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73] 꽃님

 


  꽃을 바라보면 누구나 꽃이 돼요.
  숲을 마주하면 누구나 숲이 돼요.
  어디에서 무엇을 보며 살까요?

 


  언제나 좋게 보아 주는 이웃이 있습니다. 우리를 언제나 좋게 보아 주는 이웃은 이녁이 베푸는 좋은 마음이 우리를 거쳐 다시 이녁한테 아름답게 돌아가, 좋은 사랑으로 자라리라 느낍니다. 언제나 얄궂게 바라보는 이웃도 있을까요? 어쩌면 있을는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언제나 얄궂게 바라보는 이웃은 이녁이 베푸는 가시돋힌 말과 넋이 우리를 거쳐 다시 이녁한테 얄궂고 가시돋힌 모습으로 돌아가, 슬픈 생채기로 불거지리라 느낍니다. 사랑은 사랑을 낳습니다. 평화는 평화를 낳습니다. 웃음은 웃음을 낳습니다. 내가 베푸는 빛이 나한테 돌아올 빛입니다. 내가 받는 빛이란 나한테 빛을 베푸는 이가 돌려받을 빛입니다. 4346.11.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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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결에 물든 미국말
 (245) 캐주얼(casual) 1

 

만약에 정치가나 행정관료들이 판에 박은 듯한 정장이 아니라 캐주얼한 옷을 몸에 걸치거나, 또 옷색깔도 다양하게 화사하고 밝은 색깔로 바꾼다면 우리 나라 정치가 어떻게 바뀌어질까
《마광수-사랑받지 못하여》(행림출판,1990) 31쪽

 

  차려입는 옷을 가리켜 ‘정장(正裝)’이라고도 하지만, ‘차린옷’이나 ‘차려입는 옷­’이라고 적어도 됩니다. 쉽게 쓰면 돼요. 옷이 ‘화사(華奢)’하다고 할 수 있으나, 우리 말로 ‘곱다’나 ‘아름답다’라 하면 한결 낫습니다. ‘옷색(色)깔’은 ‘옷빛’으로 손보고, “어떻게 바뀌어질까”는 “어떻게 바뀔까”로 손봅니다. 글 첫머리에 나오는 ‘만약(萬若)에’는 아예 덜 수 있습니다. 글 사이에 ‘-ㄴ다면’이라는 씨끝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머리를 여는 어떤 낱말을 넣고 싶으면 ‘앞으로’나 ‘이제부터’를 넣을 수 있어요.

 

  영어인 ‘캐주얼(casual)’인데 국어사전에 실립니다. “‘평상’, ‘평상복’으로 순화”라는 뜻이 붙습니다. 게다가 국어사전에는 ‘캐주얼하다’라는 영어가 나란히 실리고, 이 낱말에는 ‘순화’하라는 뜻이 안 붙습니다. ‘캐주얼하다’는 “차림새가 격식에 구애되지 아니하고 부드러우며 가볍다”를 뜻한다고 나옵니다. 국어사전 보기글로 “그는 평소 캐주얼한 복장을 즐겨 입는다”가 나와요.

 

 캐주얼한 옷을 몸에 걸치거나
→ 허물없이 옷을 몸을 걸치거나
→ 가벼운 옷을 몸에 걸치거나
→ 밝은 옷을 몸에 걸치거나
→ 홀가분하게 옷을 몸에 걸치거나
 …

 

  국어사전을 살피니, ‘캐주얼’이란 ‘평상복’이라 합니다. 그러면 ‘평상(平常)’이란 무엇이냐. 여느 때입니다. 그러니까, 여느 때에 가볍게 입는 옷이라는 ‘평상복’이요, ‘캐주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격식을 차리지 않는 일을 ‘캐주얼하다’라 한다니, 허물없거나 부드럽거나 가벼운 모습을 가리키겠군요.


  보기글을 보면, ‘곱고(화사) 밝은 색깔’이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를 모두어 살피면, 옷을 ‘격식없이’ 입거나 ‘허물없이’ 입는다고 말하면 됩니다. 가볍거나 밝거나 홀가분하게 입는다고 말해도 잘 어울립니다. 산뜻하게 입거나 즐겁게 입거나 재미나게 입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옷을 수수하게 입거나 투박하게 입는다고 해도 될 테지요. 4339.7.3.달/4346.11.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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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정치가나 행정관료 들이 판에 박은 듯한 옷이 아니라 가벼운 옷을 몸에 걸치거나, 또 옷빛도 골고루 예쁘며 밝은 빛깔로 바꾼다면 우리 나라 정치가 어떻게 바뀔까

 

..

 


 얼결에 물든 미국말
 (489) 캐주얼(casual) 2

 

나는 평소에 정장보다는 캐주얼한 옷차림을 즐긴다
《김세환의 행복한 자전거》(헤르메스미디어,2007) 38쪽

 

 ‘평소(平素)’는 ‘평상시’와 같은 말입니다. ‘캐주얼’ 말풀이는 ‘평상옷’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평상시에 정장보다는 평상옷을 즐겨입는다”는 소리가 되네요. ‘평상시에는 평상옷’을 입어야 맞겠지요? ‘평상시에 정장’을 입는다면 오히려 얄궂겠지요? 그러나, ‘평상시에 평상옷’이라는 말은 어딘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겹말입니다. 뜻으로는 맞다 할 만하지만, 두 낱말은 이렇게 어울려 쓰기에 알맞지 않아요.

 

 정장보다는 캐주얼한 옷차림을
→ 차린옷보다는 가벼운 옷을
→ 차려 입기보다는 가볍게 입기를
→ 차려 입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입기를
→ 차려 입기보다는 집에서처럼 입기를
 …

 

  여느 때 옷차림이라 한다면, 집에서도 입는 옷차림입니다. 집에서 갖춰 입거나 차려 입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요. 잠자리에 들면서 차린옷 그대로 입는 사람도 거의 없을 테고요. 그래서, 차리지 않고 입는 옷, 집에서 입듯이 입는 옷은 “가볍게 입는” 옷이며 “단출하게 입는” 옷이고 “있는 그대로 입는” 옷입니다.


  더 생각해 보면, ‘차린옷’이라는 낱말을 오늘날 새로 지어서 쓰듯, 차리지 않은 가벼운 옷을 가리키는 낱말도 새로 지을 만합니다. 이때에는 ‘집옷’이라 해 볼 수 있을까요. ‘여느옷’이라고 새 낱말 지으면 어떨까요. 영어를 끌어들여 어떤 옷차림을 가리킬 수도 있을 테지만, 한국말로 한국사람한테 잘 어울릴 만한 낱말을 지으면 한결 즐거우며 아름답습니다. 4340.11.20.불/4346.11.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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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차려 입기보다는 가벼운 옷차림을 즐긴다

 

..

 

 얼결에 물든 미국말
 (677) 캐주얼(casual) 3

 

이런 음식들에 길들여진 입맛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면서도 몸에 해롭지 않고 맛도 있는 캐주얼한 자연식, 채식 음식을 간결하게 만들 수 있는 조리법을 이번 책에 담았습니다
《문성희-평화가 깃든 밥상 3》(샨티,2013) 11쪽

 

  ‘음식(飮食)’은 ‘밥’으로 다듬고, “어느 정도(程度) 충족(充足)시키면서도”는 “어느 만큼 채우면서도”나 “어느 만큼 맞추면서도”로 다듬습니다. ‘해(害)롭지’는 ‘나쁘지’로 손질합니다. “음식을 간결(簡潔)하게 만들 수 있는 조리법(調理法)”은 “밥을 깔끔하게 하는 법”이나 “밥을 쉽게 짓는 법”으로 손봅니다.

 

 캐주얼한 자연식 채식 음식을
→ 보기 좋고 자연스러운 풀밥을
→ 산뜻하고 자연스러운 풀밥을
→ 예쁘고 자연스러운 풀밥을
→ 가볍게 차려 자연스레 먹는 풀밥을
 …

 

  자연에 어긋나지 않고 풀을 많이 쓰는 밥을 차리는 법을 들려주는 책인데, ‘캐주얼’하게 차릴 수 있다고 말하는 보기글입니다. 자연스러움과 ‘캐주얼’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요즘 사람들이 영어를 쉽게 아무 자리에나 쓰니, ‘자연식’이나 ‘채식’을 말할 적에도 이런 영어를 써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자연식이란 자연스럽게 흙에서 얻는 대로 먹는 밥입니다. 채식이란 흙에서 얻은 풀을 먹는 밥입니다. 쉽고 가볍게 생각할 노릇입니다. 산뜻하게 즐길 밥을 찬찬히 헤아리고, 가볍고 예쁘게 차릴 밥을 가만히 살필 노릇입니다. 4346.11.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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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밥에 길든 입맛을 어느 만큼 채우면서도 몸에 나쁘지 않고 맛도 있는 산뜻하고 자연스러운 풀밥을 쉽게 짓는 법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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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11-10 00:55   좋아요 0 | URL
헉; 음식에도 캐주얼하다는 말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니 놀랍습니다ㅇ.ㅇ;

파란놀 2013-11-10 02:08   좋아요 0 | URL
오늘날 영어는...
그야말로...
거석해요 @.@
영어를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
자꾸 사라지는 듯합니다...
 

오늘의 아스카 쇼 1 (모리 타이시) 학산문화사 펴냄, 2013.7.25. 아이들과 살아가며 ‘열여덟 살 아래는 못 보는’ 만화책은 안 사기로 했는데, 《오늘의 아스카 쇼》라는 만화책은 ‘열다섯 살 아래는 못 보는’ 만화책이라고 한다. 이 글월이 아주 깨알같이 한쪽 구석에 적혔다. 남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고 싶은 길을 씩씩하게 살아가는 야무진 가시내 이야기가 흐르는 만화책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놓고 둘레 ‘사내’들이 입을 헤 벌리거나 코피를 흘리는 따위로 바보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스스럼없는 눈길과 티없는 마음길이 된다면 거리낄 일이란 없지 않을까. 아름답게 살아가려 하면 그예 아름다운 삶이 된다. 아스카라고 하는 아이는 ‘쇼’를 보여주지 않고 이녁 ‘삶’을 즐겁게 살아갈 뿐인 줄, 둘레 ‘사내 어른’이 얼마나 깨우칠 수 있을까. ‘사내 어른’이라는 사람은 언제쯤 삶을 사랑스레 깨달을 수 있을까. 4346.11.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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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아스카 쇼 1
모리 타이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7월
4,500원 → 4,050원(10%할인) / 마일리지 2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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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소식지인 <삶말> 9호를 손으로 다 써서, 어제 읍내에 가서 복사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삶말> 9호하고 '숲사람 이야기' 실린 <시민사회신문>을 '도서관 지킴이'한테 함께 보내려고, 큰봉투를 주문했어요. 큰봉투가 월요일에 올는지 화요일에 올는지 모르겠는데, 큰봉투가 고흥으로 오면, 이 봉투에 담아서 보내려 합니다. 도서관 소식지에 손글씨로 쓴 '도서관일기'를 붙입니다.

 

..

 


 어디에서 읽는 책인가 (도서관일기 2013.11.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빛이 있으면 어디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집에서나 들에서나 버스에서나 비행기에서나 길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도 밤에도 불빛이나 햇빛이나 달빛을 받아 책을 읽습니다. 전기로 밝혀도 빛이고 시골에서 별빛이 초롱초롱, 또는 개똥벌레 무리지어도 이 빛을 고마이 얻어 책을 읽습니다. 그러니까 빛이 없거나 빛을 가리면 책을 못 읽습니다. 어두운 곳에서는 책을 못 읽어요. 참 마땅한 노릇이에요. 빛물결 흐드러질 때에 책을 읽고, 빛잔치 어여쁜 데에서 책을 읽어요. 다시 말하자면, 나라나 사회나 학교가 어둡다면, 정치나 경제가 어둡다면, 삶이나 문화가 어둡다면, 생각이나 마음이 어둡다면, 책을 못 읽거나 안 읽어요. 씩씩한 사람이라면 이 어두움 밝히려고 책을 읽어요. 고운 사람이라면 나와 이웃 삶 곱게 밝히고 싶어 책을 읽지요. 아름다운 사람들은 이녁 보금자리와 마을과 숲이 아름답게 되도록 온마음·온힘·온사랑·온몸을 기울입니다. 그러면 우리들 살아가는 이곳에서 우리들은 저마다 어떤 마음빛 되어 어떤 삶빛 노래하고 어떤 사랑빛을 이야기하는가요. 머리에 지식 담으려고 읽는 책인가요. 서로 눈빛 밝혀 즐겁게 노래할 꿈 키우려고 읽는 책인가요. 이 땅에 어떤 책 새로 태어나, 어떤 손길로 펼칠 적에 우리들 삶이 환하게 거듭날까요. 가을에 가을바람 불어 가을나무 모두 가을빛으로 물들며 가을잎 알록달록 떨구어요. 가을내음 흐르며 가을하늘 맑아 가을숨 기쁘게 쉽니다. 이 가을에는 들판이 가을책입니다. 마늘밭이, 고구마밭이, 배추밭이, 무밭이, 당근밭이 싱그럽게 가을책입니다. 밭흙은 흙책이 됩니다. 호미는 호미책이 됩니다. 빈들은 들책 되고, 아침노을은 노을책 돼요. 책방은 도시 한복판에 있어야겠지만, 도서관은 시골이나 숲이나 바닷가에 마련해, 철마다 다른 빛 누리도록 하면 매우 사랑스러우리라 생각합니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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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스스로 바꾸지 않는다. 그래서 뒤틀린 사회가 요 모양 요 꼴로 그대로 이어간다. 어른들은 스스로 이녁 말도 삶도 생각도 올바르고 아름다우며 착한 모습으로 바로잡으려고 마음도 힘도 쏟지 않는다. 입으로는 크게 떠들지만, 정작 마음이 안 움직이고 몸 또한 안 움직인다. 입시지옥이 사라지지 않는 까닭은 아이들 때문이 아니라 어른들이 이 지옥을 만들어 기득권과 돈을 챙기기 때문이요, 아이들을 다그쳐 뒤틀린 사회 얼거리가 그대로 이어가도록 하기 때문이다. 전쟁과 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까닭도 모두 어른들이 전쟁과 폭력을 자꾸 만들기만 할 뿐, 전쟁과 폭력을 없애서 평화와 사랑이 감돌도록 하려고 힘쓰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청소년문학 《코끼리는 보이지 않아》는 어른들이 자꾸 만드는 수많은 폭력 가운데 하나가 왜 사라지지 않으며, 왜 드러나지 않고, 왜 바로잡히지 않는가 하는 실마리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 슬픈 굴레를 풀어서 씻으려 하는 사람은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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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보이지 않아
수잔 크렐러 지음, 함미라 옮김 / 양철북 / 2013년 10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2013년 11월 0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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