쑤신 채 썼다가
아버지(애들 할아버지) 볼일 보실 적에
모처럼 컴퓨터 켜고 글을 띄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