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삶을 일굴까. 봄에 여름에 가을에 겨울에, 철에 따라 저마다 어떤 이야기 길어올리면서 하루하루 사랑을 속삭일까. 우리들은 이 나라에서 어떤 삶을 일굴까. 한겨레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에, 철마다 어떤 삶 새삼스레 보듬으면서 하루하루 이야기꽃을 피울까. 핀란드 사람들 발자취는 《무민의 모험》을 읽으면 맑고 밝게 헤아릴 수 있다. 한겨레 사람들 발자취는 어디에서 맑고 밝게 헤아릴 만할까. 우리 이야기는, 우리 삶은, 우리 사랑은, 우리 노래는 무엇일까. 아름다운 삶을 아름다운 그림에 담아 아름다운 책으로 빚으면, 이 삶과 그림과 책은 오래오래 따사로운 햇살처럼 드리울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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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의 모험 1- 무민, 도적을 만나다
토베 얀손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13년 10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11월 09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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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서 살아가는 사마귀

 


  사마귀는 풀밭에서 산다. 사마귀는 시멘트땅이나 아스팔트 찻길에서 살아가지 못한다. 메뚜기와 방아깨비도 풀밭에서 산다. 여치와 풀무치도 풀밭에서 산다. 무당벌레도 진드기도 풀밭에서 산다. 개미는 용하게 어디에서나 살아간다. 제아무리 높다란 아파트라 하더라도 개미는 씩씩하게 산다. 개미가 없다면 지구별은 어찌 될까. 아마 온통 쓰레기투성이가 되리라. 지렁이와 개미가 있기에 지구별이 깨끗하다. 이를테면, 과자부스러기 하나 떨구어 보아라. 개미가 말끔히 치운다. 파리나 모기 한 마리 잡아서 바닥에 두어 보아라. 개미가 낱낱이 뜯어 아주 깨끗하게 치운다. 올여름에 신나게 파리를 잡아 마당에 신나게 떨구었는데, 개미들이 어디에선가 볼볼볼 나타나서 파리 주검을 그야말로 낱낱이 뜯어서 저마다 한 짝씩 들고 어디론가 사라지더라.


  풀밭이 없으면 사마귀도 메뚜기도 방아깨비도 모조리 죽는다. 개미는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를 치우며 살겠지만, 사마귀도 메뚜기도 방아깨비도 없다면, 이러한 곳은 사람이 얼마나 살아갈 만한 데가 될까 궁금하다. 논과 밭에 풀벌레 하나 없다면, 이러한 논밭이 얼마나 사람 목숨을 살찌우는 곡식이나 푸성귀나 열매가 나올까 궁금하다.


  풀밭이 없고, 논밭에 풀벌레가 없다면, 새는 어떻게 될까. 풀벌레와 애벌레를 잡아먹을 수 없는 새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새는 하는 수 없이 사람들 논밭에서 곡식과 열매를 쫄밖에 없다. 아무런 먹이(벌레)가 없는데 어쩌겠는가. 이러다가 새들은 농약바람에 모조리 목숨을 빼앗길 텐데, 농약바람 따라 들새와 멧새가 모조리 목숨을 빼앗기면 이때부터 어찌 될까. 아마, 사람들이 어찌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나방이 깨어나 온 들과 마을 뒤덮을 테지.


  풀밭에서 사마귀 한 마리 살아갈 수 없다면, 풀밭에서 사마귀가 알을 낳을 수 없다면, 풀밭에서 어린 사마귀 꼬물꼬물 깨어나 바람에 날리며 이리저리 다 다른 삶터 찾아 떠날 수 없다면, 이 나라와 지구별은 어떻게 될까. 4346.11.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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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1-09 10:21   좋아요 0 | URL
아...사마귀가 초록색에서 갈색으로 몸빛이 달라진다는 걸 몰랐어요..^^;;
보호색인 줄 알았는데, 알을 낳을 때가 되면 그렇군요~
하긴 물고기들도 산란기가 되면, 어여쁜 산란색으로 바뀌지요~^^

파란놀 2013-11-09 10:49   좋아요 0 | URL
사마귀뿐 아니라 모든 풀벌레가
다 몸빛이 달라진답니다~ ^^;

보호색(지킴빛)이면서
또 저절로 바뀌는 자연 흐름이에요~
 

책아이 64. 2013.8.25.

 


  개구쟁이 산들보라가 누나 그림책 읽는데 엉덩이 쏙 들이밀면서 털썩 주저앉는다. “야, 책 보는데 엉덩이 치워!” 개구쟁이 산들보라는 히히 웃다가 엉덩이 살짝 든다. 누나는 얼른 그림책을 배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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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놀이·사진놀이 (도서관일기 2013.10.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아침을 먹고 나서 도서관으로 나온다. 곰팡이 난 책꽂이를 잘 닦고 니스를 다 발라서 새로 자리잡으려면 앞으로 몇 달이 걸릴까 궁금하다. 혼자서 하는 일이니 무척 더딘데, 아이들과 도서관에 나와서 여러 시간 혼자 일할 수 없다. 한두 시간 빠듯하게 일손을 놀린다. 이러다 보니, 한 시간 반쯤 지나면 큰아이도 동생하고 뛰어놀기에 지치는지 그만 집으로 가자고 한다. 그래, 아버지가 너무 오래 일손을 움직였을까. 니스 바르던 붓만 빨고 가자.


  곧 간다는 말에 큰아이가 다시 기운을 내며 그림책을 들춘다. 얘야, 놀다가 힘들면 창가에 앉아 그림책 들추면 되잖니. 도서관에 왔는데 골마루만 신나게 뛰어다니니.


  내가 고등학생 적에 쓰던 스물 몇 해쯤 묵은 공책뭉치를 끌른다. 너무 오랫동안 들추지 않은 탓일까. 큼큼한 냄새가 난다. 햇살 들어오는 창턱에 펼친다. 고등학생 적에 나온 우표를 동네 우체국에 들러서 ‘명판’으로 장만하고는 아무것도 안 쓴 깨끗한 공책 사이에 끼워 놓곤 했는데, 이 우표들도 공책 종이에 들러붙었다. 고등학생 적에 없는 돈 모아 장만한 우표들인데 이러면 안 되지, 하고 생각하면서 살살 뗀다. 국민학생 적부터 고등학생 적까지 모은 ‘새 우표 안내종이’뭉치는 아예 떡처럼 한 덩이가 되고 말았다. 이 안내종이 모으려고 얼마나 온갖 우체국 돌아다니면서 다리품을 팔았는데, 수백 장이 떡덩이가 되었네.


  그동안 책에 피는 곰팡이만 걱정해서 책하고 책꽂이만 돌보았더니, 내 오래된 공책과 우표는 흐물흐물 망그러지게 생겼다. 책도 다른 것들도 잘 건사해야겠다.


  작은아이는 누나가 그림책을 들추니 재미없는가 보다. 누나더러 자꾸 뛰어놀자고 부른다. 큰아이는 작은아이가 자꾸 달라붙으니 책은 덮고, 새롭게 뛰어논다. 망가져서 안 쓰는 사진기를 어디에선가 찾아내어 둘이 사진놀이를 한다. 큰아이가 사진놀이 하니 작은아이도 사진놀이 하고 싶다. 작은아이가 빽빽 소리를 지르며 누나더러 달라 한다. 동생한테 사진기 건네며 잔뜩 시무룩한 얼굴 된다. 그렇지만 동생이 재미난 낯빛과 몸짓으로 노니 다시 얼굴이 풀리고, 작은아이도 얼마쯤 갖고 놀다가 누나한테 사진기 건넨다. 둘이 같이 놀아야지. 혼자서만 차지하고 놀 수 없잖아. 책도 사진기도, 자전거도 장난감도, 모두 같이 만지고 같이 나누면서 놀아야지.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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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1-09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고등학교때 우표를 열심히 모우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명동 지하상가 우표상이나, 중앙우체국엘 가서 새로 나온 우표들을 줄 서서 기다리다 설레는 마음으로 사갖고 온 생각이 나네요.^^
그런데, 그 우표책들은 이제 제곁에 없네요...

파란놀 2013-11-09 10:50   좋아요 0 | URL
네, 다들... 누군가 그것을 가져가지요 ^^;;
저도 제가 곱게 모시고 모으던
제법 값나가던 우표책을
누군가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는답니다 ^^;;;;;
 

사진놀이 7

 


  망가져서 못 쓰는 낡은 필름사진기를 두 아이가 갖고 논다. 주거니 받거니 서로 사진찍기 하면서 논다. 작은아이는 아버지와 누나가 사진기를 어떻게 다루는가 가만히 살핀 뒤, 히히 웃으면서 이리 찍고 저리 찍는데, 아무리 망가져서 못 쓰는 사진기라 하더라도 거꾸로 대고서 찍니. 4346.11.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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